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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9일 금요일

[우리 동네 랜드마크 모두의 도서관] 194만권 ‘지식의 숲 ’ 읽고 배우고 최고의 ‘시민 놀이터’, 국회부산도서관 (2024.11.5.)

 국회부산도서관

여의도 국회도서관 기록물 포화
2022년 부산에 첫 분관 열어
법학 도서·국회 발간물·의회 법령
의회·금융 교실 운영하고 상설 전시
첫 해 히트상품 5위…총 91만명 방문
2031년 세종 분원…광주시도 유치 노력

책의 숲에서 사람과 만나고 미래를 키웁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은 1952년 의정활동 지원기관으로 문을 열어 입법과 정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장서와 기록물이 매년 증가하면서 보존에 한계가 발생, 지난 2014년부터 국회도서관 분관 건립을 추진했다. 지식과 문화의 지역 균형 발전도 국회도서관이 지방 분관 개관을 진행한 이유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부산에 첫 분관을 열었으며 오는 2031년 완공 예정인 국회 세종의사당에도 도서관 분관을 오픈할 계획이다.

책의 켜와 휘어진 모습을 모티브로 설계된 국회부산도서관은 연면적 1만3661㎡(4132평), 지상 3층 규모로 모두 4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도서관이 자리한 곳은 명지국제신도시. 당초 부산시민공원 내 설립 등이 논의됐으나 부산 동·서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등을 위해 현재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평일 찾은 국회부산도서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도서관은 개관 당시인 2022년 부산 히트상품 5위에 꼽혔으며 개관 이후 지금까지 91만 여명이 다녀갔다.

도서관 1층에 들어서면 탁 트인 로비와 편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눈에 띈다. 일자로 펼쳐진 서가와 시민들이 읽고 싶은 책을 나누는 공유서가가 자리한 계단식 열람실도 인상적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서울 본관과 달리 고유의 의회도서관 역할과 함께 일반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여느 도서관처럼 시민들에게 책을 대출해 주고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책 관련 프로그램, 강연, 공연, 전시 등을 진행하는 지식센터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8월 현재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옮겨온 책 등 194만여 권이며 최대 소장량은 약 350만 권이다. 근무 인원은 기획관리과, 정보 관리과, 정보 서비스과 등 3개과 45명(열람 등 공무직 21명 별도)이다.

1층에는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유아실·수유실 포함), 계단 열람석, 로비(열람공간 포함), 전시실, 카페가 자리한다. 전시실은 국회도서관의 개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1948년 제헌국회부터 현재까지 국회의 역사를 조망하고, 국회의 기능과 역할을 알려주는 상설전시 ‘국회, 나라의 뜻이 모이다’를 열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는 ‘문자 경계를 넘다’ 전시가 진행중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자료실은 유아·아동책 약 9000권을 소장하고 있다.

2층에는 의회·주제자료실, 세미나실, 미디어창작실, 문화교실, 영상세미나실, 지식정원(강의실), 생각정원(의전 및 홍보 시설),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대면 낭독실을 갖추고 있다. 보존서고는 2층과 3층에 조성돼 있으며 재난이나 해킹에 대비한 디지털 자료 보존실도 운영 중이다.

의회자료실은 국회 소속기관의 발간자료와 참고자료, 국정감사 및 예산·결산자료,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 및 법학 분야 자료, 의회법령, 외국신문 등을 제공한다. 또 ‘국제안보와 국방개혁’, ‘주민등록법과 인구정책’, ‘스포츠&법’ 등 다양한 주제로 의회정보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방의회 관련 자료 수집, 특화주제도서 중점 수집도 하고 있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지역 지방의정지원 서비스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국회부산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도서관의 특성을 살린 ‘열린 의회 교실’은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책 속으로 떠나는 의회민주주의 여행’과 ‘생활속 법령알기’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인문학 북토크, 작가와의 만남, 문화가 있는 날 등 전문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특강 등으로 구성된 ‘인문학 산책’, 그림책 테라피, 인문학 고전 읽기, 가족 독서캠프 등 지역과 수요자 특성에 맞춘 독서 및 문화프로그램, 각종 지식 문화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부산시와 함께하는 ‘어린이 디지털 교육’,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BNK 부산은행 금융교실’ 등 지자체, 지역기업과 함께 하는 협력프로그램도 눈길을 끌며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신비한 법률’ 등 생활과 밀착된 기획도 꾸준히 진행한다.

개관 초기부터 불거졌던 접근성 문제는 지난 6월부터 인근 아파트와 학교 등을 경유하는 ‘국회부산도서관 셔틀버스’를 운영하면서 일정 정도 해소됐다. 도서관은 평일은 밤 9시까지, 토·일요일은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부산 지역의 다른 도서관들이 휴관하는 월요일을 피해 매주 화요일 문을 닫는다.

국회부산도서관 우혜정 주무관은 “국회부산도서관은 국가문헌의 보존 공간 확보와 지식·문화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건립된 공간”이라며 “국회도서관이라는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민들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최근 국회도서관 광주 분관 유치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30일 정준호 의원 등 광주 지역 국회의원 8명이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 ‘국회도서관 호남분관 왜 광주인가’는 유치를 향한 첫 발걸음이다. 이날 행사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노수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는 “국회도서관이 단순한 자료 저장소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허브와 지식공유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각 지역거점에 분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술·음악·건축·사진…예술서적 여기 다있네

‘F1963 도서관’ 1만3000여권 소장… 희귀 원서·작품집·음반 등 소장

부산의 핫 플레이스 중 한 곳인 ‘F1963’은 고려제강이 설립한 복합문화공간이다. ‘F’는 Factory(공장), ‘1963’은 고려제강의 모태가 된 수영공장이 완공된 연도를 의미한다.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해 온 수영공장 부지는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됐다.

F1963에는 Yes24 중고서점, 카페 테라로사, 국제갤러리 부산점, 공연장 석천홀과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참여한 음악공간 GMC 등이 들어서 있다.

공간을 꼼꼼히 돌아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F1963 도서관은 예술 전문도서관이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공간으로 들어서면 누군가의 거대한 서재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당초 이 곳은 대형 크레인이 매달려 있던 공간으로 층고가 낮아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단점을 바닥을 낮추고 천창을 활용해 해소했다. 중앙홀에는 매킨토시 75 진공관 앰프 등을 갖춘 오디오 기기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온다.

도서관은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 사진 관련 책 1만 30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 미술의 역사와 주요 사조를 대표하는 작품집, 국내외 유명 미술관에서 발행한 전시 도록, 근·현대 사진가들의 작품집, 국내외 명반과 공연 영상물, 악보, 유명 건축가 작품집을 비롯해 분야별 예술 관련 인문학 서적도 갖추고 있다.

특히 호안 미로의 석판화와 단 270권만 출간된 조르주 루오의 판화집을 비롯해 500여권의 희귀 서적이 눈길을 끈다.

도서관에서는 음악 아카데미, 건축 아카데미, 미술 아카데미, 사진 아카데미 등 관련 강좌를 꾸준히 개최하며 음악회도 열고 있다. 회원제(연 10만원)로 운영되고 있으며 비회원은 일일권(5000원· 3시간)을 끊어 이용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http://m.kwangju.co.kr/article.php?aid=173076660077578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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