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취재파일 4321, 2011년 6월 12일자, 임주영 기자의 보도, '도서관에 책이 없다?'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문제제기일 듯싶다. 특히 도서관 직원이 없이 자원봉사자로만 도서관을 운영한다는 것을 '자랑'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오고 있는 현실 속에서 도서관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는 보도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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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항 옆에 지어 진 번듯한 새 건물. 굳게 잠겨있는 문에는 전기료 체납 고지서가 꽂혀있고, 건물 안팎에는 먼지만 쌓여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와 제주도가 공항 옆 마을의 소음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어준 '방음'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은 지난해 10월에 지어졌지만,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 운영을 해야 할지 조차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음 도서관처럼 소음피해 보상을 위해 기업이나 지자체가 지어준 건물은 마을에서 맡아 관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작은 마을에서 2층짜리 도서관에 꾸준히 새 책을 들이고, 사서를 고용해 운영하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도서관은 지어놓았는데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도서관은 임시방편으로 제주도의 예산을 지원받아 이달 말쯤 문을 열 계획이지만, 아직 도서관에는 '책 한 권' 꽂혀있지 않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서관 '짓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일 텐데요. 도서관 건설에 예산이 집중되다 보니 새 도서관이든, 기존 도서관이든 책이 부족하고 사서가 부족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 지하철 뚝섬역 근처 역세권에 건설 중인 성수문화복지회관 건설현장입니다. 지하3층, 지상 7층의 규모로 내년에 완공되면 도서관과 공연장, 직업훈련시설 등이 들어올 예정입니다. 성동구는 지난해 구민 복지 수준을 높인다며 문화복지회관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건물이 지어지는 사이, 같은 구에 있는 공공도서관 사정은 어떨지 찾아가봤습니다.
가까운 곳에 대학교가 있어서 평일에도 이용자가 꽤 많습니다. 이용자들의 요구가 많아 신간을 꾸준히 사들여야 하는데 올해 확보한 '책값'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
<인터뷰> 안병준(성동구립도서관장) : "작년 같은 경우는 성동구립도서관만 2억 가까이 됐으니까, 자료 구입비가. 시비, 보조금까지 다 합쳐서요. 그런데 올해는 (자료 구입비가) 1억 원 내외니까 반으로 준 거죠."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줄어들면서 인건비나 전기료 같은 고정비용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책을 적게 사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병준(성동구립도서관장) : "(예산이 줄었다는 걸 보시는 순간 어떠셨어요?) 콱 막히죠. 모든 도서관의 사설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한테 다양하고 양질의 자료를 서비스하는 게 최고의 목표잖아요. 그걸 못하니까."
어려운 살림을 쪼개 새로 시작한 '어린이 영어 도서관'사업은 120명 모집에 대기자만 3백 명이 몰릴 정도지만 인기가 많아도 걱정입니다. 모집 정원을 늘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석 달에 6만5천 원 하는 이용료를 낮출 수도 없습니다. 사업 운영비가 부족해 이미 매달 2백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단지 안이나 마을 구석구석에 들어서고 있는 '작은 도서관'들의 형편은 더 어렵습니다. 역시 '책 살 돈'이 부족한 게 제일 큰 걱정입니다.
충남 아산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지난 2006년부터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훈 씨. 작년에 처음으로 시립 도서관에서 자료구입비 350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올해는 그마저 불투명합니다. 자료구입비 뿐 아니라, 전기료나 임대료 같은 운영비는 모두 김 관장 몫. 여름 더위가 벌써 걱정입니다.
<인터뷰> 김광훈(마중물 작은도서관장) : "와서 열람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것이 여름과 겨울에 추위... 춥다고 하고 또 덥다고 하고 이렇게 되니까. 보통 환경들에 비해 열악하니까 오히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마중물 도서관 같은 작은 도서관의 경우 정부의 '건립 지원'비용이 최근 3년 사이 해마다 줄어드는데다 운영비 지원은 지자체마다 둘쑥날쑥입니다. 작은 도서관이 주택가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읽을 책도, 다양한 서비스도 부족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일쑤입니다.
