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은 칼럼 가운데 한 대목을 옮겨 놓는다. '동다문화론'을 바탕으로 한국의 차문화학을 탐구하는 시인 정동주 씨의 칼럼이다. 제목은 '길을 묻는 사람들'. 경남도민일보 2009년 9월 7일(월)일자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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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돈교의 광신도가 되어 빈부격차라는 마법에 스스로 걸려들고 있다. 가난을 벗어나려고 돈을 벌고 있으며, 부자는 그 위세를 지키고 드높이고자 가난한 자보다 더 교활하고 강력한 힘으로 돈을 벌고 믿는다. 전쟁이다. 끝없는 전쟁의 나날이다. 이 빈부격차 마법의 궁극이 인류 종말이라는 너무나 뻔한 사실도 애써 외면한다. 이 마법에 걸린 사람들에게 독서가 무슨 개입에 벼룩 씹는 소리겠는가.
책을 읽는 것은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과 세계를 여행하고 이해하는 삶의 한 방식이다. 책을 안 읽는다 함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세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영혼을 향한 무자비한 폭력이다.
이쯤 되면 교육, 학교는 그저 불필요한 습관적 장식에 불과해진다. 교육과 학교가 장식물로 전락하고 나서 무슨 국가며 정치니 문화가 온전하겠는가.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삶의 신성함과 희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려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한다면 맞아 뒈질 것임도 나는 안다.
길을 묻는 그대여, 길을 묻고 또 묻다가 끝끝내 삶을 버리려는 그대여, 죽을 용기로 어머니께 길을 여쭈십시오. 안 계시거든 스승님께 여쭈세요. 끝으로 친구에게 물으십시오. 그리고 죽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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