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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5

 서점서 파는 책, 군대선 맘대로 못보게 할수있다

» 군대 안 불온서적 지정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던 박지웅(오른쪽부터)·한창완·지영준·신성수 전 군법무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군대 안이라도 불온서적 지정은 국가적 수치다”라고 말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국방부의 자의적인 불온서적 차단 지시를 수용한 헌법재판소의 28일 결정으로 60만 국군장병은 군부대 안에서는 시중서점과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된 23권의 책을 아예 읽을 수 없게 됐다. 그나마 헌재에 기대를 걸었던 불온서적 판단을, 기초적인 인문·사회과학적 지식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국방부에 내맡겨버린 셈이다.
» 불온서적 사건 헌법재판관별 의견

 

■ “불온성은 고사하고…” 국방부의 불온도서 목록에는 불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도서가 다수 포함돼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 소설가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정부·학술단체·언론기관 등에서 우수·추천 도서로 선정된 책들이다. 또 국가의 예산지원을 받아 공공도서관에 비치돼 있기도 하다. 이공현·송두환 재판관은 “다수의견이 인정한 ‘제한적 불온성’조차 인정하기 어렵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이를 근거로 “이런 책이 불온서적으로 지정된 것은 군인복무규율의 자의적 집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정신자유의 핵심인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불온의 개념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이어야 하는지 △체제비판적 도서도 포함되는지 △그보다 못한 정부비판적 도서도 해당하는지를 “군인복무규율로는 도저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이강국 재판관(소장)도 군인의 기본권은 조직의 특성상 어느 정도 제한될 수 있다는 이른바 ‘특별권력관계’에 대해 “이는 고전적 이론으로, 오늘날 법치주의 헌법질서에서는 기본권 제한도 예외 없이 사법적 통제를 따라야 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조대현 재판관은 청구자격은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기본권 침해는 아니다”라고 봤다.

■ 군이 정신세계 통제 장하준 교수는 “금서 규정이 무슨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시대상항과 맞지 않는 것 같다. 착잡하다”고 했다. 불온서적 목록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사>를 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장병 인권 수준을 과거로 되돌리는 결정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정신전력을 이유로 책 읽을 권리까지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은 위헌적”이라며 “개인의 정신세계에 정부와 국방부가 개입하는 방식으로 사상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헌재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4

"헌재, 국민 책꽂이까지 통제하나"

 

헌법재판소가 군에서 국방부 장관이 정한 '불온서적'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한 규율을 합헌이라고 하자, 법조계에서 군인 인권 침해라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28일 논평을 통해 "헌재는 ‘국가의 안보’는 군인의 권리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상위의 가치라고 보았다"며 "국가의 안보가 국민의 책꽂이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논리"라고 밝혔다.

 

   
 

▲ 전국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 중인 국방부 '불온서적'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3

[논평]불온도서 헌법재판소 합헌결정을 개탄한다

 

[논 평]

불온도서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을 개탄한다

 

헌법재판소는 오늘 군법무관 6명이 제기한 불온도서 지정 및 군인사법 제47조의2,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 등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법무관들은 그 이유로 2명이 파면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중징계를 받았고, 이 사안은 군인의 헌법상 기본권에 관하여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국방부장관의 ‘불온도서’ 지정은 처음부터 저잣거리의 웃음거리가 될만큼 반시대적인 것이었다. 불온도서로 지정되었다는 서적 다수는 이미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책이었고, 일부 도서쇼핑몰은 재빨리 ‘불온도서’ 특별전을 여는 상술을 보이기도 했었다. 이것은 국방부가 발전된 국민의 인식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군인들은 귀도 막고 입도 막고 오로지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상관에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불온’이란 무슨 뜻인가. 사전에는 ‘온당하지 않다’라고 되어 있다. 군인은 물론 법률가들도 개념을 정확히 잡을 길이 없는 개념을 군인복무규율에 넣어두고 국방부장관이 일방적으로 ‘불온’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만 하면 모든 군인이 그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무슨 겉치레를 하더라도 결국 군인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헌재는 이를 순순히 인정해준 것이다.

 

헌재는 ‘국가의 안보’는 군인의 권리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상위의 가치라고 보았다. 이런 헌재의 결정은 헌법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재판관들 중 다수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낸 것에 가깝다. 국가의 안보가 국민의 책꽂이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논리이다.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국민의 권리 제한을 당연시하는 논리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헌재가 ‘국가의 안보’에 편승한 것은 우리 헌법상 기본권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헌재의 결정은 헌재 역사에 길이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0년 10월 2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선 수

군대 내의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2

<경향신문> 2010년 10월 29일자 [사설]

국방부 ‘불온서적’ 합헌 결정 유감스럽다

 

헌법재판소가 어제 군대 내의 ‘불온도서’ 반입·소지 등을 금지하고 있는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 2에 대해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08년 7월 국방부 장관이 이 조항을 근거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의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의 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자 군법무관 7명이 기본권과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2년 만에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들에 대한 파면·감봉 등 국방부의 터무니없는 중징계 속에 군인의 기본적 권리보호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결과다.

이번 사안의 쟁점은 ‘불온’이라는 모호한 개념과 이를 토대로 한 자의적인 도서지정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느냐는 것이다. 당시 국방부의 ‘불온도서’ 목록은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시대착오적이었다. 학술원에 의해 우수도서로 지정되거나 세계적인 석학이 쓴 검증된 책들도 포함돼 있었다. 국가인권위도 “군대 내 서적 및 기타 표현물에 대한 제한조치에 관해 명백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명시적인 법률상 근거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럼에도 헌재는 “해당 조항이 무엇을 금지 또는 허용하는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과잉금지 원칙 위배에 대해서도 “정신전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책들로 불온서적의 범위를 한정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어떤 책을 선택하고 읽을 것인지는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국가안보와 국토방위의 효과적인 수행이라는 군의 특수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군인들이 명확한 기준에 의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정부기관이 독서를 권장한 책에 개념조차 불명확한 ‘불온’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군인들은 어떤 책을 읽으라는 것인가. 헌재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정치적 판단을 지나치게 개입시킨다는 세간의 비판을 되새겨야 한다. 이번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일각에선 헌재가 천안함 침몰 이후 여권이 조성한 ‘안보 최우선’ 분위기에 편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군인들의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결과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겨레 2010년 10월 29일자

[사설] 군이 퇴행의 우물을 못 벗어나도 괜찮다는 건가

 

헌법재판소가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군의 정신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내용의 불온도서에 대해선 이를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권 수호의 보루여야 할 헌재가 되레 명백한 기본권 침해에 면죄부를 줬으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헌재도 인정한 대로, 국방부가 불온서적 지정의 근거로 삼은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는 ‘알권리’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이로 인해 학문·사상·양심의 자유도 침해받을 수 있다. 군인이 일반 국민에 견줘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어느 정도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특수한 처지라고 하더라도, 그 제한은 꼭 필요한 범위에 그쳐야 하고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는 게 원칙이다. 기본권의 예외없는 보장은 법치주의의 핵심이다.

그런데도 헌재는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군의 정신전력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온서적 지정에 손을 들어줬다. ‘국가의 존립·안전 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불온서적은 군의 정신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므로 이를 금지하는 게 자의적이지도 지나치지도 않다는 논리다. 사실상의 검열로 알권리 등 기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는데도, 그런 사실엔 눈감은 꼴이다.