도서관 예산이 부족해지면 책값에 이어 인건비가 줄어듭니다. 때문에 당장 사서가 부족한 도서관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빌리게 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시내 7개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를 5백60여 명이나 뽑았습니다. 도서관 한 곳에 직원은 9명인데, 자원봉사자는 80여 명이고, 그나마 수시로 뽑다보니 봉사자들은 필요한 교육을 받을 여유도 없습니다.
<인터뷰> 양인숙(도서관 자원봉사자) : "(책을 어떻게 보고 꽂으신 거예요?) 맨 처음에는 모르죠. 그러니까 직원 분들한테 이거 어떻게 꽂으면 됩니까 하고 물어보면 이렇게 순서대로 앞에 1234는 다 아니까 그 순서대로 1234, 그 다음 순서, 그 다음 순서가 맞도록 꽂아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영미(남양주시 도농동) : "책 같은 것 정리 이렇게 해주시는 거는 좋은데 제가 보기엔 자원봉사자 분들이 섹션별로 전문적으로 아시는 분들은 아니신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이 오히려 찾을 때가 더 편했던 거 같거든요."
전국 공공도서관에 배치된 사서 수는 현재 법정 기준의 20%를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 게다가 경기도 시흥시 등 일부 지자체들은 사서 없이 자원봉사자들만 일하는 도서관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고질적인 문제인 책값 부족, 인력 부족이 심해진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세웠습니다.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현재 7백여 개인 전국 공공도서관 수를 오는 2013년엔 9백 개까지 늘리기. 올해에는 5천5백억여 원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예산 구성을 보면 4천78억 원이 도서관 접근성 향상 분야. 즉 '도서관 건립'에 쓰이고 있습니다. 전체 예산의 73%가 새 도서관 짓는 데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경기도 18곳, 경남 6곳을 비롯해 전국 50곳에서 새도서관 건설이 한창입니다. 지자체마다 자체적으로 지어올리고 있는 도서관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불어납니다. 반면, 도서관에 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은 592억 원. 도서관 예산의 10%를 겨우 넘기는 액수입니다. 책 살 돈은 여의치 않은데 도서관 수는 늘어만 가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안찬수(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 "(도서관을) 꾸준히 짓고는 있어요. 그런데 자료를 구입하기 어렵거나 또 사람을 충원하기가 어렵다면 공간은 지어졌지만 그 공간을...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하고 운영할 수가 없는 거죠."
초등학교 4학년인 수민이는 2주일에 한번 씩 이동도서관이 올 때가 기다려집니다.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 가기도 하지만, 아파트 단지까지 찾아오는 버스 도서관'이 제일 편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책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수민(초등학교 4학년) : "전 글 책이 재미있고요. 도서관에서 책 고르는 게 갔다 오고 나서 기억에 남아요. 버스로 된 도서관은 못 봐서 신기했어요, 처음에"
거동이 불편한 이연재씨에게도 이동도서관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입니다.
<인터뷰> 이연재(경기도 고양시) : "수많은 종류의 시설과 그게(책이) 있다고 그럴 때 그렇게 되지 못할 바에야 이러한 게 각 군데 돌아다니는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죠."
말끔한 새 건물은 아니지만 새 책이 많고, 집 가까이 와주는 '이동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하루에 3백여 명이나 됩니다.
사설 공공도서관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느티나무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소리 내서 책을 읽어주거나 계단이나 창가에 앉아 독서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인근에 공공도서관도 있지만, 어린이를 위한 낭독회나 다문화 가정을 위한 도서, DVD 시청실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 때문에 매달 후원금을 내고 이용하는 회원이 3백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서지우(7살) : "다른 도서관에서는 뛰어 놀 수도 없고 조용히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불편했는데 근데 여기에서는 뛰어 놀고 책도 마음껏 큰소리로 볼 수 있고 그러니까 편해요."
이 도서관도 역시 시도에서 지원받는 자료구입비가 올해에 절반으로 줄어 힘든 상황이지만 자구노력에 열심입니다.
<인터뷰> 현나라(느티나무도서관 서비스1팀장) : "시도에서 예산은 항상 4천만 원 나왔었는데, 올해는 2천만 원까지 밖에 안 된다고 그래서... 올해는 헌책 장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이제 돈, 책값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또 궁리하고 있는데..."
