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도서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도서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1년 3월 1일 화요일

어느 끔직한 결정

<뉴욕타임스> 2011년 2월 27일자 기사

A Limit on Lending E-Books

-Until now, libraries that have paid for the privilege of making a publisher’s e-books available for borrowing have typically been granted the right to lend an e-book — say, the latest John Grisham thriller — an unlimited number of times. Like print books, e-books in libraries are lent to one person at a time, often for two weeks. Then the book automatically expires from the borrower’s account.
-HarperCollins said on Friday that it had changed its mind. Beginning March 7, its books may be checked out only 26 times before the license expires.
-While hundreds of publishers make their e-books available to libraries, at least two major publishers, Simon & Schuster and Macmillan, do not.


독자의 반응
-26 times is not very much for popular books at libraries. Libraries help create readers, which publishers could show some gratitude for. Also we recommend books, talk about books, encourage reading.
-Is HarperCollins also planning to say that a physical book may only be lent 26 times before a new book must be purchased?

2011년 2월 16일 수요일

어떤 역사

거의 2주 동안 허리의 통증 때문에 책상에 앉기조차 힘이 들었다. 오늘에서야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팠다. 그 동안 이 블로그에 무슨 새 소식이 없는가 하고 들어오셨을 분들께 송구한 마음이 없지 않다. 아무 말도 없이 새 소식으로 갱신되지 않으니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 블로그가 무슨 특별한 블로그라고... 아무튼 신년 들어 몸을 챙기라고 몸이 말해왔다는 것.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지 않으면 탈이 날 거라고 몸이 말해왔다는 것!



머리맡에 놓아두고 조금씩 넘겨보고 있는 책 가운데 최석두 선생께서 번역하신 <일본의 식민지 도서관>이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5년에 간행되었고 번역되어 출판된 것은 '한울'에서 2009년.

그런데 첫 장부터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를 복택유길로 읽고 있는 식이어서 사뭇 책장을 넘기면서 짜증을 부리지 않도록 애쓰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번역자도 문제이지만 출판사 편집부의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버릴 수가 없다. 너무하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책은 아직 번역 이전의 단계의 책인 듯싶다. 편집부의 무책임에 화가 난다. 아무튼 첫 장부터 생각할 거리를 메모하면서 넘겨보고는 있다. 그런 가운데 몇 사람에 대해 메모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인물이 최석두 선생이 '전중불이마'라고 번역한 '다나카 후지마로(田中不二麿)'.  이 사람은 1871년 '이와쿠라 토모미(岩倉具視)' 가 이끄는 메이지 정부의 구미 시찰 여행--당사 일본 정부의 젊은 지도자들이 50명에 가까운 간부들을 이끌고 1년 10개월간 구미 12개국을 돌아보았다 한다--에 참여하면서 일본에 도서관을 소개하게 되는 과정이 이 책에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다나카 후지마로의 공공 도서관 사상'이 한 절로 등장하고 있다.

"다나카의 주장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공 도서관의 필요성을 정부의 견해로 밝혔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것이었다. 실제로 이 <공공 서적관의 설치를 필요로 한다>는 글에 자극을 받아 서적관 몇 개가 설치되었다."(위의 책, 22쪽)

그런데 이 '다나카 후지마로의 공공 도서관 사상'이라는 절의 끝 부분은 이러하다.

"요건대 다나카가 목표로 삼은 공공 도서관은 자유민권운동의 탄압과 재정적 핍박으로 성장의 싹을 잘리게 되었다. 일본의 근대 공공 도서관은 그 맹아기에 이미 국가의 통제하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위의 책, 24쪽)

이 책에는 다나카 후지마로가 구미의 도서관 '사상'을 어떻게 접하고 어떤 식으로 일본에 적용하려 하였는지 짧은 분량이지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맹아'가 어떻게 굴절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핵심적 의제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국가와 도서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사람은 '일본도서관협회와 송본희일(松本喜一)'이라는 절에 등장하는 '마츠모토 키이치'라는 인물.

인터넷을 통해 이리저리 조사해보니(예를 들어 야후재팬 등의 검색을 통해 마츠모토 키이치 저작 일람 등) 이 인물에 대해서는 일본 도서관계의 호불호, 혹은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 초점도 역시 '국가와 도서관의 관계'라고 요약할 수 있다.

마츠모토는 1922년부터 1945년까지 24년간 제국도서관의 관장을 맡으면서 동시에 1931년 5월부터 1939년 8월까지 일본도서관협회의 이사장으로서 일본 도서관계를 이끌고 간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일본의 식민지 도서관>의 저자들은 한마디로 마츠모토를 "도서관계로서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던 것 같다"(52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일본도서관협회의 정사인 <근대일본도서관의 발자취 본편(近代日本図書館の歩み(本篇)>(1993년)에서는 마츠모토 이사장의 시대를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대는 일본문고협회 결성 이래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아카데미즘의 양식을 견지해가면서 일본의 도서관을 키워온 리더들이 점차 편향하는 시대의 파도에 밀려 그 지도력을 잃고 관리화(官吏化)되어 교원이나 지방 관료들로 바뀌었으며 반관반민적인 교화단체로 변질해간 시기에 해당한다."

이런 평가는 매우 혹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교원이나 지방 관료'로 바뀐 채로 본질적인 도서관 활동보다 변질된 내용을 더욱 소중하게 껴안고 있었던 일본 도서관의 역사가 이 사람으로부터 말미암은 바가 크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일본의 식민지 도서관>의 저자들은 이렇게 적고 있다.

"그런데 일본도서관협회라는 조직이 한통속이 되어 국가의 정책에 영합하였는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물론 일본문고협회 창립 당초부터 간부의 면면을 보더라도 분명하지만 문부성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문부성의 도서관 행정의 빈곤함에 대하여 구미 직수입적인 지식이라 하지만 일정한 도서관론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들 자신이 국가와 함께 이 나라의 도서관정책을 영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도서관정책을 문부성에게 실현시키는 것이 국가로서도 유익하다고 믿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틀림없이 그들의 뇌리에는 근대 시민사회에서의 주민교육권과 같은 발상은 없었으며 그런 것을 그들에게서 찾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은 어느 의미에서는 '메이지(明治)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1930년에는 일본에게 좋든 싫든 이와 같은 '메이지의 정신'을 인정하는 여유가 없어졌다. 도서관계라는 작은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부관료 마츠모토 키이치가 반대와 장애를 무릅쓰고 도서관계에 등장한 것은 이를 상징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런 저런 자료를 찾다가 이런 자료와는 만나게 된다. 서울--식민지시대의 경성에서 열린 일본의 도서관대회 이야기.
特集:図書館人が植民地でやったこと 植民地での全国図書館大会

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전자도서관 논쟁

우연히 전자책, 전자도서관에 대해 검색하다가 어느 논술 관련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다음과 같은 글을 만났다. 누가 쓴 글일까? 필자 불명이다. 하지만 내용은 찬찬히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출처는 http://www.sun4in.com/

 

------------------------------------------------------------------------

 

전자도서관 논쟁

전자도서관 예찬론이 무성하다. 2006년 8월 20일 개최된 2006 서울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에서도 전자도서관 예찬이 쏟아졌다. 디지털도서관, 가상도서관, 사이버도서관, 벽 없는 도서관 등으로 불려지기도 하는 전자도서관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허버트 실러는 “모든 사람이 마음껏 도서관의 보고(寶庫)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은 공공 도서관들이 문을 닫거나 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 김정근을 비롯한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연구팀은 전자도서관 열풍을 ‘어리석은 광기’라고 질타했다. 기존의 책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비참한 현실을 외면하고 그 과정을 건너뛰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실이 비참할수록 미래로 도망가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한국 도서관 현장의 현 단계에서는 소장(ownership)이 장서 문제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며 전자 매체를 이용한 접근(access)은 어디까지나 기본인 소장의 보완과 강화를 위한 보조의 위치에 세워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에서의 시급한 현안은 공공도서관의 문제다. 한국 공공도서관의 현실은 ‘비참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공공도서관이 겪는 가장 큰 민원은 독서실을 운영해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책을 가지고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도서관을 독서실로 착각하고 사서들을 독서실 ‘총무’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시족(公試族)’이 점령한 대학도서관을 해방시키자”고 주장했다. 한국출판연구소 차장 백원근은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기능은 매우 취약해 전국에 500개도 채 안 되는 실정입니다. 국내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이 미국 하버드대학 한 곳의 도서구입비보다 적은 실정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무슨 국가경쟁력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학도서관도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는 책이 시중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킬림타임용 판타지류입니다. 대학 도서관의 학술도서 구입 비중 등을 대학평가 요소로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송충식은 일본 최고의 도서대출률을 자랑하는 ‘도서관 도시’ 우라야스와 도서관 혁신을 통해 ‘생각하는 학교, 학습하는 나라’의 비전을 실천해온 싱가포르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네도서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학습국가’ 구상에 착수할 때다.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배움의 문화를 즐기는 우리사회의 총체적 역량에 관한 문제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이 거대 담론을 놓고 대책없는 싸움박질로 날을 지새는 사이, 정작 이처럼 모두에게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다.” 전자도서관의 축복을 말하기에 앞서 공공도서관의 현실에 주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혹자는 전자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그런 문제마저 건너뛸 수 있는 대안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공공도서관이 최소한의 도서 구입으로 지식 생산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을 간과한 단견일 수 있다.