문제된 책들을 보면 이런 주장은 억지임이 금세 드러난다. 국방부가 불온서적이라고 지정한 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양서로 추천했거나 방송이 권장도서로 뽑은 책, 대학의 교양수업 교재, 세계적 석학의 저서, 여러 언론이 올해의 책으로 꼽은 베스트셀러 등이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비판적인 책은 있을지언정 국가의 존립과 체제를 해치거나 북한을 이롭게 할 책은 없었다. 유독 군만 불온하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시민사회는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군의 잘못을 비판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렇게 군이 사회 일반의 지성과 인식 수준에도 못 미친 채 퇴행할 때 정신전력이 더 심각하게 저하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마당에선, 불온서적 지정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지나치지 않게 적절히 이뤄졌다는 헌재의 변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 등은 지켜야 하는데, 국방부는 자의적으로 불온의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 책들까지 금지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위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군대 내의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1

2010년 10월 28일 선고사건 (출처: 헌법재판소)
사건번호 2008헌마638
사건명 군인사법 제47조의2위헌확인 등
선고날짜 2010.10.28 자료파일
종국결과 일부기각,일부각하
결정 요약문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군대 내에서 불온도서의 소지 등을 금지하고 있는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가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 및 법률유보원칙 등에 반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모법인 군인사법 제47조의2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그러한 위임을 받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도 그 자체로 위헌이라는 재판관 1인(재판관 이강국)의 위헌의견 및 복무규율조항이 핵심적 정신적 자유인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면서 금지대상이 되는 도서의 범위를 엄격하게 한정하지 않는 등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재판관 2인(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의견이 있다.


한편, 위 규율조항과 함께 심판청구된 군인사법 제47조의2(8:1) 및 위 복무규율에 근거하여 내린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내 불온도서 차단대책 강구 지시’(5:4) 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사건의 개요
◯ 청구인들은 사법시험 또는 군법무관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 교육과정을 마치고, 육군 법무장교로 임용되어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군법무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 국방부장관은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 등에 근거하여 2008. 7. 22. 각 군에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를 하달하고, 이를 받은 육군참모총장은 예하 부대에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를 하달하였다.
◯ 청구인들은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의 지시 등 군내의 불온도서 차단대책 강구 지시가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군인사법 제47조의2,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가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원칙 및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08. 10.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군인사법 제47조의2(이하 ‘이 사건 법조항’이라고 한다),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 중 ‘불온도서’의 ‘소지ㆍ운반ㆍ전파ㆍ취득행위’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이라 한다), 그리고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군인사법(1966. 10. 4. 법률 제183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의2 (복무규율) 군인의 복무에 관하여는 이 법에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따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 군인복무규율(1998. 12. 31. 대통령령 제15954호로 개정된 것)
제16조의2 (불온표현물 소지·전파 등의 금지) 군인은 불온유인물ㆍ도서ㆍ도화 기타 표현물을 제작ㆍ복사ㆍ소지ㆍ운반ㆍ전파 또는 취득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취득한 때에는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의 지시: 생략


결정이유의 요지
‘군인사법 제47조의2’ 및 ‘불온서적 차단 지시’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 법령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당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 이 사건 법조항은 ‘군인의 복무에 관하여는 이 법에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따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기본권 침해에 관하여 아무런 규율도 하지 아니한 채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그 내용이 국민의 권리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지시의 경우, 국방부장관이 각 군에 내린 것은 그 직접적인 상대방이 각 군의 참모총장 및 직할 부대장이고, 육군참모총장의 것은 그 직접적인 상대방이 육군 예하부대의 장으로, 청구인들을 비롯한 일반 장병은 이 사건 지시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니다. 이 사건 지시를 받은 하급 부대장이 일반 장병을 대상으로 하여 이 사건 지시에 따른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함으로써 비로소 청구인들을 비롯한 일반 장병의 기본권 제한의 효과가 발생한다 할 것이므로 직접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조항 및 이 사건 지시는 직접성 요건을 흠결하여 부적법하다.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국군의 이념 및 사명을 해할 우려가 있는 도서로 인하여 군인들의 정신전력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할 것이고,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 법령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군의 정신전력이 국가안전보장을 확보하는 군사력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점이 분명한 이상, 정신전력을 보전하기 위하여 불온도서의 소지·전파 등을 금지하는 규율조항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군의 정신전력에 심각한 저해를 초래할 수 있는 범위의 도서로 한정함으로써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지키고 있고,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으로 달성되는 군의 정신전력 보존과 이를 통한 군의 국가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의무의 효과적인 수행이라는 공익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군인의 알 권리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 할 수 없다.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이 법률유보 원칙을 준수하였는지를 살펴보면, 군인사법 제47조의2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군통수권을 실질적으로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군인의 복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할 권한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다소 광범위하게 위임하였다 하더라도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이와 같은 군인사법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정당한 위임의 범위 내의 규율이라 할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을 준수한 것이다.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국군 부대 내에 23종의 불온도서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라는 이 사건 지시는 23종의 도서를 불온도서로 지정함으로써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의 규범력과 결합하여 국군 장병을 직접 기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국군의 사명 수행의 특수성과 군복무관계의 특수성 및 군인의 지위에 대한 헌법의 특별한 취급에 비추어 보면, 특정된 23종 도서의 부대 내 반입만 금지하고 있는 위 지시는 청구인들의 알권리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
국민의 기본의무 중 하나로서 헌법 제39조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실현하는 법령은 그 위헌성 심사를 함에 있어서는 오직 국방의 의무라는 기본의무를 부과한 목적이 정당한지 또 그 내용이 합리적이고 공평한 것이었는지를 따짐으로써 충분하다. 이 사건 규율조항은 군의 정신전력 강화의 필요라고 하는 의무부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부과 내용이 기본의무를 부과함에 있어 입법자가 유의해야 하는 여타의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존중한 것으로서 합리적이고 타당하며, 부과의 공평성 또한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과도하게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강국의 반대의견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국군 장병들은 헌법상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선량한 국민으로서 국가는 이들의 기본권이 자의적으로 제한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인사법 제47조의2는 ‘군인의 복무’라는 광범위하고 기본권 제한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분야에 관하여 아무런 한정도 하지 않은 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며, 그 위임을 받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 및 이 사건 지시는 위헌적인 위임조항에 근거하고 있어 그 자체로서 위헌으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수범자인 군 장병들로 하여금 과연 어떠한 도서가 금지되는 도서인지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적용 가능성을 널리 열어두고 있는 조항으로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위 조항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정신적 자유의 핵심인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면서도 금지되는 도서의 범위를 엄격하게 한정하지도 않고, 불온도서이 지정권자를 지정하거나 및 객관적인 기준이나 사전 심사절차를 규정하지도 않는 등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을 채택하지 아니한 채 군당국이 자의적으로 금지도서의 지정을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위헌적인 복무규율조항에 근거한 ‘불온도서 차단’ 지시 역시 위헌으로서, 아무런 심사절차를 거친 바 없이 국방부장관 등이 일정 도서를 불온도서로 지정하여 군내에서 금지함으로써 군장병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한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이므로 헌법재판소가 그 위헌성에 관한 판단을 명백히 하여야 한다.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0

어느 네티즌의 메모

 

오늘의 유머-서점서 파는 책, 군대선 맘대로 못보게 할 수 있다

 

슬픈 소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프로타고라스와 분서갱유로 시작되어 2400년동안 무수한 이들을 억압해온 금서 지정의 망령이 사라지지않고, 심지어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슬픈 것을 넘어 심지어 수치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금서목록으로 유명했던 군사정권으로부터 스스로의 의지로써, 또 그들의 피로써 민주주의를 쟁취해낸 사회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사실이 더더욱 부끄럽게 합니다. 명령과 제도로 하여금 개인의 사상을 통제하려 드는 것은 고압적인 군사정권 때나 볼 수 있는 매우 몰상식하며 야만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그것을 헌재가 인정 한 것은 말 그대로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이는 명백히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헌법으로 보장되고 있는 표현,출판의 자유를 간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재판관들이 외면한 것은 분명 납득하기 힘든 처사입니다. 금서 목록이 있는 국가는 북한,수단 정도 확인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부끄러운 목록'에 한국이 추가되었다는 사실은 심각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0

군, 대학교재·베스트셀러도 “불온서적”

한겨레신문 노현웅, 김일주 기자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O )


<한겨레>는 지난 7월22일께 군 내부에서 ‘불온서적’ 목록을 만들어 장병들을 대상으로 감시 통제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한겨레>는 군조직의 특성 상 일정 수준의 정신교육은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불온서적’ 이라는 냉전적 용어로 개인의 사상의 자유까지 통제에 나서는 것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움직임으로 판단했습니다.


