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건축의 2세대에 속하는 정기용 건축가. 그는 전북 무주에서 12년 동안 공공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전국 6개 도시에 어린이 도서관인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는 건축을 통해 사회와 대결하고 싸우며, 건축을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해 온 인물이다.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정기용 건축가와 그의 제자들이 일민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건축과 사회, 건축과 삶, 건축과 건축의 사잇길들을 보여준다. 암 수술 이후의 상황 때문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정기용은 또 하나의 문화적‘ 혁명’을 시도한다. 단순히 외부인에게 보여지는 건축을 다룬 전시가 아닌 건축과 건축 사이의 소통의 장소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것은 정기용의 삶의 궤적인 동시에 건축 철학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죽음에 직면한 한 인간의 면모를 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전시가 단순히 건축 전시가 아니었듯이 <말하는 건축가> 역시 인물 다큐멘터리 이상의 성찰로 마음의 공감과 감응을 일으킨다.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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