폐지 수집까지 하는 도서관의 안간힘에 회원들도 후원금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영(경기도 용인시) : "내 아이가 와서 즐겁게 책을 편하게 열어볼 수 있는 게 좋고요. 내 아이가 좋다면 다른 아이들도 같이 이 좋은 거를 같이 누릴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후원금을) 자진해서 내고 있어요."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행정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시민들은 도서관 서비스 부문에 66점을 줬습니다.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 다양한 서비스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도서관 수가 적다거나 이용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책값을 줄이면서까지 건물 짓기에만 급급한 도서관 정책이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보여주기식 행정인지 다시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서관 '짓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일 텐데요. 도서관 건설에 예산이 집중되다 보니 새 도서관이든, 기존 도서관이든 책이 부족하고 사서가 부족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 지하철 뚝섬역 근처 역세권에 건설 중인 성수문화복지회관 건설현장입니다. 지하3층, 지상 7층의 규모로 내년에 완공되면 도서관과 공연장, 직업훈련시설 등이 들어올 예정입니다. 성동구는 지난해 구민 복지 수준을 높인다며 문화복지회관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건물이 지어지는 사이, 같은 구에 있는 공공도서관 사정은 어떨지 찾아가봤습니다.
가까운 곳에 대학교가 있어서 평일에도 이용자가 꽤 많습니다. 이용자들의 요구가 많아 신간을 꾸준히 사들여야 하는데 올해 확보한 '책값'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
<인터뷰> 안병준(성동구립도서관장) : "작년 같은 경우는 성동구립도서관만 2억 가까이 됐으니까, 자료 구입비가. 시비, 보조금까지 다 합쳐서요. 그런데 올해는 (자료 구입비가) 1억 원 내외니까 반으로 준 거죠."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줄어들면서 인건비나 전기료 같은 고정비용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책을 적게 사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병준(성동구립도서관장) : "(예산이 줄었다는 걸 보시는 순간 어떠셨어요?) 콱 막히죠. 모든 도서관의 사설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한테 다양하고 양질의 자료를 서비스하는 게 최고의 목표잖아요. 그걸 못하니까."
어려운 살림을 쪼개 새로 시작한 '어린이 영어 도서관'사업은 120명 모집에 대기자만 3백 명이 몰릴 정도지만 인기가 많아도 걱정입니다. 모집 정원을 늘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석 달에 6만5천 원 하는 이용료를 낮출 수도 없습니다. 사업 운영비가 부족해 이미 매달 2백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단지 안이나 마을 구석구석에 들어서고 있는 '작은 도서관'들의 형편은 더 어렵습니다. 역시 '책 살 돈'이 부족한 게 제일 큰 걱정입니다.
충남 아산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지난 2006년부터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훈 씨. 작년에 처음으로 시립 도서관에서 자료구입비 350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올해는 그마저 불투명합니다. 자료구입비 뿐 아니라, 전기료나 임대료 같은 운영비는 모두 김 관장 몫. 여름 더위가 벌써 걱정입니다.
<인터뷰> 김광훈(마중물 작은도서관장) : "와서 열람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것이 여름과 겨울에 추위... 춥다고 하고 또 덥다고 하고 이렇게 되니까. 보통 환경들에 비해 열악하니까 오히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마중물 도서관 같은 작은 도서관의 경우 정부의 '건립 지원'비용이 최근 3년 사이 해마다 줄어드는데다 운영비 지원은 지자체마다 둘쑥날쑥입니다. 작은 도서관이 주택가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읽을 책도, 다양한 서비스도 부족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일쑤입니다.
도서관 예산이 부족해지면 책값에 이어 인건비가 줄어듭니다. 때문에 당장 사서가 부족한 도서관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빌리게 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시내 7개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를 5백60여 명이나 뽑았습니다. 도서관 한 곳에 직원은 9명인데, 자원봉사자는 80여 명이고, 그나마 수시로 뽑다보니 봉사자들은 필요한 교육을 받을 여유도 없습니다.