다수의 군 장교들을 접촉하며 공문 확인에 나섰지만, 대부분 난색을 표했습니다. 공문서를 넘겨준 사실이 밝혀질 경우 받게 될 불이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이었습니다. 설득 끝에 공군에 근무하고 있는 한 현직 장교에게서 문제의 공문서를 건네받았습니다. 이 공문서는 공군참모총장 명의로 공군 각급 예하부대로 발송된 것이었습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 널리 읽히고 있는 23권의 도서 목록이 친북, 반미·반정부, 반자본주의라는 세 가지 항목으로 구분돼 ‘불온서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습니다.


또 이 공문에서는 ‘불온서적’ 차단 대책으로는 군 장병들의 생활관을 일시 점검할 것, 편지·소포 등 반입물품을 간부 입회 아래 개봉하고 확인할 것, 발견 시 기무부대 통보할 것 등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시의 근거로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보안 정책과에서 각 군 본부에 내려 보낸 ‘군내 불온서적 차단 강구(지시)’라는 공문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공군에서만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한겨레>는 다시 육군, 해군 등의 다른 군 조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교들을 접촉했습니다. 공문서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한 지시를 받았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조금 더 수월하게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육군과 해군에서도 같은 ‘불온도서’ 목록이 하달됐고, 차단 활동을 벌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지난 해 말부터 문화부에서 선정·배포한 ‘우수학술도서’를 금서로 지정해 수거하는 등 활동이 시작됐으며, “이런 지시가 각 군 본부로부터 내려온 사실은 이례적”이라는 실토까지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한겨레>는 7월31일 1면과 4면을 통해 국방부의 시대착오적인 사상 통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국방부는 “한총련이 책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었다.”라고 해명했지만, “‘불온서적’이라는 용어가 냉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오해를 사지 않은 용어로 대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무엇보다 여론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한국작가회의와 출판계에서는 국방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성명을 발표했고, 온라인 서점 등에서는 ‘불온서적’ 특별전을 기획했습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여름 방학을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과 함께 보내자”는 조롱이 쏟아졌고, 결국 국방부에서 지정한 ‘불온서적’ 판매량은 많게는 수십 배까지 급증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군 조직의 폐쇄성과 기밀성 탓에 취재와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군 공보라인을 통한 정식 질문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개인적 친분을 가진 각 군 장교를 위주로 접촉하고, 확인하는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다수의 취재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종합해, 육·해·공군에서 같은 목록으로 통제 작업을 벌이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마지막으로 정식 공보라인에 문의해 “이는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지시사항이었으며, 군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인정해 달라”는 해명을 들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겨레>는 7월31일 1, 4면에 ‘군, 대학교재·베스트셀러도 불온서적’이라는 제목으로 국 당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상 통제 사실을 공개했고, 이는 주요 일간지와 방송 등에서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또 폭증한 ‘불온서적’ 판매량, 출판계의 반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 등 후속보도가 이어졌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국방부에서는 <한겨레>에 기사가 게재된 7월31일, “‘불온도서’라는 용어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합리적인 용어로 이를 바꾸겠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여론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 <교보문고>, <지마켓> 등에서는 ‘불온도서’ 기획전을 벌여, 여론의 움직임을 발빠르게 뒤쫓았으며, 시민들은 ‘불온도서’ 읽기 운동을 벌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을 배검토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집단주의 문화의 가장 강력한 근원지 가운데 하나인 군대에서, ‘국가와 집단’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고 있는 개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시민들은 분노 또는 경악했고, 이는 비판 또는 조롱의 반응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좋은 책을 시민들에게 알려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형식적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믿고 있는 지금이라도, ‘집단’이 ‘개인’을 통제하는 과정에 비판과 감시가 배제될 경우, 얼마나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경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일 것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감시와 비판이 미치지 않는 영역일수록 자유와 인권은 소외되기 마련입니다. 언론이 권력기관 비판에 나서는 본질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전해 듣고 지나치는 말’에서 인권침해 가능성을 판단하고 다수의 취재원을 통해 사실을 확인해 결정적인 장면을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제도와 권력에 대한 감시의 눈길을 더욱 치켜뜨겠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군대 내 불온서적과 책 읽을 권리-0

[자유발언대] 인권 없는 군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헌법 소원의 권리마저 빼앗은 국방부

이재승,  건국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

 2009년 03월 25일 19:13:16

 

인권 없는 군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다

지난주에 국방부는 불온도서 지정행위에 반발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던 군법무관 두 사람을 파면하였다. 이는 군대 내에서 이성의 위축과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파면조치는 결국 당국이 스스로 이성적으로 논증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고백한 것이다. 법적으로 꾸며진 이유를 걷어내면, ‘말 안 들으면 재미없다’고 한 것에 불과하니까.

우리는 한국현대사에서 군대가 저지른 쿠데타, 민간인학살, 사회정화, 녹화사업, 강제징집, 군의문사, 민간인사찰, 간첩조작사건 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10여 년 동안 시민사회와 정부는 대한민국의 군대가 민주주의에 충성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이러한 요청은 군 안팎으로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군대에 의한 불행한 역사를 겪은 곳에서는 한결같이 군인이 인권을 지닌 인간으로 대우받아야 하고, 그래야만 군대가 시민의 인권을 중시하고 민주주의에 헌신할 수 있다는 통찰을 공유하였다. 한마디로 인권이 없는 군대는 민주주의의 치명적인 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관의 명령이면 덮어놓고 맹종하는 군인상을 사절하였다. 억압적인 군대에서 똬리를 틀었던 특별권력관계이론을 근본적으로 폐기하였다. 군인은 제복 입은 시민(citizen in uniform)이라는 전제에 이르렀다. 불온도서 지정행위에 불복한 법무관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좋은 군인이자 좋은 시민이다. 그런데 군 당국은 여전히 ‘군대를 자신의 장원’으로, ‘군인을 장원에 딸린 농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파면은 적법하지 않다

국방부가 제시한 이유는 파면의 정당함을 논리적,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 헌법소원 제기가 징계사유라면 군대에서 인사나 보직과 관련하여 이의나 소송을 제기하는 자는 모두 항명죄나 징계조치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군대 안팎으로 불복조치와 소송이 적지 않았지만 이를 이유로 징계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후에 법무관들이 군 수뇌부의 말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독립적인 징계조치 사유가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헌법재판소에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헌법소원을 함께 제출했다고 해서 합법적 행위가 불법적인 행위로 전락하지 않는다. 헌법에 합치하는 권리행사는 징계조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법무관들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나 명예실추는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헌법에 충실한 법무관’으로서 상을 주어야 한다. 이 나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파면하는 국방부라면 정말 대한민국의 국방부인지 궁금하다. 군대는 '국가 넘어 국가'가 아니다.

