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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31일 금요일
우리의 이웃 은하, 안드로메다 은하여
안드로메다 은하는 직경 22만 광년 이상으로 지구에서 250만 광년의 거리에 위치한다고 합니다. 우리 은하와 1시간에 50만 킬로미터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약 30억 년 뒤에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가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은하계의 사진을 보면 안드로메다 은하는 참 아름다운 은하입니다.
아무튼, 우리 은하에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숨탄것들'께,
그리고 우리의 이웃 안드로메다 은하에게
새해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0년 12월 29일 수요일
2010년 12월 27일 월요일
위기의 읽기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
2010년 12월 24일 금요일
체제의 성장
이 경제체제의 발전은 이제 "무엇이 인간을 위해 좋으냐?" 하는 질문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무엇이 체제의 성장을 위해 좋으냐" 하는 질문에 의해 결정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모순의 날카로움을 감추려고 체제의 성장(혹은 어느 하나의 대기업의 성장이라도)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이 해석은 하나의 보조적 해석에 의해 보장되었다. 보조적 해석이란 체제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제 특질--이기주의, 자기 중심주의, 탐욕 등--이 인간본성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체제뿐만이 아니라 인간본성 그 자체가 그 제 특질을 조장한다는 것이었다. 이기주의, 자기 중심주의, 탐욕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원시적 사회'로, 그 주민은 '어린애 같다'고 생각되었다. 사람들은 이런 특질들이 산업사회를 존재하도록 하는 자연스런 충동이 아니고 사회적 환경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하려 들지 않았다.
2010년 12월 23일 목요일
돈보스코직업훈련원 북카페 '별마음방' 개관
돈보스코직업훈련원은 평생을 가난한 청소년들을 돌보는 데 헌신한 돈 보스코 성인의 교육철학과 예방교육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의 청소년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길러내기 위해 힘쓰고 있는 청소년 복지 전문 기관입니다. 학교와 가정의 보살핌으로부터 이탈된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애정, 관심, 즐거움을 맛보고 재능을 살리는 직업훈련을 받으며 삶의 참된 행복을 찾고 자신감과 긍지를 기르고 있습니다.
‘희망 가득한 도서관 만들기’ 사업에서 처음 시도하는 청소년 북카페 조성을 위해 부천대학 실내건축학과 교수님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설계를 맡아서 실무팀과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무엇보다 센터 내에 밝고 아늑한 쉴 곳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도서관 역할에 더해 여럿이 모여 휴식과 놀이 등 여가활동을 즐길 문화공간으로 기능해야 했습니다. 창가에 ‘볕드는방’을 만들어 따스한 볕을 받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형 텔레비전은 영화를 보거나 발표를 할 때에도 사용되지만 독서환경 조성을 위해 배경음악을 트는 데도 쓰입니다. 바둑, 체스, 보드게임 등을 즐기도록 비치한 평상은 소규모 발표회나 공연이 있으면 무대로 활용됩니다. 세 끼 밥만으로는 온종일 입이 궁금할 나이인 청소년들을 위해 조리대와 냉장고 등을 설치하여 일과가 끝난 후 도서관은 아이들이 직접 요리하는 간이 식당 겸 찻집이 됩니다.
이날 행사에는 부모님과 보호자, 친구, 봉사자 등 지인들이 참석하여 학생들이 1년 동안 활동해온 결과물을 관람하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귀금속, 원예, 도자기, 천연비누 등 학생들이 손수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었고 사물놀이, 클래식 연주, 꽁트 연기, 미니 다큐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해주었습니다. 행사가 끝나자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한 음식으로 손님들을 대접하였습니다.
‘청소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말처럼, 돈보스코직업훈련원의 청소년들이 이 사회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가슴이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기적의도서관 1호, 그후 7년
천혜의 갯벌을 보유한 아름다운 생태도시 전남 순천. 인구 27만 명에 불과한 이 소도시의 별명은 ‘도서관 도시’다. 책을 읽고 싶으면 시내 어디에 있든지 10분이면 도서관에 갈 수 있다. 48개의 도서관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민들에게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다. 이웃을 만나고, 문화를 즐기는 ‘사랑방’이다. 어린이들은 젖먹이 때부터 책과 뒹굴며 또래와 어울린다. 주부들은 도서관 자원봉사로 나눔의 기쁨과 배움의 행복을 누린다. 고령자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며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2006년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책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아이들과, 주민들과 함께 책을 읽어 ‘책 읽어 주는 시장님’으로 불리는 노관규(50) 순천시장은 이렇게 말한다. “도서관은 빈부 차이,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읽기를 습관화하고 어른이 돼서는 평생학습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죠.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곳입니다. 중소도시의 경쟁력은 바로 도서관에서 나옵니다.”
순천시가 ‘도서관 도시’로 변신한 데는 ‘기적의도서관’ 힘이 크다. 2003년 11월 10일 순천에 ‘제1호 기적의도서관’이란 명칭과 함께 생긴 이 어린이 전용 도서관은 도서관이란 곳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확 바꿨다. 건축가 정기용씨가 “나는 이 도서관이 어린이로 하여금 상상의 여행을 떠나게 하는 작은 우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말한 곳이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의 저자인 부산대 최정태 명예교수는 곧 선보일 신간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에서 순천 ‘기적의도서관’ 성공요인을 크게 네 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시작부터 운영까지 민과 관이 함께 마음을 모은 거버넌스의 새 모델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젖먹이 아이부터 초·중학생, 엄마·아빠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도서관이라는 점을 꼽았다. 권위적이고 도식화된 도서관이 아닌 친환경·주민친화적인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매혹적인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함으로써 지금까지 소외되고 있던 지역주민을 도서관 안마당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을 들었다. 순천에 ‘기적의 도서관’이 생긴 지 올해로 7년. 과연 기적의도서관은 어떻게 또 다른 기적을 만든 것일까.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2010년 12월 8일 수요일
나는 문명의 반대편에 설 수 있을까?
나는 문명의 반대편에 설 수 있을까? | |||||||||||||||||||||||||||||||||||
'힌두 스와라지' 정신이 던지는 '난감한' 질문
2002년 03월 01일 (금) 04:02:00 한승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로지
하지만 인간의 발길은 지리산의 노고단 자락에까지 도로를 포장할 정도에 이르렀다. 야생의 생태를 침범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산이고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야생 동물은 인간에게 자리를 비켜주어야 했다. 지난 시절 큰산을 만나면 에돌아 가고 그러다 가끔은 야생 곰을 마주쳐 십년감수하던 시절과 비교해서 그것을 문명이라고 한다. 그러한 문명으로 사람은 산과 물의 경치를 즐기고 산을 깎아 위락시설을 만든다. 그런데 그 즐거움 만큼 야생의 생태는 망가지고 야생의 동물은 자기 터전에서 쫓겨난다는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한다. 반달곰의 멸종은 바로 인간 문명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사람들은 그러나 곰 몇 마리를 산에 풀어놓는 것으로 진실을 가리려고 한다. 이것이 혹시 문명의 중독 아닐까? 석유를 '지구의 피'로 생각한 남미의 원주민 부족 이것이 혹시 문명의 중독 아닐까? 남미의 어느 원주민 부족은 석유를 ‘지구의 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의 석유회사가 자신의 땅에서 석유를 채굴하려고 하자 그 부족은 목숨을 바쳐 그에 저항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부족이 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경고를 그 회사에 보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지구의 피’가 없이는 자신들의 생명도 끝장난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지구의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석유를 양껏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밥을 할 때도 석유가 필요하고, 따뜻한 물로 몸을 씻을 때도 석유가 필요하다. 일하러 나갈 때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려면 난방 보일러를 돌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농사일에도 석유가 필요하다. 엄청난 양의 비료가 석유에서 추출된다. 사태가 이 지경이니 우리는 만약 석유가 없다면 세상일이 '올 스톱'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석유의 고갈을 걱정한다. 그런데 그런 걱정 중에 한 번이라도 석유를 ‘지구의 피’라고 생각해보지는 않는다. 즉 그 석유가 곧 나의 피와 같은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석유 고갈을 대비해서 다른 대체 에너지를 찾을 뿐이다. 석유는 오직 소비의 대상일 뿐이다. 문명의 위기는 아마 석유의 고갈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와 같은 우리의 생각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은 우리의 무한한 욕망을 채워줄 만큼 무한하지 않다. 아니 어쩌면 자연은 우리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일 것이다. 그 친구를 잃으면 우리 목숨도 끝이 아닐까? ‘지구의 피’를 지키려는 남미 원주민의 저항은 바로 석유에 기반하고 있는 현대문명에 대한 저항 아닐까?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그런 사실에 눈을 막고 지구의 심장에 있는 피를 파내고 있다. 그래서 석유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것이 혹시 문명의 중독 아닐까? 당시 인도에서 현대문명의 핵심은 '철도'였다 간디는 문명의 중독을 이렇게 말한다. “문명의 치명적인 결과는 사람들이 문명을 좋은 것이라고 믿는 그 믿음의 맹렬한 불꽃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문명으로부터 기쁨을 얻는 동안 문명은 생쥐처럼 우리를 갉아먹습니다.” 현대문명에 대한 간디의 비판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당시 인도에서 현대문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철도’였다. 그에 대해서 간디는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인간은 손과 발이 이끄는 아니! 철도 없이 살자는 말인가? 전국이 1일 생활권인 지금 자동차 없이 불편해서 어떻게 살겠는가? 지금과 같은 세계화의 시대에 비행기 없이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간디의 비판은 문명에 중독되어 있는 우리의 귓전을 맴돌 뿐이다. 니코틴에 중독된 사람이 담배를 끊는 일도 만만찮은 일인데 하물며 문명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은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 시작은 ‘내가 현대문명에 중독되어 그것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자문해보는 일이다. 간디의 문명 비판을 좀더 들어보자. 그의 말은 점점 더 근원적인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간은 본래 자신의 손과 발이 이끄는 한도 내에서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철도나 그 밖의 미친 듯한 현대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많은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어려움은 인간 자신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신은 인간의 육체를 만들 때 인간의 이동 욕망에 제한을 가했습니다. 인간은 그 제한을 넘어서는 수단을 지속적으로 발명해왔습니다.…… 나라는 한 개인은 가까운 이웃들에게만 봉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이런 몸으로 우주의 모든 이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이라도 한 듯 자만에 빠집니다. 이렇게 인간은 불가능한 것을 시도함으로써 다른 자연, 다른 종교와 접촉하게 되고, 몹시 당혹스러워합니다. 이런 추론에 따르면 당신은 분명 철도가 아주 위험한 제도라는 것을 알 게 될 겁니다. 인간은 신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 인도인이 기계를 발명할 줄 몰랐던 게 아닙니다" “마음이란 쉴새없이 날아다니는 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할수록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며 만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열정에 빠져들수록 점점 더 고삐가 풀린 것처럼 방종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는 우리의 방종에 제한을 가했습니다. 우리 선조는 행복이란 어떤 마음의 상태라고 보았습니다. 사람이 부유하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며 가난하다고 해서 꼭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선조는 이를 감안하여 우리에게 사치와 쾌락을 금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쟁기로 일을 해왔습니다. 옛 모습 그대로의 농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유한 교육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생명을 갉아먹는 경쟁 체제가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생업이나 무역에 종사하면서 정상적인 대가를 요구했습니다. 우리 인도인이 기계를 발명할 줄 몰랐던 게 아닙니다. 그 반대로 우리 선조는 우리가 그런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면 노예가 될 것이고 도덕 정신을 상실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 심사숙고를 거친 후에 손과 발로 할 수 있는 일만 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진정한 행복과 건강은 손과 발을 적절하게 사용할 때 가능하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나아가 선조들은 대도시를 일종의 덫이자 쓸모 없이 거추장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매춘과 악이 들끓고 도둑과 강도들이 떼를 지어 다닐 것이며,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작은 마을에 만족했습니다.” 간디의 이러한 문명 비판은 <힌두 스와라지>의 출발점이다. 간디는 문명 중독증을 벗어나지 않는 한 ‘힌두 스와라지’ 즉 ‘인도의 자치’는 요원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출사표'를 던진다. "폐병 환자의 얼굴은 매력적인 느낌마저 줍니다.그래서... " “서양 문명에 감염된 사람들만이 노예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우리의 보잘것없는 척도로 측정하곤 합니다. 우리가 노예일 때는 세상 전체가 노예 상태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인도 전체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우리의 노예 상태를 인도 전체에 전가하는 것이 속 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방된다면 인도도 해방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스와라지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다스리는 것, 그것이 스와라지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스와라지를 꿈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가만히 앉아만 있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그려 보이고자 하는 스와라지는 그것을 한번 인식한 뒤에는 우리 삶이 끝날 때까지 다른 사람도 그렇게 행동하도록 설득하고 노력하는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스와라지는 각자 스스로 경험해봐야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노예인 주제에 다른 사람을 해방시키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가식에 불과합니다.” 인도인을 향한 간디의 출사표가 나의 가슴을 겨누고 있다. 나는 과연 문명의 노예인가 아닌가? 나는 과연 문명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문명이 악이라는 말의 참뜻을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폐병 환자는 죽을 지경이 되어서도 삶에 집착한다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폐병은 눈에 띄는 상처를 만들지 않습니다. 폐병에 걸린 환자의 얼굴은 매력적인 느낌마저 줍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믿게 됩니다. 문명도 그와 같은 질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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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일 목요일
껍데기는 가라
<미디어오늘> 2010년 12월 1일자 고영재(언론인)의 칼럼 '껍데기는 가라'에서 한 대목 옮겨 놓는다.