<인터뷰> 양인숙(도서관 자원봉사자) : "(책을 어떻게 보고 꽂으신 거예요?) 맨 처음에는 모르죠. 그러니까 직원 분들한테 이거 어떻게 꽂으면 됩니까 하고 물어보면 이렇게 순서대로 앞에 1234는 다 아니까 그 순서대로 1234, 그 다음 순서, 그 다음 순서가 맞도록 꽂아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영미(남양주시 도농동) : "책 같은 것 정리 이렇게 해주시는 거는 좋은데 제가 보기엔 자원봉사자 분들이 섹션별로 전문적으로 아시는 분들은 아니신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이 오히려 찾을 때가 더 편했던 거 같거든요."
전국 공공도서관에 배치된 사서 수는 현재 법정 기준의 20%를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 게다가 경기도 시흥시 등 일부 지자체들은 사서 없이 자원봉사자들만 일하는 도서관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고질적인 문제인 책값 부족, 인력 부족이 심해진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세웠습니다.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현재 7백여 개인 전국 공공도서관 수를 오는 2013년엔 9백 개까지 늘리기. 올해에는 5천5백억여 원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예산 구성을 보면 4천78억 원이 도서관 접근성 향상 분야. 즉 '도서관 건립'에 쓰이고 있습니다. 전체 예산의 73%가 새 도서관 짓는 데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경기도 18곳, 경남 6곳을 비롯해 전국 50곳에서 새도서관 건설이 한창입니다. 지자체마다 자체적으로 지어올리고 있는 도서관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불어납니다. 반면, 도서관에 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은 592억 원. 도서관 예산의 10%를 겨우 넘기는 액수입니다. 책 살 돈은 여의치 않은데 도서관 수는 늘어만 가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안찬수(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 "(도서관을) 꾸준히 짓고는 있어요. 그런데 자료를 구입하기 어렵거나 또 사람을 충원하기가 어렵다면 공간은 지어졌지만 그 공간을...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하고 운영할 수가 없는 거죠."
초등학교 4학년인 수민이는 2주일에 한번 씩 이동도서관이 올 때가 기다려집니다.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 가기도 하지만, 아파트 단지까지 찾아오는 버스 도서관'이 제일 편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책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수민(초등학교 4학년) : "전 글 책이 재미있고요. 도서관에서 책 고르는 게 갔다 오고 나서 기억에 남아요. 버스로 된 도서관은 못 봐서 신기했어요, 처음에"
거동이 불편한 이연재씨에게도 이동도서관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입니다.
<인터뷰> 이연재(경기도 고양시) : "수많은 종류의 시설과 그게(책이) 있다고 그럴 때 그렇게 되지 못할 바에야 이러한 게 각 군데 돌아다니는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죠."
말끔한 새 건물은 아니지만 새 책이 많고, 집 가까이 와주는 '이동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하루에 3백여 명이나 됩니다.
사설 공공도서관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느티나무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소리 내서 책을 읽어주거나 계단이나 창가에 앉아 독서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인근에 공공도서관도 있지만, 어린이를 위한 낭독회나 다문화 가정을 위한 도서, DVD 시청실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 때문에 매달 후원금을 내고 이용하는 회원이 3백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서지우(7살) : "다른 도서관에서는 뛰어 놀 수도 없고 조용히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불편했는데 근데 여기에서는 뛰어 놀고 책도 마음껏 큰소리로 볼 수 있고 그러니까 편해요."
이 도서관도 역시 시도에서 지원받는 자료구입비가 올해에 절반으로 줄어 힘든 상황이지만 자구노력에 열심입니다.
<인터뷰> 현나라(느티나무도서관 서비스1팀장) : "시도에서 예산은 항상 4천만 원 나왔었는데, 올해는 2천만 원까지 밖에 안 된다고 그래서... 올해는 헌책 장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이제 돈, 책값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또 궁리하고 있는데..."
