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 <최후의 인간>(1826)
<프랑켄슈타인>의 작가인 메리 셸리의 또 하나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이 최초의 공상과학소설이라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책 <최후의 인간>은 세계 문학사상 최초의 종말 문학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후반의 가상 세계에서 원인과 감염 경로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치료법도 없는 전염병이 발생해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가족과 동료를 모두 잃고 그 자신도 전염병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후, 인간이 모두 사라진 세상에 홀로 남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인간 멸종 또는 지구 종말을 다루는 '종말 문학'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그후 아서 C. 클라크와 스티븐 킹 등 거장들의 작품들부터 <나는 전설이다>, <눈 먼 자들의 도시>, <로드> 등 인류의 멸종과 파괴를 배경으로 하여 창작된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들이 바로 이 작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케이트 윌헬름,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1976)
케이트 윌헬름 소설. 세상은 지옥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인류를 지켜주던 둥지는 더 이상 버텨낼 힘이 없다. 세계 전반에서 경계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새로운 질병이 세상을 뒤덮고 있으며, 전 인구로 퍼져나가고 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러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더러운 물을 대신할 것도 없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1976년 윌헬름이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출간하던 시점에도 이런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숨막힐 정도로 새로웠던 부분은 바로 작가가 생태계의 붕괴를 그려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40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작가가 그린 세계 종말 시나리오는 유효하며, 인류 최후의 생존 방식은 마치 「사이언스」 저널 최신호만큼이나 생생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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