(참고문헌)

배영대, <“디지털 도서관, 정보 평등화 기여할 것”>, 『중앙일보』, 2006년 8월 21일, 18면;

허버트 실러, 김동춘 옮김, 『정보 불평등』(민음사, 2001), 145-146쪽;

김정근, <엮으면서: ‘가벼움’의 기원에 대하여>, 김정근 편저, 『디지털 도서관: 꿈인가, 광기인가, 현실인가』(민음사, 1997), 5-17쪽;

고정욱, <도서관에 대한 몇가지 오해>, 『경향신문』, 2004년 10월 2일, 18면;

이창원, <‘공시족’이 점령한 대학도서관 해방시키자>, 『조선일보』, 2007년 10월 5일자;

백원근 외, <테마대담: 위기에 빠진 인문출판>, 『한겨레』, 2004년 12월 21일자; 송충식, <‘우라야스’를 배우자>, 『경향신문』, 2004년 12월 21일자

2009년 10월 14일 수요일

2009 Access to Learning Award

       *사진출처: http://www.fundacionepm.org.co/site/

 

"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되면, 사람들은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We believe that you can learn better if you're part of a community.)

 

이 말은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매년 수여하는 '학습접근권상(Access to Learning Award)'을 올해 수상한 콜롬비아의 도시 메델린의 비영리 조직 '메델린 공사재단(Fundacion Empresas Publicas de Medellin)'의 도서관 코디네이터인 가브리엘 바네가스(Gabriel Jaime Vanegas)의 말이다.

 

'2009 학습접근권상'을 수상한 메델린 공사재단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니, '도서관'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공공도서관 네트워트의 활동은, 도서관에 대한 인식을 전통적인 '책 창고'에서 역동적인 중심기지인 것으로 바꾸어 내고 있다. 그 중심기지란 개인의 발전과 경제적 개선을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곳, 지역공동체 의식을 창조하고 지구적 차원의 공동체와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NPL has shifted people’s perceptions of libraries from traditional “bookshelves” to dynamic centers—places that offer tools for personal development and economic improvement, places that create a sense of local community and provide a connection to the global community.)

 

정보기술과 교육프로그램, 문화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메델린이라는 지역이 공동체를 어떻게 재생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가, 메델린 공사재단에 상을 수여한 것은 이에 대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 형성자로서의 도서관!

2009년 10월 6일 화요일

감옥 안에서 금서 읽기

 

As part of Banned Book Week, the East Branch Library in Dayton built a “jail” for classic banned books and invited volunteers to read from the books. Shadd Douglas read from “Song of Solomon,” by Toni Morrison on Friday, Oct. 2. (사진출처: http://www.daytondailynews.com/)

2009년 7월 2일 목요일

도서관 노래

아주 우연히 유투브에서 '도서관 노래'를 만났습니다. 대만의 영상입니다. 제목은 "早安,圖書館".  "안녕 도서관". 이렇게 번역하면 될까요?

 

소개는 "為臺大圖書館的圖書館之歌,由盧廣仲作詞及演唱。呈現出臺大圖書館的生活故事"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졸역을 하면. "국립대만대학도서관을 위한 도서관의 노래, '노광중'이 작사 작곡,   국립대만대학도서관에서의 생활사를 노래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흥겨운 리듬에 영상도 아주 재미가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국립대만대학도서관,  사진출처: http://www.alum.ntu.edu.tw/read.php?num=61&sn=1794&check=

 

언뜻 우리 말처럼 들리는 대목도 있습니다. 중국어 잘 하시는 분이 있으면 이거 가사 좀 댓글로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이런 노래 하나 만들어봅시다.

 



 *영상출처: http://www.youtube.com/watch?v=7PF7U_WIlTo&hl=ko


2009년 5월 1일 금요일

송파어린이도서관 사진 모음3

*도서관 내부의 다양한 공간에서 엄마와 아이들이 아주아주 다양한 포즈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사진기에 포착되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의 공간을 실제로 이용자들이 어떤 모습을 활용하는지 잘 드러나보이는 사진 몇 장을 골라보았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2009년 4월 23일 목요일

사회공헌과 도서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출처: http://www.westernvoices.com/   그림은 본문의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도서관에 다양한 사회적 지원과 기부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기부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작은 ‘고민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한국도서관회관(가칭) 건립” 추진과 도서관 발전을 지원할 목적으로 2008년 출범한 도서관발전재단은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각종 지원을 확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도서관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앞으로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기부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등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 세미나 일정

사회 : 이용훈 (도서관발전재단 사무국장)
○ 내빈소개 / 사회자
○ 인사말씀 / 신기남 도서관발전재단 이사장
○ 기조강연 : 기부가 도서관을 바꾼다 - “삶은 학습이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 실무강좌 : 기부 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 “나눔을 넘어 변화로” / 박경수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도서관 기부 활동 사례(1) -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을 바란다” /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이사장
○ 도서관 기부 활동 사례(2) - “사회공헌과 도서관” /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

 

■ 세미나 주요 내용

이번 세미나는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도서관에 대한 기부 활동의 의미와 그 방법을 생각해 보고, 그리고 구체적 사례 점검을 통해 바람직한 도서관 기부 활동을 모색해 보고자 마련한 것이다.

1. 박원순 상임이사 기조강연, “삶은 학습이다”

우선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고 있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삶은 학습이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주제와 같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평생 학습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는다. 왜 우리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정리해서 표현해야 하는지를 동서고금과 국내외 사례를 넘나들면서 정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러한 활동의 근간은 바로 책읽기라는 점을 설파한다. 책을 읽고 책을 쓰는데 있어 메모하고 기록하고 정리해서 책을 쓰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그러한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박원순의 독서법이나 메모법을 통해 이 시대 쇼설 디자이너(social designer)로서 어떻게 다양한 사회 활동과 저술 활동 등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 박원순의 독서법 - 난세의 난독법
닥치는 대로 읽는다, 한번에 끝낸다 ; 언제 다시 집을 수 있는가, 주요하고 의미있는 구절은 독서노트에 담는다, 혼자서 읽지만 말고 함께 읽는다 ; 주기적으로 열리는 도요새난장
* 박원순의 메모법
1.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번개같이 지나간다. 메모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다.
2. 몸 어딘가에 메모할 도구를 갖추어라. 정 없으면 손바닥과 팔바닥에라도 메모하라.
3. 오래되면 그 메모조차도 잊는다. 메모한 것은 소중히 정리하고 당장 실천할 것은
  실천하라.
4. 메모하면서 끊임없이 상상의 날개를 펴라. 단지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만 받아적지 마라.
5. 메모보다 더 좋은 것은 컴퓨터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업계획안 등의 본격적 문서에 정
 리해 버리는 길이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미 여러 가지 연구와 저술 주제를 정해두고 있는데, 차라리 유배제도라도 있어 그러한 일에 집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지하철 개혁론, 법치주의 연구(3권), Coin Street, 지역재단, 마을이장 리더십, 개헌론, 세계 10대 재단 연구. 우리 사회를 학습하는 사회, 책을 읽고 공부하고 책을 쓰는 성찰하는 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뚜렷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희망의 작은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사업(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등), 느티나무도서관, 맨발동무 도서관 등 사례와 카네기 도서관 사업 등과 같은 해외 사례를 통해 좋은 도서관 만들기의 중요성과 가능성,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학습하는 사회로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본다.

