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의 소식이다. 지율 스님이 12월 14일, 마산에 있는 '수정의 성 트라피스트수녀원'(원장 장요세파)에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한다. 몇 군데 밑줄을 치며 읽었던 말을 옮겨놓는다. 오마이뉴스 기자가 전하는 지율 스님의 목소리. 신음소리와 숨결이다.
*윤성효가 찍은 사진. 장요세파 수녀와 지율 스님. 두 분의 얼굴이 닮은 느낌이 든다.
"부모가 병상에 있던 자기 자식을 땅에 묻고 돌아왔어도 묻고 왔다고 못하는 것과 같다. 천성산은 터널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버리니까 느끼지 못했는데, 강은 다르다. 강에서 베어간 나무, 그 나무가 쌓이는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독일 통일과 코스타리카의 자연보전 사례를 보면 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은 '오보'에 의해 무너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국민들의 마음속에 통일의 염원이 없었다면 그날 밤 국민들은 망치를 들고 장벽으로 뛰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오보라도 말이다. 꿈을 키우면 결실은 있다. 코스타리카는 30년 전만 해도 국토의 70%가 파괴된 상태였다. 아름다운 국토가 커피 농장으로 파괴된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이상 파괴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지금은 생물 다양성 1위의 나라가 되었다. 남한보다 작은 나라인데 성공한 사례다."
"얼마 전 함안보 기공식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공사를 해왔다. 이미 지난 4월 함안보를 위해 도로를 내고 축대를 쌓는 작업을 해왔다. 지금 4대강 정비사업 하면서 내세운 생태공원이며 승마장, 자전거도로 같은 것은 '꽃단장'이다. 낙동강 주변에 어마어마한 부지가 조성되고 있다. 강을 6m 안팎으로 파내서 모래를 옮겨 놓은 자리는 완전히 공터다. 그 땅은 농지로 전용될 것이라고 하나 다른 용도로 전용될지도 모른다. 정부며 기업이며 그런 땅을 농지로 하겠느냐. 뭐가 될지 모른다. 그런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병상에 있는 환자들은 숨이 거칠다. 같이 걸으며 숨결을 같이 느끼자는 것이다. 모성적인 힘을 좀 더 갖자는 것이다. 이전(천성산 문제)에는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보고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때는 위를 보고 했는데, 힘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농민들하고 하니까 너무 좋다. 농민들과 같이 호흡하고, 이웃과 같이하니까 좋다. 지금은 농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없고 그냥 같이하고 있다."
*지율 스님이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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