불온도서 지정행위는 위헌적이다

징계권의 빌미가 되었던 불온도서지정행위는 적법한 것인가. 오늘날 어느 자유주의국가가 불온도서를 지정하는 제도를 유지하는지 대단히 궁금하다.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금서나 불온도서를 지정하는 권력에 대하여 단호히 반대한다. 따라서 정치적 사상을 통제하고 처벌하려는 국가보안법은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보안법의 유효성을 전제하고 논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국가보안법에는 불온도서에 대한 단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에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법원은 많은 도서들을 이적표현물로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경찰들은 무차별적으로 도서를 압수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는 사상을 검열하는 판결의 수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어쨌든 불온도서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런데 국방부는 일방적으로 최근 23권의 도서를 볼온도서로 지정하였다. 불온도서 지정자들이 해당 도서를 읽지도 않았다는 것은 지난 해 국회의 질의과정에서 이미 밝혀진 바이다. 원래 금서목록이라는 것은 이성적 논증을 포기한 자들이 즐겨 찾는 수단이므로 지적 열등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국방부는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를 불온도서지정행위의 근거로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군인은 불온유인물·도서·도화 기타 표현물을 제작·복사·소지·운반·전파 또는 취득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취득한 때에는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이 규정으로부터 군인은 불온도서를 소지하거나 반입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규정 자체가 불온도서를 독자적으로 지정할 국방장관의 권한이 있다는 것으로 추정․추론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법원이 할 일이다.

군 지휘부는 종교재판관도 아니며, 대한민국의 법관도 아니다. 결국 국방부의 불온도서 지정은 법원의 재판권을 찬탈하고, 군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조치이다. 물론 아무리 국방부 측에 유리하게 논리를 구성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넘어갈 수 없다. 국방부는 '창설적으로' 불온도서를 지정하는 권한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국가보안법에 따라 이적표현물로 판결한 도서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지정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해당도서들이 정치적 불온도서인지 아닌지는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내리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달려있다. 그러나 스물 세 권의 도서 중에서 어느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문제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 책들이 불온도서가 되는 일은 참으로 요원한 꿈이다.

감독하는 자를 누가 감독할 것인가?

불온도서 지정행위는 병사들의 사물함을 검열하는 데에 익숙한 구세대의 구태라고 생각한다. 불온도서 지정 논란이 지난 해 사회적 조롱거리가 되었을 때 멈추었더라면 국방부의 명예는 더는 실추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군 당국이 오기로 파면조치를 감행하여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보복적 징계조치는 악의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권자에게 개인적인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러한 정치적 보복조치야말로 과거 십수년간 청산하고자 했던 국가폭력이 아닌가! 감독하는 자를 누가 감독할 것인가? 징계권을 남용한 자를 누가 징계할 것인가? 이 고전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조직은 스스로 존립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직권남용을 벌하라!

불온도서의 지정행위와 연이은 파면조치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그러한 행위는 형법에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군인복무규율 제14조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직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하에게 복종을 명령하려면, 상관도 법을 준수하고 부하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군대는 게토도 아니고, 치외법권 지대도 아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인권침해를 방지하려는 독일의 군형법은 찬 서리처럼 엄하다. 부하가 국가기관에 진정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방해하는 지휘관은 3년 이하의 자유형(독일군형법 제35조)에, 악의적으로 징계권을 남용하여 징계조치를 취한 상관은 5년 이하의 자유형(제39조)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성과 논리를 부정하는 군대를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하루 빨리 법치국가의 장기판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관한 의견표명(2008.8.21)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관한 의견표명


주 문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장관에게 국방부가 2008. 7. 22. 각군본부 및
예하부대에 소위 불온서적 목록을 첨부한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
구」 지시를 내린 것을 포함하여 군대내의 서적 및 기타 표현물에 대한
제한조치에 관하여 명백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명시적인 법률상
근거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이 유
1. 국방부는 2008. 7. 22. 주문 기재와 같은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이하 “이 사건 지시”)를 하였다. 이 사건 지시에 따라 불온
서적으로 분류되어 영내에 반입이 금지된 서적들을 보면, 대학교재로
선정되어 사회․인문교양서로서 대중성이 확보된 서적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 사회의 제반 문제에 관하여 비판적인 논조로 기술된 서적
들도 포함되어 있다. 국방부는 그 동안 관련규정에 따라 각급 부대별

지휘관의 책임 아래 장병의 정신전력강화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는
도서를 부대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여 왔다.


2. 모든 국민이 스스로 어떠한 책을 선택하고 읽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이성과 양심을 가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고유
한 자유이자 권리이다. 서적의 선택은 우리 헌법 제19조가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 가운데 스스로 판단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내면적인 확신에 도달하는 자유의 영역(양심형성의 자유)에 해당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우리 헌법 제21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방해받지 아니하고 정보를 수령하거나 능동적
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유(알권리)의 영역에도 해당된다.
그러
므로 어떠한 서적을 선택하고 읽는 것은 그 서적에 포함되어 있는 내
용을 외부적으로 실현하거나 표현하는 경우와 달리 거의 내심의 영역
에 해당되므로 더욱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유와
권리의 영역에 있어서는 제복을 입은 군인의 신분이 인간으로서의 본
질적인 요청보다 더 우선한다고 볼 수 없다.


3. 국방부는 명시적인 법률상의 근거 없이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 제
20282호) 제16조의2(“불온도서 등 표현물”), 국군병영생활규정(국방부
훈령 제600호) 제47조(“불온도서의 반입금지”) 등의 규정에 따라 이 사
건 지시를 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 사건 지시를 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군대의 특수성에 따라 일정한 서적 및 기타 표현물의 반입
등을 제한하고자 할 때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명시적인 법률
에 따라 최소한도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 따라서 국방부는 이 사건 지
시를 내린 것을 포함하여 군대내의 서적 및 기타 표현물에 대한 제한
조치에 관하여 명백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명시적인 법률상 근거
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4. 국방부는 그 동안 육군훈련소 인분사건 및 GP총기 사고 등을 겪으
면서 장병 인권상황 개선이라는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
여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가 이와 같은 노력을
계속하기를 기대하면서 이 사건 지시가 그 동안 국방부가 기울인 노력
을 후퇴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군인에 대한 인권보장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는 강한 군대를 건
설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국방부가 주문에서 권고한 바와 같
이 이 사건 지시를 포함한 군대내의 서적 및 기타 표현물에 대한 제한
조치를 헌법정신에 맞게 근본적으로 재검토,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


2008. 8. 21.


위 원 장 안 경 환
위 원 최 경 숙
위 원 유 남 영
위 원 문 경 란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서적 목록

»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 서적’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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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 수요일

독일의 도서관 사정

독일의 공공도서관 사정

 

 

독일에는 10,855개관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매년 303,600개의 이벤트가 도서관에서 열린다

매일 660,000명의 사람들이 도서관을 방문한다

10,820,000명의 사람들이 도서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연간 200,000,000명이 도서관을 방문한다.

362,000,000개의 미디어를 도서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연간 466,000,000의 미디어가 대출 가능하다.

 

10.855 Bibliotheken gibt es in Deutschland

303.600 Veranstaltungen finden jährlich in Bibliotheken statt
660.000 Besuche zählen die Bibliotheken jeden Werktag
10.820.000 Leser sind in den Bibliotheken registriert
200.000.000 Besuche zählen Bibliotheken jährlich
362.000.000 Medien stehen in den Bibliotheken bereit
466.000.000 Medien werden jährlich entliehen

 

인구 1,000,000명 당 200개의 공공도서관, 146,3개의 영화관, 107,3개의 박물관, 18.8개의 극장, 17.6개의 축구장(즉, 공공도서관은 인구 5천명 당 1개관임)

 

Besucherzahlen im Vergleich:
in Millionen

 

200,0 Bibliothek

146,3 Kino
107,3 Museum
17,6 Fußball (Zuschauer 1. und 2. Bundesliga)
18,8 Theater (2006/2007)

 

참고: Deutschlands Bibliotheken ziehen Bilanz

        

2010년 10월 24일 일요일

인생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 찰리 채플린

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일본의 출판사 및 서점 판매 순위 2009

 년    출판사 수    총 매출액(억엔)   전년 대비

2009   3,902           23,232,47              -5.66 %

2008   3,979           24,625,94              -7.18 %

2007   4,055           26,531,77              -1.01 %

2006   4,107           26,802,42              -0.15 %

2005   4,229           26,841,92              -7.84 %

 

출처: <출판사 서점 매출 순위 2009(出版社・書店売上ランキング2009)>

          안도 요이치(安藤陽一) <출판뉴스> 2010. 10 중순호.