2. 박경수 교수의 실무강좌, 나눔을 넘어 변화로 - 기부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실무강좌는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경수 교수가 “나눔을 넘어 변화로”라는 주제로 기부활동 방법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을 짚어준다. 최근 들어서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활발해 지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데 있어서 개별 도서관들은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인력과 프로그램,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정자원 부족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특별히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자원을 확보하고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위한 혁신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도서관 사정 못지 않게 기부시장에서도 다원화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책임성(accountability)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자원개발 방식은 종전 단순 요청과 소극적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적이고 전략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도서관은 새로운 민간자원을 개발하고 확보하는데 있어 인력 부족, 자원개발에 대한 인식부족, 관련교육 미흡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박경수 교수는 이러한 기부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과 효율의 시대에 도서관이 자원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과연 어떤 영역이 필요하고, 어떻게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야 하는지, 자원확보를 위한 제반 요소들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그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도서관 기부 활동내용을 정리한 결과, 도서관 사업에 있어 민간 자원개발이 비교적 용이한 영역으로는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의 사업내용 중 ‘도서관접근성 향상 및 서비스 환경 개선’, ‘지식정보격차 해소’ 등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개인의 삶 차원에서나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정신문화운동의 모태와도 같은 것으로 '책읽기'와 관련된 캠페인 등을 고려해 볼 것을 권고한다. 지역사회 도서관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캠페인, 이벤트 등을 활용한 독서운동, 이를테면 책을 주제로 한 시민축제, 다채로운 대중강좌 같은 행사를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 주거지역 아동들을 위한 찾아가는 이동도서관과 같은 사업은 공동모금회나 기업사회공헌 지원사업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이것은 그때그때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도서관에서 책을 준비하고 자원봉사자를 결합시켜 순회하는 방식이다. 자원봉사자는 반드시 전문가 수준이 아니어도 되며, 만일 기업 임직원들을 활동에 결합시킨다면 재정후원 가능성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서관이 자원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1) 재정지원단체에 대한 프로포절 응모방식, 2) 기업 사회공헌활동 연계 방식, 3) 풀뿌리모금 방식, 4) 전문모금단체와의 연합모금 방식등 4가지를 제시하고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한 조직에서 성공적으로 자원개발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모금상품, 리더십, 잠재기부자, 전략기획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구체적인 사항들을 짚어 설명한다. 그 밖에 기관의 신뢰도와 조직의 기획능력 점검과 모금방식의 경향을 점검할 필요성도 강조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모금과 관련한 법과 제도에 대해서도 잘 알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자원개발의 과정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관계정립의 과정이기 때문에 요청(ask)에 따라 단순히 돈만 얻었다면, 장기적 안목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보다 성공적인 자원 확보는 장래성을 보장할 수 있는 감정들과 함께 미래를 위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무형의 유동자산들을 함께 얻어야만 한다. 이 과정에는 무엇보다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무엇이 이루어질 것인가’를 분명히 함으로써 조직의 궁극적인 목적과 사명, 그리고 사업의 방향을 구성원들이 명확히 공유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션과 비전의 기반위에서 ‘자신감’, ‘철저한 준비’, ‘전략적 접근’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함께 작동시킬 때 그 성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3. 박영숙 이사장의 도서관 기부활동 사례(1) : 느티나무 도서관

세상 모든 아이들은 꿈꾸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지역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던 것에서 시작한 느티나무도서관. 그 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는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꿈꾸고 실현해 낸 느티나무도서관 박영숙 이사장. 박 이사장은 왜 도서관을 꿈꾸기 시작했고, 그동안 상가지하 132㎡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한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이 지금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느티나무도서관으로 자라나게 된 이야기를 통해 도서관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를 함께 나누는, 함께 만들어 가는 지역공동체의 구심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책과 도서관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도서관은 소란하다. 살아있기에 그렇다.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만나고 뭔가를 함께 만들어 간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사립공공도서관으로, 그 운영이 결코 만만하지가 않지만, 특히 새 도서관을 지으면서 지역사회의 도서관문화가 성숙되면서 민간이 가진 자발성과 역동성이 더해져서 그 가능성은 현실화되고 있다. 뉴욕공공도서관이 도서관을 이용해서 기업가로, 영화감독으로, 학자로 성공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기부를 하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 수 있는 것처럼, 느티나무도서관은 재단과 함께 지역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그런 도서관 만들기, 그런 지역공동체 만들기를 실험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느티나무도서관 모델을 복제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새로 도서관을 만들기보다는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들이 안정적 기반을 다지고 도서관다운 틀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미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서관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은 도서관 운영 뿐 아니라 도서관친구들 활동을 조직하고 지원하며, 마을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전개, 다른 도서관 운영을 돕는 활동의 기반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활동 영역을 다문화 도서관 서비스로, 일본과의 교류 등으로 넓혀 가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온전히 도서관을 통해 아이들과 지역사회가 행복해 지는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도서관 생각에 뜻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기부, 협력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거창한 프로젝트는 아닐지라도 이렇게 한 지역사회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과 도서관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그런 사례로서 느티나무도서관재단과 느티나무도서관은 좋은 모델이라는 사실은 이미 확인된 바이다. 이러한 느티나무 사례를 통해 더 많은 지역에서 도서관 문제가 지역 문제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도서관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느티나무도서관과 재단은 도서관이 있어 달라지는 마을을 보여줌으로써 도서관계에 건강한 긴장과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압력단체를 꿈꾼다. 또한 자선을 넘어 공공성과 일상성을 담은 기부활동의 모델로서,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는 상상력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그리고 긍정의 힘으로 새로운 도서관 운동을 해 나가고자 한다. 도서관이 그 자체로 사회의 건강한 압력단체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느티나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4. 안찬수 사무처장의 도서관 기부활동 사례(2) : 사회공헌과 도서관

우리 사회를 책 읽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최근 ‘기적의 도서관’사업은 물론 북스타트 운동 등 다양한 독서진흥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사무처장은 “사회공헌과 도서관”이란 주제로 한겨레신문과 삼성,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함께 추진했던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 사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소개를 위한 전제로 미국 뉴욕 시의 ‘퍼스트 레이디’ 애스터 여사의 이야기나 블랙스톤 그룹의 슈워츠먼, 그리고 영국 파카 사가 세계적인 도서관을 건립하거나 지원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도서관에 대한 기부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단지 사회, 문화적 여건의 차이나 기부자에 대한 가시적, 비가시적 보상의 미약함 등등의 조건도 문제겠지만, 그것만큼이나 도서관의 사회적 사명에 대한 공감과 지지의 부족도 큰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즉,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서관이 과연 우리 사회에서 무슨 존재이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또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얻는 것이 기부 활성화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한 사례로 한겨레신문사와 삼성, 책읽는사회문화재단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 사업은 양극화의 아픔을 이겨내고 문화 복지 수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교도서관 및 민영 작은도서관을 지원하는 범사회적인 공익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이 ‘희망의 작은도서관’은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책과 미래와 희망을 주기 위한 도서관이고, 이 사업의 주체들은 바로 이 ‘희망의 작은도서관’을 매개로 지역의 문화공동체를 건설하고 나눔과 배려의 문화를 확대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2007년 한겨레경제연구소를 통해 이 사업을 평가했었는데, 그 결과를 정리하면 ‘도서관’을 주제로 한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좀 더 장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의 기획 아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유지하면서 공공영역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도서관의 사회적 사명에 대한 개념의 확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서관문화 발전을 위한 기부와 참여의 확대는 민의를 반영한 도서관 운영에 기여하고, 또한 그 반대로 민의를 반영한 도서관 운영이 도서관문화 발전을 위한 기부와 참여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009년 4월 17일 금요일

불광초등학교 참새들의방앗간에서

2009년 4월 1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은평구에 있는 불광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인 '참새들의방앗간'에 갔습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의 상임이사를 맡아 일하던, 은평구 대조동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이미경 관장이 중심이 되어 펼치는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있는데, 그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펼침막의 오자, 4월 7일 서정오 작가가 아니라 서정홍 씨가라고 합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떤 곳인가. 2008년 12월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작은도서관 활동가 집단회'가 열렸을 때 이미경 관장이 발표한 자료 '지역주민들의 도서관만들기--대조동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보면 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경 꿈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

 

2005년 6월, 40평의 공간을 새롭게 마련한 꿈나무 어린이도서관은 대조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의 자원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다.

 

2000년 은평구에는 구립 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도 없을 때였다.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할 때 동사무소가 지역주민들의 문화복지공간으로 전환된다라는 소식을 접한 대조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역에 작은 도서관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치센터 내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서를 만들어 동사무소 동장을 찾아갔다. 당시 동장이 선뜻 주민의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다용도로 사용예정이었던 6평의 공간을 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조동 자치센터는 2001년 새롭게 신축하였고 그 과정에서 6평의 공간 예정이었던 도서실이 10평의 공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라면 기존의 수없이 사라졌던 문고들과 별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역의 시민단체인 “열린사회은평시민회”의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엄마들과 “열린어머니회”를 구성하고 신축기간 1년 동안 준비활동을 하였다.

파랑새어린이도서관, 은평사랑어린이도서관 등 기존의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하고 각동의 지역정보센터마다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창원지역의 정보센터를 답사하는 등 월1회모여 구입도서 목록을 정하고 이후 운영에 대한 연구 활동과 외부인사 초청 지역주민 강연회 등을 전개하였다. 개관 후 운영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운영하되 사서지원을 요구하기로 하고 현재 자원봉사 책임자가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건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

 

2001년 12월에 완공된 자치센터 3층에 10평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 어린이도서관은 공간이 협소하였고 3층이라 어린이 출입이 불편하여 대안을 모색하던 중 MBC기적의도서관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되었다. 기적의 도서관 유치를 위해 책읽는 사회만들기 운동본부 관계자를 만나고 그 내용을 근거로 구청 공무원들을 설득해 나갔다.

 

자치센터 옆에 관리되지 않고 있는 (구) 파출소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출소가 동별로 축소되면서 유휴 건물로 남아있었기에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40여평의 작은 공간이었지만 동사무소 옆이었고 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엔 안성마춤이었다.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만들기 위해 대조, 대은 초등학교의 협조를 받아 “어린이도서실 유치를 위한 종이학 접기와 가장 긴 엽서 만들기”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구)파출소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였으나 건축비 문제로 기적의 도서관 유치는 무산되었다.

