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전자책, 전자도서관에 대해 검색하다가 어느 논술 관련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다음과 같은 글을 만났다. 누가 쓴 글일까? 필자 불명이다. 하지만 내용은 찬찬히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출처는 http://www.sun4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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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도서관 논쟁
전자도서관 예찬론이 무성하다. 2006년 8월 20일 개최된 2006 서울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에서도 전자도서관 예찬이 쏟아졌다. 디지털도서관, 가상도서관, 사이버도서관, 벽 없는 도서관 등으로 불려지기도 하는 전자도서관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허버트 실러는 “모든 사람이 마음껏 도서관의 보고(寶庫)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은 공공 도서관들이 문을 닫거나 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 김정근을 비롯한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연구팀은 전자도서관 열풍을 ‘어리석은 광기’라고 질타했다. 기존의 책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비참한 현실을 외면하고 그 과정을 건너뛰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실이 비참할수록 미래로 도망가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한국 도서관 현장의 현 단계에서는 소장(ownership)이 장서 문제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며 전자 매체를 이용한 접근(access)은 어디까지나 기본인 소장의 보완과 강화를 위한 보조의 위치에 세워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에서의 시급한 현안은 공공도서관의 문제다. 한국 공공도서관의 현실은 ‘비참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공공도서관이 겪는 가장 큰 민원은 독서실을 운영해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책을 가지고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도서관을 독서실로 착각하고 사서들을 독서실 ‘총무’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시족(公試族)’이 점령한 대학도서관을 해방시키자”고 주장했다. 한국출판연구소 차장 백원근은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기능은 매우 취약해 전국에 500개도 채 안 되는 실정입니다. 국내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이 미국 하버드대학 한 곳의 도서구입비보다 적은 실정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무슨 국가경쟁력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학도서관도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는 책이 시중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킬림타임용 판타지류입니다. 대학 도서관의 학술도서 구입 비중 등을 대학평가 요소로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송충식은 일본 최고의 도서대출률을 자랑하는 ‘도서관 도시’ 우라야스와 도서관 혁신을 통해 ‘생각하는 학교, 학습하는 나라’의 비전을 실천해온 싱가포르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네도서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학습국가’ 구상에 착수할 때다.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배움의 문화를 즐기는 우리사회의 총체적 역량에 관한 문제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이 거대 담론을 놓고 대책없는 싸움박질로 날을 지새는 사이, 정작 이처럼 모두에게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다.” 전자도서관의 축복을 말하기에 앞서 공공도서관의 현실에 주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혹자는 전자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그런 문제마저 건너뛸 수 있는 대안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공공도서관이 최소한의 도서 구입으로 지식 생산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을 간과한 단견일 수 있다.
(참고문헌)
배영대, <“디지털 도서관, 정보 평등화 기여할 것”>, 『중앙일보』, 2006년 8월 21일, 18면;
허버트 실러, 김동춘 옮김, 『정보 불평등』(민음사, 2001), 145-146쪽;
김정근, <엮으면서: ‘가벼움’의 기원에 대하여>, 김정근 편저, 『디지털 도서관: 꿈인가, 광기인가, 현실인가』(민음사, 1997), 5-17쪽;
고정욱, <도서관에 대한 몇가지 오해>, 『경향신문』, 2004년 10월 2일, 18면;
이창원, <‘공시족’이 점령한 대학도서관 해방시키자>, 『조선일보』, 2007년 10월 5일자;
백원근 외, <테마대담: 위기에 빠진 인문출판>, 『한겨레』, 2004년 12월 21일자; 송충식, <‘우라야스’를 배우자>, 『경향신문』, 2004년 1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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