 

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웬 책이냐고?

경향신문 2010년 10월 13일자 경희대 실천인문학센터 최준영 교수의 기고문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웬 책이냐고?' 을 옮겨놓는다.

 

최근 전국 지자체에서 책읽기 사업이 한창이다. 마을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는가 하면 북스타트, 아침독서, 한 도시 한 책, 저자 초청 북 콘서트 등 다양한 책읽기 행사와 독서장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지자체는 독서 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책읽기의 중요성이야 여기서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 왜 전국의 지자체들이 책읽기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 그 까닭을 살펴볼 필요는 있을 듯하다.

지방자치 초기 각급 지자체에선 경쟁적으로 지역축제 등 대규모 행사를 기획해 왔다. 개중엔 지역의 정체성과 지역민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축제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지역민들조차 “우리 지역에서 왜 이런 축제를 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엉터리들도 있었다.

그래서다. 지방자치 15년을 넘어선 지금 각 지자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더 이상 선심성 혹은 겉치레 사업으로는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 내실 있는 자치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책읽기 운동의 전개는 그런 의미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지자체의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시민 각자가 자기 삶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책읽기 사업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인문학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부합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그러나 취지가 좋고, 방향이 옳다고 해서 누구나 공감하는 건 아닌 듯하다. 민선 5기 출범 직후 ‘책 읽는 도시’를 선언한 경기도의 모 기초단체장이 지역신문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왜 한가하게 책 타령이냐”는 것이 지역신문의 일갈이었다. 과연 그런가? 어디 한번 생각해 보라. 우리가 진실로 삶을 견디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를.

전국의 지자체에서 책읽기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훨씬 실질적이며 의미있는 일이다. 지자체마다 방식과 내용, 접근법도 다르고 다채롭다. 일찍이 출판단지를 조성한 파주시는 2011년 파주 북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고, 김해시와 강릉시가 ‘책 읽는 도시’를 선포한 지 오래다. 전남의 순천시·신안군·강진군이 책 읽는 도시를 주창하고 있으며, 청주와 대구, 부산, 서울, 경기 등 어디랄 것도 없이 책 읽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했던 필자 역시 책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편이다. 인문학 강좌에 참여했던 한 노숙인이 이듬해 TV에 나와 했던 말을 두고두고 기억하는 까닭이다. “책을 모르던 시절 술과 노름에 빠져 지내다 노숙까지 하게 됐습니다.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습니다.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최근 필자는 한 지자체의 말직을 맡아 ‘책 읽는 도시’ 사업을 열심히 거들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어머니도 아닌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말한 것처럼, 30년쯤 지난 미래의 어느 날 세계적인 명사가 된 한국인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내가 나고 자랐던 마을에서 추진했던 책읽기 운동 덕분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상상하면서.

 

 

과도한 학습과 아이들의 수면권

미디어오늘 2010년 10월 13일자, 최경숙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인터뷰 가운데 한 대목.

“청소년 인권이 대표적이다. 과도한 학습은 아이들의 수면권을 빼앗고 있다. 아이들 수면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 20-30년 뒤 성인이 되어 나타날 건강상의 문제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그것이 초래할 사회·경제적 비용은 계량할 수조차 없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겪는 억압은 나라의 미래를 좀먹는 무서운 해악이다.”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사북공공도서관 어린이관 증축 기공식

사북공공도서관의 역량 강화와 증가하는 영유아 및 어린이 이용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어린이관을 증축하기로 2009년에 협약을 맺었고, 2010년 10월 12일(화요일) 오전 11시 사북공공도서관 일원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선군수 최승준, 하이원리조트 전무이사 김형배가 참석했으며, 북스타트 자원활동가들과 책놀이 동아리, 그리고 사북어린이집원생이 함께했다. 기공식은 어린이대표의 어린이 헌시 낭독을 시작으로 축하노래, 큰책 읽어주기, 소망비행기 날리기, 타임캡슐 덮기, 강강수월래 순으로 이어졌는데, 정말 많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잔치를 즐겼다. 사북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가락이 사북이라는 폐광지역에 널리 울려퍼졌다.

 

도서관인 윤리선언

 

도서관인은 민족과 인류의 기억을 전승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도서관의 운영주체로서 크고 무거운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 책임은 우리들 도서관인의 모든 직업적 행위의 바탕에,비판적 자기성찰과 윤리적 각성이 살아있을 때 비로소 완수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국민에 대한 약속으로 우리가 지켜 나갈 윤리적 지표를 세워 오늘 세상에 천명한다.

1. [사회적 책무] 도서관인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사회발전에 공헌한다.
 
가. 도서관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는데 기여한다 .
나. 도서관인은 국민의 자아성장 의욕을 고취하고 그 노력을 지원한다 .
다. 도서관인은 도서관과 이용자의 자유를 지키고 정보접근의 평등권을 확립한다 .
라. 도서관인은 성숙된 지식사회를 열어가는 문화적 선도자가 된다 .
2. [자아성장] 도서관인은 부단한 자기개발을 통하여 역사와 함께 성장하고 문명과 더불어 발전한다 .  
 
가. 도서관인은 자신을 개선하는데 게으르지 아니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정진한다 .
나. 도서관인은 자신의 직무가 역사를 보존하며 사실을 전수하는 행위임을 자각한다 .
다. 도서관인은 사회의 변화와 이용자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
라. 도서관인은 개척자의 정신으로 일상의 난관을 극복하며 열정과 인내 , 그리고 용기와 희망속에서 일한다 .
3. [전문성】도서관인은 전문적 지식에 정통하며 자율성을 견지하여 전문가로서의 책임을 완수한다 .
 
가. 도서관인은 자신의 업무영역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 습득에 최선을 다한다 .
나. 도서관인은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을 발휘하여 스스로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다 .
다. 도서관인은 소속된 조직의 입장이 전문성의 원칙에 배치될 경우 전문가적 신념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책임이 있다 .
라. 도서관인은 전문직단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직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
4. [협력] 도서관인은 협동력을 강화하여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한다 .
 
가. 도서관인은 협력의 기초가 되는 소속 도서관의 능력 신장에 먼저 노력한다 .
나. 도서관인은 도서관간의 협력체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
다. 도서관인은 다른 사회기관과 협력하여 부단히 활동영역을 확장한다 .
라. 도서관인은 자신의 조직에 불이익이 있을지라도 협력의 의지를 지켜나간다 .
5. [봉사] 도서관인은 국민에 헌신하는 자세로 봉사하고 도서관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유도한다 .  
 
가. 도서관인은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적합한 전문적 봉사에 힘쓴다 .
나. 도서관인은 이용자의 이념 , 나이 , 성별 , 사회적 지위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아니한다 .
다. 도서관인은 항상 친절하고 밝은 태도로 업무에 임한다 .
라. 도서관인은 도서관에 대한 사회의 정당한 인정을 획득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
6. [자료] 도서관인은 지식자원을 선택 , 조직 , 보존하여 자유롭게 이용케 하는 최종책임자로서 이를 저해하는 어떠한 간섭도 거부한다 .
 