 

그러나 (구)파출소 건물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된 상황이었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도서실 리모델링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출하였고 5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구청과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이루어지면서 꿈나무 어린이도서실이 탄생하게 되었다. 2005년 6월 작지만 깔끔하고 예쁜 도서실로 어린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공간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허가, 예산확보 그리고 신축 이 모든 과정이 4년 걸렸다. 어린이도서실이 내 사는 지역,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면 하는 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그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를 펼치게 된 것도 이런 꿈과 열정과 노력 때문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올해 불광초, 구산초, 갈현초, 역촌초, 응암초, 연은초 등 모두 6개 학교의 학교도서관과 연계하여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 주최가 되어 사서 선생님들의 연수--사서 선생님들(비정규직)은 사서교사와 달리 연수를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와 함께 학부모 자원활동가들의 교육, 중학교 학생들까지 함께하는 독서캠프, 그리고 학교의 안마당에 펼쳐질 책잔치 등 4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부분은 6개 학교에는 사서교사 2곳, 사서가 4곳에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는데,  이분들의 급여는 은평구청의 교육비 예산의 일부로 감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부교육청, 은평구청, 그리고 지역에 뿌리내린 작은도서관이 함께 힘을 모아 각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보조사서, 학부모 교육, 독서캠프, 책잔치를 펼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의 가능성을 열어나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의 풀뿌리 활동가가 마을도서관, 어린이도서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는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사례는 다른 지역에도 좀 더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은 뒤, 서둘러 집안 일을 정리하고 학교도서관의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학부모님들. 문진희, 박순자, 이수정, 김미숙, 정혜원, 이진숙, 양선순, 오방진 등등의 학부모님들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저의 어눌한 말을 경청해주신 학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점심 급식을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불광초등학교의 학교도서관 '참새들의방앗간'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사진 몇 장 붙여둡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보조사서로 일하고 계신 배희경 선생님께서 도서관 이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 뒤, 이미경 관장께서 사서교사와 사서의 배치와 관련하여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를 2009년 4월 22일 오전에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4월 12일 일요일

아이숲어린이도서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2009년 4월 9일 오후,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광주광역시 서구청에서 열렸던 '작은도서관 활성화와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조직된 것도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의 활동이 밑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토론회가 끝난 뒤, 이날 토론회에서 지정 토론을 맡았던 정봉남 관장을 따라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한 뒤, 서구공공도서관도 방문했으나, 사진기의 배터리가 없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은 2007년 12월에 개관했습니다.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이 개관한 뒤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일어난 작은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문화운동의 첫걸음이라고 언론들은 보았던 듯싶었습니다. 지금 관장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정봉남 씨와 지역 주민들이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모으고, 또 돈을 모아서 "꿈에 그리던 어린이도서관"을 열었다고 합니다.  '광주시민센터'라는 단체가 밑뿌리가 되었지만, 도서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문화공동체의 공간을 만드는 일은 그 자체가 나눔의 문화를 꽃피우는 과정이었고, 지역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공동체 문화활동의 일환이었을 것입니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동영상에는 1년여 동안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이 어린이와 지역주민에게 어떤 행복감을 주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아이숲 1주년 기념식에서 상영되었던 영상이라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2198299&srcid=387025

 

잠시 들렀을 뿐이었지만,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의 지킴이 분들께서 펼쳐나가는 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화를 읽어주거나 공부하는 모임, 여러 동아리 활동들, 아이들과 함께 펼친 책잔치의 모습들, 그런 모습들이 다락방 난간에 빨래집개에 걸려 있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금당산 지킴이 활동은 서울의 마포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그러하듯 지역 현안을 함께 풀어나가는 활동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정봉남 관장 등과 둘러앉아 다과를 나누며, 책 3천 권을 모아온 이야기를 하며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제일 오른쪽에 앉아 있는 분이 정봉남 관장. 도서관 지킴이 어머니들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언제 3천 권을 모을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한 권 한 권 늘어나기는 하지만 3천 권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그런데 2천여 권이 넘어서자 어느 어머님께서 3천 권이 되기 전에 꼭 자기한테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책 10권을 기증하시겠다고요. 그런데 막상 2천9백9십 권이 되었을 때, 그 어머님께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때를 놓치고 말았어요. 그러고는 3천 권이 넘고 말아지 뭐예요. 그렇지만 그 어머님께 연락을 드리니 당장 달려오셔셔 책을 기증해주셨어요. 한창 책을 모을 때에는 누가 물어보면 오늘은 몇 권, 또 오늘은 몇 권 하고...."

 

이야기를 듣노라니 얼마나 열성으로 노력해오셨는지 절절하게 그 심정이 전해져왔습니다. 출입구 쪽에 붙여져 있는 "3000권 도서 모으기 운동에 함께 해요"라는 알림판에는 이 날까지 모인 책이 3,429권이라고 붙여져 있었습니다. 3천 권이 넘으면 도서대출을 하리라고 마음 먹었는데, 이제부터 도서 대출도 지킴이 어머니들의 중요한 활동이 되겠지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도서관이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정말 이곳저곳도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는 듯싶었습니다. 참 아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 사진은 도서관 입구에 세워져 있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 뿌리에는 "어린이와 도서관을 사랑하는 당신이 소중합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운영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옆 공간이 비어 있어서 그 공간까지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수 있게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어린이와 도서관을 사랑하는 당신이 소중합니다!  

 

 

참고: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의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totolibrary

2009년 4월 1일 수요일

나에게도 내년 새봄은 들나물로 시작되겠지

오늘 한 대목은 책에서 고른 것이 아닙니다. 누리집들의 여러 글 가운데 한 대목을 골랐습니다. 오늘 사무처에는 산후 휴가 중이던 김선영 간사님께서 복귀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짬을 내어 농사 일을 배우러 간 다른 김 간사님은 어찌 지내시나 궁금해졌습니다. 풀무환경농업전문과정의 9기 신입생이 된 그이의 글이 마침 눈에 띄어 옮겨 놓습니다.

 

그 글 가운데 "나에게도 내년 새봄은 들나물로 시작되겠지."라는 기대감이 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이 봄,

기다림이 봄인가 봅니다.

 

-------------------------------------------------------------

 

호미

 

첫 실습 시간에 장 샘이 호미를 한 자루씩 나눠 주셨다. 풀무 전공부가 나를 애기농부로 인정하고 농사에 필요한 도구를 하나 장만해 준 것이다.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두해 전 호미와 밀짚모자를 구해다가 내가 일하던 사무실에 두었던 기억이 났다. 해질 때까지 실내에서, 호미질 할 땅 한 뼘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호미를 바라보거나 모자를 어루만지는 것뿐이었다. 이제는 당당하게 사용할 내 호미가 생겼다.

 

김유리 2009년 3월 8일

                                                                                       

 

 

일 투정

 

우리 기수(전공부 9기)는 사람 수가 많아서 한사람 몫으로 다 돌아가지 않는 게 생긴다. 도서관의 책, 풍물 악기 수, 아침 똥 눌 변기.

 

때로는 일도 그렇다. 사람이 많으니까 칠백평 밭에 심을 감자와 완두콩 파종이 금세 끝난다. 참 먹을 때도 안됐는데 일을 마치기도 한다. 계분을 퍼 올리느라 트럭 짐칸에 다가가면 두겹 세겹 둘러싸게 되어 친구 머리에 계분을 뿌리게 될 정도다. 그런데다 일 욕심들도 많아서,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시골 어디서나 성실하다고 칭찬 받을 사람들이 모였다.

 

이런 가운데 작용하는 통념 두가지가 있다. 통념 1: 남자니까 내가 할게. 통념 1에 대한 내 생각: 일의 분량이 한정돼 있으니까 한 번씩이라도 더 실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는 것이 좋겠다. 통념 2: 내가 더 힘이 세고 능숙하니까 내가 할게. 내 생각: 너무 오래 머리와 입만 쓰고 살아서 몸으로 하는 일로 균형을 찾아가려는 노땅에게도 기회를 주라. 실습 시간에 무엇인가 하고 있으면 언제든지 사방에서 손이 나타나 내 손에서 도구나 짐을 받아 가고, 내 의사와 관계없이 어느새 뒤로 밀려 우두커니 서 있곤 한다.

