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몽실언니



몽실언니
ㅣ 권정생 지음 ㅣ이철수 그림 ㅣ 창비



<몽실 언니>를 새롭게 읽다!    

1969년 동화 <강아지 똥>으로 기독교지 '기독교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동화작가 권정생의 『몽실 언니』. 분단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사실적이고 감동적 작품으로 평가받아온 저자의 대표 동화 <몽실 언니>를 새롭게 만난다. 전쟁과 가난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부모를 잃고 혼자 힘으로 동생들을 돌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삶을 개척해낸 몽실 언니가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세대를 뛰어넘은 먹먹한 감동과 굳센 희망을 전할 것이다. 판화가 이철수가 새롭게 그린 서정적 색채의 목판화 27점을 함께 담았다.
권정생 대표작 『몽실 언니』(1984, 양장본 2000)의 개정판(2012). 『몽실 언니』는 해방과 한국전쟁, 극심한 이념 대립 등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은 작은 어린이의 사실적인 기록이면서, 처참한 가난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이웃과 세상을 감싸 안은 한 인간의 위대한 성장기다. 1984년 초판 출간 이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두루 읽히며 사랑받으면서 한국 아동문학의 명실상부한 고전이 되었다. 2012년 출간 100만 부를 돌파하며 나온 개정 4판은 판화가 이철수의 신작 목판화로 작품의 감동을 새롭게 전한다. ‘몽실 언니’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독자들에게도, 이 고전을 만날 새로운 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 우리 시대의 고전

『몽실 언니』는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어린 몽실이가 부모를 잃고 동생 난남이를 업어 키우며 겪는 고난과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서,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90년 한글맞춤법 개정에 따른 개정판을 낸 뒤에도 10년에 걸쳐 42쇄를 펴내는 동안 필름이 낡아 인쇄가 불가한 이유로 개정판을 거듭 출간해야 했다. 한국 아동문학으로서 이만큼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하게 ‘스테디셀러’가 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작품이 어린이의 눈으로 전쟁과 가난이라는 우리 역사의 아프고 어두운 부분을 직시하고 또한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피어난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 걸작이라는 점에서, 『몽실 언니』는 우리 문학의 귀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아동문학이 낳은 불멸의 주인공

몽실은 가난 때문에 새아버지를 만나고, 새아버지 때문에 절름발이가 된다. 친아버지에게 돌아와 새어머니와 겨우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지만, 아버지가 전쟁터에 끌려간 사이 새어머니는 동생 난남이를 낳고 죽는다. “갓난아기를 안고 어떻게 할 줄을 모르는” 몽실의 나이는 겨우 열 살이었다. 전쟁 뒤 몸이 상해 돌아온 아버지까지 돌보기 위해 구걸에 나서는 몽실의 삶은 이후에도 결코 평탄치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몽실은 끝내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굳은 의지로 주변 사람들을 보듬으며 꿋꿋하게 삶을 개척해간다.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안, 용기를 주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이 지적한 대로, 몽실 언니를 “한국 아동문학이 낳은 불멸의 주인공”이라 평가하는 데는 이러한 독자들의 변함없는 사랑이 뒷받침된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캐릭터 ‘몽실 언니’ 엄혹한 시절을 견딘 시대의 걸작

한편 몽실이 겪은 일은 우리 민족이 겪은 시련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이 땅의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바로 그런 일을 견뎌냈다고, ‘몽실 언니’가 그들을 대신해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몽실의 이웃들처럼 사나운 전쟁을 겪으면서도 더 어려운 이들을 함께 돌본 사람들의 착하고 따뜻한 마음도 이 작품은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몽실 언니』가 30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몽실 언니』는 1984년 울진의 시골 교회 청년회지에 연재를 시작했다가 『새가정』이라는 교회 잡지에 옮겨 연재하던 중 잡지사가 당국의 압력을 받으면서 연재가 중단된 역사가 있다. 인민군이 나오는 대목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후 연재가 재개되면서는 일부 내용이 잘려 나간 채 실렸다. 삭제된 내용은 인민군 청년 박동식이 몽실이를 찾아와 통일이 되면 서로 편지를 하자고 주소를 적어 주는 장면이었다. 군사정권 아래 반공이데올로기가 강요되던 당시에 ‘적’인 인민군을 ‘살인마’가 아닌 우리 핏줄, 한백성으로 묘사한 것이 문제였다. 권정생은 한 인터뷰에서 “가난하게 살아도 저렇게 사는 것, 저 자체가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저것도 거름이 돼 가지고 꽃을 피우는데」, 『창비어린이』 2005년 겨울호)

판화가 이철수가 새로 새긴 몽실 언니 이 시대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다

초판부터 삽화를 맡은 판화가 이철수는 『몽실 언니』 개정 4판에 ‘몽실 언니’를 목판에 새로 새겨 넣었다. 인물의 동작, 배경의 공간감, 옷의 주름이나 나뭇잎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 선명한 채색 등이 특징이다. ‘현실성’을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꽃 파는 소녀 뒤로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183면), 아버지를 살려 달라는 몽실의 절규를 남 일처럼 바라보는 사람들(238면)처럼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회색으로 칠해 인간의 소외를 보여준다. 화가가 이 작품을 새롭고 풍부하게 해석하기 위해 얼마나 숙고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래 전 『몽실 언니』를 읽은 독자가 다시 이 작품을 읽어도 새롭게 해석되고 감동을 받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일상의 폭력과 차별도, 가난과 가족해체도 여전한 오늘날, 난남이가 기도처럼 부른(268면, 마지막 장면) ‘몽실 언니’가 더 많은 독자들을 위로하고 용기와 희망을 전하기를 기대한다.

* 100만 부 돌파 기념행사

창비는 『몽실 언니』 출간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몽실 언니』 개정 4판을 출간한 데 이어, 어린이문화연대(대표 이주영)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우리 시대 몽실 언니 찾기’ 공모, 『몽실 언니』 UCC 대회, 동화작가들과 함께 하는 ‘몽실 언니와 나’ 토크 콘서트, ‘이철수가 새로 새긴 몽실 언니’ 전시회, 북콘서트 등 『몽실 언니』가 이 시대의 새로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독자들이 『몽실 언니』를 만나 위로받고 “이 세상 모든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는 누구나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할 것”(창비아동문고 개정 2판 머리말)이라 한 작가의 말뜻을 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란다.

작품 줄거리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일본에서 돌아온 몽실의 아버지는 가난한 삶을 꾸려 나간다. 몽실의 어머니는 먹고살기 위해 몽실을 데리고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가는데, 새아버지는 동생이 태어나자 몽실을 모질게 대해 결국 몽실은 절름발이가 된 채로 홀로 친아버지에게 돌아온다. 새어머니 북촌댁에게 어렵게 마음을 연 몽실은 배가 고파도 잠시 따뜻한 시간을 보내지만, 아버지가 전쟁터로 끌려간 뒤 새어머니는 동생 난남이를 낳고 죽는다. 전쟁으로 더욱 살기 어려운 시기에 몽실은 난남을 맡아 키우며 온갖 시련을 겪는다. 전쟁이 끝나고 몸이 상해 돌아온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위해 몽실은 구걸도 마다하지 않는다. 친어머니도 새아버지와 사이에서 낳은 영득과 영순을 남기고 병으로 죽는다. 친아버지 역시 앓기만 하다 생을 마친다. 이제 몽실의 피붙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세 동생들 뿐. 몽실은 영득, 영순과도 헤어지고 난남이마저 부잣집 양딸로 들어가면서 홀로 남는다. 삼십 년이 지난 뒤, 몽실은 꼽추 남편과 결혼해 아이 둘과 살고 있다. 영득, 영순, 난남이와 함께 지나온 날들을 되짚어 보며 몽실은 계속 삶을 살아간다.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말하는 건축, 제주 기적의 도서관

제주도정뉴스에 실린, 이승택/문화도시공동체 쿠키대표, 제주대 건축학부 외래교수의 글 '말하는 건축, 제주 기적의 도서관'을 여기에 옮겨놓고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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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건축, 제주 기적의 도서관

집을 짓는다는 것은 땅을 읽고 사람을 읽고 역사를 읽고 문화를 읽고 전통을 읽고나서 그 모든 것을 한데 모아 잘 저어서 유전자는 같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시키는 통섭적인 행위입니다.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가끔은 하나씩 놓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사람을 읽는 것입니다.



땅은 현장에서 읽고, 역사, 문화, 전통은 책을 통해 읽으면 되지만 사람은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과 돈이 많이 드는 과정이어서 하고 싶어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말하는 건축가라는 영화가 만들어졌고,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울림이 큰 것일까요? 바로 그 말하는 건축가, 정기용 선생이 설계한 제주 기적의 도서관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제주 기적의 도서관을 들여다보면 참 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스한 햇살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천장은 높아 보이지만 구조가 분할되어 있어 거부감이 들지 않고, 책을 보다 고개를 들어보면 초록색 잔디가 눈에 들어오고, 엄마의 자궁 같은 작은 공간에서 포근하게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건축물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있을까요? 잠시 건축물을 느끼기 위해 들어간 공간에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어두컴컴한 저 공간은 모든 걸 다 버리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책 읽고 계신 분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조금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곳저곳 많은 도서관을 다녀보았지만 책이 주인공이 되어 책을 보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도서관들을 많이 보아오던 터라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제주 기적의 도서관은 저에게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건물을 둘러보는 동안 가족 단위로 책을 보러 오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어린이 도서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이승택/문화도시공동체 쿠키대표, 제주대 건축학부 외래교수~





건축가 정기용 선생은 건축주만이 아닌 건물을 사용하는 사용자와 대화를 참 많이 나누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무주의 많은 공공건축물들을 설계하실 때도 그랬고, 다른 많은 건축물들도 지역이 가지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설계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기적의 도서관을 설계하는 역할에 정기용 선생 외에 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기용 선생께서 설계한 건물을 바라보면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건축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십니다. 영화 말하는 건축가에서도 정기용 선생이 설계는 잘 못한다는 인터뷰를 농담처럼 하시는 건축가도 계십니다. 그렇다면 좋은 설계는 무엇이고, 아름다운 건축물은 어떤 건축물일까요? 순수예술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건축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입니다.