오늘도 대한민국은 껍데기가 판치는 세상이다. 언론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사회적 목탁’으로서의 언론의 지위는 옛 교과서에만 실려 있다. 정치는 비틀거린다. 국민들은 정치를 믿지 않는다.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내뱉기 때문이다. 껍데기 세상의 두 주역은 정치와 언론이다. 무엇보다 언론의 죄가 무겁다. 언론이 ‘껍데기 정치’를 채찍질하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터다. 정권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 무한권력을 휘두르며 날뛴다.
참말이 사라진 시대다. 적어도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 징표로서의 언론은 없다. 국민이 언론에서 진실을 찾는 시대는 분명 아니다.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현상은 언론의 죽음을 의미한다. 언론의 침묵과 과장은 위험수위를 넘었다.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한 신문은 한 때 ‘할 말을 하는 신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독자들을 유혹했다. ‘진실’과 ‘정의’, ‘정론’은 이른바 조·중·동의 한결같은 다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무지, 위선과 거짓에 한없이 너그럽다. 한때 높아진 신뢰도를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국민의 방송’도 국민의 뜻을 저버린 채 ‘MB찬가’를 부르기에 바쁘다.
강은 왜 흘러야 하는가. 고위 관료는 어째서 도덕적으로 떳떳해야 하는가. CEO식 대통령의 독선은 왜 문제인가. 국가 권력의 탈선은 또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불법적인 민간 사찰은 누가 무엇을 위해 저지른 짓인가. 이 헌법 체계를 우롱한 행위에 청와대는 어디까지 관여한 것인가. MB의 유별난 과시욕이 빚어낼 위험성은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가. 최고 권력자는 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는가. 부자감세가 가져올 국가재정상의 위험과 국민 사이의 위화감은 없는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지만 ‘강부자’, ‘고소영’ 인사는 정당한가. 4대강 사업 하청공사가 왜 동지상고 출신에 집중된 것인가. MB 정권이 추구하는 일관된 미래전략이 존재하는가. 그 전략은 정교하고 합당한 것인가. 무소불위의 검찰권은 무엇 때문에 최고 권력자 앞에 작아지는가. 주류를 자처하는 언론들은 하나처럼 ‘정권의 문제’를 외면한다. 이는 MB 정권에게도 불행이다. 궤도 수정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터다.
빈 수레 요란하듯, 엉뚱한 호들갑은 언론의 또 다른 병이다.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쏟아진 갖가지 보도와 특집 프로그램은 오히려 그 효과와 정당성을 깎아내렸다. 최근 연평도 사태 보도를 보아도, ‘알맹이와 껍데기’가 뒤집혀 있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변함없는 전제조건은 평화다. 북한의 도발행위를 분노하고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거기에 있다. 현 사태를 ‘군사적 게임’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흥분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반도 게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과는 비교되지 않는 무서운 게임이다. 금메달 과녁을 명중시킨 열여덟 살 소년의 냉정·침착성을 따라가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농어촌에도 도서관 세우자
농어촌에도 도서관 세우자
동아일보 1965.04.13 기사(칼럼/논단)
농어촌에도 도서관 세우자
농촌의 근대화 없이 한국의 근대화 바랄 수 없다
제2회 도서관주간에 제의한다
엄대섭
1955년 도협이 창립된 이후 10년간에 한국의 도서관은 장족의 발전을 보아 총 1천1백71개(공공 48개, 대학 1백1개, 학교 9백50개, 특수 72개)의 도서관수를 헤아리게 되었다.
그런데 일정시 1935년 통계에도 전국에 61개, 남한에 41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해방 20년간에 공공도서관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도서관법 제정을 계기하여 한국의 도서관은 공공도서관 증설에 주력할 줄 믿는다. 아울러 운영방법을 개선하여 농어촌과 도시 변두리에 봉사의 중점을 두게 될 것을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만약 현재와 같은 운영이 계속된다고 하면 공공도서관이 10배, 100배로 증설된들 도서관 본래의 사명과는 거리가 먼 한낱 장식적인 존재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 까닭은 공공도서관이 아니라 도심지의 일부 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종합적인 사회교육센터이다. 학생보다도 일반에게, 도심지보다도 변두리에, 도시보다도 농어촌 위주로 봉사해야 한다.
한국의 근대화는 농촌의 근대화를 뜻하며 독서환경의 마련 없이는 농촌의 근대화를 바랄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의 실정은 모든 문화시설이 도시에 집중되어 농촌은 현대문명을 외면하는 전근대적인 환경 속에 놓여 있다.
농어촌에 대한 도서관 봉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도서관분관으로서의 마을문고 설치에 있다. 지금 농어촌 봉사에 주력하고 있는 도서관은 경주시립과 경기도 파주군립, 그리고 전남 강진군립도서관이다.
여타의 공공도서관이 관내 봉사로 현상유지하는 데 반하여 전기의 공공도서관은 변두리 농촌에 봉사의 주력을 두고 있다. 경주에 86개, 파주에 41개, 강진은 60개의 마을문고를 설치하고 그 모체로서 이들 문고를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땅의 식자층에서는 아직도 농민들이 독서할까 라고 반문한다. 무식한 말씀이다.
8.15후 학교교육의 보급과 문맹퇴치 운동의 성과로서 대다수의 농어촌 주민들도 독서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에게 알맞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훌륭한 독서인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능력과 의욕을 가지면서도 가난한 환경 때문에 독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농어촌 주민에게 독서의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 우리 공공도서관의 급선무임을 굳게 밎는다. (마을문고진흥회 회장)
학교도서관의 실태
학교도서관의 실태
경향신문 1962.12.22 기사(뉴스)
학교도서관의 실태
선진국엔 학교마다 완비
학교시설의 필수적인 것으로 등장
우리나라선 너무 무관심
흔히 외국에서는 "그 학교의 교육이 진보적인가 퇴보적인가를 알려면 우선 학교도서관이 있으냐 없느냐만 보면 된다"고 말한다. 오늘날 학교교육 방법의 새로운 전향(轉向)과 함께 학교도서관은 필수적인 학교시설의 한 가지로 등장하고 있다.
"좋은 학교도서관은 좋은 학교를 만든다"는 구호 아래 1930년 이래 학교도서관이 학습의 중심이 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아무리 작은 시골학교라도 도서관 없는 학교가 없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1944년 교육법을 개정하여 학교마다 반드시 학교도서관이 있어야 한다고 못을 박아 놓았으며 프랑스에선 1915년에 벌써 학교도서관 설치를 법제화하고 마을의 공공도서관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개교령(開校令)을 내렸으며 법률로 아동 1인당 1천원 가량의 국가보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련은 "스스로 책을 이용하고 사랑하고 아낀다"는 법령에 따라 학습연구와 과학의 기초를 닦는 곳으로 학교도서관을 국가계획으로 실행하여 독・소 전 이전에 81%에 이른 국민학교도서관을 전후에는 거의 완비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학교도서관법이 제정된 것은 1953년이었다. 15조로 된 이 학교도서관법에 의하여 모든 학교는 반드시 학교도서관을 가져야 되게 했으며 국가에서 예산의 50%, 사친회에서 50%를 부담하게 되었다. 2부 수업을 하더라도 학교도서관은 갖춰야겠다는 절실한 요구에 의해 교장실이나 직원실을 없애고 복도로 옮긴 예며, 학교도서관을 위해 토끼를 기르고 닭을 쳐서 이룩한 '양토도서관'이나 '양계도서관'이 있는가 하면 도토리를 주워 모으고 벼이삭을 주워 이룩한 시골 국민학교의 꾸준한 노력, 자모회에서 점심시간에 빵을 팔아 학교도서관을 만든 눈물 겨운 시련기를 거쳐 오늘의 완비된 학교도서관의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날 사친회비를 마음대로 거둘 때에도 교육자들은 이런 데 무관심했다. 도심지 학교들도 교장실 한 구석에 '액세서리'로 몇 권의 아동도서가 낮잠을 잘 정도이며 이것은 학교장의 개인 주택의 규모와 비교해볼 때 너무나 초라한 것이다. 작년말 문교부의 학급문고설치통첩에 따라 학교도서관에 대한 의욕이 생기긴 했으나 예산 한푼 안 주면서 '잡부금 징수 엄금'의 불호령까지 내렸기 때문에 엄두를 못낸다는 것이 교육계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예외는 더러 있었다. 인천시 창영국민학교의 별도 건물을 가진 학교도서관이나 고양군 송포국민학교의 경우가 있다. 송포교의 교장은 교장실을 비워주고 교사들은 창고에 버린 헌 책상 걸상으로 책상과 열람용 책상을 만들고 어린이들이 싸리비를 만들어 책과 교환하고 졸업생들의 "아우들을 위한 책 한 권 선사하자"는 결의 등으로 2천여 권의 도서를 마련한 얘기가 있다.
사전 이용법을 공부하기 위해 일부러 무거운 <국어사전>을 짊어지고 다니는 어린이들을 볼 때, 또는 만화가게에 모이는 어린이들을 볼 때, 학교도서관은 더욱 절실해진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중농정책을 부르짖으며 농촌문고 설치를 외치는 마당에서는 프랑스와 같은 지역사회의 공공도서관을 겸하는 학교도서관 설립을 서둘러야 될 것이라고 뜻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주장한다. 학교도서관은 아동의 자발적인 참여로써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교재 '센터'로서, 마음의 폭을 넓히는 독서실로서 스스로 이용하는 그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도서자료실, 열람실, 과학자료실, 실험실, 시청각교실, 작업실 등을 갖춘 규모의 학교도서관은 우리 실정에선 요원한 일일지 모른다. 다만 교실 한 칸을 이용해서라도 꾸준히 책을 수집하고 가정의 도서들을 차용한다든지 해서 어린이들의 독서지도를 하는 한편 지역사회에의 대출을 겸하면 수년 내에 우리도 새로운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여전히 햇볕을 못보는 <도서관법>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라면 <학교도서관법>만이라도 하루빨리 제정되길 바라는 간절한 기원은 아동출판을 육성하는 길만이 아니라 장래를 위한 가장 긴박한 '투자'일 것이다.
아쉬운 '마음의 양식'-독서주간과 농촌에 책보내기 운동
아쉬운 '마음의 양식'
-독서주간과 '농촌에 책보내기운동'
지금까지의 운동은 성과 없어
기껏해야 잡서류만 보내
162개의 '마을문고'에 기대
제8회 독서주간이 시작되었다. 독서주간의 설정 목적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이외의 사람에게 책을 읽히자는 데 있다. 책을 읽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은 다방이나 사랑방에 모여 앉아서 남의 험담이나 하기가 일쑤. 그래서 국민운동 중에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국민개독운동(國民皆讀運動)이라 하겠다. '한국도서관협회'와 문교부는 해마다 독서주간을 설정하여 독서운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도시 중심의 운동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한번 시야를 돌려보면 독서운동은 도시보다 농촌에 더 강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농민들은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다. 책을 통하지 않고서는 필요한 지식을 얻을 길이 없는 그들이다.
책은 농민에게 주어야 하고 또 읽혀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 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을 뿐이나 그것도 도시에만 편중되어 있다. 다행히 5.16혁명 후 농민에게도 책을 읽혀야겠다고 해서 지난 4월부터 '농촌에 책보내기 운동'이 재건국민운동본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농민에게 책을 보내자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전국 2만여 리동(里洞)에 한권(100원꼴) 씩만 보낸다 해도 200만원이 있어야 한다. 이래서 시작된 것이 휴지모으기 운동이다.
재건운동본부에 의하면 관공청에서 쏟아지는 휴지는 연간 70만 관, 값으로 쳐서 900만원, 한 리동에 4권 이상의 책을 보낼 수 있는 돈이 된다.
아직은 계획뿐이지 결과는 1년 후에나 기대해볼 일이지만 그 '아이디어'만은 높이 사줄 만하다.
기록을 들추어보면 이제까지 농촌에 책이 전혀 없었던 것만도 아니었다.
지난 6월말 현재 문교부에서 낸 <전국 농촌문고 일람>이라는 책자를 들추어보면 전국 12,569개 리동에 22,732개의 농촌문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표1 참조)
한 리동에 한 개 이상의 농촌문고가 있어 숫자상으로는 제법 풍성한 느낌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그것은 도시에서 헌 책(잡지나부랑이)를 모아 농촌으로 보낸 것에 불과하고, 거기에 체면닦음으로 '농촌문고'라고 박아 <채소가꾸기> <영양요리법> 등 소책자를 15집까지 내어 보내었을 뿐이다. 지금 그 흔적이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는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와는 별도로 공보부에서는 따로이 주간 <농촌문고>를, 농림부에서는 농촌진흥청을 통해서 월간 <농촌지도>와 그밖의 도서를, 농협중앙회에서는 <새농촌을 위하여>라는 책자와 기타 서적을 내어 서로 다투어가면서 농촌문고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농민에게 책을 읽힐 수는 없다.
다년간 농촌독서운동에 종사하였고 현재 마을문고진흥회 회장으로 있는 엄대섭 시는 "지금까지 관청의 농촌문고 설치운동은 전적으로 실패했다"고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 지금까지의 농촌문고 운동은 책보내기 운동에 그쳤다. 둘째 형태(문고함)와 운영체(독서회)가 없어 보낸 책의 보관책이 없었다. 셋째 선택 없는 잡서만을 보내어 농민들에 읽힐 의욕을 주지 못했다 등등.