 

그래도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겪어나가자고 마음먹는다. 아직 첫달이 채 지나지 않았고, 모내기와 논 김매기 일도 시작되지 않았다. 우리 기수는 사람이 많아서 일이 더 늘어나도 걱정 없다. 그때 나도 한손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기운이 없고 약해졌을 때 도와줄 손들도 많다. 누군가 아프면 나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내 나이와 성별과 힘에 상관없이 언젠가 나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몸 노동으로 인한 영혼의 정화 그리고 대지에 굳건히 발 딛고 선 사람만이 가지는 긍지와 용기를!                                                       

 

김유리 2009년 3월 18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상큼한 냉이 한 움큼. 사진출처: http://dazizima.com/2461435

 

 

 

 

언니는 나물을 캐러 다닌다. 모자 쓰고 옷 든든히 입고 바람 부는 들에 나간다. 소쿠리를 들고 나갈 때도 있고 배낭만 짊어질 때도 있다. 생활관을 들락거리다 보면 어느새 언니가 캐어온 나물이 현관에 줄줄 놓여 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언니는 냉이를 캤다. 냉이 담은 그릇에 씀바귀가 조금 얹혀 있었는데 이제는 씀바귀만 해도 한소쿠리 그득 쌓인다. 오늘의 나물 목록은 씀바귀, 민들레, 소리쟁이 삼총사다. 소리쟁이는 된장국에 넣어 먹는다고 언니가 알려줬다. 냉이로는 국 끓이고 양념을 해 무친다. 파말이 강회 하듯 돌돌 말아 차를 만들 수도 있다. 냉이말이 차와 쑥말이 차를 넓은 그릇에 담아 말리는 장면은 백마리도 넘는 갑충이 일정한 간격으로 웅크리고 앉아 동심원을 그리는 것처럼 보인다. 언니는 쑥말이 차 한잔을 방으로 가지고 올라와 맛보여주었다. 향이 은은하고 속이 따뜻해진다. 민들레는 뿌리까지 온전히 캐서 얇게 썰어 말리고 잎과 줄기는 데쳐 먹는다. 지난 주말 언니와 언니 친구가 함께 다듬어 무친 민들레 나물을 먹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 쌉쌀하면서도 쫄깃했다. 언니들은 양념 없이 그냥 먹었다. 민들레 뿌리의 싱싱한 단맛도 참 좋다. 언니가 한번 먹어보래서 처음 맛을 본 이후로, 널어놓은 곳을 지날 때마다 한개씩 집어 먹는 것을 언니는 알까?

 

실습을 하고 있으면 멀찌감치 언니가 나물 하러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따라가고 싶어진다. 보름 전쯤 나도 언니처럼 냉이 캐러 한번 나가 봤다. 학교 밭 주위 길가나 논둑에서 한참 캤다. 언니는 나물을 하면 흙이 안보이게 깔끔하게 털어가지고 기본적인 손질을 해다가 집으로 들이는데, 그에 비해 나의 냉이는 흙덩어리였던 것 같다. 그래도 당번이 씻어주고 곽 샘이 무쳐주신 냉이 나물 반찬을 먹으며 흐뭇했다.

 

언니 방 작은 찬장에 들나물 차 담은 유리병이 세개로 늘어났다. 한해 동안 얻을 수 있는 나물과 약초 가공품으로 찬장이 가득해지겠지. 나에게는 아직 이름 모를 풀들이지만 언니 어깨너머로 하나하나 얼굴을 익힐 수 있겠지. 그러면 나에게도 내년 새봄은 들나물로 시작되겠지.

                                                             
김유리 2009년 3월 23일

*글의 출처: http://www.poolmoo.net/


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지평선과 교육

어제 사무처에 전북 김제의 지평선중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정상현 선생님과 미술 선생님이신 교사 김홍일 씨, 행정실장이신 김대목 선생님께서 찾아주셨다.

 

원불교 교무이기도 하신 정상현 선생님의 맑은 얼굴과 밝은 눈동자와 마주하니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선생님께서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펼치는 교육'에 대한 포부를 풀어놓아 말씀해주셨다. 지금은 중학교 과정뿐이지만 고등학교 과정을 만들고자 하는데,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돈이 아니라 생각을.

 

기꺼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그러니까 '책 읽기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과 그러한 과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교육활동, 교육지도자와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을  모아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조심스레 말씀 드렸다.

 

선생님들의 명함에는 이 학교의 교육목표인 "맑고 밝고 훈훈하게"가 새겨져 있었다. "맑고 밝고 훈훈하게" 이 학교의 '헌장'에는 이 교육목표를 이렇게 밝혀놓고 있다. 이 교육목표에는 '모심'의 정신이 오롯하다.

 

진정 이 '입시지옥', '사교육 천국 불신 지옥'의 불구덩이를 빠져나올 수 있는 지혜가 모이기를 기원한다.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지평선학교가 열어나가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에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 전문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의 개교 정신에 입각하여 마음을 알고 마음을 잘 쓰는 사람이 되어 나를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며, 세상과 조화를 이뤄 인류에 봉사할 줄 알고, 낙원세계를 이끌어갈 사람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화 중학교이다. 본교는 자율적인 교육환경에서 앎이 즐겁고, 배움으로 나를 넓혀가고, 넓어진 자신만큼 세상 속에서 자유로운 인간을 기르고자 한다. 학교 운영 전반에 관한 헌장을 학교 법인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한다.


* 제 1 장 총 칙

 

제 1조(설립목적)
지평선중학교(이하 ‘본교’라 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 76조 규정에 의한 특성화중학교를 운영함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의 개교 정신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은 설립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육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를 구현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 105조에 따라 자율학교를 지정받아 운영할 수 있다.

1. 본교는 의(衣), 식(食), 주(住), 성(成)의 교육과정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는 인간의 자력을 키우는데 설립목적을 둔다.
2.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인간의 가능성을 믿고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는 “마음공부”라는 인성교육으로 마음을 찾아서 밝히고 마음을 넓혀서 키우게 하여 스스로 존재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데 설립목적을 둔다.
3. 중학교 과정은 인간의 성장과정 중에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본교의 교육과정은 가정과 학교, 각 교과가 협력하여 학생들의 올바른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학교로서 설립되었다.
4. 본교는 학생들에게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여 자연속의 “나”를 인지(認知)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성을 배우고, 나아가 타인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자연현장 실습,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로서 설립되었다.

 

제 2조(교육목표)
1. 맑고 (나를 찾아가는 교육과정) - 나의 마음을 알고, 나를 찾아가는 교육과정이다.
2. 밝고 (체험을 통한 생활 속 자립 교육과정) - 알게 된 나를 체험하는 과정으로 의,식,주를 체험하여 나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교육과정이다.
3. 훈훈하게(너와나,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을 배워가는 교육과정) - 나의 가능성속에 체득된 나와 이웃과의 관계성을 배우고 자연속 모든 사물이 나와 연계성을 가지고 있기에 소중하게 모실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한다. 세상속에서 능동적으로 삶을 만나며, 마음을 잘 사용함으로써 자신과 인류를 낙원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되게 한다.

 

(이하 생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출처: 지평선중학교 http://jipyeongseon.ms.kr/

 

 

 

지평선중학교 누리집: http://jipyeongseon.ms.kr/

 

2009년 3월 4일 수요일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북스타트 간담회

 

사북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오늘은 3월 3일. 이른바 삼삼투쟁 제14주년이기도 합니다. 사북오거리에는 삼삼투쟁 제14주년 기념식이 뿌리관에서 열린다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사북에 다녀온 이유는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등 4개 시군의 북스타트 간담회 때문이었습니다. 이 4개 시군에는 2008년에 폐광지역의 북스타트를 지원하고자 하는 하이원리조트 사회공헌위원회의 뜻과 강원도 지역에 북스타트를 확대하고자 하는 '책읽는사회'의 뜻이 합쳐져 의미 있는 활동이 전개된 바 있습니다. 오늘의 간담회는 지난 해의 성과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2009년의 활동 계획을 서로 의논하는 자리였습니다.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된 자리는 저녁 8시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무척 진지하고 열정이 넘치는 자리였습니다. 서로 많이 배우고, 서로 많이 느꼈습니다.

 

2008년에는 삼척평생교육정보관, 사북공공도서관, 영월도서관, 도계지역아동센터, 정선보건소, 태백인표어린이도서관 등 모두 6개 기관이 4개시군의 북스타트 시행 기관으로 참여했는데, 관장, 센터장, 사서, 과장, 자원활동가, 지역위원 등이 모여 4개시군의 북스타트 현황을 발표하기도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며 보람을  나누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특히 저로서는 작년 이 4개시군에 말 그대로 "뻔질나게" 오고 가며 지역활동가들과 함께 애를 썼던 김유리 간사의 편지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편지를 김유리 간사의 후임인 이순옥 간사가 대신 읽었습니다. 아래 편지는 저작자의 허락도 없이 여기 만천하에 함께 읽어보기 위해 공개하고자 합니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십니까?

 

저는 작년 한 해 동안 4개 시군 북스타트 운동에 함께 했던 김유리 간사입니다. 올해 강원 지역 북스타트 운동의 주역이 될 여러분이 모이는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이렇게 편지로 인사말씀 전합니다. 지금 저는 ‘책읽는사회’ 북스타트 팀을 떠나 충남 홍성에서 유기농업을 실습하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미처 인사 못 드린 분들께는 이 자리를 빌어서 보고 싶다는 말씀 전할게요. (도계 지역 김현미 선생님, 태백 지역 이혜련 사무국장님, 우리 지난 한해 정이 많이 들었지요? 그래서인지 더욱 떠난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올해 드디어 강원 지역 전역으로 북스타트가 퍼져 나가고, 4개 시군 아기들은 빠짐없이 북스타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 제가 지내고 있는 이곳 홍동면에서도 아기들이 종종 눈에 띄어요. 그때마다 저는 이 아기도 강원 지역 아기들처럼 북스타트를 만나면 좋아할 텐데 하고 속으로 생각한답니다.