건축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용자 편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기용 선생은 편의성만이 아닌 더 나아가 이용에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책을 읽더라도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동사무소에 민원을 위해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차를 대절해 목욕하러 가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탕을 지어주는 노력을 일부러 하셨습니다. 그런 정기용 선생에게 말하는 건축가라는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그런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제주 기적의 도서관은 햇살이 참 좋게 보입니다. 큰 창으로 풍요로운 햇살이 들어오고, 천창으로는 가느다란 빛이 어두울 수도 있는 곳을 밝게 만들어줍니다. 어린이에게 건강한 햇살과 함께 어느 한구석도 어둡게 만들지 않으려는 배려가 엿보입니다. 그렇게 어린이들은 건강하게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간이 재미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건물을 재미있게 보여주려는 노력이 참으로 소중합니다.




건축은 철과 유리, 돌, 콘크리트라는 무겁고 딱딱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갑다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건축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어린이들을 위한 건축물은 더욱 그렇습니다. 제주 기적의 도서관은 말하는 건축가의 따뜻한 건축입니다.

<이승택/문화도시공동체 쿠키대표, 제주대 건축학부 외래교수>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KOLAS 개선방안

공공도서관 표준자료관리시스템(KOLAS)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함께, 개선방향은?

SCM Journal 이라는 매체의 2012년 4월 09일자 김진희 기자의 보도, "KOLAS, 민간 개방으로 자율경쟁 맡겨야"보고서,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관 통합서비스에 역량 집중해야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공공도서관 사서가 사용하기 쉬워야 할 공공도서관표준자료관리시스템(KOLAS)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립중앙도서관이 연구용역의 결과로 내놓은 ‘KOLAS 보급사업 발전방안 수립연구’라는 보고서를 보면 여태까지 공공도서관들에서조차 말못하던 KOLAS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공론화를 거쳐 이제는 KOLAS를 바로 잡아야 할 때라고 관련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KOLAS, 국가적 차원으로 보급된 서비스

KOLAS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KOLAS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1992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도서관정보전산망 구축사업 일환으로 MARC 형식의 범용성이 있는 PC용 도서관업무전산화시스템인 KOLAS를 개발해 전국 도서관에 보급했다. 즉, 국립중앙도서관의 전국 도서관에 대한 서비스의 일환으로 당시 자료관리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도서관에 국가적 차원에서 보급된 시스템이다.

KOLAS 시스템은 이후 두 번의 개발 과정을 거쳐 현재의 KOLAS 3가 보급되고 있다. 1999년 KOLAS 2를 개발해 2000년부터 전국의 공공도서관에 보급했고, 2007년에는 KOLAS 3를 개발해 현재까지 보급하고 있다. 2011년 10월 말 기준으로 KOLAS 3는 전국의 597개 공공도서관에 보급됐으며, KOLAS 2를 사용하는 공공도서관은 142개관이다.

이러한 KOLAS는 공공도서관의 업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공공도서관 기능의 일환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공공도서관을 위한 자료관리시스템을 개발 및 보급해 과거 열악한 국내 도서관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전국적인 관점에서 도서관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KOLAS 문제점 한두가지 아니다

그렇지만, KOLAS는 이러한 긍정적인 역할 이면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안고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크게 유지보수 측면과 기능개선 측면에서 KOLAS의 문제점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지보수 측면에서 KOLAS를 개발한 특정 사업자가 KOLAS 보급 및 설치를 담당해 설치과정에서 새로운 기기 설치 등 각 도서관의 요구를 일정한 기준없이 받아들여 KOLAS를 변형시켜 표준화가 훼손됐다. 또한, 유지보수 계약은 도서관 자율적으로 선택 가능하나,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도서관이 KOLAS의 보급주관사업자와 유지보수 계약도 맺는 독점 체제라는 점이 문제다. 아울러, 전국에 동일한 유지보수 비용을 책정해 소규모 도서관의 불만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능개선 측면의 단점으로 크게 4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KOLAS에 대한 개별 도서관의 다양한 요구(도서관 통계, 검색 등)를 수용해 일괄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이유는 각 지역별 통합 DB 구축 등으로 KOLAS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변형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둘째, KOLAS는 오라클 DBMS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많은 라이센스 비용이 발생한다는 부문도 지적됐다. 셋째, 다양한 RFID, 좌석예약시스템, 홈페이지 등의 시스템과 연동을 위한 일괄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점이다. 넷째, IT 발전에 따른 최신 기능, 즉 국산 DBMS 적용, 모바일 등 변화 수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점 중 일부는 개선이 가능하지만 일부는 개선이 어렵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KOLAS 지원센터를 설치해 KOLAS 기능을 개선하거나 일부 유지보수에 관한 사항을 처리할 수 있지만, 유지보수 체계를 변화시키거나 일괄적인 업데이트 혹은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며, 개개 도서관의 요구를 만족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KOLAS, 발전방안은 민간에 개방해야 한다

이에따라 보고서는 KOLAS의 새로운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기존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보급하던 KOLAS를 민간 자료관리시스템 시장에 개방해 민간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해 새로운 자료관리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방안이 나왔다. 민간 사업자들이 현 KOLAS를 기반으로 지역별 도서관 그룹 요구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역별 도서관 그룹에서는 자관에 적절한 자료관리시스템을 선택해 운영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관 통합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도서관 통합서비스는 전국의 공공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장서와 서비스를 공유하는 전국민을 위한 서비스로 전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원하는 자료를 대출 및 반납이 가능하며, 상호대차를 이용해 원하는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굉장히 중요하다.
보고서는 특히, 도서관 통합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통합서비스 ISP 수립이 전제돼야 하는데, 여기에는 개방형 KOLAS의 기능적인 표준 지침과 통합서비스를 위한 전략계획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지하철 9호선 문제

1.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총 건설비는 3조 5,000억 원인데, 이 중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부담하는 비용은 5,485억 원으로 16퍼센트에 불과하다. 나머지 3조 원 가까이는 여전히 서울시와 국가의 재정으로 충당되었다. 투입된 자본 비율만 놓고 보아도 정부(지자체) 재정부담 해소라고 부르기에는 석연치 않다. (출처: ['생얼' 한국경제] 지하철 9호선 개통 미뤄지는 진짜 이유, 이수연 새사연 연구원)

1.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은 민간투자사업(BOT) 방식으로 건설됐다. 시설물에 대한 자산은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시행사인 9호선 주식회사는 30년간 한시로 관리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9호선의 주주는 로템, 맥쿼리한국인프라, 신한은행, 현대건설 등 14개 회사다. 1대주주와 2대주주는 로템과 맥쿼리한국인프라로 지분의 각각 25%, 24.5%를 가지고 있다. 운영은 프랑스의 세계적 기업인 베올리아(VEOLIA Transport RAPT)사가 맡고 있다. (출처: "MB협상 자체가 잘못" VS "지하철 9호선 멈출 위기")

1. 금융감독원이 전자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주주현황은 (주)로템, 현대건설(주), 포스데이타(주), 포스콘(주), 대우엔지리어링(주), 삼표이엔씨(주), 울트라건설(주), 쌍용건설(주), 맥커리한국인프라투자금융회사(주), 신한은행(주),  LIG 손해보험(주), 신한생명보험(주), 중소기업은행(주), 동부화재해상보험(주) 등이다.

1.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3일 착공된 지하철 9호선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는다. 이명박 시장 2년 차인 2003년 11월 철도차량제작사인 로템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9호선 건설은 특이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원래 지하철건설은 현재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전신인 '서울특별시 지하철 건설 본부'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9호선은 민간투자 활성화와 정부 및 시 예산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BTO라는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중략) 민간컨소시엄이 담당한 건설부분에는 총 8995억 원의 건설비가 책정되었으며 서울시가 건설분담금 4200억 원을 부담했고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총 사업비 4795억 원을 민자로 조달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03년 1월 2일 불변가격 기준으로 총사업비 대비 46.7%에 이른다. (중략) 특히 설계의 창의성 및 기술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턴키·대안입찰 방식은 공사업체의 배를 불리는 장치가 되었다. 200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담합입찰이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7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14개 공구의 공사비는 일반발주의 경우 보다 25% 높게 계약되어 약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01년 7월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턴키공사 담합입찰조사 의뢰서를 보면, 5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율이 98.3%이며, 14개 공구 전체 평균 낙찰율이 88.9%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평균 낙찰율 64%보다 평균 25% 높다..(출처: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1. 소유하지 못하면 통제하지 못한다. 이미 외국자본과 재벌이 장악한 기관이 시민 편익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서울9호선운영(주)으로 나뉜 2원적 체제인데 서울9호선운영(주)의 CEO는 베올리아사에서 파견한 마흐슬랑 다루 씨이고,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CEO는 정연국 씨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인사 등용처인 고대라인이다. 지하철 9호선의 2대 대주주중 하나가 맥쿼리사이고 운영자는 베올리아사이다. 맥쿼리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광주제2순환도로 등 국내의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다. 베올리아사는 상수도 사업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프랑스계 초국적 기업이다. 특히 베올리아사는 2001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5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송도·만수 하수종말처리시설을 20년 계약으로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인천시민 중 33만 명이 이 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8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인천시는 2006년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계 물 기업인 베올리아와 상수도 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처럼 맥쿼리와 베올리아는 한국의 사회간접자본을 다방면에서 잠식해 나가고 있다. 민영화가 효율적인 사회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한국은 이들 다국적 기업에게 천혜의 투자처요 이윤확보 공간인 것이다.(출처: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1. 이명박 대통령이 전 서울 시장이던 시절 마련된 9호선운임협약 :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2005년에 작성된 협약서 내용에는 주주들이 취할 사업수익률을 8.9%나 보장하기로 돼 있고, 차입부채이자율도 7.2~15%로 시민부담이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출처: "MB협상 자체가 잘못" VS "지하철 9호선 멈출 위기")