사실상 독서란 강요돼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읽고 싶은 의욕이 생겨야 하며 알기 위해선 읽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자각이 없이는 안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문교부 같은 데서 헌책 몇 권을 보냈다고 해서 농민들이 곧 책을 읽으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그래서 행정당국의 이러한 맹점을 보충해서 농촌문고를 성공시켜 보자고 나선 것이 '마을문고진흥회'(명예회장 마해송)라는 조그만 민간 조직체였다.
진흥회가 이런 취지 아래 처음으로 지난 61년에 경주 지방의 농촌부락(30가구 이상 되는)에 30개의 마을문고를 설치해보았다.
그러던 것이 금년 10월 20일 현재 전국에 162개의 마을문고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표2)
문고 하나의 비용은 3천원 정도. 그 돈으로 선정된 우량도서 2,30권과 책장(사진 참조)을 사서 기증자가 지정한 마을로 보낸다. 책을 받은 마을에서는 곧 독서회를 조직하여 회원끼리 책을 돌려 읽으며 또 보관을 한다.
더욱 회원은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공동출자를 하여 필요한 새 책을 계속 사보태고 책수가 많아지면 따로 순회문고함을 만들어 이웃마을까지도 서로 돌려가며 독서운동을 차츰 넓혀간다는 것이다.
동 진흥회는 이번 독서주간을 기념해서 11개의 마을문고를 새로 설치하도록 자금을 기증받았다는 소식이다.
독서주간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해는 1927년, 해방후로는 이번으로 여덟번째. 이제 농민들에게도 책을 읽혀야 한다는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는 모양이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해서 읽혀야 하느냐가 숙제. 독서주간을 맞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사진> 농민에게 '마을문고'가 유일한 '지식의 보고'이기도 하다. 경북의 샛골 '마을문고멤버'들.
'마을문고' 전시회 14일부터 20일까지
'마을문고' 전시회 14일부터 20일까지
동아일보 1962. 07. 13 기사(뉴스)
'마을문고' 전시회
14일부터 20일까지
앞으로 5년 동안 전국의 농어촌에 1만개의 '마을문고'를 설치하도록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마을문고진흥회'에서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9시-19시) 국립도서관에서 '마을문고전시회'(제1회)를 가지리라고 하는데 전시품은 '마을문고함' '순회문고함' '마을독서회' 사진 등이라고 한다.
퍼져가는 '마을문고'
퍼져가는 '마을문고'
동아일보 1962.07.01 기사(뉴스)
퍼져가는 '마을문고'
각고 12년--엄대섭 씨의 활약
이미 50개소 마련
66년까지 1만개소를 목표
'3천원짜리' 전국에 운동 펴
"고향이나 연고지에 3천원짜리 도서관을 선사하자"는 구호 아래 12년 동안 노력해온 사람이 있다. 변호사 남정섭 씨의 호응을 얻어 서울 종로구 종로1가 44에 있는 남 시의 사무실에 지난 1일 '사단법인 마을문고 진흥회'라는 간판을 내건 엄대섭(42) 씨의 주장은 색다르다.
이미 경주에서 변두리 농촌에 5십여 개의 문고 설치에 성공하여 이번에 전국운동을 목표로 상경한 엄씨에 의하면 "여태까지 농촌문고운동은 농촌문고 설치운동이 아니라 농촌에 책 보내기 운동이었습니다. 나는 먼저 '문고함'과 책을 보내고 마을에 독서회를 조직하게 하자고 주장합니다"고 말하였다.
한국도서관협회 초대 사무국장으로 7년간 일하였으며 현재도 경주시립도서관장 일을 십년간 맡아보고 있는 엄씨는 3천원으로 마을문고가 서는 경과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천3백원으로 '함'을 만들고 나머지 천7백원으로 기본도서를 구입하며 이 도서관을 기증받는 마을은 미리 독서회를 조직해야 되며 독서회원은 한달에 5원씩 회비를 내어 매월 한 권 정도의 책을 사서 넣도록 한다. 만일 핵을 사넣지 못하면 문고를 기부한 설립자의 양해를 얻어 문고를 다른 마을로 옮기게 한다고.
<사진>...66년까지 1만 개의 '마을문고'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엄씨는 자기가 사재를 털어 고향인 울산에서 운영하던 '사립무료도서관'을 경주시립도서관에 기증하자 동 도서관장이 되었다 한다.
부락마다 문화 '센터'를
부락마다 문화 '센터'를
경향신문 1962. 03. 12 기사(칼럼/논단)
부락마다 문화 '센터'를
김익달
자매결연을 하기 위하여 경부고가 충북의 접경인 상주군 모서면 병산리에 다녀왔다. 이곳은 읍내에서 '뻐스'로 60리 또 도보로 30리나 되는 벽촌이었다. 1백4호나 되는 이 마을은 높이 9백80미터인 소백산맥인 백화산을 등지고 좋은 자연환경이었으나 아직은 완전 문맹이 91명이었고 농우가 35두, 돼지 40두, 닭 1백25수라는 보잘것없는 가축을 가지고 있을 뿐 문자 그대로 원시적인 가난과 무지의 생활이었다. 신문 한 장, 잡지 한 권 '라디오' 한 대도 없었으니 말이다. 혁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이 마을 사람들도 이제는 고리체 정리를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동민의 유일한 오락이던 도박도 일제 지양되었고 음주도 최근에는 줄어졌다고 한다. 이나마의 성과도 군과 면의 행정당국자들의 대단한 열과 노력의 소산으로 엿보였다. 그러나 과거 5.6차의 국회의원 선거로 술 사주고 돈 주어가며 표를 찍어달라던 인습과 타성이 농후해서 영농자금 등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데 있어서는 잘못하면 의타심만 조장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며 이러한 것을 근본적으로 시정하여 국가의 지상사명인 농촌부흥을 이룩하는 데는 첫째로 문맹퇴치와 계몽이 선행하여야 한다. 농촌문고니 뭐니 하고 신문에 떠들어댔지만 고작해야 '새나라신문'이 오고 있을 뿐이었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그들의 오락과 취미였던 도박과 음주에 대치하여 '라디오'를 듣고 신문과 잡지, 서적을 보게 함으로써 그들이 자가한 국민이 될 때 비로소 국가재건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그러므로 농촌계몽운동은 구호에만 그치지 말고 근본적으로 국가가 예산 조치를 해서 부락마다 문화 '센터'를 만들어 적어도 '라디오' 1대와 4,5종의 신문, 7,8종의 잡지, 2,3백권의 서적을 구비해서 동민이 자유롭게 문화혜택을 입도록 해야 하겠다. 그러자면 한 마을에 15평 정도(10평은 청년회 회의실, 5평은 도서실)의 동사를 짓게 하되 노력은 동민의 근로동원으로 하면 자재비 약 50만환이면 될 것이고 서적구입비 30-40만환과 신문, 잡지 1개년분에 10-20만환이면 충분하니 전국이 2만4천여 개 리라면 총예산 2백40억환이 되며 이것은 우리나라 국가 전체 예산의 4% 정도가 되는 것이다. (학원사 사장)
도서관법 제정을 앞두고
도서관법 제정을 앞두고
동아일보 1962.04.15 기사(칼럼/논단)
도서관법 제정을 앞두고
-해결되어야 할 법안의 문제점
엄대섭
우리의 도서관법은 실로 난산이다.
그러나 5.16 후의 정세는 크게 변화하였다. 혁명 후 최고회의와 문교부는 도서관법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과감하게 입법을 서두르게 되었다. 꿈 같은 일이다.
과거 도협에서 7년간 회기마다 입법을 건의하여 유산을 거듭해오던 도서관에 비로소 서광이 비치게 된 것이다.
법안은 그동안 관계부처의 심의를 거쳐 현재 몇 조항의 문제점을 조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때에 다소의 참고가 될까 하여 법안의 문제점을 구명하는 바이다.
1. 국립도서관법을 별도로 제정하는냐 일반도서관법에 포함하느냐. 2. 사서자격을 문교부장관이 관장하는냐 국립도서관장이 관장하느냐. 3. 공립도서관의 열람료를 받느냐 받지 아니 하느냐. 4. 재정면에 난관이 없겠는가. 이상의 4개 조항이 문제점이 아닌가 추측된다.
첫째, 국립도서관법은 별도로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도서관계의 공통된 견해이며 기왕의 법 초안도 이러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국립도서관의 기능에 상부한 조문을 갖추려면 일반도서관법보다 오히려 더 많은 법조문이 필요할 것이며 기구 예산 업무 등의 조문설정에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니 긴급한 일반 도서관법 제정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
둘째로 여러 외국의 국립도서관장은 적어도 별정직 공무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9종(금 4월 5일 현재)이나 되는 일반공무원에도 끼우지 못하고(국립박물관장은 1급) 2급공무원으로 냉대받고 있는 실정이니 이와같은 인식단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먼저 일반도서관법을 제정하고 다음에 국립도서관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사견으로서는 만약 당국에서 종합법을 제정한다는 견지에서 국립도서관 조문을 포함한다면 그 명칭과 기능은 현재의 국립도서관을 명문으로 보장하고 관장을 일급공무원으로 규정하며 일반도서관 업무 외에 납본, 국제도서교환, 종합목록 및 국가서목의 편간, 그리고 도서관요원양성소(구 국립도서관학교의 부활) 및 도서선택위원회의 설치, 이상을 조문으로 규정하는 정도로 하는 것이 현명할 줄 안다.
도서관요원양성소는 대학 도서관학과의 고급 사서 양성과는 달리 앞으로 급속도로 증설될 공공도서관의 실무요원을 확보하는 데 그 주안을 두어야 할 것이며, 도서선택위원회는 외서 구입의 적정을 기하기 위하여 각 전문 분야의 적임자로 구성하여 제한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집서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사서 자격은 어느 나라에서나 대학 또는 대학원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한 자와 동등 이상의 자격자에 대하여 주무부장관이 인정 또는 고시를 거쳐서 부여하는 것이니 도서관학과 사서의 직능을 이해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문교부장관이 관장하는 당연한 일임에 이론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셋째, 공공도서관의 열람료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는 문제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식자층에서 공공도서관을 수지사업인 양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분들에게는 2차대전 후 세계 여러 나라의 공공도서관의 비약적인 발전상이 믿어지지 않을 것이나 오늘날 일반 국민에 봉사하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료를 징수하는 곳은 한국뿐이라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면 이들 여러 나라에서 공공도서관의 열람료를 폐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공도서관은 사회교육을 위한 의무 교육 시설이다"라는 관념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의 열람료를 폐지하자는 것은 도서관계의 오랜 현안이었으나 이미 경주시립도서관에서 솔선 실시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혁명 후는 최고회의도서관을 일반국민에게 무료개방하게 되었으니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공공도서관의 열람표 폐지는 문제될 시기가 지난 것으로 안다.
넷째, 재정에 대한 염려인데 이 또한 실정을 모르는 데서 오는 기우에 불과하다. 공공도서관의 연간 경비를 개산(槪算)한다면 먼당 40만환, 읍당 80만환, 군당 100만환, 시당 200만환, 특별시의 구 및 도당 500만환으로 가능하다.
건물 문제에 있어서는 읍 면립은 대출 위주로 경영하기에 읍면회의실를 겸용할 수 있으며 이것은 이미 성공하고 잇는 것이다.
시 군립은 구 교육구 및 교육위원회의 청사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의가 문교부로부터 시달되고 있는 줄 안다.
특별시와 도는 계획만 서면 건물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각급 공공도서관의 내부 시설비는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일년 경비 정도로 구비할 수 있으니 가난한 우리나라에서도 무리없이 마련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 있어서는 대학은 대학설치기준령으로 이미 모든 대학에 설치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또한 시설기준령으로 각기 재정능력대로의 학교도서관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
국민학교는 교실 완비에도 힘겨운 우리네 실정에 맞도록 우선 낭하(廊下) 또는 창고 구석을 이용하여 독서하는 도서실이 아니라 도서관교육을 위한 도서실을 설치하자는 것이니 재정적인 염려가 있을 수 없다.
서상(敍上)한바 우리나라의 도서관법은 결을 근거로 도서관을 시작한다는 것보다 이미 설치되고 또 설치단계에 있는 도서관의 설치와 사서직을 보장하자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도서관이 특수층의 상아탑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만민의 공동서재요, 학교의 심장이요, 사회의 두뇌로서 필수불가결한 시설인 것이다.
도서관법규가 완비되어 인구 2천명 또는 3천명 당 1개 도서관을 가진 선진국을 말할나위도 없거니와 이웃 일본만 해도 전후 일반도서관법, 학교도서관법, 국립국회도서관법을 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국가재건의 토대가 되는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도서관법 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전 도서협 사무국장)
농촌 마을문고보급회를 허가
농촌 마을문고 보급회를 허가
동아일보 1961. 11. 10 기사(뉴스)
농촌 마을문고
보급회를 허가
9일 문교부는 농촌마을 문고보급회의 설립을 허가하였다. 농산어촌에 마을문고를 보급하여 주민들의 직업적 사회 문화적 자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동 사단법인의 임원은 다음과 같다.
-이사장: 마해송
-이사: 최태호, 정영조, 엄대섭, 이종기, 남정섭
국회의 대북규탄결의문과 조승수의 반대토론
대한민국 국회는 2010년 11월 25일 대북규탄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 대의기관에서 어떤 내용의 결의를 하였는지 확인하고자 결의문 원문을 찾아보았다.
