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3일 월요일

느껴줘, 버텨줘

'기획회의'라는 잡지가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의 1인 잡지라고도 할 수 있는 잡지다. 일종의 출판계 소식지인데 격주간으로 발행된다. 벌써 통권 245호(2009년 4월 5일자)가 발행되었다.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기호 소장은 2009년이 되면 이 잡지를 발행한 지 10년이 된다고 하면서 자체 폐간을 할까?, 하고 나에게 웃으면서 말했던 적이 있었다. 어렵다는 이야기일 터이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꾸준히 발행된다.

 

이번 통권 245호를 보니,  '경쟁교육사회와 학교도서관'이 특집이다.  안승문(전 서울시 교육위원, 현 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연구원), 우석훈, 한기호, 이영주(묵동초), 이덕주(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대표, 송곡여고 사서교사), 김문기(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1학년), 안지선(서울영락고 1학년) 등이 그 필자다. 이번 특집의 글에서 한기호 소장은 대학 개혁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이제는 그냥 출판계 소식지만으로 한정되기를 마다할 모양인가? 한기호 소장은 '학도넷'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 특집 글 가운데 이영주 선생의  '학교는 삶의 공간이다'라는 글의 첫대목을 오늘의 한 대목으로 골랐다.

 

'슈퍼액션 히어로'는 요즘 학생들이 즐기는 휴대전화 게임 중 하나다. 게임의 단순함이 요즘 아이들의 복잡한 머리를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쉬는 시간이나 학원으로 가는 이동시간에 잠깐 짬을 내 하다가 바로 꺼버려도 별로 아까울 것 없는 그 시시함이, 아이들의 바쁜 일상에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전진하며 벽만 깨면 된다. 문제는 밀려오는 벽의 속도보다 벽을 깨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것. 내가 미처 벽을 깨지 못하면 벽이 나를 밀어내고 나는 떨어져 죽으면서 게임 오버. 정신없이 버튼을 눌러대는 중3학생에게 물었다. 이 게임이 그렇게 재밌냐고. 그 학생은 선문답을 했다. "샘, 딱 우리나라 교육 같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벽만 깨다가 그 벽에 갇혀 죽는 것까지......"

 

이 땅은 노동자에게만 힘든 삶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교육시장화를 통해 이미 우리 학생들의 삶까지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나 자신, '슈퍼액션 히어로'라는 게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그랬더니 이 게임은 2005년에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라 소개되어 있다. 게임의 종류에는 "느껴줘, 버텨줘, 내려가줘, 혼내줘, 달려줘, 모아줘, 지켜줘, 올라가줘, 부셔줘, 막아줘, 이겨줘"가 있다고 한다.

 

"느껴줘, 버텨줘, 내려가줘, 혼내줘, 달려줘, 모아줘, 지켜줘, 올라가줘, 부셔줘, 막아줘, 이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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