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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TBS의 고용형태--티비에스 프리랜서 노동현황 실태조사 결과

서울시가 <교통방송>(TBS) 개혁에 착수해 2019년까지 노동자 대부분을 정규직화하고 ‘티비에스교통방송재단’으로 독립시킬 방침이다. 티비에스는 1990년 개국 뒤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만 유지돼왔으며, 서울시장에 따라 논조가 바뀌는 관영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서울시 조례상 티비에스는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설치·운영되고 서울시 교통본부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다.

<한겨레>가 15일 단독 입수한 ‘티비에스 프리랜서 노동현황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7월31일 기준 전체 인원 469명 중에 450명(95.9%)이 비정규직이었다. 정규직 19명은 모두 1~2년 근무를 마치면 다시 서울시로 복귀하는 시 공무원들이어서 티비에스는 자체 정규직이 단 1명도 없는 ‘정규직 제로 회사’다. 피디, 기자, 아나운서, 카메라, 기술, 조연출 등 같은 방송제작 인력도 임기제, 프리랜서, 파견용역, 뉴딜(비공무원 기간제), 공무직 등 차별적으로 고용해왔다. 기자는 절반 넘는 23명이 프리랜서, 피디는 60명이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임기제 공무원, 12명은 프리랜서이거나 인력회사를 통해 임시직으로 계약한 파견용역 직원이다.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과 인권침해도 극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프리랜서 179명은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제작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프로그램 개편에 따라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5년 임기제 공무원들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많게는 217만원까지 한달 급여 차이가 났다. 임기제 공무원과 파견용역은 월급을 받지만 프리랜서는 주급으로 보수를 받는다. 티비에스 프리랜서 36%는 아예 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계약서를 쓴 사람들도 대부분 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 1년 계약을 맺은 노동자는 1명도 없었다. 또 설문에 응한 프리랜서 78명 중 49%는 인권침해를 당한 일이 있다고 답했다.

실태조사를 맡았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위원은 “모두가 임시노동자인 티비에스는 경영에서도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고, 노조 가입도 원천적으로 차단돼왔다. 구성원들이 조직 내 민주주의를 추진하거나 프리랜서 등 상대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수도 없는 사업장”이라며 이번 기회에 희망자 전원을 정규직화해 방송가의 왜곡된 노동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 보험, 야근수당, 유급휴가에서 배제되면서 노동권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프리랜서는 방송계에 유독 많다. 전체 노동시장에서 프리랜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인데 방송계는 43%로 추정되며, 그중 다수가 월 10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티비에스의 숙제다. 이명박 시장 시절 티비에스는 프로그램을 청계천 사업 홍보로 도배하다시피 했으며 오세훈 시장 시절엔 ‘시장 동정뉴스’를 방송해 ‘시장들의 나팔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1995년부터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티비에스를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 것을 요구해왔으나 시의 의지와 내부 동력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애초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프리랜서 직원을 제외한 164명 규모로 독립방송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조사 과정에서 프리랜서들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지난 7~8월 ‘업무 특성상 정규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뺀 희망자는 정규직화’로 고용 방침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은 “언론의 독립성·전문성 등을 위해 독립 출연기관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고용 형태를 찾게 됐다”며 “실태조사 이후 진행되는 연구에 따라 직종에 맞는 정규직화 및 고용 모델을 마련하고 새로운 고용 관계를 정립할 방침”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4591.html#csidxb6d56c711de8bcf998db616105c1f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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