1.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acquarie Korea Infrastructure Fund, MKIF) 또는 약칭 맥쿼리 코리아는 2002년 12월에 설립된 아시아 최대 상장 인프라 펀드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법에서 허용하는 대한민국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를 하는 회사다. 집합투자업자로 맥쿼리 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합작회사의 형태로 설립되었다. (출처: 위키백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1. 2011년 6월을 기준으로 맥쿼리한국인프라 투융자회사의 자산은 다음과 같다(출처: 국내 주요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MKIF의 인프라)

No
자산명
관리회사
상태
사업시작
기간
비고
1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주)
운영중
2009년 7월
30년
춘천
2
서울특별시 도시철도 9호선, 1단계
서울시메트로9호선㈜
운영중
2009년 10월
30년
서울
3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신공항하이웨이㈜
운영중
2009년 10월
30년
인천
4
우면산 터널
우면산인프라웨이㈜
운영중
2004년 1월
30년
서울시 민자투자 1호
5
용인서울고속도로
경수고속도로㈜
운영중
2009년 7월
30년
용인
6 *
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
경기고속도로㈜
운영중
-년
-년
후순위매각
7
천안-논산 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운영중
2002년 12월
30년
천안, 논산
8
대구광역시 제4차 순환도로
대구동부순환도로㈜
운영중
2002년 9월
24년
대구
9
인천대교
인천대교㈜
운영중
2009년 10월
30년
인천
10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광주순환도로투자㈜
운영중
2001년 1월
28년
광주
11
광주 제2순환도로, 3-1구간
광주순환㈜
운영중
2004년 12월
30년
광주
12
백양터널
백양터널 (유)
운영중
2000년 1월
25년
부산
13
마창대교
㈜마창대교
운영중
2008년 6월
30년
부산
14
부산 신항만 2-3단계
부산항신항만컨테이너터미널㈜
2012년
29년 3개월
건설중
부산
15
수정산터널
수정산터널㈜
운영중
2002년 4월
25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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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G란 Minimum Revenue Guarantee의 약어, 최소운영수익보장이라는 뜻
*BTO란 Build-Transfer-Operation(건설해서 이전하고 운영). 사회기반시설을 민간자본으로 건설한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고 민간사업자가 사용료 징수 등 운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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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화요일) 보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성명서


- 감사원은 총 공사비의 1/3만 지출한 민자사업자 특혜를 규명하라
- 서울시는 2006년 당시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를 삭제한 강남순환민자도로와 달리 9호선 민자사업의 MRG를 삭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라
- 9호선 민자사업 협상단 명단과 회의록을 즉각 공개하라


 지난 14일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9호선 주식회사)가 오는 9호선 운임을 최대 5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기습적으로 발표하였다. 9호선 주식회사가 홈페이지 등에 발표한 공고에 따르면 6월16일부터 교통카드 기준으로 수도권 기본운임 1,050원에 별도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일반은 500원, 청소년과 어린이 요금은 각각 400원과 250원씩 인상될 계획이다. 지난 2월25일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된 지 넉 달도 채 되지 않아 무려 650원, 72.2%가 인상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식을 벗어난 요금 인상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건설 과정과 협상 과정에서 예견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경실련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기업과 외국자본에게 온갖 특혜를 제공해주면서 진행된 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 협상과정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서 및 협상대표단의 명단을 즉각 공개하여 총사업비의 2/3을 대주고도 오히려 높은 요금을 보장해 준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협상과정에서 진행된 회의록을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서울시는 9호선 민자 지하철 건설에 총 공사비의 2/3를 세금으로 지출하고도, 총공사비의 1/3만 지출한 민자사업자에게 다른 노선과 동일한 운임료를 승인한 이유를 밝혀라.

 서울지하철 9호선 민자지하철은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3일 착공되었다.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부족한 국가재정과 서울시 재정을 감안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인다는 명목으로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 도입되어 사업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9호선 건설사업은 당초에 밝힌 민자사업의 의의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하고 왜곡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9호선 건설은 시설부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지하철 공사의 근간이 되는 토목공사는 서울시에서 세금으로 건설되었고 나머지를 민간컨소시엄이 맡아 시행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3조4,768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갔으나 민간사업자가 투입한 비용은 1조2,000억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말만 민간투자사업이지 민간사업자는 총사업비의 1/3만 부담하고 나머지 2/3을 국가재정과 서울시 예산으로 보장한 ‘민간특혜사업’인 것이다.

 이렇게 공사에 들어간 시설사업비가 다른 지하철보다 1/3 수준에 불과하다면 산술적으로 비교해도 기존 지하철 운임의 1/3(또는 적어도 1/2)을 초과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시설 건립에 들어간 비용의 2/3를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제공받고도 이미 개통 당시부터 요금은 다른 지하철 노선과 동일하게 책정되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는 엄청난 특혜와 커넥션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함을 짐작케 한다.

감사원은 이명박 서울시장 취임 직후 서울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의 협상대상자를 교체한 원인을 규명하라.

 또한 요금 인상을 요구한 9호선 주식회사는 협상대상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과정에서도 의혹이 있다. 사업 시작 당시 울트라컨소시엄이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업포기각서를 받아냈고, 새롭게 사업고시를 하여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일들은 당시 현대 계열 CEO 출신이었던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취임 전후로 진행되었다. 또한 2008년에는 새롭게 9호선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2대 대주주로 등극한 맥쿼리한국인프라가 등극하였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특혜 논란이 일었던 이 대주주 변경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던 해에 이루어졌다.

서울시는 2006년 당시 강남순환민자도로의 운영수입보장제(MRG)는 삭제하고서, 9호선 민자사업의 MRG를 삭제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06년경 이명박 서울시장이 재직당시에 강남순환민자도로 사업에 대하여는 협약에서 체결되었던 운영수입보장제를 삭제하였지만, 서울지하철 9호선에 대하여는 협약 체결된 운영수입보장제를 삭제하지 않았다. 만약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해서도 강남순환민자도로사업의 경우에서와 같이 MRG를 삭제하였다면 이번과 같은 잘못된 논란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2006년 당시 서울시가 대형민자사업에 대하여 MRG 조항을 삭제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로서 환영할 일이나,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의혹을 증폭시킬 수 있다. 당시 9호선 민자사업의 협상단 참여인사들의 명단과 회의록을 즉각 공개하여 서울시민의 의혹을 해소하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금으로 총사업비의 2/3를 무상으로 제공하고도 다른 지하철노선과 똑같은 (또는 그 이상의) 운임료를 보장토록 협상에 참여한 엉터리 전문가들을 즉각 공개하고, 서울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협상과정에서의 회의록을 낱낱이 공개하여 모든 의혹을 털고 나가야 한다.

서울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은 수많은 의문과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이 이에 대한 감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감사원은 지금이라도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서 일체와 협상과정 등을 포괄하는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 9호선 주식회사의 요금 인상 요구는 단순한 요금 책정의 문제가 아니라 민간투자사업, 특히 9호선 민자사업의 실체를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파헤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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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0일(금요일) 보충

정연국 사장 "물러날 이유 없다"…서울시·9호선 충돌

서울시가 요금인상을 추진하는 서울메트로9호선 사장의 해임과 사업자 지정 취소 등 초강수 방침을 밝히자 정연국 서울메트로9호선 사장은 20일 이같이 반박했다. 정 사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누적적자로 지하철 정상운영조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요금인상 방침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메트로9호선측은 주무 관청이 업무에 필요한 감독 명령을 내릴 경우 이에 응하도록 명시돼 있다. 메트로9호선 등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가 중대한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사업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지하철 9호선 1단계 협상때 2단계 보장액까지 적시



서울시가 2005년 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자와 1단계 구간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이후 시 예산 1조6000억여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2~3단계 구간의 운영권까지 보장해준 정황이 19일 확인됐다. 이후 시는 민자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 쪽에 2~3단계 운영권을 제안하며 요금 협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사업자에게 또다시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 방침을 발표해 논란을 빚은 메트로9호선이 2005년 서울시와 맺은 ‘9호선 1단계 구간 민자사업 실시협약’을 보면, 시가 업체에 9호선 2~3단계 사업구간의 운영권을 약속한 것으로 보이는 항목이 있다. 민자사업인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 25.5㎞)과 달리, 2014년부터 차례로 개통할 2단계(신논현~잠실운동장, 4.5㎞)와 3단계(잠실운동장~보훈병원, 9.1㎞) 구간에는 각각 5500억여원, 1조1200억여원의 사업비를 모두 시가 부담한다.



맥쿼리, MB 시장 때 서울 알짜배기 사업들 따내 ‘특혜 의혹’

서울시가 소유한 도로·교통시설 등의 사회기반시설 중 민자사업은 총 9개다. 지하철 9호선·우면산터널은 공사가 완료돼 이미 개통됐고, 용마터널·강남순환도로·우이경전철·서부간선지하도로 등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민간사업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계 금융자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대주주로 참여한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 등 2개의 사업만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적용받아 막대한 세금을 재정지원금으로 챙기고 있다. 최근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국내 자본이 투자한 강남순환도로·용마터널에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을 적용했다가 나중에 이를 삭제한 것과 대비된다.