가. 도서관인은 민족의 문화유산과 사회적 기억을 지키는 책임을 진다 .
나. 도서관인은 지식자원을 선택함에 있어서 일체의 편견이나 간섭 또는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 .
다. 도서관인은 지식자원을 조직함에 있어서 표준화를 지향한다 .
라. 도서관인은 이용자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그 공개를 강요받지 아니한다 .
7. [품위] 도서관인은 공익기관의 종사자로서 높은 품위를 견지한다 .  
 
가. 도서관인은 언제나 전문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한다 .
나. 도서관인은 항상 정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아니한다 .
다. 도서관인은 업무와 관련하여 정당하지 아니한 일체의 이익을 도모하지 아니한다 .
라. 도서관인은 직업적 윤리규범을 성실히 지킨다 .

백무산 시인과 함께

*사진 왼쪽부터 정우영, 백무산, 황규관, 안찬수(촬영: 신영호)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거야

먼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은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서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

마른 놈은 단단한 놈을 도와야 해

단단한 놈일수록 늦게 붙으나

옮겨 붙기만 하면 불의 중심이 되어

탈 거야 그때는 젖은 놈도 타기 시작하지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몇 개 장작만으로는 불꽃을 만들지 못해

장작은 장작끼리 여러 몸을 맞대지 않으면

절대 불꽃을 피우지 못해

여러 놈이 엉겨 붙지 않으면

쓸모없는 그을음만 날 뿐이야

죽어서도 잿더미만 클 뿐이야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사회적 기업-도서출판 점자

똑딱이 카메라의 사진 대방출-2.

 

제47회 전국도서관대회 이모저모

똑딱이 카메라의 사진 대방출-1.

 

2010년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렸던 제47회 전국도서관대회 때 찍은 사진들.

 

굿바이 이메일, 헬로 소셜네트워킹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이 인터넷에서 세계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킹(SNS)과 관련한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이하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몇 가지 조사결과를 연결시켜 놓는다.

 

왜 이런 조사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와 일본 사이의 사회문화적 비교연구 같은 것이 나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직관적으로 드는 생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떠오른다. 내 멋대로 하는 분석. 첫째 언어의 문제. 둘째 개방과 공유보다는 폐쇄와 자족성을 갖는 인터넷문화(예를 들어 네이버의 검색문화). 셋째 새로운 인터넷문화를 실험하고자 하는 도전정신의 부족. 넷째 검열이 작동하는 체제 및 제도의 문제. 다섯째 사회적인 보수화의 경향 등등.

 

TNS Global의 최근 조사. 소셜네트워킹 상의 친구.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방문하는 인터넷 사용자의 비율

 


 


 

 

참고: TNS Global website

 

London – 10/10/10 – The largest ever global research project into people’s online activities and behaviour - Digital Life - was launched today, ‘digital day’ by TNS, the world’s biggest custom research company. Covering nearly 90 per cent of the world’s online population through 50,000 interviews with consumers in 46 countries, the study reveals major changes in the world’s online behaviour.

Core data from the study is being made publicly available via an interactive website - www.discoverdigitallife.com

“This study covers more than twice as many markets as any other research.” said TNS Chief Development Officer Matthew Froggatt. “It is the first truly global research into online activities, including all the key emerging markets of the BRICs and many of the ‘Next 11’. We have also researched beyond basic behaviour to provide more detailed data into attitudes and emotional drivers of that behaviour.”

“We are confident that Digital Life will become the new benchmark for information on online consumer behaviour,” continued Froggatt. “Making a lot of this publicly available was an important first step for us and obviously we have a wealth of further information behind those basic statistics covering the wider digital landscape, attitudes to brands and the path to purchase which we will offer to clients.”

Among the key findings of the study are:

  • Globally, people who have on-line access have digital sources as their number one media channel. 61% of online users use the internet daily against 54% for TV, 36% for Radio and 32% for Newspapers.
  • Online consumers in rapid growth markets have overtaken mature markets in terms of engaging with digital activities. When looking at behaviour online, rapid growth markets such as Egypt (56%) and China (54%) have much higher levels of digital engagement than mature markets such as Japan (20%), Denmark (25%) or Finland (26%). This is despite mature markets usually having a more advanced internet infrastructure.
  • Activities such as blogging and social networking are gaining momentum at huge speed in rapid growth markets. The research shows four out of five online users in China (88%) and over half of those in Brazil (51%) have written their own blog or forum entry, compared to only 32% in the US. The Internet has also become the default option for photo sharing among online users in rapid growth markets, particularly in Asia. The number of online consumers who have ever uploaded photos to social networks or photo sharing sites is 92% in Thailand, 88% in Malaysia and 87% in Vietnam, whilst developed markets are more conservative. Less than a third of online consumers in Japan (28%) and under half of those in Germany (48%) have uploaded photos to such sites.
  • Growth in social networking has been fuelled by the transition from PC to mobile. Mobile users spend on average 3.1 hours per week on social networking sites compared to just 2.2 hours on email. The drive to mobile is driven by the increased need for instant gratification and the ability of social networks to offer multiple messaging formats, including the instant message or update function. When looking at how the digital landscape will change in the future, research shows that consumers expect their use of social networking on mobiles to increase more than use through PC. In the US, for example, a quarter (26%) of online consumers expect their use of social networking on a PC to increase in the next 12 months compared to over a third (36%) who will be looking to their mobile to increase usage. In Australia the figures are 26% and 44% respectively, and in Sweden they are 28% and 53%.

Goodbye email, hello social networking

One further finding of the study showed that online consumers are, on average, spending more time on social networking sites such as Facebook and LinkedIn than on email, despite the former only becoming mainstream in many markets over the last few years. In rapid growth markets such as Latin America, the Middle East and China, the average time spent, per week, on social networking is 5.2 hours compared to only 4 hours on email. Online consumers in mature markets remain more reliant on email, spending 5.1 hours checking their inboxes compared to just 3.8 hours on social networking. The heaviest users of social networking are in Malaysia (9 hours per week), Russia (8.1 hours per week) and Turkey (7.7 hours per week).

When it comes to who has more friends, online consumers in Malaysia top the list with an average of 233 friends in their social network, closely followed by Brazilians with 231. The least social are the Japanese with just 29 friends and Tanzanians have, on average, 38 in their circle of friends. Surprisingly, Chinese consumers only have an average of 68 friends in their networks despite being heavy users of social networking sites, indicating a culture that embraces fewer but closer friendships.

 

 


Froggatt continued: “The Internet is a huge part of life in the 21st century but how it affects our lives varies depending upon where in the world you live. We’ve seen that in mature markets where people have been online for years and where access is ubiquitous, the Internet has already become a commoditised item that consumers take for granted. However, in rapid growth markets that have seen recent, sustained investment in infrastructure, users are embracing these new channels in much more active ways. The digital world is transforming how they live, develop and interact and online consumers in these markets are leaving those in the developed world behind in terms of being active online and engaging in new forms of communications.”

2010년 10월 11일 월요일

세계의 교육현장-영국의 독서교육 2편

EBS가 지속적으로 방송하고 있는 '세계의 교육현장'. 2010년 10월 6일, 10월 7일 방송된 것. 영국의 독서교육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김은하 선생과 이병곤 선생이 이 프로그램 제작에 큰 도움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1. 세계의 교육현장 제119회 2010년 10월 6일

 영국의 독서교육 1부

책 읽어주는 아빠의 힘

 

 

2. 세계의 교육현장 제120회 2010년 10월 7일

 영국의 독서교육 2부

책 읽기, 습관이 먼저

 

 

크라우드소싱

미디어오늘 2010년 10월 8일자, 이정환 기자의 기사. 기사도 '집단 협업'… 독자에게 묻는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로 그동안 해당 업계 전문가들이나 내부자들에게만 접근 가능했던 지식을 공유하고 외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해 혁신을 모색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크라우드소싱 저널리즘이란 뉴스의 생산 과정에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의 아이디어와 콘텐츠, 참여를 활용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교육자치 논란인가, 교육감 직선제 폐지 논란인가

선진 지방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전국 시․도지사 공동 성명서

 

지방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선진국은 광역지방정부를 국가경쟁력의 근간으로 활용하고자 지방분권국가로 전환하고 있다. 현 정부는 출범초기 ‘지방분권 확대’를 주요 국정과제에 포함, 추진해 왔으나 집권 3년차에 이른 현재까지 실질적 조치는 미흡한 실정이다.

