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주도(州都)는 뒤셸도르프지만, 사람들에게는 쾰른이 더 익숙한 도시일 것 같다. 연간 600만명이 방문하는 쾰른 대성당의 위상 때문일 터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성당 주변에는 대규모 컬렉션을 자랑하는 루드비히 미술관, 쾰른 필하모니 등 문화시설들이 모여 있고 쇼핑가도 이어져 있다.
쾰른 공공도서관(Stadtbibliothek Koln)의 헤드 쿼터 역할을 하는 중앙도서관 역시 성당에서 10여분 떨어진 문화지구에 자리잡고 있다. 쾰른 공공도서관은 2013년 3D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쾰른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작품을 아카이빙 하고 있다. 쾰른 공공도서관은 시내 각 지역에 모두 11개의 분관을 두고 있다. 도시 곳곳에 자리잡은 지역 도서관들은 주민들과 밀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리모델링(2028년 마무리 예정)을 위해 오는 12월까지 문을 닫은 후 임시 거처로 옮겨가는 쾰른 중앙도서관의 추천을 받아 주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지역의 도서관을 둘러봤다.◇칼크(Kalk) 도서관=쾰른 대성당에서 라인강을 건너가면 만나는 칼크(Kalk) 지역은 이민자들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타운홀 1층에 자리한 칼크 지역 도서관은 지난 2018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변신하며 지역의 명소로 떠올랐다. 네덜란드 출신 크리에이터이자 건축가인 아아트 보스가 참여해 공간을 리모델링한 칼크 도서관은 ‘독일 올해의 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담한 규모의 도서관은 매력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모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어린 아이들이 놀고,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5m 길이의 대형 토끼 인형이 놓여 있고 마치 집처럼 독서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또 3D 프린터, 커팅 플로터, 프로그래밍 가능한 로봇, 최신 가상 현실 및 게임 장비를 갖춘 메이커스 공간은 새로운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다.
칼크 도서관은 전 연령대가 이용하지만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화됐다. 칼크 도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직원들과 청소년들이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나눈 후 조성한 2층 공간이다. 이곳은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놀이와 학습, 쉼의 공간이다. 특히 아티스트 그룹 어반스크린(URBANSCREEN)이 개발한 대형 인터랙티브 스크린은 사람들이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면 바로 화면에 영상이 나타나는 전자 태그툴(Tagtool)로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장치다.
한켠에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게임을 테스팅하는 방이 있다. 미디어 교육 전문가들이 교육용 게임이나 새롭게 출시된 게임들을 직접 테스팅 한 후 유해성 여부 등을 직접 판단해 부모와 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칼크 도서관 관계자는 “우리 도서관은 학생, 어린이들이 편하게 찾아와 적극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며 “게임을 하든 친구와 놀든 일단 도서관에 찾아오면 궁금한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책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칼크 도서관은 전 연령대가 이용하지만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화됐다. 칼크 도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직원들과 청소년들이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나눈 후 조성한 2층 공간이다. 이곳은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놀이와 학습, 쉼의 공간이다. 특히 아티스트 그룹 어반스크린(URBANSCREEN)이 개발한 대형 인터랙티브 스크린은 사람들이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면 바로 화면에 영상이 나타나는 전자 태그툴(Tagtool)로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장치다.
한켠에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게임을 테스팅하는 방이 있다. 미디어 교육 전문가들이 교육용 게임이나 새롭게 출시된 게임들을 직접 테스팅 한 후 유해성 여부 등을 직접 판단해 부모와 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칼크 도서관 관계자는 “우리 도서관은 학생, 어린이들이 편하게 찾아와 적극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며 “게임을 하든 친구와 놀든 일단 도서관에 찾아오면 궁금한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책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발헴(Haus Balchem) 도서관=쾰른시는 1970년대 이후부터 시 소속인 오래된 건물들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성벽 인근에 자리한 발헴 도서관도 그 중 하나다.