대한민국 국회는 11월23일 민간인 거주지역을 포함한 연평도 일대에 북한의 불법적이고도 비인도적인 포사격행위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이는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무력도발행위로서 전 국민과 더불어 강력히 규탄하고,
정전 이후 유례가 없는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는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하며,
나아가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행위로서, 이로 인하여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수호한다는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지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대한민국 국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로 인하여 희생된 주민 및 장병에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2. 대한민국 국회는11월 23일 북한의 우리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불법적인 포사격행위는 남북기본합의서 및 정전협정, 유엔헌장 제2조 제4항 등을 위반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명백한 무력도발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
3.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4.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침략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북한의 사죄와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5.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연평도 일대 주민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사회적·경제적인 불안이나 동요가 발생되지 않도록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특히 피해지역에서 대피중인 주민들의 구호와 피해시설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6.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이번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는 남북문제일 뿐만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중대한 국제문제이므로 그 엄중함에 대하여 국제연합(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와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병행할 것을 촉구한다.
7. 대한민국 국회는 그 누구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됨을 천명한다.
이 '북한의 무력도발행위 규탄 결의안’에는 재적의원 298명 중 271명이 표결에 참여했다고 한다. 찬성은 261명, 반대 1명, 기권 9명. 나머지 27명은 개인 일정이나 해외 체류 등의 사유로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눈에 띄는 것은 반대 1명. 그 반대자는 다름아닌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라고 한다. 조 대표는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에 나섰다고 하는데, 그 반대토론의 내용을 확인해보고자 찾아보았다. 토론의 내용을 읽어보니 일리 있는 내용이었다. 기록을 위해 그 반대토론문도 인용해둔다.
○조승수 대표 반대토론 전문
진보신당 울산 북구 출신 조승수 의원입니다. 토론에 앞서 먼저 이번 연평도 북한의 도발사태로 인해서 돌아가신 두 분의 장병, 그리고 두 분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서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또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저는 오늘 대단히 복잡한 심정으로 이 반대토론 자리에 섰습니다. 정전협정 이후로 유사 이래로 처음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과 저는 북한정권의 군사적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자 합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번 도발행위는 용납될 수도 없고 인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응분의 책임을 북한정권은 분명히 져야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전쟁을 겪었습니다. 수백만의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고 다치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국민의 정서의 저변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고히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규탄 결의문이 담고 있는 기본적 취지, 북한의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한 규탄은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리고 그 북한정권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도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옹호가 아니라, 저는 누구보다도 북한정권의 비이성적인 행동, 최근의 3대 세습 문제까지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그러나 자칫 이 북한의 군사도발 문제를 계기로 해서 우리가 군사적 대응만을 국회에서 결의해서 목소리를 높인다면 지금 정부일각과 일부 정치인들이 얘기하고 있는 강경한 대응, 몇 배의 입장보복, 즉각적인 응징 과연 이런 것이 한반도 평화에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규탄하더라도, 우리 국회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짚어내고 항구적으로 평화체제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분명하게 담아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구로서 대표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적 행동에 군사적 대응으로만 일관한다면 북한의 행위와 그 행위를 비판하는 행위의 의미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국민의 정서가 분노해있고 북한에 대한 규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정서의 한편에는 군사적 대응으로 확전이 되거나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서 우리 국회가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이성적으로 규탄과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 결의문에 담겨져 있어야 하기에, 저는 이 결의문 자체를 많은 부분을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대응 중심의 결의문은 찬성할 수 없는 입장임을 밝힙니다. 의원님 여러분의 깊은 고민과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네트워크 저널리즘
<프레시안 books> 2010년 11월 26일. 안은별 기자와 공훈의 <위키트리> 발행인 인터뷰 글 2012년 <조선일보> 1면이 사라진다? 기자도 짐 싸야지! 가운데 한 대목. 공훈의 대표는 최근 <소셜 미디어 시대, 보고 듣고 뉴스하라>라는 책을 낸 바 있다.
프레시안 : 그럼 언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공훈의 : 첫 번째로 뉴스 콘텐츠를 재정의해야 한다.
역 피라미드 형식의 정제된 스트레이트 기사들, 이 형식은 누가 정했나. 독자들이 좋아해서가 아니라 공급자가 편하도록 만들어서 굳어진 거다. 제한된 지면에 엑기스만 잘라 전달하는 것에 독자들은 이미 염증이 나 있다. 여론조사, 동영상, 지도, 증강현실까지 공짜로 제공되는 옵션들을 끼워 넣어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뉴스 생산 과정을 열어라. 다시 말해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독자들을 참여시키는 거다. 뉴스 룸처럼 폐쇄된 곳이 없다. 뉴스 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세상의 지극히 작은 샘플이며, 거기서 세상을 재단하는 느낌도 착각에 불과하다. 뉴스 룸의 문을 활짝 열고 콘텐츠가 아닌 콘텍스트를 창조해 내야 한다.
그래도 체계적 탐사 보도는 여전히 전통적 저널리즘의 영역에 남을 것이다. 하지만 탐사 보도 역시 뉴스 룸 안에서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의 미디어연구소 '폴리스'의 찰리 베켓 소장이 저서 <슈퍼미디어>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일반 시민이 저널리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라."
그가 말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이란 뉴스 생산에 일반 시민과 각계 전문가, 기자가 서로 협력하는 체제를 말한다. 베켓은 시민 참여가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적 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 여론 중시한다는 우리 언론은 과연 그 '핵심적 부분'까지 이양하거나 공유했는가? 자문해 볼 일이다.
국립도서관은 어디로
국립도서관은 어디로
동아일보 1960.10.21 기사(뉴스)
국립도서관은 어디로
다른 나라는 몰라도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한 촌락에 2천 명 이상의 인구만 되어도 도서관이 하나씩 있는가 하면 이동식 도서관이 있어 국민의 교양을 높이고 있다 한다.
헌데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떠한가? 국립도서관 예만 들더라도 말이 아니라는 거다. 본디 도서관이란 특수한 기술, 관리 양면이 병행해야 될 것인데, 지금까지 행정부 면에 예속되다시피하여 추종해왔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은커녕 예산 부족에 겹쳐 기능을 발휘할 도리가 없어 도서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이 정권 때에는 문교부 무슨 국장을 하다가도 그 자리(거의 좌천)를 물러나게 되면 밥자리를 구해가는 곳이 바로 이 국립도서관이었다는 정평이 있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착각이라도 이만저만이 아니지, 전력이 무슨 국장이요, 양복깨나 말쑥히 입고 양담배나 태우면 관장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관료식 사고방식으로는 국민이 가까이 할 수 있는 이름 그대로의 국립도서관이란 영원한 꿈이 아닐 수 없다.
문교부 당국의 할일이 산더미 같은 것이나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부문의 하나도 도서관을 바로잡는 일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법안을 제정 실시하여 행정에서 분리시켜 도서관 본래의 성격을 살려 운영하는 길이리라.
이럼으로써만 고정 열람자만이 다니지 않는 국민의 도서관이 될 것이다.(H)
도서관은 혁신될 것인가?
도서관은 혁신될 것인가
동아일보 1960.10.21 기사(칼럼/논단)
도서관은 혁신될 것인가
독서주간에 즈음하여
엄대섭
방금 국회에 제출되고 있는 명년도 예산안을 보면 제2공화국 문교부가 도서관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국립도서관 예산이 현연도의 5천9백만환에서 1억3백만환으로(기중 도서구입비는 8백만환에서 2천5백만환)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예산이 현연도의 1천3백만환에서 4천7백만환으로(기중 도서구입비는 3백만환에서 3천3백만환) 경북 전북 전남 부산의 4개 국립종합대학의 도서관 예산이 현연도 평균 2백7십만환에서 7천7십만환으로(기중 도서구입비는 평균 5십만환에서 5백만환) 각각 대폭 인상되어 있다. 이는 특례에 속하는 일로서 문교부와 예산 당국자의 이해와 용단에는 경의를 표하는 바이나 과거 이정권(李 政權) 하에서도 연간 1천만환 내지 3천만환의 도서를 구입해온 일부 건전한 사립대학을 추급하려면 전도요원한 감이 있다.
그리고 도서관 예산 전액을 후원회비 등에서 또는 도서관비 징수로 충당하고 있는 각종의 국립단과대학과 예산의 부족액을 전기한 방법으로 충당하고 있는 국립종합대학의 등록금 인하가 문제되고 있는 실정 하에서 어떻게 하여 도서관의 최저사명이라도 감당할 것인가는 국가적으로나 대학의 학문연구 상으로나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립대학도서관의 예산은 전술한바 소수 건전한 대학을 제하고는 대학을 영리기업체로 아는 듯한 경영자들이 적게 들이고 많이 걷겠다는 수지타산에서인지 대학설치기준령의 도서수량을 메우는 데만 관심이 있을 정도로 한심한 실정이다.
원래 대학은 도서관이 그 심장인지라 예산면에서도 마땅히 우대받는 것이 상식인데도 오히려 천대가 극심하다는 것은 조속히 시정을 요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입법부에는 국회도서관을, 사업부는 법원도서실을 가졌는데 절대다수의 부서를 차지하고 있는 행정부처 중에서 교통부가 경영하는 교통도서관이 예산면으로나 운영면으로 간신히 면목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외무부는 도서관에 관심이나마 가졌고 체신부는 체신도서관이라는 기구를 가졌으나 운영예산 부족으로 몇 년 간 개점휴업상태에 있고 그밖의 중앙관청에는 도서관을 찾아볼 수 없다. 현 20세기의 행정은 최신의 참고도서와 과학적인 자료에 의해서만 가능할 터인데 중앙관청과 그 관리들이 예산이 없다, 직제가 없다는 핑계로 자료 없는 행정을 한다는 것은 원시적인 주먹구구 행정에 만족하는 것인지 민족전도를 위해서 가공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어려운 예산 조건 하에서라도 중앙관청마다의 도서관 설치 문제는 긴급히 해결해야 할 화급지사이다.
중고등학교 도서관이 작금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것은 새 교육발전을 위하여 경하할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가 도서관이라는 형식을 갖추기에 급급할 뿐 내용면에 있어서 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전연 문제가 안된다. 학교도서관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외국과 같이 문교부에 도서관 담당 장학관을, 도 학무국에 도서관 담당 장학사를 배치하여 선도하는 것이 긴요한 일이다.
예산면에 있어서는 학교의 경상비로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 실정 하에서는 학생으로부터 도서관비를 징수하거나, 후원회비 사친회비 등으로 충당하는 학교가 더 충실한 것 같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의 예산에 대하여는 공사립별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강구되어야 할 줄로 안다.
끝으로 도, 시, 읍, 면립 공공도서관 예산에 관하여는 운여을 교육위원회에서 이관한 곳이 더욱 곤궁에 빠지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민중의 공동서재라 선진국에서는 인구 2천 내지 3천 명에 1개 꼴로 도서관이 있는데 한국은 인구 120만 명에 1관이라 세계에서도 가장 뒤떨어진 나라에 속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영할 경우에는 적은 예산이나마 집행이 용이한데 예산은 부담하면서 운영을 교육위원회에 이관한 것은 서로 책임 전가만 일삼고 있다. 교육위원회 자체에서 도서관 예산을 감당 못할 바에는 원래대로 환원 경영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도서관의 전문직을 사서라 부르며 외국에서는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의 도서관학과를 전공하거나 동등 이상의 검정시험으로 자격을 획득하는 고등직이라 도서관장은 물론 도서관의 전문업무는 사서직이 감당하는 것이 타당하나 한국에 있어서는 사서의 부족에도 기인하겠지만 비전문직이 도서관을 강정하는 예가 허다하다.
도서관은 봉사직이라 유능한 사서가 도서관의 운명을 정하는 것이니 모든 도서관은 유능한 전문직을, 중고교는 교육받는 사서교사에 그 운명을 일임하는 것이 도서관 발전의 첩경인 것이다.
도서관에 대하여는 현재 자유우방에서 도서관법규가 없는 곳은 한국뿐이다. 법치국가에서 법적 근거 없는 사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1956년 이래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서관법 제정 운동은 정부 당국과 다수 민의원의 적극적인 협조로서 국회문교위원회에서 검토하던 중 여러 가지 정치파동의 여파로 통과를 못본 채 제2공화국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정권 하의 국회의원 중에는 평생에 도서관을 이용 못해본 분이 많은 듯하여 이 분들에게 도서관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데 진땀을 흘린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도서관의 정상적인 발전은 도서관법의 제정을 기초로 하여 위정 당국자나 전국민이 도서관 사업에 적극 협조하는 길밖에 없는 것이다.(필자: 한국도서관협회 사무국장)
백성이 독서할 수 있는 정치를
백성이 독서할 수 있는 정치를
경향신문 1960.10.20 기사(칼럼/논단)
백성이 독서할 수 있는 정치를
제2공화국 첫 독서주간을 맞이하여
엄대섭
빈 밥그릇을 가지고 밥을 먹으라고 외치는 자가 있다면 정신분열증에 걸렸거나 엄큼한 사기한일 것이다. 그런데 과거 이 정권(李 政權) 하에서는 국정만사가 그 판국인지라 도서관 사업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백성들에게 책을 주지도 않고 책을 읽으라고 외쳐온 것이 다름아닌 그것이다. 그로 인한 국민의 무식조장이 해방 십오유년에 아직 막대기선거라는 미개인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무지에서 오는 가지가지 혼란이 오늘날과 같은 민족적 불행을 초래하게 된 것은 아무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20세기를 도서관의 혁명기라고 한다. 과학문화가 고도로 발전하여 인간의 오랜 꿈이 급진적으로 실현되어가는 단계에서 우주적인 생존경쟁에 따르기 위해서는 전국민의 보편적인 지식 향상이 긴요하였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도서관을 도처에 설립하게 된 것이다.
