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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5일 일요일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북카페

 *사진출처: http://www.housingworks.org/social-enterprise/

 

하승창(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이 포스코 청암재단의 후원을 받아 미국 뉴욕에서 갖게 되었던 연수 기간 동안 <오마이뉴스> 등에 발표했던 글을 모은 책,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북카페>(아르케, 2008년 4월 16일 초판)를 읽는다기보다는 넘겨본다는 식으로 보았다. 이 책은 아르케 출판사가 창고에 재고로 쌓여 있는 책을 묶어서 '책읽는사회'의 후원자들이나 도움이 될 만한 곳에 보내주기를 바라면서 보내 준 책 가운데 한 권이다. 일종의 미국 견문기라 할 만한 내용인데,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역시 이 책의 제목으로 삼은 북카페였다.

 

미술의 거리로 알려져 있는 뉴욕의 소호거리(SOHO, South of Houston)에 있는 북카페를 소개하는 꼭지다. 3만 명이 넘는 뉴욕의 노숙자들에게 적절한 주거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1990년에 설립된 '하우징 웍스(Housing Works)' 라는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하우징 웍스 유즈드 북카페'.

 

Housing Works Bookstore Cafe has established itself as a New York downtown institution and tourist destination for the last decade. Special events and a fully stocked cafe make this a great place to meet friends, relax and shop the best book, movie and music selection in New York City. Our one of a kind space is available for rental and all of our merchandise is donated. We are staffed almost entirely by volunteers and 100% of our profits go to Housing Works, Inc.

--하우징 웍스 누리집에서

하우징웍스의 북카페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이자, 중고책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재활용운동이고, 노숙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운동의 공간이기도 했다.

--하승창,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북카페> 77쪽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시민의 권리

진영아, 소주 한 잔 마시자. 정말 보고 싶다.

글 잘 읽었다. 그리고 건강해라. 보고 싶다. 

정말 슬프다. 우리가 잘못 산 거다.

 

갈길이 멀다.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습니다.

 

알지 못하면 알려고 노력을 해야 하고, 최소한 자기가 아는 만큼의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사회는 그런 발언을 묵살하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혹 잘 모르고 있다면 설명을 해야 하며, 설득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합리적 사회의 문화적인 건강성 아닌가요?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진영(영화배우), <오마이뉴스> 2009년 8월 13일 광우병과 김민선과 전여옥과 관련된 글에서

 

--참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5494&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8131443021&code=940100


2009년 6월 4일 목요일

오래된 질문의 환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 한 가지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면, 언젠가 그 질문의 답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노무현의 유산은 무엇이고 그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는 무엇인가. 나는 노무현이 대통령 되기 이전부터, 되고 나서, 그리고 퇴임 이후에도 시종일관 그의 삶과 행적을 이끈 커다란 질문을 하나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이것은 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추구해야 할 목표에 관한 질문이며 정신과 비전, 꿈과 가치에 관한 질문이다. 그 질문을 망각한 사회는 제아무리 잘살아도 길 잃은 사회, 제아무리 휘황해도 어두운 사회, 제아무리 똑똑해도 눈먼 맹목의 사회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질문을 오랫동안 잊고 살지 않았던가? 우리가 망각한 그 질문의 환기, 그의 죽음이 벼락 치듯 우리에게 일깨운 그 화두야말로 노무현이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다. 그의 죽음 이후의 과제들을 생각해본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그 질문의 거울 앞에 세우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가? 노무현의 죽음이 절절한 애도의 물결을 일으킨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여의고 나서야 그가 꿈꾸었던 세상, 그가 만들어보고자 했던 사회의 비전에 대한 그리움에 흠뻑 젖었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노무현이 꿈꾸었던 세상은 소박하다면 소박하게도 사람들이 민주주의라 부르는 체제의 원칙과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링컨의 표현을 빌리면 ‘민주주의의 명제에 봉헌된’ 사회이다. 그러나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결코 소박한 작업이 아니다. 그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는 그 작업이 우리에게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며 그가 우리 모두에게, 집권세력과 국민과 사회에 남긴 숙제들 중에서도 가장 큰 숙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과제의 수행을 위한 방법적 측면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민주주의 문화’의 토양을 일구어 나가는 일이다.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일은 정치영역만의 작업이 아니다. 정치학자들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되었으니” 어쩌고 하는 망발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낸 적이 있다. 민주주의는 정치영역으로만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를 포함해서 사회 모든 영역의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하는 민주적 가치, 원칙, 태도, 의식, 정신상태- 곧 ‘시민문화’의 성숙을 요구한다. 그 문화의 토양 없이 민주사회는 요원하고 일시적으로 민주주의 같아 보이는 것도 쉽사리 엎어지거나 퇴행과 반전의 운명을 거듭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마라톤이다. 그것이 긴 마라톤인 이유는 민주주의의 문화를 키우고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전의 노무현은 ‘민주주의의 문화’라는 표현은 별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가 시도했던 제도 개혁, 권력기관의 탈정치화, 인권과 시민 기본권의 존중, 약자 보호, 권력 분산, 지역주의 극복과 수직 서열주의 타파 같은 작업들의 기본 목표는 결국 민주주의의 문화를 키우는 데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그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일은 정치권만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가정과 직장, 교육과 언론을 포함해서 사회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어야 할 ‘사회 전체’의 과제이다. 우리 사회는 이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시민교육 강화는 특히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이 나라에서 교육은 ‘시민’을 길러내고 있는가? ‘시민학’(Civics)을 기초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이 있는가? 창조적 교육을 되뇌면서도 창조정신의 핵심이 비판적 사고라는 것을 지금의 우리 사회는 알고 있는가?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그들의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원문출처: ‘노무현의 질문’ 기억하기 / 도정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84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