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쓸쓸함이여, 스승이여
"그날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한 설계자 정기용의 마음을 나는 안다. 개관과 함께 설계자는 건물을 넘겨주고 떠나야 한다. 지난 몇달 턱없이 적은 경비와 시간제약 속에서 설계 아이디어를 살려내기 위해 밤새우며 작업해온 현장소장, 시공자, 관리자들도 떠나야 한다. 그들의 땀과 노심초사를 사람들은 기억해줄까? 그들이 장차 도서관에 들렀을 때 직원들은 “누구시죠?”라고 묻지 않을까? “개관식때 우리는 참 쓸쓸합니다”. 시공회사 유탑엔지니어링의 모득풍 현장소장의 말이다. 쓸쓸했을 사람들이 어찌 그뿐이랴. 쓸쓸한 사람들이여, 쓸쓸함에 이끌려라. 삶은 결국 쓸쓸함의 길이가 아닐 것인가? 오오 쓸쓸함이여, 그대도 삶의 진실 하나를 보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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