폐지 수집까지 하는 도서관의 안간힘에 회원들도 후원금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영(경기도 용인시) : "내 아이가 와서 즐겁게 책을 편하게 열어볼 수 있는 게 좋고요. 내 아이가 좋다면 다른 아이들도 같이 이 좋은 거를 같이 누릴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후원금을) 자진해서 내고 있어요."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행정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시민들은 도서관 서비스 부문에 66점을 줬습니다.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 다양한 서비스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도서관 수가 적다거나 이용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책값을 줄이면서까지 건물 짓기에만 급급한 도서관 정책이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보여주기식 행정인지 다시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입력시간 2011.06.13 (08:01)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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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부장(한국도서관협회 회원 사업총괄부장, 도서관문화비평가)께서 이 보도물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코멘트한 것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게재시간 2011.06.13 14:57) 그것을 여기에 덧붙여 놓고(게재시간 2011.06.13 18:27) 함께 읽고자 한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이다.
6월 12일 밤에 방송된 "KBS 취재파일 4321"에서 "도서관에 책이 없다?"란 제목으로 도서관 상황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임주영 기자가 취재한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에 여러 곳에서 공공도서관들이 운영되고 또 건립되고 있지만 정작 책과 사서가 부족하다는 것. 특히 책 부족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이 보도를 본 도서관 관계자들로서는 사서의 부족과 근무 환경 등과 도서관 문제의 또 다른 근본 이유나 가치 등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짧은 시간 보도를 하려면 다수의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어떤 확실한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은 바로 '도서관에 볼 책이 없다', '책을 살 돈이 없다'라는 것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도서관에서 책을 살 비용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또 그것은 다른 도서관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일단 이 보도는 시의적절하고 또 의미가 크다 하겠다.
그런데 비록 내 트윗이나 페이스북 친구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글쎄 아침에 어제 이 보도를 본 소감을 많이 기대했는데, 도서관 사람들이 아닌 일반 친구들이 이 문제에 대한 글이 거의 없다는 것이 좀 의아하고, 또 뜨끔하다. 혹시 관심들이 없는 것일까? "취재파일 4321" 누리집에 올려진 이 기사에 대해서도 아직 시민들의 언급이 없다. 시민들이 도서관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래서 또 어떤 반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직은 글쎄 기대 밖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을 필요로 하고 이용하는 시민들은 과연 도서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보도 맨 뒷 부분에도 언급되었지만, 지난 해 서울시가 실시한 행정서비스 만족도에서 만족도도 낮았지만,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이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도서관이 기본적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지식과 정보 자원의 수집, 보존, 관리를 통해서 시민들의 지식정보 요구를 해결해 주는 사회적 기관인데, 그런 요구보다는 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에, 도서관에 책이 없다는 문제제기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까? 좀 더 확인하고 고민해 볼 문제다.
임 기자가 제주도를 포함해서 여러 곳의 도서관에 대해서 조사하고 준비하고 취재를 한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보도 첫 머리에 나오는 제주 서부어린이방음도서관은 나도 제주에 갔을 때 가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온 곳이기도 하다. 비록 한 두 번 언론에서 보도가 있었기는 하지만 그곳까지 취재한 것은 반갑다. 앞으로 KBS와 임주영 기자가 도서관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추후 제기한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또 다른 도서관 문제는 무엇인지 등등을 추척하고 보도해 주면 좋겠다. 이런 보도는 또한 지역 KBS 네트워크를 통해서 좀 더 종합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이번 보도에 있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내용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도서관 건립 예산과 책을 사고 사서를 배치하는 비용을 직접적으로 연계한 것이다. 물론 전체 예산을 보면 도서관 건립예산과 책 구입과 직원 유지 비용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자료구입비를 포함한 도서관 운영비 문제를 제기하면 지자체들은 절대적인 예산부족을 말하고, 또 실제 건립에 예산을 투입하다 보니 실제 건립 이후나 기존 도서관 운영비까지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건립 예산은 아무래도 국가지원금을 포함해서 각 지역과 도서관에는 일시적(3년 이내)으로 투입되는 예산이고, 때로는 보도에서도 말한 것처럼, 민간부문에서 기부채납하는 일도 있어 건립비가 크게 필요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책을 사거나 직원을 배치하여 운영하는 예산은 건립 이후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예산이다. 이 예산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책 구입이나 직원(사서) 배치/운용 예산이 부족한 문제는 직접적으로 도서관 건립비에 예산이 집중되는 것과는 다르게 볼 수도 있는 여지가 있다. 보도에 나온 예산 분포에서도 정부는 현재 건립비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포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까지 분석이 있었다면 더 멋진 보도가 되었을 것이다. 