최소운영수입보장은 민간사업자의 자본이 투입된 도로·철도·항만·다리 등 사회기반시설의 실제 통행량이 예측치의 일정 기준에 못 미칠 때 세금으로 그 차액을 메워주는 제도를 말한다. 1998년 정부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으나 혈세 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2006년 폐지됐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14곳 투자 ‘인프라펀드’, 수익 대부분이 고금리 이자

 맥쿼리인프라의 모기업은 인천국제공항 등 굵직한 사회간접자본 매각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호주계 금융그룹인 맥쿼리그룹이다. 맥쿼리는 은행, 투자, 펀드운용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하지만 주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27개국에 110개 이상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한 나라가 한국이다.


2010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753억6400만원, 인천대교 61억1300만원, 서울 도시철도 9호선 375억9200만원 등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13개 교통망에 투입된 정부 세금은 모두 2515억원에 이른다. 이 중 맥쿼리인프라가 100% 지분을 보유한 백양터널이나 광주 제2순환도로(1구간), 수정산터널에만 280억원이 보전됐다. 현재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하고 있는 14개 교통망의 평균 잔여 운영기간은 23년으로 정부가 수입을 보장하는 기간은 평균 12년이 남았다.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입 대부분은 사실 고금리의 이자수익에서 나온다. 지난해 운용수익 총 1624억여원 대부분이 이자수익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9호선의 경우 335억원을 빌려주고 연 15%의 이자를 챙긴다.

특히 맥쿼리인프라는 법인세법에 따라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면서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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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4일 보충

경실련의 감사청구 내용

감사청구 사항

□ 민자사업 주요 추진 경위


1.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상부구간을 분리하여 민자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합리적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민자사업방식으로 추진을 결정하였던 이유

- 서울시는 1999. 11. 20. 산하기관인 시정개발연구원에 ‘9호선 민자유치방안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약 1년 뒤인 2000. 12월에 타당성 조사보고를 제출받았음(당시 고건 시장).

- 그런데 IMF 외환위기 이후 전체 12호선까지 계획된 지하철노선은 전면 철회되었음에도, 1999년도에 갑자기 지하철 9호선 건설계획이 민자사업을 전제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배경이 없음.
(참고로 1999.3월경 민간투자법령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일명 MRG)가 도입되었으며, 공교롭게도 그 직후에 9호선에 대한 민자사업이 검토된 것으로 보임)

- 특히 당시 서울시가 부분적 민자유치방식을 위주로 검토한 배경은 서울지하철의 부채였음에도, 완공 후 운영하면서 발생하게 될 우발채무(운영수입보장액)에 대하여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음.

- 오히려 터널토목공사분 1.7조원을 재정으로 완공 후 제공하는 등 대부분이 재정으로 투입되는 것을 알고서도 일부민자를 추진한 것은 타당성조사의 명백한 부실이자 오류임.

2. 서울시는 2001. 10. 31.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한 후 2002. 5. 13. 단독 제안한 울트라컨소시엄을 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으나, 2003. 5. 26. 기본계획을 재고시하여 같은 해 11. 1. 현대로템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시킨 정당한 사유

- 우리나라 민자사업의 경우, 상당한 재정지원 및 MRG가 있는 특혜제도하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이러한 사례 또한 존재하지 않음.

- 서울시는 2001. 10. 31. 민자사업기본계획이 고시된 후, 2002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직전인 같은 해 5. 13. 울트라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
(지분율 : 울트라건설 40%, Parsons 20%, 머큐리 15%, 로템 10%, 쌍용건설 10%, 강원레일테크 5%)
⇒ 그러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공교롭게도 이미 선정된 협상대상자를 교체시킨 것은 합리적 의심을 품게 하는 부분임. 최근 언론보도에서 협상대상자 교체사유가 재무상태 보완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나, 이러한 재무상태는 우선협상대상자 평가에서 이미 평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서울시의 해명대로라면 평가기관의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

- 특히 새로운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로템컨소시엄은 현대건설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15%의 지분을 보유하였고, 최초 협상대상자의 지분참여자인 로템은 25% 지분으로 주간사로 등극하였고, 나머지 울트라건설 및 강원레일테크는 각 1.16%로, 쌍용건설은 0.7%로 각각 지분을 나눠서 참여하였음.
⇒ 사업권을 포기한 컨소시엄 참여업체를 새로운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것 또한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움.
(지분율 : 로템 25%, 현대건설 15%, 포스콘 2.33%, 포스데이타 2.33%, 대우Eng. 1.16%, LG산전 1.16%, 강원레일테크 1.16%, 울트라건설 1.16%, 쌍용건설 0.7%, 신한은행 등 5개 은행 50%(각10%))
⇒ 2005.5.16. 실시협약시에는 변동이 있었음.

3. 현대로템컨소시엄의 2002. 9. 30.자 사업제안서 중 기본요금은 700원(2003. 1. 2. 기준 불변가격)이었음. 그런데 서울시는 2005. 5. 16. 실시협약서에서는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기본요금을 약 43%가량 높게 1,000원(2003. 1. 2. 기준 불변가격)으로 승인해 주었음. 민간사업자가 사업제안을 과도하게 낮게 제출하지 않았을 것임을 가정할 때, 제안내용보다 43% 높게 기본요금을 상향조정한 것은 명백한 특혜에 해당함.

- 먼저 현대로템컨소시엄의 기본요금 제안내용은 최초 제안자인 울트라컨소시엄의 600원보다 100원 많은 700원(2003.1.2.기준)으로, 새로운 컨소시엄이 최초 제안자보다 17% 많게 제안한 것은 의문임.
(참고로 2003년 당시 지하철 기본운임은 700원)

- 민자사업은 절차상 상당수의 전문가들(교수, 박사, 변호사, 회계사 및 관련공무원 등)이 협상단으로 참여하는데, 그러한 협상과정은 서울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임. 그런데 2005. 5. 16.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민자지하철 9호선 실시협약서를 통해 승인한 기본요금은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것보다 43%나 높은 1,000원(2003.1.2.기준) 이었음.

- 제안내용보다 엄청나게 높게 기본요금을 책정해 주었다면, 적어도 운영수입보장과 같은 대체 특혜조항 등은 빼야함이 타당할 것인데, 오히려 서울시 재정과 서울시민에게 불리하게 협상을 진행한 당사자들의 배임행위를 감사해야 함.
⇒ 협상단 참여자의 명단(성명, 소속, 직책 등)과 협상내용을 전면공개하고, 잘못된 협상에 대하여 서울시민에게 사죄해야 함.

- 참고로, 재고시는 2003. 5. 26.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컨소시엄의 불변가격기준이 2003. 1. 2.이라는 것은, (당시 이명박 시장 당선이후) 최초 울트라컨소시엄이 교체될 것임을 미리 인지하였음을 강하게 추정케 함.

4. 서울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에 대해 민간사업자는 전체 사업비의 1/6만을 투자했지만, 타 지하철노선과 비슷하거나 높은 요금이 책정된 합리적인 이유

- 2000.10월 시정연은 예상한 초기사업비 2조 4,162억원의 79.6%인 1조 9,004억원을 공공부담금으로 하였고, 나머지 20.4%인 4,938억원만이 민간 부담금이 됨을 잘 알고 있었음.

- 2009년 개통이후 투입사업비 현황을 보면, 총건설비는 3조 4,580억원이고 그 중 민간자본은 5,631억원임. 이러한 민간자본은 총건설비의 16.3%(1/6보다 적은 수준임)에 불과한 수준임.

- 그렇다면 9호선 민자지하철은 타 지하철노선과 비교하여 운임이 1/6수준이 되어야 하거나, 원가운임을 고려하더라도 1/3수준을 초과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움. ⇒ 이는 물론 협상단의 잘못된 협상과 그에 근거한 특혜내용이 포함된 실시협약서 날인이라 하겠음.

- 설령 당시 민간사업자와 운임 및 재정지원이 협상이 어려웠다면, 총 건설비의 1/6정도에 대하여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전액 재정으로 건설하는 것이 월등히 유리하였음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임.

5. 이해할 수 없는 높은 금융이자율 : 선순위채 7.2%, 후순위채 15%
vs. 지방채는 4% 수준 (cf. 서울시도치철도공채증권 6.04%)


- 민자사업은 민간자본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바, 효율성이 없다면 전제를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민자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음. ⇒ 서울시와 협상단은 민간투자법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었다고 보여짐.

- 현재 민간사업자는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하나, 실제로는 Risk가 전혀 없는 후순위채를 위한 금융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임. 당시 협상단이 이러한 몰랐을 리가 없었을 것인바, 그럼에도 매우 비효율적인(지방채 4% vs. 후순위채 15%) 민간자본 투자를 촉진하였다는 것은 과다한 금융비용을 인정한 특혜라고 할 수밖에 없음. ⇒ 특히 실시협약서를 날인할 2005년 5월경에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금리안정 및 부동산 등의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시기였음.

- 아울러 실시협약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민간운영업체 쪽에 세전 10%, 세후 8.9%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음.

6. 강남순환민자도로는 실시협약변경을 통해 MRG를 삭제하였지만,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는 MRG조항을 삭제하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시 됨.

-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의 주요 경위는 다음과 같음.
○ 2000. 2. : 민간제안서 접수
○ 2001. 2 : 협상대상자 지정(두산건설컨소시엄)
○ 2002. 6. 27 : 실시협약체결
○ 2006. 6. 22 : 실시협약변경체결(최소운영수입보장 80%→삭제)
○ 2007. 7. : 착공

- 지하철 9호선 터널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인계된 시점은 2008년경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한 2005년 및 강남민자도로의 MRG가 삭제된 2006년경에도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태임.