 

지방정부의 폭 넓은 의견수렴을 결여한 중앙정부의 다양한 사회복지정책과 감세 조치는 지방정부의 재정을 파탄에 직면하게 하고 있다. 지방의 경쟁력은 중앙정부의 권한집중으로 인하여 날로 하락하고 있다.

 

지방의 경쟁력은 지역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발휘될 때 가능하며, 이는 지방분권을 전제로 한다. 민선5기 지방정부의 새로운 출범에 즈음하여 전국 시․도지사는 민생안정과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천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선진 지방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방안을 정부가 성실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조속히 단행하여야 한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중앙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금년 기준 지방정부의 세입은 8조원 감소한 반면 세출은 7조 5천억원 증가하였다. 지방재정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세의 20%까지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레저세의 과세범위를 확대 하는 등 신규 지방세원을 발굴하여야 한다.

 

둘째,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일원화하여야 한다. 현재의 교육자치는 교육자 자치로서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교육자치를 위하여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running mate)제 등을 도입하고 지방교육청을 지방정부에 통합하여야 한다.

 

셋째, 광역 중심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여야 한다. 시․군․구에 국한된 자치경찰제 논의를 중단하고, 광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민생치안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도 중심으로 자치경찰제를 추진하여 주민에 대한 실질적 치안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

 

넷째, 특별지방행정기관 기능의 원천적․포괄적인 이양을 촉구한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중앙・지방간 중복행정으로 비효율성과 주민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앙정부는 일부기능 이관에 국한하지 말고 기관단위 이관을 조속히 추진하여야 한다.

 

다섯째, 중앙정부가 독점한 행정권한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야 한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 기능을 분담하는 정책적 동반자 관계이다. 사무배분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가칭 ’사무배분법‘을 제정하고, 중․대 기능 중심으로 사무를 이양하여야 한다.

 

여섯째, 자치입법권의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 각종 법령으로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자치입법권 확대에 따른 해묵은 법리논쟁을 마무리 하고 법률유보 조문인 지방자치법 제22조 단서를 삭제하여야 하며, 조례의 법적 실효력 확보를 위해 조례위반행위에 대한 벌칙을 다양화하여야 한다.

 

일곱째,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지방정부와 주민의 의사에 기초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 입법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의 운용에 있어 지방정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국력 소모, 지방분권 후퇴, 지역 갈등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지역주민의 자율적 의사와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여덟째, 지방분권형 국가구조 개편안을 헌법 개정시 반영하여야 한다.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현재 2개 조문에 불과한 지방자치 관련 조항을 확충하여야 한다. 지방관련 정책결정과정에 지방정부의 국가입법 참여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2010. 10. 6.

전국시도지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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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논평

시도지사협의회의 교육감직선제 폐지 요구에 대해

 

1.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게다가 여야 시도지사 모두 이에 동의했다니 각 당이 교육자치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과 철학이 있는지 의문이다. 직선제 교육감의 업무 시작 100일 만에 시도지사들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권력독점욕에 눈먼 허무맹랑한 주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주장에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자치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언급해 주는 것도 아까울 뿐이다.

 

2. 시도지사들이 전국체전에 참가한 시도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였으면 선수들 격려와 응원이나 열심히 할 일이다. 또한 오랜만에 시도지사분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면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며 무상급식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여 지원할 것인지,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지방자치가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생산적인 논의를 해줄 일이다. 그것도 싫으면 그냥 소주나 한잔 드시던가

 

3. 취임 1백일을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는 교육감을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남의 백일상을 뒤엎고 판을 깨려는 모습에 추악한 권력독점욕의 냄새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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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빌미로 교육자치 훼손 말라!

일반 행정에 교육예속,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규정한 헌법 정신 부정

 

전국시·도지사협의회의 교육자치 폐지 주장에 대한 한국교총 입장

 

1.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6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중앙정부의 독점한 행정 권한을 합리적으로 지방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60여년 분권화 역사를 가진 교육 자치를 일반자치로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 모순적 주장이자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위헌적 발상임으로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2. 교육자치는 1949년부터 시작, 1961년 5·16 군사혁명으로 1963년까지 2년간 교육감 제도가 폐지된 시기를 제외하고는 일반자치보다도 오랜 역사와 연속성을 갖고 있다. 그 역사 속에서 한때, 정치권에서 교육재정을 일반재정으로 전용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도 교육자치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3. 일반자치가 본격 시작된 1990년대부터는 시·도지사들이 교육감선거의 비효율, 낮은 선거참여 등을 표면적으로 내세우면서 교육자치 사무를 정치의 우산으로 끌어 들이려는 시도 속에서도, 교육자치는 정권 및 시·도지사의 변경에 따른 정치적, 이념적 갈등으로부터 교육을 지켜냄으로써 일관되고 안정된 교육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는 보루로써 작동해 오고 있다.

4. 시도지사협의회가 제안한 ‘교육감을 시․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해당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방안’은, 서울광장 사용 및 무상급식 예산관련의 사례와 같이시·도지사와 의회 간 소속 정당과 의견이 다를 경우 임명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와 교육이 정치와 행정에 예속된다는 근본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5. 물론 이번 6․2 교육감 선거의 전․후를 살펴볼 때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인가가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일반 행정에 교육을 예속화시키는 데 귀결시키는 방식과 교육계의 자발적 논의 과정없이 시․도지사협의회의 정치적 의도에 의한 진행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6. 또한 교육감선거가 끝난 지 4개월 만에 시·도지사들이 교육 사무를 자신들의 사무로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주민의 관심이 높은 교육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 지지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그릇된 욕망의 발로라고 밖에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올해 초까지도 국회는 교육의원선거 일몰제, 교육감 후보자의 교육경력 폐지 등 교육자치 정신을 부정하는 정치적 흥정으로 일관해 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7. 새삼스레 헌법의 교육자치정신과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교육을 정치에 예속·심화시키고, 역대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에 급급한 정책을 내놓거나 인기 영합적 정책으로 교육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한국교총은 시·도지사협의회의 일반자치로의 통합 주장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으로나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이기주의의 발상이므로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더불어 교총은 향후 교육자치의 발전을 위해 교육현장의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합리적인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선방안을 마련, 대내외에 발표할 계획이다. 끝.

2010년 10월 10일 일요일

오마이뉴스는 왜 더 성장하지 못했나?

미디어오늘 2010년 10월 8일자 이정환 기자의 보도. "오마이뉴스는 왜 더 성장하지 못했나?"라는 분석 기사.

 

이 기사에 따르면 오마이뉴스는 전문기자와 시민기자의 구분이 명확해지면서 퇴조의 걸음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출신 이성규 매일경제 모바일연구소 연구원의 "오마이뉴스는 아마추어 저널리즘으로 시작했다가 프로패셔널 저널리즘으로 퇴조했고 시민기자들은 뒤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나,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의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지 못했고 시민기자들의 생활의 층위로 내려가지도 못했다"는 지적은 그 궤가 같은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오마이뉴스는 참여저널리즘의 생동감을 살릴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보다는 기존의 주류 저널리즘을 모방하기 시작하면서 실패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2005년부터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블로그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이해할 수 있을 듯싶다.

 

오마이뉴스 전략기획팀 이병한 팀장의 "네트워크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투자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작정 유행을 쫓는 것도 위험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발언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돈이 아닐것이다.  

