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쓴 채 책을 읽는다, 하지만...
오늘의 뉴스를 보니 선전도서관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선전(深圳) 시는 중국 광둥성의 도시, 인구 약 1천만 명이 사는 곳으로, 홍콩과 이웃해 있습니다. 논란은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이용자들이 열람실 안에서 우산을 쓴 채, 책을 읽고 있다는 것입니다.(우산을 쓴 채 책을 읽는 모습은 https://goo.gl/w5VD3p)
문제는 이 도서관의 설계자가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인 아라타 이소자키(矶崎新, https://goo.gl/5CGs2h) 씨라는 것. 중국의 이용자들에게서 “뭐 이렇게 설계했어...”라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그 말 속에는 중국의 유명 건축물이 모두 외국 건축가들 작품이라는 것에 대한 불만과 비판도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이 선전도서관이 보여주고 있는, 중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입니다. 1979년 덩샤오핑은 인구 30만 명의 농촌과 어촌이었던 이곳 선전을 특별 구역으로 지정하여 개혁과 개방의 실험을 수행하였고, 이는 이후 중국 전체의 성공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선전 시를 ‘도서관의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이 1986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하나의 결과물이 바로 이 선전도서관입니다. (*선전도서관深圳图书馆 Shenzhen Library http://www.szlib.org.cn/, 이 도서관의 개략에 대해서는 https://goo.gl/pLDyFA, https://goo.gl/i151VY, 사진은 https://goo.gl/cPokvn, 한국인의 탐방 기사 블로그 https://goo.gl/mZQXxT)
2016년 12월 20일, 선전도서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좌담회에서 주요 인사들이 '도서관과 도시발전'(图书馆与城市发展, https://goo.gl/qn2Lk6)에 대해 펼쳐놓은 발언을 보면, 그들이 ‘도서관의도시'(图书馆之城 A City of Library https://goo.gl/4gQEWh)를 만들기 위한 웅대한 청사진을 그려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정치 지도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최소한 한 세대를 견딜 수 있는 문화 청사진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단지 우산 쓰고 책을 읽는 모습에 웃을 게 아닙니다. 마침 오늘은 한중수교 25주년의 날입니다.
*사진 제목은, 선전도서관의 뜨거운 햇빛, 민중은 우산을 쓴 채 독서(深圳图书馆内太阳暴晒 民众撑伞读书) 출처: 人民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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