- 상기 강남민자도로는 당시 이명박시장의 재임기간 시작시 실시협약이 체결되었고(‘02.6.27), 끝날 무렵에 실시협약이 변경(’06.6.22) 되었음. 이러한 상황에서 본다면 당시 서울시는 강남민자도로 뿐만 아니라 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도 MRG 조항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임.
⇒ 경실련은 2006. 1월경 대구~부산 민자도로의 폭리를 보도하면서 민자사업의 구조적이고 특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음. 그 중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은 폭리구조, 높은 사용료, MRG 특혜조항 등이었음.

- 만약 당시 서울시가 강남민자도로와 달리 지하철 9호선에 대하여 MRG 조항 삭제 재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의문임. 서울시의 해명에 따르면 당시 민자사업자 금융약정을 체결한 이후라서 MRG 삭제가 어려웠다고 하나, 이는 변명에 불과함. ⇒ 만약 당시 서울시가 MRG 특혜조항의 삭제필요성을 인식한 상태에서도 단순히 금융약정체결을 이유로 특혜조항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에 해당될 것이고, 또는 민간사업자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계약해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서울시에 이익이 됨을 몰랐을 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임.

7.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등장한 사안

-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2008년,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새롭게 등장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가 한때 맥쿼리IMM 자산운영 대표였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음.

8. 기타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실시협약체결 등 특혜

- 추정교통수요의 과다추정 : ‘09년(16.5만명) → ’39년(33.0만명)
- 서울시의 감독권 행사 포기
- 계약해지시 손해금 산정 불리 등

4 11 총선평가 토론회

2012년 4월 16일자 한겨레 4·11총선 평가 토론회 “보수는 진화하고 있는데, 야권은 ‘도로 참여정부’” 기사를 발언자에 따라 편집해 보았다. 이 토론회는 2012년 4월 15일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한국 정치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소장 이창곤)와 복지국가민주주의싱크탱크(운영위원장 김호기)가 함께 마련한 토론회. 사회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논의를 살펴보면, (1) 4 11 총선 평가, 야권 패배를 보는 시각, 야권연대는 성과를 거둔 것인가, 정권심판론의 한계, 안철수 원장은 대안인가 등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고성국(정치평론가)
1. 선거 직후 많은 언론이 새누리당 압승 또는 승리, 야권 패배라 하면서도 토 달듯 새누리당 ‘수도권 참패’라고 썼다. 수도권만 놓고 볼 때 새누리당이 엄청나게 패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112석 가운데 43석은 6:4다. ‘대패’란 표현은 부적절하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득표로 따지면 새누리당이 7석가량 되는 게 객관적 수치인데 6개월 만에 상당히 약진한 것이다.
2. 충청·강원 유권자들은 대선 전초전으로 더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야권의 정권심판론 대신 새누리당의 미래 선택론이 상당 정도 충청·강원과 영남권에서 먹혔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에서 시비를 가릴 것이다. 이는 야권 지지자와는 상관없다. 아무리 차별화하려고 해도 야권 지지자들은 쇼라고 할 거다. 하지만 중간층은 다르다. 새누리당이 더 야당 노릇을 한다고 할 때, 중간층에게 ‘박근혜’와 ‘이명박’은 달라 보인다. 그러면 그 전략은 성공이다.
3. 민주당은 민심을 제대로 못 읽으면서 수권정당 모습을 잃었다. 김용민 논란을 보면, 산골벽지에서도 다들 인터넷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도 이번엔 김용민 때문에 투표해야겠다고 나서면서 보수 세력이 결집한 것이다. 12월 대선도 정권심판론의 연장선에서 치르면 이길 수 있다고 하던데, 총선에서도 제대로 안 먹혔는데 대선에서 어떻게 이기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4.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보완재’ 성격을 가진 새 지도부를 고민할 것이다. 이를테면 이번 총선에서 약점이라고 지적된 수도권, 중간층, 20~40대 세대에게 호소하는, 그들의 표를 가져올 사람으로 지도부를 꾸리는 방안이다. 원희룡, 남경필, 정두언 등을 지도부에 앉혀 당무는 그들에게 맡겨 욕을 먹더라도 1표라도 갖고 올 보완재를 만들고, 박근혜는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하는 것이다. 선거 직후에 박 위원장이 당 정상화를 얘기하면서 지도부 구성을 언급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5. 안 원장은 이상한 사람이다. 투표율 70%가 되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추고 노래하겠다고 했는데, 해볼 만한 목표를 제시하고 ‘올인’하듯 진정성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6. 문재인 상임고문은 본인이 당선됐다는 긍정적 면이 있지만, 야권이 이 지역에서 5~6석, 적어도 3~4석은 할 줄 알았는데 사실상 혼자 된 것은 한계다. 피케이(PK·부산경남) 여론을 등에 업고 대선에 나서기엔 이번 총선 결과는 2% 부족하다.
7. 야권이 12월 대선에서 이겨서 정권을 되찾으려면 새누리당과 박근혜를 좀더 연구해야 한다. 오늘 토론에서 진지하게 박근혜에 접근하고 박근혜 강점과 약점에 천착하고 새누리당의 잠재적 역량에 대해 적극 평가하고, 말하자면 지피지기의 지피에 해당하는 부분을 진지하게 접근한 분 안 계신 데 놀랐다. 이 정도 패배에도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김형준(명지대 교수)
1. 새누리당의 수도권 완패다. 단독 과반이 되었으니 새누리당 총선 승리라는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다만 이건 반사적 승리, 위험한 승리다. 축구로 비유하면 새누리당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는데 이겼다. 민주당 자살골로 ‘1:0’이 된 결과다. 의석수로는 새누리당이 이겼으나 내용으로 보면 역대 최악의 선거다. 박근혜 위원장이 수도권 친박계 후보 지역으로 최소 11곳에 힘을 썼으나 명확한 한계를 보여줬다. 불안한 승리다. 집권 여당이 거야견제론을 얘기한 것을 처음 봤다. 여당이 두려움을 줬지 희망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김용민 막말 파문이 있어 반사적 승리의 성격이 굉장히 강했다.
2. 야권연대는 철저히 보수결집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수도권에서 한계가 드러난 거다. (지역에서)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착시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위원장식 쇄신과 공천이 민주당보다 잘됐다는 착각, 실제 박 위원장 집권을 정권교체로 보는 시각이다. 여기에 야권연대의 양면성이 더해진 것이다.
3.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자명한 사실은, 야권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외의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야권연대가 갖는 이중성 때문에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후보가 나와야 한다. 정치 경력이 있건 없건 기존의 진보 및 야권 세력과 함께 정치세력을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새누리당이 민주당 등 야권보다 더 역동성 있다. 안 원장이 나선다면 박근혜를 상대로 ‘올드(낡음) 대 뉴(새로움)’의 구도를 짤 수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뉴’를 선택해왔다.

이철희(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1. 민주당이 진 선거란 점에 동의한다.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진 게 아니라, 민주당 입장에선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었고, 바뀌어야 한다고 했으나 못 고쳐서, 즉 할 일을 하지 않아 ‘깨진’ 선거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2. 민주당은 ‘반엠비’, ‘엠비는 나쁘다’에만 머물렀다. 앞으로 어떻게 바로잡을 거냐를 얘기해야 하는데 실패했다. 졌으면 절절히 아파하고 책임을 통감해서 동정도 불러야 하는데, 민주당은 별로 안 아파하고, 아픈 시늉도 잘 못한다. 그래서 국민이 더 아프다.
3. 대선 구도는 지역별로도 봐야 한다. 충청권에 대선주자가 없으니 충청 기반 대선후보는 박근혜다. 자유선진당이 퇴조하고 박근혜가 등장하니 민주당으로선 충청을 빼앗긴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4. 민주당이 정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면, 누가 와도, 안철수가 나가도 득표율은 제한적이다. 안철수든 김두관이든 문재인이든 그 사람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면, 담는 그릇이 좋아야 한다.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
1. 의석수 변화로 보면 민주통합당(80→127)과 통합진보당(7→13)의 약진, 새누리당(162→152) 선방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야권의 패배, 새누리당 승리로 평가하는 것이 온당하다. 선거 이전 여당은 100석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 야당은 야권연대만 하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했지만, 실제 선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박근혜 위원장이 ‘신뢰’와 ‘변화’의 이미지를 결합시키면서 상당수 유권자들에게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바뀌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2. 새누리당 승리의 원인을 따질 때는, 새누리당이 보수 기득권 세력의 전위로 영남이라는 인구 절대다수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구조적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재벌, 영남, 조중동, 대형 교회 등 한국 사회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이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 선거에 나타난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이 카르텔이 동원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다.
3. 민주통합당의 총선 전략은 심하게 말해서 존재하지 않았다. 반사 이익만 기대하는 무능한 집단이었다. 야권의 패인은 투표율 저하였다. 특히 20~40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낮았다. 야당의 공천 실패, 정권심판론 피로증, 야권의 대선후보 부재, 야권의 정책대안 쟁점화 실패 등이 원인이다. 김용민 막말 파문은 결정적 변수는 아니었을 수 있다.
4. 대선은 회고적 투표가 아니라 전망적 투표이다. 후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총선 때보다는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이번 총선을 계기로 형성된 ‘박근혜 대세론’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제 대선에서도 박근혜 위원장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총선 이후 박근혜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막강해졌다.
5. 안 원장은 훌륭한 사람이고 저도 일정 부분 존경하지만, 그는 정치인이 아니다. 야권에 후보가 없으니 그에게 기대는 사람이 많고,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하다. 하지만 정치를 직접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패배한 민주당은 연말 대선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총선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대선후보 부재였던 만큼, 앞으로 정치적 활로를 ‘대선후보 세우기’에 맞춰야 한다.