선진국들은 도서관법규를 완비하여 지역사회마다 공공도서관을, 관공청, 기관, 연구소마다 전문도서관을, 대학마다 대학도서관을, 초중고등학교마다 학교도서관을 설치하고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의 도서관학과를 전공한 전문직 사서와 사서교사 자격 제도의 확립, 도서관세제도, 중앙정부에 도서관국 또는 과의 설치, 문교부에 도서관 담당 장학관, 지방학무국에 도서관 담당 장학사 제도를, 공공도서관에는 운영위원회 제도를 채택하는 등등 국가의 중요 시책으로 되어 있으며 더욱이 제2차대전 후에는 눈부신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국민에게 봉사하는 공공도서관만 해도 이들 선진국에는 인구 2천명 내지 3천명에 1개 도서관이 있다. 뉴질랜드는 인구 2백만에 319개(국민 1만6천명에 1관), 핀란드 인구 4백만에 3천5백70개관(국민 1,190명에 1관), 스웨덴 인구 7백만명 3천2백26개관(국민 2천3백명에 1관) 동남아의 미개국 마래(馬來, *말레이의 음역, 인용자 주)도 인구 6백만에 1개관(국민 6백만명에 1관)으로 보급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인구 2천2백만에 18개뿐이니 국민 120만명에 1개 꼴이라 도대체 비교할바도 못된다. 그나마도 일정시의 낡아빠진 시설을 명목적으로 유지하고 있을 뿐 운영실태조차 그 대부분이 당시보다 많이 위축되고 있다. 이십년전 일정 식민지하에서도 남한에 41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당시의 실정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는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일정시 1개밖에 없던 대학이 78개로 증가되어 이 가난한 나라의 대학수가 세계에서 몇 째 가는 기관(奇觀)인데 비하여 형편 없는 공공도서관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어 학교수와 도서관수는 아울러 외국인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이권에만 현혹되어 있던 이정권의 실정의 일면을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현황을 살펴보면 국립도서관의 경우만은 방금 국회에 제출되고 있는 신년도 예산안에서 현연도(現 年度)의 5천9백만환에서 1억3백만환으로 인상되고 있다. 이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예산을 비롯하여 전국의 국립종합대학의 도서관 예산이 현연도의 3배 내외로 인상됨과 아울러 약간의 기대는 가질 수 있으나 매년 1천만환 내지 3천만환의 도서구입으로 정비된 일부 건전한 사립대학을 추구하려면 요원한 감이 있다.
인구 2백만의 서울특별시는 인구 40만 당시의 노후한 시설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 안된다. 연차계획으로 구당 1개의 도서관을 설립하는 문제는 서울시 및 교육위원회에서 진지한 토의 안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구 5십만의 대구시는 전국적으로도 웅대한 청사가 완성되었는데도 인구 15만 당시에 건립한 소도서관의 절반을 강점당하고 있으니 도서관 꼴이 말이 아니다. 마산시와 예천읍은 모처럼 생긴 도서관을 당국자의 인식 부족으로 기능을 상실하고 있으며 유일한 사립공공도서관인 원주도서관은 재정난으로 폐관 상태에 있다. 이들 공공도서관의 예산이란 조족지혈이라 말할나위도 없거니와 가장 중요한 인사문제에 있어서도 전문적인 업무에는 사서직을 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반사정으로 무자격자를 담당시키고 있는 예가 많다. 이런 애로들은 당해 도서관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직원들의 조그마한 이해로써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도서관 인사정책의 졸렬로 도서관 업무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끝으로 국민이 독서할 수 있는 정치란 국정 전반에 걸친 것이나 우리 도서관계가 신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하루 속히 도서관법을 제정해줍시사 하는 것이다.
국민독서는 도서관의 보급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도서관법의 제정 없이는 도서관이 보급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해둔다.
도서관법의 골자는 첫째로 특별시에는 구당, 도시면에는 1개의 공공도서관을 설치해야 한다. 둘재는 문교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은 학교도서관을 설치해야 한다. 셋째로는 도서관의 전문직인 사서자격을 규정한다.
여기에 일반이 다소 의문시하는 것은 읍 이상 또는 중학교 이상에는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나 면과 국민학교에까지도 필요할까 하는 점이다. 또 예산이 마련될 것인가를 염려하나 이것은 도서관이 건물 예산 등에 구애되는 데서 오는 것이라. 사실은 면립은 면회의실에, 국민학교는 창고 구석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 한국도서관협회 사무국장)
책 들고 찾은 나라 독서로 빛내 보자
책 들고 찾은 나라 독서로 빛내 보자
동아일보 1960.10.20 기사(뉴스)
책 들고 찾은 나라
독서로 빛내 보자
오늘부터 독서주간
가을은 독서 '시즌' 그래서 '책을 읽자'는 운동주간이 올해도 20일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책을 읽자고는 하지만 읽을 만한 책이 없고 불이 없고 또 여가가 없어서 못내 아쉬운 지식을 습수치 못한 이들도 수다히 있으니 '책을 읽자'는 운동과 병행하여 '좋은 책' 과 '밝은 불'을 주도록 하는 운동이 있었으면 좋겠고 더욱이 고달픈 살림에서 책을 읽을 여가를 짜내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독서주간'을 더욱 효과 있게 보내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금 20일부터 7일간에 걸쳐 행하여질 올해 '독서주간'에 문교당국을 비롯하여 '한국출판협동조합' 및 '대한출판문화협회' 등에서 주재할 행사는 다음과 같다.
-국립도서관을 비롯하여 전국 17개의 공공도서관 70개의 대학도서관 45개의 특수도서관을 매일 상오 9시부터 하오 5시까지 무료로 공개
-지역적으로 도서전시회
-도서관이용자 좌담회
-각급 학교에서 독서권장을 주제로 한 강연회 문예콩쿨 독서회 독서실태조사 등을 실시
-각 교육구는 농촌문고 설치를 촉진하는 한편 독서계몽행사 등을 실시
-출판물 전시회
-전국 방송국에서는 독서에 관한 좌담회와 독서권장을 내용으로 하는 '드라마' 방송
-국립도서관에서는 도서관 특별 진열실 공개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전국 도서관 425개소
전국 도서관 425개소
경향신문 1960.08.04 기사(뉴스)
전국 도서관 425개소
총장서수는 412만 4천권
2일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7월말 현재로 우리나라에는 공공도서관 17개소를 포함하여 각종도서관이 425개소나 된다고 하는데 그의 총장서는 412만 4532권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데 전기한 도서관의 종별과 장서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립도서관: 1개소 장서수 342,536권
-공공도서관: 17개소 장서수 205,910권
-대학도서관: 70개소 장서수 2557,953권
-특수도서관(전문도서관) 45개소 장서수 509,256권
이러한 마당에 문교당국은 다음 몇 가지에 재고 있기를 바라며 요망되는 사항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1. 공립학교의 도서비에 국고보조 및 적서의 선정알선을 할 것.
법령만으로 규정하여도 학교도서관을 설치운영하기 위한 경비가 문제되는 것으로 국고보조 없이는 즉각 실현이란 보장이 안 되며 또 참고도서나 교양도서에 있어서 무책임한 악서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도 도서선정위원회 같은 기구를 두어서 적서나 양서를 선정하여 교별로 도서관에 알선함이 좋은 것이다.
2. 학교장 교직원에게 학교도서관에 관한 이해와 기술의 보금을 도모할 것.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강습회 연구집회 등을 개최할 것과 둘째 가능하면 도서관학교를 설치하는 것이 요망되는 것이다.
3. 사범대학 또는 사범학교에 도서관학의 강좌를 둘 것.
현재 몇 일반대학 및 기타에서 약간 도서관학을 두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전반 교직적 교양을 이수하는 데에는 사서교사로서 또는 도서관을 운영하기에는 부족하겠다.
4. 각 도시학교에 도서관의 실험학교를 지정할 것
도서관의 논의가 공전치 않고 교육현실에 관해서 실증적인 연구를 하여 과학적 처리에 의해서 결과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유독 도서관에 관한 '테마'를 가진 실험학교 없음은 유감인 것이다.
5. 문교부에 각종 도서관 지도부서를 둘 것.
현재 문교부 내에서도 도서관 담당의 존재가 극히 불명확한 것이다. 앞으로 업무적인 존재로서 발전할 도서관에 조언하고 협력하는 데에는 도서관을 설치하든지 일계가 되든지 명확한 존재가 아니면 안되겠다. 이와 같은 의미로 교육위원회 교육구청 또는 각도 교육담당부에도 기술면에나 운영지도면에 관한 직원을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
6. 명실에 부합되는 견실한 국립중앙도서관을 설치할 것
현대사회는 기계시대라고 불리워지는 사회이며 개인의식의 단계에서 집단의식의 단계로 이행하여져 가는 단계라고도 한다.
그것은 현금 세계 강대국이 '로켓트' 같은 고도한 과학의 연구를 국가적인 규모로서 부서적 조직으로 구성되어 집단적이고 종합적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거니와 각국의 지식정보 수집도 하나의 국가적 기구가 인식 주체가 되어서 지식정보 '센터'가 거대한 기능으로 움직이는 일국의 중앙도서관 같은 필요한 것이다.(국회도서관 간사)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상)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 도서관을 증설 확장하라(상)
경향신문 1960.08.04 기사(칼럼/논단)
도서관을 증설 확장하라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상)
윤여택
국력이란 안으로 충실하여야 밖으로 그 위력이 빛나는 것이지만 그 국력이란 결코 무력이 아니라 국민이 가지는 문화가 바로 국력이며 정치도 경제도 산업도 기술도 학술도 교육도 품성도 습관도 모두 종합되어 비로소 그 나라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식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고 힘을 준다.
오늘의 한국이 하지 않으면 안될 초미의 급무가 산적되어 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가 국민 개개인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에서 이루어진다면 무엇보다도 국력의 근원과 민주주의의 기반을 배양해주며 미지의 세계에를 탐지하고 모든 인생을 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도서관을 등한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해방된 십오유여년에 교육 문화 종교 방면에 있어서 장족의 발전을 보아 초등교육에 있어서 시설과 취학아동의 수에 있어서 격단의 진보를 보게 되고 대학교육에 있어서도 학교의 수나 건물의 규모에 있어서는 빈한한 전재국가로서는 과분할 정도로 발전을 보았고 또 종교면에 있어서는 방방곡곡에 교회당이 용립하여 교도들의 정신적인 안식처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만 한 가지 도서관의 수는 부족하고 현존 도서관의 시설이 빈약하여 각종 도서관의 보유도서는 엄청나게 부족하며 또 운용에 있어서 구태의연할 뿐더러 허다한 결함이 있는 것이다. 그 한 현상은 공공도서관이 학생들에게 거의 점령당하고 있는 것이니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의 대용품이 되고 있음은 부득이 긍정치 않을 수 없지만 대학도서관이 대학설치기준령에 의하여 재정에 허덕이면서도 시설과 장서수를 어느 정도까지 기준에 올려놓게끔 한 것처럼 평균 100만 인구에 1개관도 못 되는 공공독서시설의 확충이 갈망되는 이때 극장이나 다방 또는 당구장 등의 '뿜' 상태만을 방치할 것도 아니요 오직 산모가 되고 조산역의 위치에 있는 문교국의 문화시책 여하에 따라서는 그들에게 건전한 시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의 지적 양식을 균점시키는 점에서도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학교도서관만 하더라도 그 동안 6.25 동란이 가로막은 데에 그 부진한 원인도 있겠지만 국민학교에 이르러서는 거의 유명무실이니 치지도외하고 중고교 및 사범학교의 실정을 보면 취학자 92년도 74만5천여 명에 학교도서관 장서수는 불과 31만 정도로 학생 2인에 1책 꼴도 못 되는 형편인 것이다. 5백권 이상 장서를 가진 학교도서관은 172개소로 학교수 1,673교에 비율하면 빈약한 도서나마 10개교에 1개 도서관밖에 못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중고교 도서관 수는 18,136관이고 소학교 도서실만 하더라도 29,590여 관이 된다. 또 불과 450만 인구를 가진 서구의 덴마크는 1931년 아동을 위한 아동도서관령이 공포된 이래 30년간을 전국 주요도시 47개소와 수도 코펜하겐을 합하여 전국에 독립된 아동도서관만 하더라도 168개소, 주립도서관 부설 아동도서관 7개소 도합 175개소가 설립되었다 한다. 물론 그 나라의 실정은 그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이겠지만 국토의 크기나 위치나 인구로 보거나 또는 자원으로 보거나 그보다 우위한 여건을 가진 한국의 실정을 볼 적에 냉철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하)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하)
동아일보 1960.06.25 기사(칼럼/논단)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
- 그 운영을 중심하여(하)
이춘희
공공도서관에서는 정기적으로 저명인사들의 강좌를 일반에 공개하고 라디오 신문 등 각 보도기관을 통하여 독자지도 신간서평 새로운 문화소식 기타 도서관의 활동내용을 수시로 소개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서의 독서지도는 그룹보다도 개인에게 더욱 중점을 두고, 개인의 지식 기술 인격 취미 등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 도서관에 따라서는 성인교육부를 따로 두고 개인별로 통신독서지도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는 데도 있다. 도서관에서는 일반 사회단체와도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그들에 필요한 모든 편리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에는 도시의 대소를 막론하고 각종의 단체 클럽 등이 많다. 이들 단체와 클럽의 활동과 행사를 위해 도서관 내에는 공공회의실 전시회장 음악실 영화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어느 단체에서도 자유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도서관 사서는 독자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 관해서 생각하는 독자들의 문제를 방조할 의무가 있다. 현대에 있어서의 도서관 사서는 도서관 자료를 잘 정리하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히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만 가져서는 안되며, 사회교육자로서 필요한 모든 자격을 구비해야 한다. 사서는 자기가 처해 있는 지역사회의 분석과 연구를 항상 계속해야 하며, 문화의 가치 유무를 가려낼 수 있는 높은 비판력이 있어야 한다. 사서는 또한 사회의 약한 곳에 침식해 들어오는 악식을 예방할 줄 알아야 하고 양식을 보급함으로써 보다 건전하고 명랑한 사회건설과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정한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자격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미국의 도서관 전문직은 도서관에 의해 상당한 보호를 받고 있으며, 도서관장직은 도서관학을 전공한 자만으로 되어 있다.