지자체가 도서관 건립 이후 운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정부가 적지 않은 예산을 지원하는데 지원 조건으로 충분한 운영 방안을 요구하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제도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정부가 지자체가 갑작스러운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긴급하게 일정한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예 건립비 만큼이라도 매년 자료구입비와 운영비 등으로 일정 예산을 지원 한다면 국민들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든, 지자체의 재정상황 등이 어떤지에도 관계없이, 최소한 필요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고, 전문사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자료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이 592억원이라고 했는데, 2009년에는 약 686억원이었다. 아무래도 국민들의 독서 환경 조성이나 좋은 출판 환경 만들기에도 도움이 되려면 적어도 현재 자료구입비의 10배 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아무리 어려워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정도 예산도 투입하지 못할 정도일까? 그나저나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는 아직 2010년 통계는 없지만, 2009년까지의 각종 도서관 현황 통계가 있으니 지난 수 년 간의 도서구입비 현황이나 변화, 1개 도서관당 자료구입비 현황 등을 제시했어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임 기자 보도 내용 중에서 "도서관 건설에 예산이 집중되다 보니 새 도서관이든, 기존 도서관이든 책이 부족하고 사서가 부족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라든가 "책값을 줄이면서까지 건물 짓기에만 급급한 도서관 정책이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보여주기식 행정인지 다시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라는 지적은 우리나라 행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차례일 것이다.
끝으로 언론에서 도서관 문제를 보도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것은 아무리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번 보도 이후의 문제 해결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도서관 건립과 운영 책임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도서관 관계자들도 시민들과 함께 도서관의 가치와 가능성,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해결 방안들을 모색하고, 실제적인 서비스를 통해서 함께 엮여 지지를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할 책임도 있을 것이다. 도서관 사람들이야 말로 제대로 된 도서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 보도 이후 각 지역, 각 도서관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풀어지는지, 풀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켜보고 정리하고 요구하고 또 일정한 책임을 같이 나누는 것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과정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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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부장(한국도서관협회 회원 사업총괄부장, 도서관문화비평가)께서 이 보도물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코멘트한 것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게재시간 2011.06.13 14:57) 그것을 여기에 덧붙여 놓고(게재시간 2011.06.13 18:27) 함께 읽고자 한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이다.
6월 12일 밤에 방송된 "KBS 취재파일 4321"에서 "도서관에 책이 없다?"란 제목으로 도서관 상황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임주영 기자가 취재한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에 여러 곳에서 공공도서관들이 운영되고 또 건립되고 있지만 정작 책과 사서가 부족하다는 것. 특히 책 부족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이 보도를 본 도서관 관계자들로서는 사서의 부족과 근무 환경 등과 도서관 문제의 또 다른 근본 이유나 가치 등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짧은 시간 보도를 하려면 다수의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어떤 확실한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은 바로 '도서관에 볼 책이 없다', '책을 살 돈이 없다'라는 것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도서관에서 책을 살 비용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또 그것은 다른 도서관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일단 이 보도는 시의적절하고 또 의미가 크다 하겠다.
그런데 비록 내 트윗이나 페이스북 친구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글쎄 아침에 어제 이 보도를 본 소감을 많이 기대했는데, 도서관 사람들이 아닌 일반 친구들이 이 문제에 대한 글이 거의 없다는 것이 좀 의아하고, 또 뜨끔하다. 혹시 관심들이 없는 것일까? "취재파일 4321" 누리집에 올려진 이 기사에 대해서도 아직 시민들의 언급이 없다. 시민들이 도서관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래서 또 어떤 반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직은 글쎄 기대 밖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을 필요로 하고 이용하는 시민들은 과연 도서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보도 맨 뒷 부분에도 언급되었지만, 지난 해 서울시가 실시한 행정서비스 만족도에서 만족도도 낮았지만,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이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도서관이 기본적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지식과 정보 자원의 수집, 보존, 관리를 통해서 시민들의 지식정보 요구를 해결해 주는 사회적 기관인데, 그런 요구보다는 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에, 도서관에 책이 없다는 문제제기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까? 좀 더 확인하고 고민해 볼 문제다.