김호기(연세대 교수)
1. 정권 심판론은 이미 2010년 지방선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두차례 작동했다. 피로감이 있다. 오히려 충청, 강원에선 지방선거 당시 야권이 박빙으로 이긴 곳인데, 이후 이들 단체장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했던 측면이 있다.
2.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으로 박근혜 리더십,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보수적 공론장(보수매체)의 지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첫째가 영남권(67석)의 견고한 지지이고, 이념구도의 이동에 따른 중도통합의 효과도 컸다. 기존 보수층은 결집한 대신, 야권연대가 상대적으로 ‘좌경화’한 것으로 보이면서 중도세력은 야권 지지를 주저했다. 이것이 중부권의 승패를 갈랐다. 새누리당이 이슈 전선에서 승리했다.
3. 새누리당이 영남권 67석의 견고한 지지를 받으며 이를 싹쓸이하면, 수도권에서 아무리 잘 해도 제1당 되기는 어렵다. 선거 막바지에 김용민의 막말, 김형태의 성추행, 문대성의 표절 등 3가지 사건이 논란이 됐다. 이를 다룬 언론의 태도를 보면 <한겨레>, <경향>은 균형 맞춰 보도하려 한 반면, 조·중·동은 너무 편향적으로 보도했다.
4. 이념구도가 안정화되고, 지역 변수가 상존하는 상황인데다, 총선 속의 대선이 살아 있는 등의 구조적 요인이 있었다. 여기에 리더십의 부재나, 공천 난맥상, 심판론의 한계 등도 작용했다. 김용민의 막말은 보수층 핵심코드인 친미, 기독교, 고령인구의 문제를 다 건드렸다. 보수적 유권자가 보기엔 상당히 기분 나빴을 것이다.

한귀영(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1. 2010년, 2011년 선거는 무상급식 등 복지가 의제로 등장한 사실상 최초의 선거다. 복지-반복지의 전선에서 보수층 내 균열 조짐까지 나타났지만, 박근혜 위원장의 새누리당이 복지 이슈에 적극 대응하면서 여야간 차별성이 약화됐다. 민주당의 공세 이슈가 공격을 받는 이슈로 전환됐다. 보수는 진화했지만, 민주당은 공격의 빌미만 제공했다.
2. 무상급식 논란 이후 복지,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이슈는 있었지만, 새로운 균열축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기존의 낡은 틀을 대체해 지금까지 정치로부터 배제되었던 서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균열축을 만들어내야 했다. 복지 이슈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무상’만 강조할 뿐, 구체적 실행프로그램이 부실했다. 박근혜식 복지와 차별화되기 어려웠고, 말만 앞세운다는 평가에, 재원 문제 등으로 오히려 여당의 공격을 초래했다.
3. 야권은 ‘도로 참여정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일대일 구도 만들어도, 참여정부를 넘어서지 못하면 어렵다는 얘기다. 정치개혁을 넘어 사회·경제적 의제의 제시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준비되어야 한다. 반면 보수는 진화하고 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쇄신 노력이 이를 보여준다.

오건호(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1. 18대 국회 의석수에 견줘 야권이 약진했기에 심각한 패배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 야권 참패다. 이번엔 야권의 도약에 유리한 사회정치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번 총선은 민심의 진보화를 의회권력 내에 제도화하여 향후 진보적 입법화의 인프라를 갖추는 과정이어야 했으나, 향후 4년간 진보적 입법화가 어려워졌다.
2. 야권연대는 적절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야권연대의 근거가 ‘엠비심판론’에 머물러버렸다. 엠비 심판의 배경인 먹고사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경제적 혁신 욕구에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음엔 무상의료를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

용인시의 자구책

매일경제 2012년 4월 16일 기사, 부채 못견딘 용인시, 결국 市공무원들이…

용인시는 행안부에 제출한 자구책에 따라 인건비 삭감과 투자사업 전면 재검토, 사유재산 매각 등을 통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줄여야 한다. 김 시장을 비롯해 5급 이상 간부 122명의 올해 기본급 급여인상분 3.8%를 반납한다. 업무추진비도 2016년까지 30% 삭감한다. 하위직 공무원들도 초과근무수당 25%와 연가보상비(1인당 3만9000~12만1000원) 50%, 일ㆍ숙직비(1인당 5만원) 40%를 각각 깎이게 된다. 시 전체 공무원 2800명의 복지포인트 지원비 40억원과 80명의 배낭여행비 1억8400만원도 삭감된다. 시의회도 긴축 재정에 동참하기로 하고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4명의 연간 업무추진비도 2016년까지 30% 줄인다.

신규 투자사업도 사실상 중단한다. 올해 사업 중 교향악단과 국악단 창단(100억원)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집행 예정인 교육환경 개선사업비 73억2000만원과 민간사업보조비 239억원도 줄여야 한다.

용인시는 이 같은 채무관리계획을 시의회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시는 추가 발행된 지방채로 지난해 국제중재법원이 판결한 용인경전철의 1차 배상금 5159억원을 갚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용인시는 1조32억원을 들여 경전철 `에버라인`을 2010년 6월 완공했다. 하지만 용인경전철(주)과의 최소수입보장 협약(MRG)에 따른 문제점과 부실 시공 논란 등으로 아직 개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교수 대선출마? 아이젠하워 벤치마킹?


2012년 4월 16일 03:00시 중앙일보 김정욱 기자와 양원보 기자 공동명의의 기사 안철수 “대선 출마 마음 굳혔다”는 야권 중진의 말을 전하면서 안철수 씨가 대선 출마의 결심을 굳혔다는 기사를 내보낸다. 이 기사는 '야권 중진'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안철수 씨의 '말'을 직접 옮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에서 안철수 씨가 '정치판'에 등판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안철수 씨는 정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일까? 방식의 문제가 있다.  중앙일보는 매우 단정적으로 "정당 조직을 대체할 포럼과 전문가 지지 그룹인 싱크탱크를 만들어 세(勢)를 확장한다는 계획은 드러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른바 '아이젠하워' 벤치마킹. 

안철수 “대선 출마 마음 굳혔다”    중앙일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11 총선 전 한 야권 중진과 비밀리에 만나 올 12월 대통령 선거 출마 결심을 밝히며 대선캠프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수 원장 측근들이 집중 분석하고 있는 인물은  중앙일보 안철수(사진)는 어떤 식으로 대선에 참여할까. 정당 조직을 대체할 포럼과 전문가 지지 그룹인 싱크탱크를 만들어 세(勢)를 확장한다는 계획은 드러났다. 하지만 그 이후의 과정은 여전... 

서울 마을공동체위원회

출처: ‘서울 마을공동체’, 시민·전문가와 함께 만든다

위원회는 서울시 1인, 외부위원 1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구성한다. 서울시에서는 김형주 정무부시장이, 외부위원 중에서는 위촉식에서 선출되는 1인이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또, 전체 20명의 위원 중 경제, 복지, 교육, 문화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절반이 넘는 13명으로, 내부위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및 국장급 공무원 7명 등으로 구성해 대표적인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했다.

서울시에서는 이건기 주택정책실장, 권혁소 경제진흥실장 등 시민 생활전반에 걸친 마을공동체 사업의 위상에 걸맞게 주택, 경제, 복지, 문화, 행정, 혁신 등 관련부서의 실·국장들이 모두 참여한다.
외부위원으로는 청소년과 여성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마을공동체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창해온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와 ▴한살림 서울생협의 곽금순 이사장이 참여하며, 지나친 개발정책에 대해 대안을 연구해온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정석 교수, 은평구를 중심으로 주민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열린사회시민연합 최순옥 공동대표 등 분야별 마을전문가가 함께 한다. 또, 외부위원으로 참여하는 2명의 시의원은 박양숙·박진형 의원이다.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지방자치제도 전면 개편안--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그 의미는?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현욱 위원장이 말한 "시간이 없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경향신문 2012년 4월 14일자 원희복 선임기자의 보도,  대통령직속위 “구의회 폐지·구청장 관선” 를 여기에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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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울만 민선 구청장… 10개 자치구 통폐합

정부가 서울 및 6개 광역시의 구의회를 폐지하고,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에선 구청장을 관선으로 바꾸는 내용의 지방자치제도 전면 개편안을 확정했다. 이 개편안에는 서울 중구를 인근 구와 통합하는 등 10개 자치구를 없애는 내용도 담겨 있다.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는 13일 비공개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치구 변경안과 과소 자치구 기준 설정안 등을 의결했다.

이 자치제도 변경안은 서울시의 경우 구청장만 민선으로 선출하고 구의회는 모두 폐지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또 부산·대전·광주·울산·인천·대구광역시의 경우 구청장은 정부가 관선으로 임명하고, 구의회는 모두 없애는 내용이다. 이 안은 2014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도록 돼 있다.

개편추진위는 또 인구 또는 면적이 해당 특별시나 광역시 자치구의 평균보다 크게 낮은 10개 자치단체를 통폐합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모두 10개 정도의 자치구가 통폐합 대상”이라고 말했다. 자치구 평균 인구의 30%가 안되는 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폐합 대상으로는 서울 중구(인구 13만3193명), 부산 중구(4만8686명)·강서구(6만4733명), 대구 중구(7만6600명), 인천 동구(7만8692명) 등이 꼽히고 있다.