공공도서관 활동으로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아동도서관이다. 미국의 공공도서관 내에는 반드시 아동도서관이 있으며 그것은 대개 띠로 분리된 목록과 서가와 열람실을 두고 있다. 아동도서관에는 전문적인 아동사서가 있어 어린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는 한편 '스토리 아워'를 따로 설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준다. '스토리 아워'에는 학급별로 교사의 인솔 하에 참석한다. 학교에서는 학년의 고저를 막론하고 아동들에게 도서관이용법을 가르치며 아동들로 하여금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교사는 교과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지도에 관해서 항상 도서관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주어진 커리큘럼에 관련된 모든 서목을 작성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도서관에 가서 스스로 찾아 읽어오게시리 한다. 미국의 교육에서는 스스로 자료를 찾아 조사연구하는 리서치 워크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학생들은 일찍부터 올바른 학습법을 체득하고 어느 한 교과서의 이론이나 저자의 사상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이 도서관에서의 자유로운 연구를 통하여 지식을 종합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스스로 배양한다. 교사는 학행들에게 지식을 직접 교수하는 일보다도 지식을 얻는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데 더욱 노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후 민주주의 교육 문제가 많이 논의되어 왔지만 아직도 그 완전한 실천을 보지 못하고 있는 큰 결함은 도서관 시설의 미비와 도서관 전문직의 부족으로 학생들에게 충분한 리서치 워크의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시민들은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이용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왔기 때문에 학교를 떠난 후 사회생활을 하게 되어도 공공도서관을 마치 제2의 학교처럼 생각하고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현대 문화 조류에 뒤떨어지지 않은 완전한 시민으로서의 자기교육을 계속한다.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상)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상)
동아일보 1960.06.23 기사(칼럼/논단)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
- 그 운영을 중심하여(상)
이춘희
현대 미국의 공공도서관을 책이나 많이 보관해 두고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곳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늘의 미국의 시민으로서 그러한 관념만을 가지고 도서관에 찾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도서관을 문화생활에서 오는 여러가지 그들의 의문을 해결해주는 인포메이션 쎈터나 혹은 독서지도를 해주는 하나의 교육기관으로 보고 있다. 또한 도서관은 그들에게 좋은 문화영화를 보여주는 영화관이기도 하며, 레코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감상실이기도 하며 혹은 훌륭한 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장이기도 하다. 그럼으로 도서관에서는 도서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친 도서 이외의 많은 문화자료를 수집 정리 보관하고, 일반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도서 이외로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 자료로는 각종의 영화필름, 마이크로필름, 슬라이드, 사진, 회화, 레코드, 지도 등을 들 수 있다.
제반 문화의 발달은 도서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서류만을 보관해두는 도서관은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현대사회에서는 더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일례를 들어 어느 독자가 수년 전에 나온 모 신문의 어떤 기사를 보여달라고 도서관에 요구해왔을 때 만일 당 도서관에 현대식 마이크로필름에 옮겨놓은 신문이 없다면 정확한 연도와 일자를 모르기 때문에 수년 전의 신문을 일일이 다 조사해야 됨으로, 굉장한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그러나 마이크로필름이 있는 도서관에서는 프로젝터를 통하여 간편한 방법으로 독자가 요구하는 기사를 짧은 시간 내에 찾아낼 수 있다.
공공도서관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자기의 위치와 목적을 재검토하고 그 달성에 필요한 새로운 방법과 활동을 취하여왔다. 1887년 멜빌 듀이에 의해, 콜럼비아대학에 처음으로 도서관학교의 창설을 보게 된 것은 이 사회적 요구의 첫 반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로부터 여러 대학에 도서관학과가 설치되고, 도서관에 대한 연구를 학문적으로 다루게 됨으로써 현대 도서관 발전의 기초가 되었다. 1876년에 조직된 미국도서관협회는 전국도서관의 단결과 통일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특히 공공도서관의 연구와 그 발전에 큰 공헌을 하여왔다. 제2차세계대전 후 미국도서관협회에서는 카네기재단의 원조를 얻어 20만불이나 되는 거액의 연구를 사회과학연구조사원에 보내어 공공도서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하게 하고, 전후 미국의 공공도서관 발전에 더욱 공고한 기초를 닦아놓았다.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1) 교육 2) 인포메이션 3) 미적 감상 4)조사연구 5)오락 이상 다섯 가지에 목적을 두고 전국민의 문화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공도서관을 자유공공도서관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어느 도서관에서도 요금을 받는 곳은 없다. 공공도서관에는 국립, 주립, 시립, 군립의 네 종류가 있으며 시립과 군립 도서관은 각각 그 산하에 많은 분관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로스안젤레스의 시립도서관은 그 시내에 52개의 분관을 두고 있고, 로스안제레스의 군립도서관(county library)은 그 군내에 104개의 분관을 두고 있다. 현재 로스안젤레스 시의 인구는 약 230만이며 군의 인구는 약 530만이다. 이 숫자 상으로도 미국 내에 얼마나 많은 도서관이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각 도서관은 서로 긴밀한 연락을 가지고 있어 상호대출 활동이 조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한 군립도서관에서 독자가 요구하는 책이 없을 경우에는, 곧 주립도서관에 연락하여 요구되는 책을 빌려 받는다. 만일 그 책이 주립도서관에도 없을 경우에는, 주립도서관에서는 국립도서관인 의회도서관에 연락하여 그 책을 빌려받게끔 한다.
주립도서관과 의회도서관 사이에는 테레타이푸가 장치되어 있어 상호대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의회도서관에서는 각 주립도서관뿐만 아니라 각주에 있는 큰 대학도서관 때로는 해외의 도서관들과도 상호대출 활동을 한다.
상기한 바와 같이, 각 시립과 군립도서관은 많은 분관을 두고 있으나 분관에서도 멀리 떨어져 사는 주민들의 편리를 위하여, 문고자동차가 매일 일정한 시간에 각 동 내를 순회한다. 문고자동차는 또한 직장의 시간관계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곤란한 시민들을 위해 큰 공장 백화점 등에도 순회한다. 문고자동차는 보통 4천권의 도서를 싣고 다닐 수 있으며 차내는 공기조절장치가 잘 되어 있다.
미국의 공공도서관 성인교육의 중심기관이 되어 있다. 사회생활에 바쁜 시간을 보내는 성인들에게는, 좀처럼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이들에게 계속적인 교육의 기회를 열어주고 자극을 주는 곳이 도서관이다.(성대도서관원)
가톨릭대학도서관
가톨릭대학도서관
경향신문 1960.05.16 기사(뉴스)
가톨릭대학도서관
'람'주교 집전으로 축성식
시내 혜화동에 있는 가톨릭대학(전 성신대학)에서는 15일 하오 동 대학 교정에 새로 세워진 웅대한 현대식 도서관의 축성식이 거행되었다.
이날 하오 4시 교황사절 '람베르띠니' 주교의 집전으로 시작된 이 새 도서관의 축성식에는 천주교 서울교구장 노주교를 비롯한 서울 시내 각 본당 신부들과 장면 박사 부처 등 남녀교우 수백여 명이 참석하였다.
현대식 건축양식으로 된 이 5층 건물은 교황청을 비롯한 서독 '후루스덴부르그' 주교 그리고 국내외 교유들의 원조와 성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총 공사비 1억2천만환을 들여 작년 5월부터 착옹한 이 건물은 연건평 1천4백30평으로서 도서관과 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그리고 10개의 교수용 연구실로 되어 있다. 도서관의 낙성을 보게 된 동대학 학장 한공열 신부는 이 날 식후에 마련된 '칵텔 파티'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오직 신학교를 살려보겠다는 교유들의 그 성심에 뜨거운 감사를 드릴 뿐이라"고 말하였다. (사진=동 축성식 광경)
튼튼한 바탕 잡아주자
튼튼한 바탕 잡아주자
동아일보 1960.05.05 기사(칼럼/논단)
튼튼한 바탕 잡아주자
어른들에게 '반성의 날'이 되기를
강소천
지난 4월 우리 때묻은 어른들은 젊은이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기둥이라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그들 앞에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5월 어린이날과 어머니날이 다가왔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을 때마다 나는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무슨 일을 해주었나?" 하는 미안한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날에까지 어린이를 이용했습니다.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꽃다발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역사가 꾸며지는 오늘 38회 어린이날을 맞게 됩니다.
이런 바쁜 때이어서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까지 미처 손이 가지 못하여 행사를 위한 어린이날은 굉장하지 못할는지 모르지만 이번 어린이날이야말로 우리 어른들도 뜻있게 보내야 할 날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입버릇같이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요 겨레의 희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무슨 시책이나 어떤 시실이 있었으냐 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어린이들이 힘껏 공부하고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얼마나 마련해 주었습니까.
이제 어린이들이 진정 이 나라의 내일의 주인이라고 깊이 느꼈거든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시설을 하루바삐 해 주어야겠습니다.
기껏 한다는 게 일류학교 지망을 위한 시험준비 과외공부 그게 어린이교육의 전부가 되어버리고 '빽'이니 '사바사바'가 학교 안까지를 흔들어놓고 있지 않습니까.
언제부터 통과시킨다던 "학교도서관법"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언제부터 만든다던 문교부의 "우량도서선정위원회"가 여지껏 한번의 회합도 안 가졌으니 기막힌 일이 아닙니까.
누가 어린이 편에 서 있습니까. 누가 그들의 대변자가 되어 주겠습니까. 이번 어린이날은 어른들이 두 손을 가슴에 얹고 깨끗한 피를 뿌린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어린이들에 대한 태도를 달리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그들을 바로 가르치고 바로 이끌어 나가야 이 나라의 참된 민주주의는 이룩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낍시다.
일제에 물들고 권력과 돈맛을 익힌 우리 어른들은 티없는 동심에서 바르고 깨끗한 것을 배웁시다.
다시는 어린이들의 어린 가슴에 총뿌리를 겨누는 일이 없도록 어른들은 정신을 차려야겠습니다.
어머니들은 사치와 허영심에서 잠깨어 어린이들의 생활을 침범하거나 빼앗지 맙시다. 피아노니 무용이니 하는 재롱에 취하여 어린이들을 곡예사로 만들지 맙시다.
우선 좋은 국민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키우고 길러줍시다.
터도 닦지 않고 모래 위에 집짓기에 급한 그런 어리석은 건축가가 되지 말고 인간이 되는 기본 바탕을 튼튼하게 자리잡아 줍시다.
학교 교사들은 자기 어린이들을 욕하거나 때리지 말고 부리고 시키지 맙시다. 부모같이 친구같이 사랑과 정으로 대합시다.
백해무익한 어린이들의 만화책을 만드는 분들은 이제 그런 일을 그맙둡시다.
어린이날이 어린이를 기쁘게 해주는 날인 것은 물론 우리 어른들에겐 반성의 날이 되어야겠습니다.
말로만 떠들지 말고 하나하나 플랜을 세워 실천에 옮겨야겠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어린들은 너나할것없이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은 모든 교장 교사들은 모든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는 이들은 어린이들에게 대해 미안한 마음과 뉘우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어떤 나라 이야기
어떤 나라 이야기
경향신문 1960.05.04
어떤 나라 이야기
박홍근
방 하나를 혼자서 쓰고 있는 젊은 아저씨가 커다란 책상 저쪽에 앉아 있습니다. 그 앞에는 마흔살을 넘어 보이는 아저씨 두 분이 앉고 있습니다.
"이런 데서 좀 보조를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한번 좀 생각해 주십시오. 많이 달란 것은 아닙니다. 이삼만 환쯤이야 어떻게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두 아저씨는 얼만 전에 했던 말을 다시 되풀이를 합니다. 그 말소리는 애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국장이라고 하는 젊은 관리 아저씨는 바깥을 내다보면서, "글쎄 예산이 있어야죠.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두 아저씨의 얼굴빛이 흐려집니다. 누가 봐도 실망한 얼굴빛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할수없이 두 아저씨는 그 국장실을 나왔습니다. 두 아저씨는 여간 불쾌한 것이 아닙니다.
"할수없지 이제 민중출판사에나 가봐야지 어떻게 되겠지!" 키가 몹시 큰 아저씨의 말입니다.
두 아저씨는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와 동요를 쓰시는 아동문학가입니다. 이 아저씨들은 어린이날에 하게 되어 있는 어린이 예술제 찬조금을 얻으려 다니는 것입니다.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남에게 머리를 숙이며 애원하듯이 찬조금을 모으러 다니는 것입니다. 두 아저씨나 그리고 다른 아동문학가 아저씨들도 그 관청에서는 틀림없이 많은 찬조금을 낼 것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관청서는 한푼도 얻지를 못한 것입니다.
그 나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공원도 없으며 어린들을 위한 아동도서관이나 아동극장 하나도 없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것은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었습니다.