 

지난 한해 4개 시군 활동가 여러분들을 만나는 동안 북스타트의 의미는 매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먼저 저에게 4개 시군 북스타트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다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체감하는 기회였습니다. 영월에서 만난 한 자원활동가에게 북스타트란 ‘아기들의 반짝반짝하는 눈빛’이었어요. 도계에서 북스타트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생애 첫 선물이 책일 때 어떤 일들이 펼쳐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지요. 태백에서 북스타트란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살러 온 한 여성이 친숙한 관계들을 새로 만들어가는 귀중한 매개체였습니다. 사북의 북스타트는 도서관 역사 상 최초로(!) 아기와 양육자들이 열람실을 장악하고 다과장으로 변모시킨 혁명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정선 북스타트는 군 단위에서 보건소라는 행정망을 통해 백퍼센트에 가까운 북스타트 꾸러미 보급률을 이룰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삼척 북스타트는 조용하지만 실력 있는 활동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을 목격하는 현장이었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북스타트 꾸러미를 전달 받은 각 가정에서는 어떤 장면들이 펼쳐졌을까요? 각 가정의 양육자들은 아기 앞에서 영감에 찬 이야기꾼으로 변신했을까요? 4개 시군 북스타트 아기들은 북스타트 꾸러미 속에 든 것이든 마을 공공도서관 빌린 것이든 그 그림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작은 나팔을 불며 동물들과 숲속을 산책하고([숲 속에서]), 곰인형을 잃어버린 가엾은 미피를 어루만지며 잉잉 울고([미피가 왜 울까요]), 누군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주는 자장노래의 가락을 영혼에 새겼을까요?([누가누가 잠자나]) 여러분은 알 기회가 있으시겠지요?

 

부디 정선 태백 영월 삼척 지역 북스타트 간담회가 우리들의 활동과 삶에 소중한 계기로 자리 매김하기를 바라겠습니다. 북스타트의 취지에 대해 두루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고요, 행정 실무에 있어서는 지난 해 저의 ‘어리버리’(‘어리보기’가 맞는 표현이어요) 일 처리를 양해해 주시기를 빌게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이순옥 담당 간사에게 힘 실어 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자, 모두들 따뜻한 시간 보내세요! 또 만나요!

 

김유리 올림.



 



 

2009년 3월 2일 월요일

파키스탄의 `작은도서관`

파키스탄의 '작은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오늘자 파키스탄의 영문판 인터넷 뉴스 '데일리 타임즈'는 파키스타 교육부의 도서관 정책 담당 무하마드 나지르 씨가 "작은도서관의 건립은 청소년들이 생애 독자가 되도록 북돋는 데 아주 중요한 아이디어"라는 말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

 

원문 출처: http://www.dailytimes.com.pk/default.asp?page=2009\03\02\story_2-3-2009_pg11_5

 

Mini-libraries to foster book-reading culture in city

Monday, March 02, 2009

 

ISLAMABAD: Establishment of mini-community libraries in different sectors of the federal capital is a novel idea to foster a lifelong habit of learning among youths, Education Ministry’s Libraries Department Director General (DG) Muhammad Nazir told this news agency on Sunday.

He said the ministry had initiated the concept of reading rooms in the city to quench the thirst of booklovers for knowledge.

The project for establishment of mini-libraries has been initiated in collaboration with Capital Development Authority (CDA), he said, adding, the libraries would be within the reach of citizens who could enjoy books on diversified subjects.

Nazir said four mini-libraries had been made functional in sectors G-7, G-8, F-11 and I-8. He said currently only newspapers and magazines were available at the mini-libraries, where books on different subjects would also be placed soon.

He said the CDA provided physical structure for the reading rooms, while his department hired staffers and arranged study material. He said people could visit the mini-libraries everyday from 10am to 6pm.

He said two more mini-libraries would also be set up in sectors I-10 and G-11 to cater to booklovers.

The main objective of this project is to revive book-reading culture that has devoured by growing use of Internet, the DG said, adding, targets of the project could be met if the mini-libraries were look after properly. ap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www.daylife.com/photo/01YgfAL8zC7zX

Photo from AP Photo by THAKSINA KHAIKAEW

A Pakistani religious student reads religious book: 'Guide to Heaven,' while guarding a children's library the students have occupied adjacent to their seminary in Islamabad, Pakistan, Feb. 5, 2007. Veiled in burqas and armed with canes, scores of female seminary students have occupied a children's library in the Pakistani capital to protest government plans to demolish mosques and madrassas built without official permission.

강유원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의 시리즈 기사 '김주완이 만난 사람'의 기사를 스크랩 해놓습니다. 강유원 박사를 만나 "책은 희망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책은 희망입니까?"

 

원문출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80585

----------------------------------

 

"책을 읽으면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김주완이 만난 사람] 책 전문가 강유원 박사에게 듣는 '책은 희망인가?'

2009년 03월 02일(월) 김주완 기자

 

강유원은 헤겔의 사회역사철학을 전공한 철학박사다. 인터넷 교보문고나 알라딘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무려 30여 권에 이르는 저술과 번역서들이 나온다. 철학과 관련된 인문학 서적이 많지만, '책'에 대한 책도 상당수에 이른다. <책과 세계>(살림, 2005), <몸으로 하는 공부>(여름언덕, 2005), <강유원 서평집 : 주제>(뿌리와이파리, 2005), <책>(야간비행, 2003) 등이 그것이다.

그는 <미디어오늘>과 <시네21> 등 많은 매체에 서평을 썼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독서클럽을 운영하기도 한다. 가히 '책'과 '서평'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 할만 하다.

그런 그가 <경남도민일보> 매주 금요일자 1면에 '책은 희망이다'라는 고정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자진하여 서평을 보내왔다. 지난 27일자에 실렸던 <국경없는 조폭 맥파이아>에 대한 책소개 글이 그것이다.

아울러 그는 '책이 희망'인 것은 맞는데 성장률 0% 시대에 왜 책읽기가 희망인지, 희망인 건 알았는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일종의 기획기사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충고를 해왔다. '이게 웬 떡이냐' 싶었다. 인문학자이자 서평가이며, 책 전문가인 그를 인터뷰하면 곧 '기획기사'가 될테니 말이다. 과연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줬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책은 당연히 희망이며, 책을 읽음으로써 사람들의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0% 시대일수록 성장에 대한 환상을 확고하게 버려야 희망이 생긴다"며, 녹색평론에서 나온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는 또한 "지역신문이 지역의 도서관을 취재하여 도서관이 주민들의 삶의 질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 위기일수록 성장 환상 확고하게 버려야 희망 생겨
여러번 읽는 게 가장 좋아…팀블로그 활용 유익한 방법


   
 
 

-철학자로서 서평 작업을 그렇게 많이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리고 선생님에게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책읽고 서평쓰기는 모든 공부의 출발점입니다. 사실 이런 책이 좋다, 저런 책이 좋다는 말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곧바로 그 책을 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자해도 마땅한 안내가 없고 자신에게 적합한 책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여 무조건 베스트셀러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몇 만명의 사람들이 똑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좀 엽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으로 수학을 공부하듯이 한국 사람들은 책도 다른 사람이 안읽는 것을 읽고 있으면 불안해서 다 맞추나 봅니다. 어쨌든 책으로 가는 일종의 안내를 마련하는 것은 한 글자라도 좀 더 배웠다는 사람이 해야할 일인듯하여 서평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책을 직접 쓰시거나 번역하시기도 했는데, 스스로 대표작(또는 만족스러운 책)을 꼽는다면 어떤 책이며, 그 이유는 뭡니까?

△<책과 세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책과 세계>는 200자 원고지 300매 분량의 얇은 문고판 책인데, 딱 그만큼의 분량 안에 압축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집어넣었다는 묘미가 있습니다. 책에 관한 제 생각을 적으면서 그 안에 제 세계관을 은근히 집어넣기도 했으며 제가 즐겨하는 수사법 등을 촘촘하게 시도해 보았기 때문에 가끔 들춰보면서 히죽거리기도 합니다. 또 이 책을 통해서 제가 가진 한계를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나는 두꺼운 책을 못쓰겠구나'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두꺼운 책은 읽기는 하겠는데 쓰자면 제 능력을 넘어가는 것이기에 틀림없이 괴로울 것입니다. 이런 한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과욕을 부리지 않게 해주는 좋은 경계(警戒)이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평가와 관계없이 많이 팔린 책들은 뭔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

 

△<책과 세계>>가 많이 팔렸을 것입니다. '많이 팔렸다'고 하면 인세수입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3, 4년 동안 만 원짜리 책 4000권 팔리면 받게 되는 인세가 400만 원이니까요. 그래도 4000권이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책이 그만큼 있으면 집이 꽉차지 않습니까.