이날 개편추진위는 일부 위원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개편안을 전격 표결 처리했다. 개편추진위는 그동안 전원 합의로 진행해왔지만 이 개편안은 표결 처리했다. 강현욱 위원장은 “시간이 없다, 내가 책임진다”며 표결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추진위의 한 인사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개편안인데도 발언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고 회의도 대외비로 했다”며 “의결정족수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자치구를 없애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개악”이라고 말했다.

개편추진위는 대통령과 국회 추천 각 6명, 관련 협의체 8명 등 24명으로 구성되며, 이번 개편안을 대통령과 국회의장에게 보고한다. 대통령과 국회는 이 안을 바탕으로 법을 개정하고 주민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개편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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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화요일) 보충

밀실서 논의한 지자체 통폐합 … 구청장 관선 추진   중앙일보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가 최근 확정한 지자체 통폐합과 광역시의 기초단체장 관선(官選) 추진안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감한 사안을 비공개 회의로 결정한 데다 일부 사안을 두고는...

“광역시 구청장을 관선으로 임명?”… 靑 자문기구 의견에 지자체 반발   동아일보 
대통령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가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구청장을 관선으로 임명하고 모든 광역시의 구의회는 폐지하는 지방자치제도 개편안을 확정했다. 또 기초자치단체의 통합기...

지자체 통폐합, 여론수렴 없이 정부 주도 논란  국민일보
중앙정부의 입김이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대통령 소속 지방체제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 13일 개최한 비공개 본회의에서 자치제도 변경을 위한 4개안을 확정했다. ...

대통령 직속기구 ‘서울시 자치구 통합’ 정족수 안채우고 의결  한겨레 
지방의회 등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는 16일, 서울의 중구와 종로구, 부산의 중구와 동구 등 인구와 면적이 해당 지역 평균...

기초의회 폐지·관선 단체장 부활 논란  뉴시스 
과소 자치구 여론조사 없이 통·폐합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가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구청장을 임명제(관선)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의결, 논란이 되고 ...

구의회 폐지·관선 구청장 부활 대통령 직속기구의 '위법 추진'   경인일보
인천시 구청장을 관선(임명제)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기능개편안을 전격 의결했다. 특히 의결과정에서 강현욱 개편추진위원장이 과소 자치구를 통합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투표로 강행해 졸속 논란을 부른데다, ...

여수·순천·광양, 정부 주도 통합?…거센 '후폭풍'   머니투데이 
해당지역 등의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는 최근 비공개 본회의를 열고 지방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4가지 방안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국가가 ...

중대현안 비공개 진행·밀어붙이기 의결… '지역 발칵'   경인일보 
함구로 일관하다 일부 위원이 언론에 알리면서 16일 전격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강현욱 위원장이 무리하게 회의를 진행한 내용이 공개됐고, 과소자치구의 기준을 정하는 과정...

홍성·예산 강제통합 추진 충격  충청투데이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가 들어설 홍성과 예산을 강제 통합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체제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확정한 가운데 충...

비밀·졸속·위법논란...‘행개위’ 왜 이러나  광남일보 
특히 행개위는 의결과정에서 일부 안건의 경우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강현욱 위원장이 직권으로 의결한 사실도 밝혀졌다. 행개위가 지방행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

2012년 4월 10일 화요일

2012, 참여하라, 점령하라

                      *사진출처: 2012년 1월 2일 월요일 김근태 추모문화제에서, 안찬수

김제동의 투표 독려: 한글로 새겨진 '왕' 자

다큐멘터리 어머니와 근로기준법 제10조

태준식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머니'. 2012년 4월 9일 대학로 CGV에서 영화평론가 김영진과 이화정 기자가 태준식 감독과 함께 시네마톡을 열고 있다. 사진: 안찬수

21세기의 '전태일'은 여전히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있는 현실. 그 근로기준법 가운데 눈에 띄는 조항 하나. 제10조.


사용자는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선거권, 그 밖의 공민권(公民權) 행사 또는 공(公)의 직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면 거부하지 못한다. 다만, 그 권리 행사나 공(公)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지장이 없으면 청구한 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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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무비=글 태준식 감독] <어머니>는 다양한 투쟁의 현장을 가로지르며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꿨던 태준식 감독 필생의 과업으로, 노동운동의 대모 이소선을 넘어 겸손과 낙천으로 향기로웠던 인간 이소선을 뚝심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태준식 감독은 전태일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셨던 고 이소선 여사의 마지막 2년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가장 낮고 사려 깊은 카메라로 밀착해서 기록했다. 2년 여간 어머니의 심부름도 하고, 손톱도 깎아 드리고, 고스톱도 함께 치는 등 어머니의 평온한 일상에 함께 속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아간 태준식 감독이 <어머니>를 만들면서 일어났던 일들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1. 피곤. 2000~2001



피곤함이었다. 이 체제의 균열을 내고 실질적인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노동자계급이 더 이상은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알았던 그 순간. 그럼에도 나와 나의 친구들은 이 체제의 불안정에 노예처럼 종속되어 그 피해를 온전히, 끊임없이 받아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던 그 순간. 피곤함이 밀려왔다. 한통계약직 노동자들이 전화국에서 끌려 나오고 흩어진 노동자들이 한강대교에 올라가 절규해도, 온 몸에 고추장을 바르고 출입을 막던 경비와 충돌하며 눈물짓는 주봉희 위원장을 팔로우 하면서도, 희망의 크기를 키우기 보다는 패배를 받아들이는 나름의 방법을 배우는 시기였다. 지독한 환멸의 시간이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소선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였던거 같다.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할당(?)받은 편집을 위해 지난 시절의 화면을 보다 보면 언제나 대오 가운데에 아니면 연단 위에서 달관의 표정으로 지도부와 대오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 그리고 마이크를 잡으면 언제나 당대 노동운동의 큰 화두를 ‘계급적 단결과 연대’로 단칼에 정리해 버리는 그녀 특유의 화법에 놀라곤 했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라는 신화보다는 그저 저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는 메시지를 보내는 그녀의 강건함에 매료되었었다.

만나보고 싶었었다. 어줍잖게 첫 장편 다큐멘터리였던 ‘인간의 시간’을 끝내고 인물다큐멘터리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대화’ 시리즈와 ‘필승’ 시리즈의 틀을 만들고 있던 중이었다. 내 스스로 이 피곤함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시절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고육지책이었으리라.
2. 성숙. 2002~2008

하지만 오랜 기간 활동해 왔던 노동자뉴스제작단을 정리하여야 하고 그 불안의 정점으로 내 스스로를 내 던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그때 입에 달고 다녔던 말은 바로 ‘성숙’이었다. 아마도 스스로 무너져 도망가듯 어디론가 가야 했던 나를 변명하기에 가장 적당한 단어였던 거 같다. 무의식적으로 쓰다 보니 정말 그렇게 되었던 것일까? 몇 군데의 회사 생활을 경험하면서 노동자라는 존재를 하나의 계급, 덩어리로 바라만 봤던 내 스스로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노동자의 생활, 노동자의 욕망, 노동자 사랑, 노동자의 행복, 노동자의 가족, 노동자의 미래, 노동자의 감수성...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문제가 되었고 내가 해결해야 할 화두가 되었던 것. 불안의 정점에서 그 이유를 몸으로 체득해 갔고 변화를 위한 노력은 매우 디테일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 갔다.

지겹던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이제는 홀로 설 수 있다는 최면(!)을 걸며 허허벌판에 서게 되었다. 조직이 아닌 다큐멘터리 제작 전 과정을 혼자 온전히 담당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멈추지 않고 그 일들을 해 나아갔다. 세상과의 몇 건의 불화와 몇 편의 장편 다큐작업이 그 동안의 시간에 놓여졌다. 후퇴의 징후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긍정의 힘을 믿는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이소선을 만나기 위한 성숙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3. 만남. 2009. 8 ~ 2010. 5



또 한 번의 환멸의 시간이었다.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등극하고 곧 이어 터진 금융위기. 그리고 2009년 1월 20일에 터진 용산참사. 혼자 좋아라 했던(?) ‘샘터분식’을 마치고 이제는 이 사회의 시민으로서 자기 발언을 하여야겠다 생각했던 그 시점. 2000년대 초반 무척이나 사모했던 한 인물이 떠올랐다. 창신동 골목길을 구비 구비 올라 전태일 기념사업회 한쪽에 있던 그녀를 2009년 초반 무턱대고 찾아갔다.

9시 뉴스를 보고 있던 그녀는 귤을 까먹고 있었다. 티비 속에 나오던 안 좋은 소식을 날선 언어로 비아냥 대었던 그녀는 자주 찾아 뵙겠다는 나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더 놀다 가지...’라는 말만 자꾸 자꾸 했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몸빼 바지와 헝클어진 머리를 했던 그녀는 아침에 했던 김치를 한번 맛보고 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이 작품을 짧게 끊어서 할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평화롭다’ 여기는 그림과 소리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누구에게나 있는 ‘어머니’라는 존재와 나누는 교감의 순간일 것이다. 불안과 위기의 시대, 그 교감이 가지는 의미는 남 다를 것이다라는 판단과 이소선이라는 인물과 그것을 나누려면 조직과 효율이 몸에 밴 그동안의 작업 관성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길게 가면 3년. 짧게라도 1년 이상은 그녀와의 만남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놀다 가지’라는 말을 하는 그녀에게 ‘자주 찾아 뵐께요’ 를 수도 없이 반복하며 나오던 창신동 골목에서 전체의 그림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또 하나, 그녀의 긴 삶을 되돌아 보는 방법이 누군가에게 제공되어지는 말과 뉴스릴이 아니라 나의 카메로만 온전하게 가능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그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았던 것은. 불타는 평택의 쌍차 노동자들 싸움이 끝나고 그 해 8월 말. 만해대상 시민운동가상을 받으러 가는 그녀를 쫓아가면서 였다. 2009년 부터 몸이 안 좋았던 그녀에게 백담사까지의 이동하는 모습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누군가에게 부축을 받지 않으면 이동이 원활치 않았던 그녀는 쉬이 피곤해 하며 힘들어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어느 정도의 시각적 움직임을 예상했던 나에게 전체적인 톤과 리듬을 잡아가기 위한 단초를 제공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무한한 노동자 편들기(?)는 그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빛이 났다.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문화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을 옆에 두고 그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을 분노 어린 목소리로 질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민망함을 넘어서 울그락 불그락 해지는 그들의 표정이 현장중계되던 큰 모니터에 흐를 때 같이 갔던 유가협 어머니들과 재단 식구들의 박수 소리는 좌중에 울려 퍼졌었다.