억지로 있다고 하면 국민학교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그 나라 아동문학가 아저씨들은 어린이들을 위해서 해마다 어린이날이 되면 재미있는 예술제를 열어왔습니다. 이것은 아동문학을 하시는 아저씨들의 성의였습니다.
그러나 높은 자리에 있는 관리들은 어린이들쯤은 문제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것은 자기들이 할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관리들은 나쁜 것을 해서 돈을 마구 모은다는 소문도 떠돌았습니다.
두 아저씨는 출판사며 또 다른사람들에게서 돈을 모아 그해에도 성대하게 어린이 예술제를 올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동문학가 아저씨들은 극장에 꽉 들어찬 어린이들 그리고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어린이들을 보며 기뻐했습니다.
그 나라는 4.19 데모가 있기 전의 우리나라입니다.
2010년 출판동향
2010년 1~9월 기간동안 대한출판문화협회를 통해 납본된 자료를 대상으로 출판 통계를 집계한 결과, 신간 도서의 발행 종수는 총 32,273종(만화 포함)으로 전년(35,040종)에 비해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만화(29.0%), 총류(19.8%), 종교(17.7%), 어학(15.3%), 역사(14.4%), 예술(14.3%), 기술과학(11.1%)등이 10% 이상 감소하였으며, 사회과학, 문학, 순수과학, 아동 등이 뒤를 이었다. <표 1 참조>
신간 발행 종수가 매년 상승세(2008년 38,327종 / 2009년 35,040종_1월~9월까지 기준)를 이어오다 올해 감소한 원인으로, 도서정가제의 영향에 따른 온라인 서점의 할인 경쟁 속에 출판사의 출혈 부담, 독서인구 및 아동 인구의 감소, 일부 유명 저자에 의존하는 베스트셀러의 증가와 해외도서의 높은 선인세 부담 등에 더해 상반기의 천안함 사건 등 국가 사회적인 사건 사고와, 6월의 지방선거, 월드컵 열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출판사들로 하여금 소극적인 출판으로 일관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일하게 증가한 분야는 학습참고서
학습참고서는 1~9월 동안 2,434종이 발행되어 전년(1,070종)에 비해 127.5%의 대폭적인 증가를 보였다. 이는 올해 몇몇의 대형 출판사가 처음으로 출협을 통해 납본을 해 옴으로써 생긴 일시적인 현상에 기인한 것이며, 대입 수능시험 제도의 변화에 따른 인터넷 강의와 관련한 교재의 증가, 2010년에 적용되는 새 교육과정에 따라 개정된 교과서(초등 3.4학년, 중1, 고1/중2, 고2 영어·수학 등)와 관련된 부교재 개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여 진다. 반면, 가장 큰 폭의 발행 종수 감소를 보인 만화 분야는 발행부수도 36.8%가 감소하였다. 발행 종수의 감소는 기존 만화 발행 전문출판사의 폐업 및 종합출판사의 만화 발행 억제에 따른 것이며, 발행 부수의 감소는 전자책을 이용하는 만화 독자의 증가와 기존 아동도서의 만화화 추세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출판사도 발행 종수 감소
2010년 1~9월 출협을 통해 납본한 총 발행 종수의 45%(14,556종)를 차지하는 상위 100개 출판사의 신간 발행 종수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하였으며, 최근 3년간 단행본 최고의 발행종수를 기록했던 A출판사의 경우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역 출판도 감소
국내 출판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 더하여 과도한 선인세에 대한 부담, 국제적인 환율 변동 등의 영향을 받아, 2000년 이후 매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던 외국 도서의 번역 출판이 작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작년 대비 12.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참조>
상위 5대 번역출판 상대국 가운데 일본(6.9%), 미국(24.9%), 영국(8.3%), 독일(11.4%) 등 4개국이 감소하였고, 프랑스만이 유일하게 소폭 증가(5.8%)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쇄사 및 출판사, 공공도서관은 증가추세
한편 최근 10년간 인쇄사 출판사 공공도서관의 수 추이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표 3 참조>
2000년 인쇄사 수는 5609개 사였으나 2004년 5795개 사, 2002년 6051개 사, 2003년 6269개 사, 2004년 6783개 사, 2005년 7066개사로 5% 내외로 꾸준하게 그 수가 증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2006년부터 달라진다. 2006년부터는 상승폭이 확대돼 1년만에 1000여개 사가 증가한 8030개사로, 2007년에는 8980개사로 증가했다. 2008년에는 1만개 사를 돌파해 1만102개사, 2009년에는 1만933개사가 인쇄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0년 5609개사에서 2009년 1만933개사가 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10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증가추세는 출판사와 공공도서관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으나 서점수 만이 2000년 3459개에서 2009년 1825개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2006년부터 인쇄사 수가 급증한 이유는 창업이 많이 이루어져서라기보다는 입찰시 자치단체에 신고된 업체가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복이후 65년간의 출판 통계
1946년부터 발행종수와 출판사수가 집계되었지만 출판사수의 정확한 집계는 1970년대 이후다. 1970년대 불었던 학구열은 발행부수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왔다. 한 예로 1970년 발행부수는 484만622권이었으나 1975년에는 2441만8058권으로 집계돼 단시간 내에 400% 증가라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추세는 1980년대에도 이어졌는데, 70년대만큼 큰 폭의 증가는 아니지만 1980년에는 646만9972로 164%증가했다. 1985년에는 1억1497만687권으로 77% 상승을, 1990년에는 2억4183만9337권으로 110%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는 1991년 1억3461만6495권으로 절반이 줄어든 상태에서 몇 년간 횡보한다. 그 결과 1995년에는 90년보다 40% 줄어든 1억4418만3607권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는 계속돼 2000년에는 6840만7991권으로 95년에 비해 50% 감소된 수치를 나타냈는데, 이는 1980년 즉 20년 전으로 돌아간 발행부수다. 이렇게 감소된 원인은 교과서 납본량이 감소된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물론 2005년부터 약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만화가 발행부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인구의 감소와 IT산업의 발달은 발행부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 4 참조>
임남숙차장 sang@print.or.kr
<월간 프린팅코리아 102호 2010년 12월호>
Libraries in literature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 2010년 11월 23일자. 도서관에 대한 예산삭감에 대한 문제 제기의 한 형태로 '문학 작품 속의 도서관'에 대한 퀴즈 문제. 이 문제 속에 드러난 '도서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다.
Libraries are facing widespread cuts and closures as councils try to save money following the government's funding cuts. But not only are libraries a crucial part of the book world, they also play an integral role within literature. Test your knowledge with our quiz.
1. Librarians serve a terrific role in our communities, bringing books and readers together as well as inspiring many literary characters. The main protagonist in the Kingsley Amis novel That Uncertain Feeling is an assistant librarian tempted towards adultery. What is his name?
2. Libraries are safe and non-judgemental spaces where anyone can go and feel at home. Yet not all literary libraries are benign. Which of these MR James ghost stories is set in “a certain famous library” where “an unnaturally strong smell of dust” heralds some frightening events?
3. Many writers have also been librarians. That is true of one of the following – but can you tell which?
4. What is the meaning of the title of Alan Hollinghurst’s debut novel The Swimming Pool Library?
5. It’s no mystery why people love libraries so much, because they are a fantastic free resource when people need reading and information. But which famous library features in the background of the Dorothy L Sayers Peter Wimsey mystery Gaudy Night?
6. A librarian features in all these novels but one. Which one?
7. Libraries offer universal access to literary culture, and many great works have been created in them too. Which of these writers carried out the research for their groundbreaking studies in the famous Reading Room of the British Library?
8. What is the name of the monastery librarian in Umberto Eco’s historical murder mystery The Name of the Rose?
9. Time for more author-librarians. Everyone here has worked in a library – bar one. Pick out the exception.
10. Which of these authors have not expressed opposition this month to the drastic cuts, closures and job losses being proposed in the library service?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타임즈가 소개한 구글의 면접 질문들
타임즈가 소개한 면접 질문들.
1. 남아프리카에 잠복한 문제는 무엇인가
There's a latency problem in South Africa. Diagnose it.
2. 왜 맨홀 뚜껑은 둥글까
Why are manhole covers round?
3. 1조까지 세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는가. 가장 좋은 측정 방법을 제시하라.
How long it would take to sort 1 trillion numbers?
Come up with a good estimate.
4. 3시 15분일 경우 시침과 분침의 각도는 몇인가 (참고로 ‘0’은 아니다).
If you look at a clock and the time is 3:15, what is the angle between the hour and the minute hands? (The answer to this is not zero!)
5. 2차원 평면에서 다른 선상에 놓은 3개의 점이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있다. 얼마나 많은 선을 그을 수 있는가
How many lines can be drawn in a 2D plane such that they are equidistant from 3 non-collinear points?
6. 스쿨버스에 얼마나 많은 골프 공이 들어갈까.
How many golf balls can fit in a school bus?
7. 당신의 키가 5센트 동전 만하게 줄어들었다. 밀도는 그대로여야 하므로 질량도 줄어들었다. 그리고선 곧 유리분쇄기로 던져졌다. 분쇄기는 60초 후에 작동할 것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You are shrunk to the height of a nickel and your mass is proportionally reduced so as to maintain your original density. You are then thrown into an empty glass blender. The blades will start moving in 60 seconds. What do you do?
8. 전세계에 피아노 조율기가 얼마나 있을까.
How many piano tuners are there in the entire world?
9. 마이크가 토드보다 20달러가 더 많다. 이들이 가진 돈이 모두 21달러가 되려면 각각 얼마를 줘야 할까. 단, 분수를 사용해선 안된다. (힌트, 트릭을 사용할 것)
Mike has $20 more than Todd. How much does each have given that combined they have $21 between them. You can't use fractions in the answer. (Hint: TRICK! TRICK!)
10. 다른 색깔의 펜 한 상자가 있다. 같은 색깔의 펜으로 중복된 펜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보라.
Given a box of pencils with different colors, design an algorithm to find the duplicate pencils with the same color.
괴벨스, 라디오, 활자매체
괴벨스가 라디오 보급에 진력한 이유는 신문이나 팸플릿 같은 구시대의 활자매체가 갖지 못한 무한한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선 언어나 장소의 제약을 받는 활자와 달리 전파의 광범위한 파급력은 "제국 만들기"에 훨씬 유리했다. 선전 매체로서의 활자 매체는 독일어 독일민족 독일 지역이라는 경계가 한정된 일국에는 효과적이지만, 선전의 범위가 일국의 언어 민족 지역의 경계를 뛰어넘어 제국으로 커질 때 활자 매체는 상당한 장애가 된다. 그래서 기술의 발전과 제국 혹은 제국주의는 항상 동반관계를 이룬다. 아쉽지만, 제국과 기술의 이와 같은 연관 논리는 이 책 213쪽에 암시적이긴 하나,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다음으로 활자 매체는 그것은 접하는 사람에게 신중한 사고와 비판 의식을 불러일으키지만, 전파 매체는 활자 매체보다 한층 감각적이어서 호소력이 뛰어난데다 수용자들 일시에 강한 일체감으로 묶어준다. 대중문화나 복제기술에 유보적이었던 당대의 엘리트들은 "집단적인 소비"의 상징이었던 라디오를 "문화의 수도꼭지"라고 격하했지만 괴벨스는 오히려 "각 개인의 개성을 약화시키고, 합리성을 하향 평준화해주므로, 정신적인 단일화(획일화)"를 가져오는 라디오의 선전적 가치에 열광했다.
"평준화해줌으로"인가, 아니면 "평준화해주므로"인가?
아래 참고 내용을 검토하신 뒤, 누군가 나에게 답을 주면 좋겠습니다.