 

 
 
   
 

-선생님에게 책을 쓴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학자들은 '학술서'를 씁니다. 저도 가끔은 학자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아직은 그런 자각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학습서'를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몽롱하고 현학적인 책보다는 보통 사람이 읽어서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명쾌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쓰거나 번역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평집은 책에 대한 안내를 목적으로 하고, 번역본들은 필요한 책들인 듯하여 번역하고 있고, 서구 고전 안내서 역시 어려운 책들을 읽는데 도움이 될 듯하여 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가 쓰거나 번역하는 책들을 '학습서'라 한다면 결국 이 책들은 독자들이 자신의 방향을 찾아 나아가기만 한다면 곧바로 사라져도 무방한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책은 희망이다'에 자진하여 원고료도 없이 서평을 써주셨는데, '프로'이신 선생님이 그래도 되나요?

△'프로'는 돈에 철저해야 합니다. 이는 악착같다는 뜻이 아니라 돈에 관한 한 맺고 끊는 게 분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프로입니다. 제 글 하나를 읽고 독자가 어떤 책이든 한 권 사서 읽으면 저는 만족합니다. 독자의 저변이 넓혀지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과연 책이 희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책은 당연히 희망입니다. 물론 책 한 권이 희망일 수는 없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빨리 빨리'를 통한 성과 위주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삶의 여유가 생기고 그것은 마음의 풍요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처럼 책을 읽는 일을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 어려운 시기, 성장률 0%인 시대에 왜 책읽기가 희망일까요? 그리고 이런 시대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성장률 0%의 시대는 우리 삶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와 있는 성장 이데올로기를 억지로라도 버려야 할 시대가 왔음을 알려줍니다. 만날 앞으로 달려가기만 하는 것이 사람살이의 본 모습은 아닙니다. 그냥 제자리에 서서, 또는 뒤돌아서 가보기도 하고 옆도 살펴보는 것이 참모습일 것입니다. 책을 읽어야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때 책을 읽어서 성장에 대한 환상을 확고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생깁니다. 녹색평론에서 나온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을 권합니다.

-좋은 책읽기 방법은 뭘까요? 또한 독자의 처지에 따른 독서방법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대부분의 책은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좌절하지 않고 여러번 읽는 것이 가장 좋은 책읽기 방법입니다. 과학자 뉴턴은 책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부딪히면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많이 읽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독자의 처지에 관계없이 중요합니다.

-독서의 성과는 어떻게 축적하고 나누는 게 좋을까요? 블로그를 활용한 온라인 독서클럽의 가능성은 어떻게 열어갈 수 있을까요?

△책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에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할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낌'만을 적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은 사실 '정보'가 아닙니다. 블로그를 일기장으로 이용한다면 무방하겠지만 책을 읽은 다음에 떠오르는 막연한 느낌만으로는 블로그를 알차게 만들 수 없습니다. 몇몇이 모여서 일종의 팀블로그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이 온라인 독서클럽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일은 지역도서관을 근거지로 삼아서 진행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도서관을 취재하여 도서관이 주민들의 삶의 질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방식으로 측면 지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방정부는 다리짓고 도로 넓히는 정부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 http://www.l4d.or.kr )을 하나의 모범 사례로 제시하고 싶습니다. 그 도서관 때문에 그 동네로 이사오는 사람이 생겨날 수 있어야 합니다.

-allestelle.net이라는 인문학 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신데, 어떤 사이트인가요?

△좋은 책을 골라서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정보를, 인문학의 기초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지식을 주고자하는 일종의 학습사이트입니다. 제가 강의한 내용들을 들을 수 있는 녹음파일, 서평, 번역하거나 쓴 책의 초고 등이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같은 지역신문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역신문 기자, 또는 그냥 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좀 해주세요.

△지역신문은 말 그대로 지역의 현안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매체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지역신문이 없다면 특정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됩니다. 한국은 중앙집중의 전통이 높아서인지 지역신문에 관해서는 물론이고 지역 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좋은 의미에서의 지역감정과 자부심은 앞으로 더 고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도서관 운동, 지역농축산물(로컬푸드)운동 등은 지역신문만이 다룰 수 있는 이슈들인데 이것들이 바로 우리의 삶의 질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역신문 기자들은 이런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청우도서관

청우도서관을 아십니까? 청우도서관은 청우 이인순 여사를 기리는 학교도서관입니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에 자리잡고 있는 상면초등학교, 이 학교의 위치는 경춘가도를 달리다가 현리로 꺾어진 뒤, 한 4-5킬로미터를 달리다 보면 오른쪽 언덕배기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학교 정문의 건너편이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오늘 아침 바로 이 상면초등학교의 청우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삼성사회봉사단의 국좌호 과장과 책사회의 손소영 간사와 함께 아침 일찍 부지런히 다녀왔습니다. 입학식의 한 순서로 입학생 14명에게(1명이 입학식에 오지 않아서 실제로는 13명에게) '책날개를 달아요'라고 씌어진 그림책 꾸러미를 전달하고 왔습니다. 작년까지 이 학교 학생이 모두 104명인데, 졸업생 19명, 입학생 14명. 그래서 학생수가 99명이 된 학교입니다. 최명환 교장 선생님 말씀으로는 1명이 더 입학하게 되어 모두 100명이 될 거라고 합니다. "두 자리 수 학생과 세 자리 수 학생이 있는 학교는 천양지차죠. 교육청에서 지원을 하거나 폐교 대상을 정할 때에도 학생 수가 두 자리 수이냐 세 자리 수이냐에 따라 다르니까요."

 

이 학교의 청우도서관은 아주 깊은 사연이 있습니다. 청우 이인순 선생이 일제말에 이 초등학교에 부임하셨다가 이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부하시고 나중에 중동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계시다가 1982년에 돌아가시게 되었는데, 선생께서 자신이 처음 교단에 섰던 상면초등학교에 자신의 퇴직금을 도서관 설립기금으로 써 달라고 유언을 남기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듬해인 1983년 따님이신 최나리 선생이 도서관 설립기금으로 기증하시어 청우도서관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2006년 '희망의 학교도서관'을 만들 때 이 청우도서관을 1호관으로 삼았던 것도 바로 이런 내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 6월에 답사를 갔었는데(그 내용은 '책사회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아래에 붙여놓겠습니다.) 올초부터 후속 지원을 시작하게 되어 오늘 이 학교를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원하시던 서가를 조금 더 보태어 드릴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신입생들이 '책날개' 가방을 들고 이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좋은 책들을 즐겁게 읽어주기를 기원했습니다.

 

최명환 교장 선생님께서 상추를 뜯어주시던 그 텃밭에서는 급식실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의 함박웃음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사진 몇 장을 붙여 놓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달빛도서관을 아십니까?

--희망의작은도서관 첫번째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늘 희망의작은도서관 전수탐방의 첫번째 방문지인 가평 상면초등학교를 다녀 왔습니다.

전수탐방의 계획을 만들고 실행에 오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는, 그 동안 운영자들께서 학교도서관과 마을도서관(작은도서관)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으신지, 또 운영상 겪게 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 실태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후속 지원의 방안을 강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그 사이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변화' 특히 교육현실의 변화와 공공성의 위기 상황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더운 날씨에 탐방자-간사님들과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건강이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 방문지는 가평의 상면초등학교였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가는 내내 찜통같은 차속에서 땀흘렸지만
 너무나도 잘 운영하고 계신 상면초등학교 최명환 교장선생님과 사서 선생님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인사성 밝은 아이들때문에 학교에 있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아래에 탐방기를 남겼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면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 귀염둥이!


---------------------------------------------
‘달빛도서관’을 아십니까?
-가평 상면초등학교 청우도서관 탐방기, 2008년 6월 12일,
기록 안찬수

1.

6월 12일 오전. 예전 같으면 여름이라 하기도 어려웠을 터인데, 날씨가 한여름 날씨입니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가평 상면초등학교으로 달려갔습니다.

가평은 경기도 가평입니다. 서울에서 춘천 가는 길인 46번국도를 따라 동북 방향으로 한참을 달리다가, 북한강 물줄기가 오른편으로 잠시 사라지는 듯이 느껴지는 청평을 지난 뒤, 현리 방향으로 37번국도 쪽으로 좌회전하여 5분쯤, 이번에는 서북 방향으로 올라가면, 아침고요수목원을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상면초등학교는 바로 그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의 입구 건너편 쪽에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이 길을 사랑했다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 현리에서부터 상판리로 이어지는 길, 그리고 그 길 끝자락부터 시작되는 명지산과 그 명지산으로부터 시작되는 조종천을 사랑했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명지산(1267m)도 좋지만 그 산이 높다고 느껴지면, 운악산, 연인산, 축령산으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경기알프스의 이 산군들을 언제나 저를 부르고 있습니다. 어서 오라고, 어서 오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상면초등학교 교문!

상면초등학교 정문 앞에 차를 세워두고 학교로 오릅니다. 학교 정문은 솟을대문으로 반듯하고 우뚝합니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이 솟을대문을 마음속 깊이 담아둘 듯싶습니다.


2.

상면초등학교를 찾아간 이유는 청우도서관 때문이었습니다.