2009년 11월.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도쿄대학교 와다 하루키 교수의 한국의 민주화 운동 인사와의 인터뷰 자리는 이소선의 삶의 원형을 확인하고 내가 이소선이라는 인물과 어떻게 관계 설정할 것인가를 정립하게 했던 에피소드이다. 전태일 열사와 헤어지는 그 순간을 떠올릴때 마다 매우 힘들어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 인터뷰 과정을 촬영하면서 내 스스로도 감정 조절이 안될 정도로 그녀는 그 기억의 순간을 매우 힘들어 했다.

세상 사람들이 기대하는 이소선과 전태일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나는 전태일을 드러내는 전략보다는 최대한 숨겨야 겠다는 전략을 택했다.(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나올것이라는 생각도 하면서) 이것은 나의 카메라가 전태일에 대한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거보다는 그녀의 그 이후와 지금의 그녀를 가능케 했던 어떤 삶의 원칙들을 드러내는데 노력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 이후 나는 그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전태일과 헤어지는 순간을 묻지 않았다. 어느 다큐멘터리 워크샵 자리에서 그런 사정을 모르는 어느 한 분은 이소선 과거 정보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태일을 왜 선택하고 보여주지 않았냐는 지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서야 변명해 본다.

4. 언어. 2010. 5 ~ 2011. 3

스태프들을 꾸리고 틈만 나면 작품의 전체 컨셉을 토론했던 시절이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이소선의 ‘신화’와 이소선의 ‘일상’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였다. 들었던 생각은 ‘신화’로서 이소선이 제대로 다루어 졌던 일이 있었던가? 였고 ‘일상’이라는 빈 사이를 ‘실험’의 관점이 아니라 ‘대중의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였다. 이 작품 ‘어머니’는 ‘신화’라는 거대한 성의 한 층을 더 쌓는 역할을 한다기 보다 그 성의 근간을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물론 전태일이라는 원형이 있기에 배가가 되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원형의 힘을 빌리지 않은 그녀 나름대로의 사람으로서의 향기를 공감시킨다면 그 ‘신화’의 근간은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것을 표현하는 전략으로서 그녀와 카메라간의 관계의 밀접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데 ‘일상’이 작동하지만 여기서 ‘일상’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 획득보다 ‘신화’의 근간을 확인하는 역할로 한정 지으려 했다. 그 속에 작품 속의 작품으로 ‘엄마, 안녕’을 삽입함으로서 전체 극의 긴장과 최소한의 정보제공, 그리고 작가의 시선을 대신해 주는 씨퀀스로 촬영되어졌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녀가 평생 살면서 세상 사람들과 교감하며 획득했던 보편적인 언어, 진정함이 기반되어 졌던 그녀의 삶 속에서 나왔던 언어를 그녀의 방식대로 성기고 거친 듯 하지만 대중들에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소선은 가면 갈수록 몸이 안 좋아졌다. 2010년 5월. 응급실로 실려 갔던 그녀는 몇 달간의 병원 생활을 반복했었다. 그때였다. 처음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등질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하지만 어머니는 그 생활을 잘 이기셨고 전태일 열사 추모 40주기에 자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몸을 추스르셨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병원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그 노구의 몸을 이끌고 노력하시는 모습은 지금도 마음 한쪽에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이후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40주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고 오히려 그 전보다 왕성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언어를 남기려 했다. 늙어버린 육신의 그늘은 방 안 구석 조용한 읖조리으로만 남겼고 어디를 나가도 예의 그녀의 토닥임과 질타는 전태일 40주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남았다. 어찌 보면 아들과의 약속으로 부터 시작된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빛나던 40년 중. 이 시기가 그녀에게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었으리라 감히 짐작한다.

태준식 감독이 직접 쓴 <어머니> 제작노트 ②



[맥스무비= 글 태준식 감독] <어머니>는 1970년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불꽃처럼 타올랐다 스러진 전태일 열사, 그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곧게 한평생을 살아낸 이소선 어머니의 삶을 담은 영화다. 노동운동 전문 다큐멘터리스트로 일컬어지는 태준식 감독은 전태일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셨던 고 이소선 여사의 마지막 2년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가장 낮고 사려 깊은 카메라로 밀착해서 기록했다. ①에서 계속

5. 뚝심. 2011. 4 ~ 2011. 7

촬영 본을 HD 파일로 전환하는 시간만 한 달이 걸렸다. 전체 용량은 16T가 나왔다. 촬영 횟수는 날짜 수만 100일에 가까웠고 심심하면 카메라를 들지 않고 찾아갔던 시간까지 따지면 꽤 많은 시간을 그녀와 함께 보낸 결과가 편집을 앞에 두고 나왔다. 손경화 감독을 비롯한 촬영팀과 어머니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이때부터는 서로를 찾는 사이가 되어져 갔다. 2011년 6월 어느 날. 나의 엄마를 만나고 작업실로 돌아갈 때.. 카메라 없이 그녀의 집에 가 저녁을 먹고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자기가 나의 카메라를 허락한 이유, 그리고 이 작품이 정말 잘 나와서 사람들에게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 제작비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해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온전히 카메라 앞에 자신을 내어 주셨고 세상에 남긴 마지막 자신의 언어임을 아셨던 걸까. 그때 어머니의 표정과 말씀들이 잊히지 않는다.

편집을 앞에 두고 나에게 가장 절실했던 화두는 뚝심이었다. 관계로 부터 자유로와져야 한다는 뚝심과 긴 시간을 재조직하기 위해선 한 두 씬에 일희일비 해서는 안된다는 뚝심. 그리고 그것이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편집 리듬의 뚝심이 필요하기도 했었다. 김나영 감독과 이러저러한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나는 어머니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플래시백이라는 회한의 감정을 돋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 필요했던 조치였다. ‘엄마, 안녕’의 정방향과 이소선의 역방향이 만나면서 그녀를 바라보는 제대로 된 시점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과 극적 리듬의 완결을 위해서도 선택되어진 전략이었다. 이것은 매 씬 촬영된 결과물이 그것을 충분히 가능하게 할 거라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고 긴 시간동안 쌓아왔던 이야기가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다. 결과는? 부끄럽지만... 관객의 판단에 맡긴다.
6. 추모. 2011. 7 ~ 2011. 11

2011년 7월 18일. 오후 10시. 잊지 못하는 날과 시간이었다. 가편집을 하던 중 작업실에 찾아 온 지인과 술 먹고 있다 태삼 형님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숨을 안 쉬어’ 무작정 뛰어 나갔고 카메라는 챙기지 못했다. 가편은 중지되었고 무작정 기록을 위해서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어머니 하고는 단 한번의 촬영을 남겨두고 있었다. 삶의 마지막에 다다라 가장 낮은 겸양의 철학을 가졌던 그녀가 세상 사람들을 위무하는 나레이션 녹음만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아니, 그때는 작품의 끝이 있고 없고를 떠나 무조건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랬던 시기였다. 한동안 밀려왔던 자책은 끊이지 않았던 비 때문에 더욱 증폭되었었다. 내가 카메라로 그녀를 귀찮게만 하지 않았다면... 떠오르기 싫은 기억을 다시 꺼내 놓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순간도 후회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어머니는 깨어나지 못하셨다. 한 달이 조금 넘은 시간에 한일병원으로 거처를 옮겼고 응급차 안에서 처음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매만지며 전달되어지던 그녀의 따뜻한 온기를 잊지 못한다. 조금만 더 서두르고 게으름을 피지 않았다면 어머니의 질타와 훈계를 들으면서도 이 작품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한일병원으로 이송되고 난 후 전체 구성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놓았던 편집을 다시 잡기 시작했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그녀를 응원하는 것은 최대한 이 작업을 빨리 끝내는 것이리라 다잡았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숨을 거두었고 장례 기간 너무나도 맑았던 하늘과 구름들 사이로 그녀를 떠나보냈다. 그 시기. 나는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자랑이 아니라 그 마지막 모습을 기록해야 할 임무를 스스로 자각해서였을 것이다. 그녀가 떠난 후에도 이 작품을 위해 남겨 놓은 나의 일을 위해 뚝심을 발휘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남겨 놓은 자리와 말들을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달하여야 하여야 한다는 책임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조금이라도 먼저 세상과 헤어지게 한 빚진 마음을 털기 위해서 그저 슬퍼하고만 있을 순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7. 감사.

이 지면에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제작스태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작업을 위해 고민을 나눠준 수많은 사람들. 더불어 선뜻 후원에 손을 내밀어 주신 후원제작자 분들. 이소선이라는 인물 때문이었을 테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었을까. 어머니가 살아 오셨던 삶처럼 편들어 주고, 나누었던 수많은 이소선 때문에 이 작업은 어렵지만 완성되었다.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로는 뭔가 매우 부족하다. 그저 이 작품이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 이소선 어머니...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