이 문장 속의 표현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
아이들은 아이들다워야 자연의 순리에 맞다. 이 순리를 역지로 거역하면 결국에는 제대로 익지 않아 풍미도 없고 곧 썩어버리는 설익은 열매를 거두게 된다. 어린아이들은 언제나 그들 나름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낀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장 자크 루소, <에밀>
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의정부시, 책 읽는 도시로 거듭난다
의정부시는 44만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접할 수 있는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책 읽기 문화를 확산시켜 도시 전체를 책의 숲으로 만들겠다고 16일 개최한 사업보고회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생활밀착형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독서진흥사업을 추진하여"책 읽는 도시 의정부"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공공건물, 공원, 버스정류장, 전철역 등에 북 카페와 열린 문고를 설치해 어디에서나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독서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변화하는 독서환경에 발맞추어 전자책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온라인상의 전자책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확대한 것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독서환경을 제공하여 시민들의 독서 기회를 넓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는 민관협력을 통한 사업추진을 위하여 ‘책 읽는 도시 의정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시민홍보와 지원으로 의정부시를 세계적인 책의 도시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북 스타트 운동, 한 도시 한 책 읽기(One book One city), 범시민 도서기증 운동 등 대대적인 독서캠페인을 전개하여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밖에 독서지도 자원활동가 양성과 독서동아리를 활성화하고 독서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확충, 점자도서관 지원사업, 다문화가족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관계자는 2017년까지 공공도서관 3개관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며 ‘책 읽는 도시 의정부’를 위한 기반 시설을 더욱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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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노동, 그리고 비정규직
"현대차, 요즘 왜 이리 고장이 잦은가 하면" [우석훈 칼럼] "비정규직 증가, 결국 경제에 부메랑 된다"
▲ 20일 울산 현대자동차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도중 4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황 모 씨가 분신한 직후 쓰러져 있다. ⓒ레프트21(임수현) |
일본과 한국 양 국가 다 '불완전 고용'으로 분류되는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중이다. 두 나라 다 이게 문제라고 사회적으로나 정치권에서나 인식은 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강력반발로 별다른 제도 개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중략)
가난한 노동자가 가난한 국민을 만든다. 국민들이 가난하고 불안한데, 그 위에서 대기업 혼자 잘 나가고, 국가가 강력해지는 그런 일은 아무리 자본주의 국가라도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불법파견의 합법화와 일반화, 그 길은 우리가 가면 안되는 일이다. 불법 파견노동자, 이건 사실상 국민 모두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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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한 파견근로자로도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파견근로자 보호법(파견법)이 허용하고 있는 26개 업종에서 벗어난 불법파견 근로자라도 2년이 지나면 합법적인 파견 근로자처럼 원청업체에서 고용승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사용자가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현행 파견법이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적용되는지를 놓고 하급법원의 판결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나온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용역회사 소속인 이모씨(30) 등2명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이같이 밝히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7개월 동안 도시가스 공급업체에 파견돼 일했다. 그러나 이씨는 2005년 11월 해고됐고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이씨가 회사에서 맡았던 계약체결 업무가 파견법이 정한 26개 업종에서 벗어난 '불법파견'에 해당된다'며 파견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결국 이씨는 소송을 냈고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06년 12월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사용자가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현행 파견법은 적법한 근로자 파견에만 적용하는 것이지 불법파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2심인 서울고법도 지난해 같은 취지로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적법한 근로자파견에만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된다고 본 원심은 부당하다"며 "적법파견과 위법파견의 구별 없이 파견기간 2년이 경과된 모든 파견에 대해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축소 해석해야 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이 규정은 오히려 근로자파견사업 허가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어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파견근로자법의 법망을 벗어나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사업주에 대해서도 직접고용의 부담을 지움으로써 위법한 파견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규제를 할 수 있게 되고, 법을 지키지 않은 자가 법을 지킨 자보다 더 유리하게 취급받는 불합리를 없앴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불법파견 근로자가 파견법에 의한 보호를 받는지 여부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반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협력업체 근로자 7명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근무기간 2년을 넘긴 4명을 현대차 근로자로 인정해야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보기출처(ref.) : 노동OK - 노동뉴스 - 불법파견도 2년 경과하면 고용 보장해야...대법원 - http://www.nodong.or.kr/news/402430
행복학
[크로스학(學)이 뜬다](上)실용인문학-인문학이 ‘현실’ 속으로 들어왔다
행복학 역시 요즘 뜨고 있는 학문이다. 행복학은 2000년대 초반 하버드대의 탈 벤 샤하르 교수가 강의를 개설하면서 화제가 됐다. 1980년대말 마틴 셀리그먼이란 심리학자가 주창한 긍정심리학이 토대가 됐으며 미국 대학에서는 현재 200여개 강좌가 운영 중이다. <몰입>이란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적극 주창해 미 클레어몬트대학원대학교에는 행복학 박사과정도 설치될 만큼 정식 학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창민 서울대 교수가 2008년부터 교양과정으로 ‘행복학’ 강의를 개설했다. 또 올초에는 서울대 심리학과 심리과학연구소 산하에 행복연구센터가 설립됐다. 센터 설립을 추진한 최인철 교수(심리학)는 “우후죽순처럼 행복과 관련된 담론이 나오지만 행복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제공해주는 기관이 있었으면 했다”면서 “모든 행복 연구와 사상, 종교를 정리해 일종의 백과사전처럼 제공하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센터 설립의 추진 배경을 밝혔다.
화불단행(禍不單行)
<뷰스앤뉴스>의 박태견 편집국장의 칼럼 가운데 한 대목.
화불단행(禍不單行), 본디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오는 법이라는 옛말이 있듯 그는 이런 악재가 앞으로 수년내 한꺼번에 터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2년내에 우려하는 사태가 터지면 정권이 넘어가고, 다행히 2년후에 터져도 다음정권은 골병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가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게 아닐까, 머리가 지끈거린다."
최근 만난 한나라당의 한 중진이 한 말이다. 그는 경제통이다. '걱정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우선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다. 벌어져도 너무 벌어졌다. 말로만 친서민 했지, 사회안전망이 너무 취약하다. 현장에서 접하는 분위기가 흉흉하다. 언제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분노가 폭발할지 모른다."
"세계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앞으로 몇년간 저성장의 고통을 더 겪어야 할 거다. 우리 경제도 결코 예외는 될 수 없을 거다. 더욱이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인 북한도 지금 아슬아슬하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외교도 걱정이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계속 으르렁거릴 텐데 우리 외교가 너무 미국쪽으로 쏠려 있다. 우리 처지로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간 중국에게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빚 무서운 줄 모른다는 거다. 정부는 엄청난 재정적자에도 돈을 펑펑 써대고, 가계부채도 엄청난 규모인데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아일랜드의 정부·민간부채 합계가 GDP의 250%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규모다. 아일랜드는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민간부채가 부실화돼 국가부도가 났다. 정부는 부채가 많은 만큼 자산도 많아 걱정할 것 없다고 한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부채는 그대로지만 자산 가치는 휴지조각이 되면서 미스매치가 발생, 부도가 나는 법이다. 우리도 안심할 때가 아니다."
화불단행(禍不單行), 본디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오는 법이라는 옛말이 있듯 그는 이런 악재가 앞으로 수년내 한꺼번에 터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2년내에 우려하는 사태가 터지면 정권이 넘어가고, 다행히 2년후에 터져도 다음정권은 골병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사람들에게서 좀처럼 듣기 힘든 진단이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 같은 경우도 평소 "다음 대선 역시 또다시 경제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앞의 한나라 중진과 유사한 진단에 기초한 전망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2012년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이 모두 정권교체기를 맞는다. 좀처럼 보기 힘든 경우다. 그런데 정권교체기에는 세계가 공조하기 힘들다. 모두가 제 발등의 불부터 끄는 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도래했을 때 국제사회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처럼 공조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김 전 수석이 우려하는 또하나의 대목이다.
이렇듯, 우리의 앞날은 결코 간단치 않다. 지금도 불확실하지만 내일의 불확실성은 더욱 짙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요즘 들어 '강자 독식'이 사회를 지배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위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을 떼죽음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SSM과 이마트 피자는 빙산의 상징적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가 예상도 못한 곳에서도 강자 독식은 무서운 속도로 진행중이다. 한 예로 얼마 전 울산에 KTX가 들어갔다. 울산과 서울이 1일 생활권이 됐다. 당연히 울산공항은 초토화가 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불똥은 대구로 튀고 있다. 예전엔 울산에서 큰 병에 걸리면 대구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 병원을 찾는다. 일부 서울 병원은 울산 환자들에게 KTX 표까지 끊어주며 유치전을 펴고 있다. 대구 병원들이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병원만이 아니다. 쇼핑도 이제는 KTX 타고 서울 올라와 한다. 주말에는 학생들이 서울에 올라와 강남에서 논설 등의 강의를 듣기까지 한다. 울산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KTX가 뚫리는 곳마다 정도 차이가 있을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뜩이나 거대한 서울이 지방의 의료, 교육, 소비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또하나의 강자 독식이다.
이와 같이 한국은 지금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에 노출돼 있다. 머지않아 위기는 화산처럼 연쇄 폭발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 권력은 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터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대응만 읽힐 뿐이다. 그 위험은 고스란히 후임자와 미래세대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다음 정권은 정말 어려운 난제를 떠안게 될 게 확실하다. 제대로 준비가 안된 집단은 애당초 집권을 포기하는 게 현명해 보일 정도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두가 미래권력이 되고 싶어할 뿐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제대로 선택하는 길밖에 없다. '2012년의 선택'이 벌써부터 중차대성을 띠는 이유다. 다음에는 정말 잘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저신뢰 사회’ 한국을 되돌아 본다
2000년 2월 아프리카 남동부의 모잠비크에 강타한 태풍으로 말미암아 50년 만의 최대 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일이다. 수도 마푸토 북쪽 200㎞쯤 떨어진 초크웨라는 도시에는 교도소까지 물이 밀려와 초비상이 걸렸다. 교도관들은 긴급회의를 열어야 했다. 그대로 있을 경우 자신들은 물론 재소자들까지 수장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교도관들은 고심 끝에 45명의 재소자 전원을 풀어 주기로 결정했다. 홍수가 지나간 뒤에도 살아남아 있으면 다시 돌아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살인 혐의자들까지 있었던 터라 이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초크웨 교도소와 경찰서까지 휩쓴 홍수가 잦아든 열흘 후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떠났던 재소자들이 하나 둘 돌아오기 시작했다. 6명의 재소자들이 자진해서 복귀했다. 고향으로 가서 가족을 구하고 물에 잠긴 집을 복구한 뒤 돌아온 사람도 있었고,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해 준 이도 있었다. 경찰은 조사 결과, 돌아오지 않은 재소자들은 가족을 구하려다 실종되었거나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전국에서 16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위대한 일은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 오구스트 본 시레겔의 말을 뒷받침하는 듯한 사례다. 이미 2500년 전 공자도 국가경영에서 무기와 식량보다 중요한 게 신뢰라고 <논어>에서 역설한 바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0년대 중반 <트러스트>(한국경제신문사)에서 신뢰사회의 중요성을 학문적으로 갈파했다. 신뢰는 한 나라의 번영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덕목이며, ‘사회적 자본’을 일구는 밭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은 자발적 사회성에 근거하며, 자발적 사회성을 확대시키는 것이 바로 신뢰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자발적 사회성은 사회적 자본의 구성요소다. 신뢰는 공동체 내에서 예측 가능한 약속이다. 신뢰가 두텁게 형성된 사회는 불필요한 규제와 법치,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고 한다.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법에 대한 의존이 크면 클수록 신뢰는 작아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후쿠야마는 독일, 일본, 미국 등을 사회적 자본이 잘 형성된 고신뢰사회 국가로 꼽는다. 그는 저신뢰사회인 한국이 더 훌륭한 문화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공동체사회에 대한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신뢰지수는 선진국보다 크게 낮다는 통계가 나라 안팎에서 모두 나와 있다. 2005년 세계가치관조사 결과 ‘낯선 타인을 믿는다’는 한국인은 3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8%인 스웨덴은 물론 52.3%인 중국, 52.1%의 베트남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특히 국회와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10.1%, 28.8%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각각 38.3%, 34.6%)을 크게 밑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9월 조사한 한국의 신뢰지수는 10점 만점에 5.21점으로 OECD 29개국 가운데 24위이며, 사회적 자본 수준은 22위로 모두 하위권이다.
정부의 주요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정부의 해명보다 네티즌의 글에 더욱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현실은 신뢰를 잃은 정부와 지도자들 때문임을 통계까지 방증해 주고 있다. 요즘 검찰의 이중 잣대가 수사결과를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게 하고 천안함 침몰사고 조사결과에 대한 의혹 증거가 끊이지 않는 것은 저신뢰사회의 단면이다. 후쿠야마가 반 세대 전에 울렸던 경종이 아직 우리 사회에는 들리지 않는 곳이 많은지, 듣고도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다.
国民読書年 貧しき図書館を憂う
図書館の本購入費が年々、減っているのは嘆かわしい。今年は国民読書年で、二十七日から読書週間も始まった。知の楽しみを味わう場は人や文化を育て、ビジネスを開花させる拠点でもありたい。
世界初の電子コピー機が誕生したのは、米国の弁護士で発明家がニューヨーク公共図書館で、物理学の論文の一節を見つけたことがきっかけだった。
ある国際航空会社の創業者は、世界大恐慌時代に同図書館に通い、鉄道や船舶などの資料を集めるうちに、「空の時代」を確信したという。
デジタル情報時代の現代も、米国では高価なデータベースを無料で提供したり、ビジネスや起業家へのサポートに尽力しているそうだ。「未来をつくる図書館」(菅谷明子著、岩波新書)で紹介されているエピソードの数々だ。
「アイデアを育(はぐく)む『孵化(ふか)器』」とは米国の図書館の姿を表現した菅谷氏の言葉だが、静かな空間で本を読んだり、受験勉強に励む日本の図書館の日常とはやや異質で、先進性を感じさせる。
むしろ日本では公共図書館が図書を購入する資料費が減少を続けている。日本図書館協会によると、決算ベースで資料費は一九九八年度には約三百六十二億円あったが、二〇〇八年度には約三百七億円まで収縮しているのだ。
(*1998년 도서구입비 약 362억엔, 2008년 도서구입비 307억엔)
個人が本を買わない「本離れ」が進んでいるが、図書館まで「本離れ」してどうするのか。利用者の数は逆に増加してもいるのだ。厳しい財政難の中で、手をつけやすい予算から削っていると批判されてもやむを得まい。
公共図書館の設置率にも問題が潜む。都道府県立の図書館はむろん100%で、市区立も約98%あるが、町村立になると約53%にまで落ち込む。つまり日本の町や村では半数しか図書館がない。これは「文化格差」と呼んでいい。国民が等しく文化を享受する視点に立てば、対策は必要だろう。
(*도도부현립 도서관 100%, 시구립 약 98%, 정촌립 53%)
人的側面でも問題がある。専任職員数が〇九年には約一万二千七百人と、十年前に比べて約二千八百人も減っていることだ。開架の本棚から選ぶのは利用者だという発想は古い。司書らは、有用な情報にたどりつくための身近な“案内人”であってほしい。
(*전임직원수 09년 약 12,700명, 십년 전에 비해 약 2,800명 감소.)
調査研究型の図書館と地域密着型の図書館とが互いに補完し合い、必要な文献やデータなどを利用者と一緒に探し出す役割を果たしてくれたら、新しい発見や発明を生む「孵化器」となろ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