류샤오보, 劉曉波, 刘晓波, Liu Xiaobo

이런 질문도 있군요. 박노자, 노벨 평화상 유감-"유효파 선생, 서구의 화려함에 넋을 잃으셨나요?"

그러나 그럼에도 제게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는, 과연 유효파 선생이 갈망하시는 "공산당 독재가 없는 중국"이 노동자 친화적 중국일 것인가, 그리고 과연 유효파 선생이 노동자들의 계급적 요구 사항들을 어디까지 이해하시고 지지하시는가 라는 궁금증입니다.(중략)그러니까 저는 민주화 그 자체를 꼭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금 중국의 상황에서 부르주아 민주화가 결국 노동계급보다 일차적으로 자본계급의 단기적 이해관계에 부합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을 뿐입니다. 유효파 선생께서 이를 과연 이해하시는가요? 사실, 의회 민주주의를 비현실적으로 이상시하는 나이브한 소부르주아적 행태 이외에도, 유효파 선생의 <08憲章>에서 아주 우려스러운 부분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재산보호(財產保護)'입니다. 구체적 내용을 잘 몰라서 뭐라고 하기 어렵지만 혹은 유효파와 같은 도회적 지식분자들이 농촌에서 토지사유제 같은 걸 부활시키려 한다면 이건 정말 큰일입니다. 농지가 배타적 사유와 자유로운 매매 대상이 된다면 중국이 토지없는 농민들이 도시의 슬럼으로 내몰리는 인도와 꼭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지금 중국에서 피착취계급의 완전한 무산화와 각종 사회적 모순관계의 긍극적 첨예화 및 폭발을 그나마 방지하는 것은 토지에 대한 공공소유, 즉 모든 농민들에게 토지 사용권을 주는 제도인데, 이것마저도 '재산보호' 미명 하에 없어진다면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인권이 절대 지켜지지 못할 것입니다. 바로 굶지 않고 하루 세 끼 먹을 인권 말씀이죠.

 

 

"1년 남았을 뿐이다"

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 부국장의 2010년 10월 9일자 칼럼, "1년 남았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4대강 대통령'이다, 그러나 세종시 논란은 "국력이 낭비되고, 사회에 분열과 갈등의 회오리가 몰아쳤으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평가.

 

4대강 사업은 어떤가. "이 사업이 마무리된 뒤 수질오염과 환경피해, 생태교란, 홍수조절 기능 약화 등의 우려가 사실인지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어쨌든 이 사업을 시작한 배경과 과정은 물론, 수십 조원이 드는 사업을 왜 그토록 서둘러 진행해야 했는지는 훗날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시민들의 생각은 틀렸고 내가 하는 것만 옳다고 강요하는 독선과 자만이다. 졸속과 편법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그간 어렵게 구축한 우리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인식해서였는지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위기와 불명예를 뒤집을 '히든 카드'로 공정사회를 꺼내들었다. 하기에 따라서는 그 동안 잃었던 점수를 일거에 만회할 기사회생의 카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가 온몸을 던져 공정사회 구현에 노력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세종시나 4대강에 앞서 공정사회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연이어 있어 새로운 사업을 벌일 여력이 없다. 올해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사실상 내년뿐이다. 이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딱 1년이다.

 

희망의 인문학과 인문학의 위기

노정태 전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의 프레시안 북스 칼럼 ''죽은 철학자의 사회'…'희망의 인문학'은 없다!에서 한 대목. 

<희망의 인문학>에 내재된 인문학적 시각은 결코 그 자체로 지적 권위를 획득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입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희망의 인문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헌신과 열정에 대한 존경심과는 별개로, 얼 쇼리스가 제시하는 인문학에 대한 관점은 전적으로 옹호되기에는 무리가 많다. 우리가 정말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면, 얼 쇼리스의 '인문학' 역시 그 반성적 고찰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 누군가의 내면적 주체성을 북돋워줌으로써 그를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왜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그 누구보다 인문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자살하고 있을까?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왜 '희망의 인문학'이 승리하는 가운데, 인문학자들은 절망하고 좌절하여 목숨을 끊고 병에 걸리고 눈물을 삼켜야 하는가? (중략)

 

앞서 살펴보았듯이 클레멘트 코스에서 전제하는 '인문학'은 결코 인문학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줄 수 있도록, 그와 같은 목적으로 편집된 인문학이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인문학적 관점이겠지만 그것이 전체 인문학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인문학이 대중들의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8일 금요일

'책 읽는 도시'가 대세

경기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독서문화 진흥 사업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다. 뉴시스의 이승호 박민정 기자의 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문단나누기는 인용자가 편집한 것이다.  

 

군포시-정책비전실-독서진흥팀 신설

시흥시-평생교육원 신설(중앙도서관 편입)

용인시-한 책, 하나 된 용인

성남시-시장실을 '하늘 북 카페'로

가평군-남이섬 책나라축제

파주시-'책읽는도시 파주'

' 읽는 도시' 대세…경기 지자체 독서사업 발벗고 나서

 

(군포=뉴시스)이승호·박민정 기자 =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앞다퉈 책을 테마로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독서와 관련된 전문 부서를 신설하고, 각종 캠페인을 통한 시민들의 독서 진흥을 꾀하고 있다.

 

6 경기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군포시는 이달말 조직개편을 통해 정책비전실을 신설하고, 안에 읽는 도시조성을 위한 독서진흥팀을 만든다. 정책비전실은 사무관(5) 실장으로 모두 14명의 직원이 배치되며, 독서진흥팀으로 팀장(6) 포함한 3~4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독서진흥팀은 ' 읽는 군포' 표방하며 김윤주 군포시장이 4년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할 각종 읽기 사업을 추진한다. 군포시는 앞서 지난 720 시청 1 현관에 '큰시민 작은도서관' 개관해 시민들에게 열람은 물론 무료 대출도 하고 있고, 지난 2 산본중심상가에서 ' 읽는 군포' 발대식을 가졌다. 군포시는 ' 읽는 군포' 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방문형 읽어주기 서비스, 작가 초대 세미나, 중·고교 청소년 대상 독서 강사 지원, 콘서트 등을 진행한다.

 

시흥시도 지난달 20 평생교육원을 신설하면서 곳에 중앙도서관을 편입시켰다. 기존 사업소 체제였던 중앙도서관을 평생교육원으로 사실상 승격시키면서 독서 진흥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흥시는 '사람과 책이 만나 미래를 키우는 도서관' 주제로 오는 16일부터 매화동 ' 읽는 마을' 운영하고, '시민참여를 위한 도서관 희망 양성' 위한 지도자·봉사자 양성 과정을 마련해 3 도서관에서 시행중이다.

 

용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 , 하나 용인' 주제로 독서 캠페인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8 독서 도시 선포식을 갖고 1년에 1 선정해 작가를 초청 시민 간담회와 낭송, 독후감 쓰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화청사' 논란을 빚었던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이 취임한 시청 동관 9 시장실을 고쳐 '하늘 카페' 조성했다. '아방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시장실을 책을 테마로 시민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시는 처음 북카페를 314㎡규모로 조성했다가 시민들의 반응이 좋자 지난 1 887㎡로 2배이상 넓혀 기존보다 100 이상 방문객을 늘렸다.

 

밖에 가평군은 2005년부터 매년 10 남이섬에서 세계 책나라 축제를 열고고 있으며, 이미 출판도시로 특화된 파주시는 연중 내내 각종 독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노숙인들에게 6년째 책을 선물하고 있는 최준영 교수(44·경희대) " 도시 읽기 운동은 미국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시작되면서 캐나다, 영국, 호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의 경쟁력은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명제 아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독서 습관 기르기에 지자체도 벗고 나서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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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기사입력 2010-10-06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