임 기자가 제주도를 포함해서 여러 곳의 도서관에 대해서 조사하고 준비하고 취재를 한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보도 첫 머리에 나오는 제주 서부어린이방음도서관은 나도 제주에 갔을 때 가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온 곳이기도 하다. 비록 한 두 번 언론에서 보도가 있었기는 하지만 그곳까지 취재한 것은 반갑다. 앞으로 KBS와 임주영 기자가 도서관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추후 제기한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또 다른 도서관 문제는 무엇인지 등등을 추척하고 보도해 주면 좋겠다. 이런 보도는 또한 지역 KBS 네트워크를 통해서 좀 더 종합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이번 보도에 있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내용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도서관 건립 예산과 책을 사고 사서를 배치하는 비용을 직접적으로 연계한 것이다. 물론 전체 예산을 보면 도서관 건립예산과 책 구입과 직원 유지 비용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자료구입비를 포함한 도서관 운영비 문제를 제기하면 지자체들은 절대적인 예산부족을 말하고, 또 실제 건립에 예산을 투입하다 보니 실제 건립 이후나 기존 도서관 운영비까지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건립 예산은 아무래도 국가지원금을 포함해서 각 지역과 도서관에는 일시적(3년 이내)으로 투입되는 예산이고, 때로는 보도에서도 말한 것처럼, 민간부문에서 기부채납하는 일도 있어 건립비가 크게 필요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책을 사거나 직원을 배치하여 운영하는 예산은 건립 이후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예산이다. 이 예산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책 구입이나 직원(사서) 배치/운용 예산이 부족한 문제는 직접적으로 도서관 건립비에 예산이 집중되는 것과는 다르게 볼 수도 있는 여지가 있다. 보도에 나온 예산 분포에서도 정부는 현재 건립비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포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까지 분석이 있었다면 더 멋진 보도가 되었을 것이다. 지자체가 도서관 건립 이후 운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정부가 적지 않은 예산을 지원하는데 지원 조건으로 충분한 운영 방안을 요구하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제도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정부가 지자체가 갑작스러운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긴급하게 일정한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예 건립비 만큼이라도 매년 자료구입비와 운영비 등으로 일정 예산을 지원 한다면 국민들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든, 지자체의 재정상황 등이 어떤지에도 관계없이, 최소한 필요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고, 전문사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자료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이 592억원이라고 했는데, 2009년에는 약 686억원이었다. 아무래도 국민들의 독서 환경 조성이나 좋은 출판 환경 만들기에도 도움이 되려면 적어도 현재 자료구입비의 10배 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아무리 어려워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정도 예산도 투입하지 못할 정도일까? 그나저나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는 아직 2010년 통계는 없지만, 2009년까지의 각종 도서관 현황 통계가 있으니 지난 수 년 간의 도서구입비 현황이나 변화, 1개 도서관당 자료구입비 현황 등을 제시했어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임 기자 보도 내용 중에서 "도서관 건설에 예산이 집중되다 보니 새 도서관이든, 기존 도서관이든 책이 부족하고 사서가 부족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라든가 "책값을 줄이면서까지 건물 짓기에만 급급한 도서관 정책이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보여주기식 행정인지 다시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라는 지적은 우리나라 행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차례일 것이다.
끝으로 언론에서 도서관 문제를 보도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것은 아무리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번 보도 이후의 문제 해결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도서관 건립과 운영 책임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도서관 관계자들도 시민들과 함께 도서관의 가치와 가능성,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해결 방안들을 모색하고, 실제적인 서비스를 통해서 함께 엮여 지지를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할 책임도 있을 것이다. 도서관 사람들이야 말로 제대로 된 도서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 보도 이후 각 지역, 각 도서관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풀어지는지, 풀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켜보고 정리하고 요구하고 또 일정한 책임을 같이 나누는 것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과정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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