2년 전인 2006년 여름,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학교도서관 지원 사업’ 때문에 말 그대로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신청서를 접수하고, 서류를 검토한 뒤, 현장 실사를 떠나기 위해 실사단 워크숍을 열었던 것이 그해 7월 28일 오후 1시였습니다. 그리고  8월 16일까지 2주 동안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 지원대상 학교 현장 실사를 하며 128개의 초등학교를 탐방했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힘을 얻어 여러 팀을 만들어 권역별로 탐방했었습니다. 그렇게 실사 결과를 기초로 58개교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그해 8월 말부터 설계회의를 밤을 새며 거듭해서 1호관인 상면초등학교의 청우도서관이 개관한 것이 9월 25일의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초등학교의 도서관과는 다른 공간구성과 디자인을 적용해서 아주 새로운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는 ‘책읽는사회’의 요구와 학교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그때 공사를 맡았던 업체들은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전혀 새로운, 혁신적인 도서관을 만들어주자!
--쾌적하면서도 아름답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도서관을 만들자!
--다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들자!
--주민이나 교사들도 학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계속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서관을 만들자!

이런 의욕과 비전이 기존의 관행과 관성과 거듭해서 맞부딪치기도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때는 우리 간사진들이 1호관이라 하지 않고 ‘시범관’이라고 불렀습니다. 무엇의 시범이냐 하면, 앞으로 재단장해서 개관할 ‘희망의 학교도서관’의 시범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간구성의 기본적인 컨셉과 가구와 서가, 장서구성 등등의 시범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오목공간이나 다락방 만들기나, 벽부형 서가이자 편안한 열람공간, 교사와 학부모용 소파, 어린이용 소파 등등의 시범이기 때문에 그 제작을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소파만 해도 그때까지 초등학교 도서관에 사용된 소파는 우리나라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에(?) 계속 수정하면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도서관의 모습이 갖추어가자 굵은 땀방울을 흘리던, 업체의 사장님도 디자인팀장도 목수도 도공도,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나 교사 분들도 큰 보람을 느겼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 대한 희망나무를 만들기도 하고 ‘내가 바라는 도서관의 모습’을 나무판(이번 이 나무판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아주 반가웠습니다)에 그리기도 하면서 도서관이 하루 빨리 개관하기를 고대하던 우리 어린이들이 기뻐하였습니다.

상면초등학교의 학교도서관이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학교도서관 지원 사업’의 1호관으로 문을 열게 된 데에는 아주 의미 깊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청우 이인순 선생의 사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우도서관의 한쪽에 마련된 청우 이인순 선생님 기념 코너

한 때 이 학교에서 근무했던 이인순 선생이 돌아가실 무렵,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에 쓰라고 돈을 남겨 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맙고,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재단장 하기 이전에도 도서관 한켠에는 청우 선생이 보던 일본어 책들도, 그리고 해방 직후의 책들도 꽂혀 있었습니다.

개관식 때, 하늘 높이 고무풍선들이 날아가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3.

그리고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다시 상면초등학교를 찾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과연 잘 운영되고 있을까? 마치 삼촌과 같은 인상으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던 최명환 교장 선생님은 그대로 계실까? 교사와 학부모님들도 도서관을 쉼터로 생각하시며 이용하고 있을까? 아이들은 얼마나 책을 즐기며 읽고 있을까? 궁금한 점이 꼬리에 꼬리를 이으며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정년이라는, 짙게 그을린 얼굴의 최명환 교장 선생님께서 우리 탐방단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면초등학교 최명환 교장선생님

--운영? 정말 잘 운영하고 있지. 그럼 당연하지. 작년에 독서활동 시범학교였어. 사서를 지원받았는데 무리해서 1년 더 근무하도록 해서 올해도 근무하고 있지. (반말로 말씀하신 것은 아니지만 반말투로 정리했습니다.)

가평군 관내의 초등학교(공립)는, 가평교육청의 누리집을 확인하니, 13개교인데 그 가운데 사서교사가 배치된 곳은 가평초(학생수 1,195명)뿐이고, 비정규직 사서가 배치된 곳이 청평초(학생수 659명), 대성초(124명), 상면초(105명) 등 4곳, 총 5곳뿐이라 말씀하십니다. 올해 새로 부임하신 교감 선생님도 도서관 운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십니다. 독서활동 시범학교를 하면서 학부모의 이용은 3-4배, 학생의 이용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대출량도 크게 늘었다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2007년 3월부터 ‘달빛도서관’ 운영을 10회나 진행했어.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고, 작가와의 만남, 마술, 인형극, 글짓기나 일기 쓰기에 대한 강의 등을 진행하기도 했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빛도서관' 활동 결과물들. 상면초 청우도서관에서는 이미 10번째 달빛도서관을 운영하였고, 탐방단이 찾은 2008년 6월 12일 11번째 달빛도서관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달빛도서관’의 운영에 대해서는 각종 사진자료들이 상면초등학교 누리집 한구석에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달빛도서관 운영 사진자료
 
http://www.sangmyun.es.kr/bbs/zboard.php?id=book_37

사진자료를 둘러보니, 신문지 가지고 재미있는 놀이하기, 별에 대해 알아보기, 인형극단의 공연, 마술 공연, 놀이에 대해 알아보기, 도서관에서 살아남기, 북아트의 세계, 할머니극단의 동극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실시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던 6월 12일은 11번째 달빛도서관을 운영하는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최 교장 선생님이 준비해놓은 쪽동백 재료와 버튼 만들기 재료를 보여주시며 자랑하십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다함께 합심해서 도와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야. 선생님이 움직여주니까 가능한 거지.

달빛도서관 운영 외에도 책방 가서 책 빼오기도 연중행사로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가평읍의 유일한 서점에 가서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한 권씩 빼와서 먼저 읽고 그것은 도서관 장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도서구입비는 본래 학교도서관 도서구입비로.

--아무래도 아이들이 책을 많이 접하니까 무슨 글짓기 대회 같은 데 가서도 성적들이 좋아.

최 교장 선생님의 뜻과 교사 분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들인 듯싶었습니다.

사서 선생님으로 근무하시는 김은미 선생이 교장실로 오셨습니다. 마치 얼굴이 ‘나는 마음이 밝은 사람이에요’라고 씌어 있는 듯한 표정의 김은미 선생께 힘들거나 어려운 점, 혹은 뭔가 요구가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우도서관의 사서선생님이신 김은미 선생님

김은미 선생은 비정규직. 최 교장 선생님이나 김 선생은 입을 모두어 도서관에 사서는 꼭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학교도서관진흥법시행령'이 입법 예고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생각하고는 마음 깊이 괴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왜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도서관이 학교교육의 중심이고 학교도서관에는 책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줄, 책의 세계로 아이들을 안내할 사서 선생님이 꼭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몰라 주실까요?

벌써 장서가 1만 권을 넘어서고 있어서 서가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도서관에서 여러 활동을 할 때 서가를 움직이면 좋겠는데, 고정되어 있어서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또 여러 가지 도서관 활동을 위한 수납공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 부분은 청우도서관을 재단장할 때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김은미 선생도 그런 생각이신 모양입니다.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우도서관 입구 모습

최 교장 선생님과 사서 김은미 선생 등과 함께 도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도서관 입구에는 달빛도서관 활동의 사진자료와 신간도서 소개, 독서활동 스티커 붙이기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쪽 벽에는 개관식 준비 활동으로 만들었던 ‘내가 바라는 도서관의 모습’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그린 이 도서관 그림들은 참 소중한 자료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거기에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자고, 수영도 하고, 놀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다락방에 올라가고, 숨고……. 우리 어른들이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소중하게 담겨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들은 학교도서관을 어떻게 꿈꾸고 있나. 2년 전 개관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상면초 어린이들이 그린 내가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 그리기의 결과물들. 거기에는 잠자는 곳도 있고 나무도 있고, 다락방도 있고……, 무엇보다도 사랑이 있다!

도서관 안을 둘러보니, 교사 분들과 학부모를 위한 도서도 꽤나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우도서관 내부 모습, 장서가 1만여 권으로 늘어나 있었다. 서가가 보충될 필요가 있다고 탐방단은 생각했다.

학교를 떠나는 우리 일행을 위해 최명환 교장 선생은 학교 텃밭에서 상추를 한 소쿠리 가득할 만큼 따주셨습니다. 아주 싱싱한 상추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면초등학교의 학교 텃밭. 최명환 교장 선생님께서는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 옥수수 잔치 한번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봄에 매주 텃밭에 옥수수를 심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면초등학교 아이들의 함박웃음. 그 푸릇하고 싱싱한 웃음에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복도에서 마주친 아이들마다 전혀 거리낌 없이 인사를 합니다. 마치 텃밭의 그 상추처럼 아주 싱싱한 인사입니다.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이 아이의 해맑은 웃음과 싱싱한 인사를 더욱 해맑고 싱싱하게 해줄 의무가 우리 어른들에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학교를 물러나왔습니다.

탐방자: 안찬수, 이경근, 김유리, 김솔

 

------------------------------------------

 

염정미 2009-04-25 오전 11:25 댓글 달기 수정 삭제
어!!! 나는 상면초등학교에 다님
그리고 마지막 사진에 여자 3명중 가운데가 바로 나임 ㅋㅋㅋ
내가 나오다니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