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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2일 일요일

지역사회와 학교도서관

2009년 4월 10일 오후 7시, 경상남도 진주시 예하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희망의 학교도서관' 순회교육을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3시가 되는 일정이었습니다만, 무척 보람 있는 날이었습니다.

 

진주 예하초등학교는 2006년에 한겨레, 삼성과 함께 펼쳤던 '희망의 학교도서관 만들기' 사업의 대상이 되어 '글새암도서관'을 개관했던 학교입니다. 올 초부터 이 사업의 후속지원의 일환으로 도서와 비도서의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교육의 경우 몇 가지 주제를 제시하고 그 가운데 하나를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나 학교도서관 담당선생님께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주제 가운데 '학교도서관과 지역사회'라는 주제를 선택한 학교는 예하초등학교가 유일했습니다. 담당 간사님께서 저보고 이 학교를 꼭 다녀와야 하겠다고 하여, 조금 무리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먼 길에 나섰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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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 예하초등학교의 모습. 학교 정문으로 오르는 길 양쪽에 벗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뭔가 달라도 달랐습니다. 올 3월 1일부로 부임하셨다는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수 73명의 작은 학교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어놓으신 듯했습니다. 우선 교장실부터 달랐습니다. 2층에 있던 교장실을 '배려와 섬김방, 운영위원회 회의실'로 만들어 교사들의 휴게 공간으로도 사용하도록 하고, 교장실은 1층으로 옮겼는데, 교장실이 마치 찻집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습니다"라고 김윤경 교장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김 교장 선생님은 정년 퇴임은 2년여를 남겨놓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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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교장실이었던 곳이 '운영위원회 회의실' 및 '배려 섬김방'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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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1층으로 옮긴 교장실. 다탁 위에 다기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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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근무했던 학교의 교사들이 생일 때 선물했다는 감사패가 교장실 한쪽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발효차를 내놓으시면서 '배려와 섬김' 속에서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는 존중받고, 교사는 긍지를 지니고, 학부모는 함께하고, 교장은 책임을 지는 교육. 그리고 학교 현황 자료를 몇 가지 챙겨주셨는데, '글새암'을 활용한 책 읽기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계획을 짜놓으셨습니다. 지난 3월 24일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도 낮에 열지 않고 오후 늦게 열어서 학부모 54세대 가운데 42세대가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정말 작은 학교만이 가능한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졌습니다.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파악하신 바로는, 학원에 다니고 있던 아이들이 모두 50명인데, 월 760만원이 소요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1년 단위로 계산하면 불과 73명이 다니는 학교의 사교육비가 총 9,120만원이나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김윤경 교장 선생님은 방과후 학교--다도, 연극, 컴퓨터, 진주 팔검무를 강화하고, 기초학습이 부진한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께서 교과를 보충할 수 있도록 해서 사교육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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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 2009년 4월 6일자 20면에 보도된 '색다른 공교육 실현 일환--김윤경 예하초등학교 교장'

 

김윤경 교장 선생님과 함께 '글새암 도서관'을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주 좋은 컨셉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이라고 하시면서도 두어 가지 더 개선할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도 적극 공감했습니다. 첫번째는 도서관 앞 창틀도 함께 디자인해서 시공했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시선이 창밖으로 빼앗기지 않고 자연스레 도서관으로 향하게 할 수 있었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다락방의 난간이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는데 나무였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것입니다.  차가움보다는 따뜻함의 느낌, 온화함의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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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예하초등학교 글새암도서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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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입구 반대쪽의 창틀을 가리키며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고 계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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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공간과 다락방의 모습이 보입니다. 난간을 나무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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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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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학교도서관 명판.

이번 만남은 학교도서관을 담당하는 6학년 담임선생님인 하재설 선생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도 생각되었습니다. 하재설 선생님은 알오티시 출신으로 대위로 예편을 한 뒤 학교에 부임했다 하시는데, 아주아주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이라 하였습니다.

 

저는 방과 후에 늦게까지 남아 계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2시간 30분 가량 말씀을 드렸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경청해주신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거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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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주제는 '학교도서관과 지역사회(책-도서관-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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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에서 다과를 드시면서 학부모님들께서 늦은 시간까지... 교장 선생님께서 인사 말씀을 하시는 동안 똑딱이 카메라로 찰칵. 몹시 흔들렸습니다.

 

 

참고: 예하초등학교 누리집 http://www.yeha.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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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하초등학교 하재설 선생님께서 사진은 몇 장 찍어서 보내 주셨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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