바로크 양식의 외관이 눈에 띄는 발헴 도서관은 15세기 대장간으로 사용되다 1676년부터 양조장으로 활용된 곳으로 도서관 이름은 마지막 소유주인 양조업자 요한 발헴의 이름에서 따왔다.
도서관은 작지만 주민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2층 한 테이블에서는 30대부터 70대 여성 4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퀼트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퀼트 애호가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젝트다.
만화가 지망생을 위한 ‘코믹 라운지’도 운영한다. 만화를 그리고 싶거나 아이디어 스케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화가 레오 레오왈드가 진행하는 워크숍을 통해 만화를 소개하고, 브레인스토밍, 캐릭터 디자인, 스타일, 스토리텔링 전략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5~12명씩 나눠 진행하며 여느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물품을 빌려주는 장비도서관도 운영중이다.
가비 모크씨는 “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이 된 퀼트 모임은 도서관을 즐겨 찾는 이용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며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바로크 양식의 외관이 눈에 띄는 발헴 도서관은 15세기 대장간으로 사용되다 1676년부터 양조장으로 활용된 곳으로 도서관 이름은 마지막 소유주인 양조업자 요한 발헴의 이름에서 따왔다.
도서관은 작지만 주민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2층 한 테이블에서는 30대부터 70대 여성 4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퀼트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퀼트 애호가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젝트다.
만화가 지망생을 위한 ‘코믹 라운지’도 운영한다. 만화를 그리고 싶거나 아이디어 스케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화가 레오 레오왈드가 진행하는 워크숍을 통해 만화를 소개하고, 브레인스토밍, 캐릭터 디자인, 스타일, 스토리텔링 전략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5~12명씩 나눠 진행하며 여느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물품을 빌려주는 장비도서관도 운영중이다.
가비 모크씨는 “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이 된 퀼트 모임은 도서관을 즐겨 찾는 이용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며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니페스(Nippes) 도서관=늦은 오후에 들른 니페스 도서관 2층 서가에 들어섰을 때, 햇빛이 쏟아지는 창가에 놓인 업라이트 피아노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 소파에서는 젊은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 도서관에서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소박한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쾰른 음대가 가까이 있어 재학생들이 연주회를 열곤 하는데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청중이 된다. 취재를 간 날에도 저녁에 음악회가 예정돼 있었다.
니페스 도서관은 쾰른 문맹 퇴치 및 기본 교육 연합의 파트너로 문맹 퇴치 과정을 위한 도서관 투어와 충분히 읽거나 쓸 수 없는 사람들이 읽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습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또 이민자들을 위한 다문화 도서관과 이민 과정을 돕는 가이드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를 대여해주는 도서관은 세계 언어인 에스페란토어로 ‘노래하다’를 의미하는 ‘칸티(Kanti)’를 운영한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한 차례씩 합창단 지휘자, 음악가와 함께 새로운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문화활동을 즐긴다. ‘뜨개질 모임’ 역시 세대간을 이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글·사진=쾰른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이 도서관에서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소박한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쾰른 음대가 가까이 있어 재학생들이 연주회를 열곤 하는데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청중이 된다. 취재를 간 날에도 저녁에 음악회가 예정돼 있었다.
니페스 도서관은 쾰른 문맹 퇴치 및 기본 교육 연합의 파트너로 문맹 퇴치 과정을 위한 도서관 투어와 충분히 읽거나 쓸 수 없는 사람들이 읽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습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또 이민자들을 위한 다문화 도서관과 이민 과정을 돕는 가이드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를 대여해주는 도서관은 세계 언어인 에스페란토어로 ‘노래하다’를 의미하는 ‘칸티(Kanti)’를 운영한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한 차례씩 합창단 지휘자, 음악가와 함께 새로운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문화활동을 즐긴다. ‘뜨개질 모임’ 역시 세대간을 이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글·사진=쾰른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3244510077662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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