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이다 데쓰나리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한겨레 신문 강태호 기자(한겨레평화연구소장)의 보도,

“일본선 ‘엄마들의 탈원전 혁명’ 진행중입니다”

이다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

아이 건강 염려 직접 나서 국가 정책 바꿔가려 노력
‘원전 마피아’ 아직도 건재 정치권에선 미적거리기만
원전 없애도 전력난 없어 새 에너지 전략 10년 소요


이다 데쓰나리(왼쪽 사진)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은 일찍부터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연에너지에 기반한 새로운 에너지 전략을 역설해 온 전문가다. 14~15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탈원전 세계회의의 주역 가운데 하나인 그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중앙정부, 관료 사회, 주류 언론은 풍화상태다. 마치 원전사고는 이제 끝났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변화는 시작됐다.”

회의 첫날 기조연설자의 하나로 나선 그는 1년 전 아랍에서 시작된 재스민혁명과 같은 밑으로부터의 변화 욕구가 분출하는 ‘일본판’ 재스민혁명이 시작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들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서 국가의 규제와 정책을 바꿔나가는 ‘엄마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이전에 세슘, 베크렐, 멜트다운 이런 말을 누가 알고 있었는가. 그러나 이제 원전 없이도 살아 갈 수 있다고 할 정도가 됐다.”

첫날 30여분간 이뤄진 인터뷰와 폐막 뒤 다시 만나 이번 회의의 의미와 탈원전의 전망에 대해 나눈 얘기를 정리했다.

-얼마 전 일본 정부가 원자력발전소의 운전기간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하는 법제화를 통해 2050년엔 ‘원전 제로’ 국가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행정절차를 통해 일본 정부와 정치권에서 그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현 정부로는 힘들 것이다. 지금의 민주당 정권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책임자부터 시작해서 관료를 포함해 전혀 사람을 바꾸지 않고 있다. ‘원자력촌’이라고 내가 이름 붙인 폐쇄적인 집단의 사람들(원전 마피아를 의미)이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 가을에도 끊임없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고속증식로 몬주의 폐기에 대해 예산상으로나 정책적으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현재의 일본 정치상황에선 원전 제로의 결단은 불가능하다.

-독일은 원전 폐기의 길을 가고 있는데 왜 일본은 안 되는가?
“정치권과 정부가 독일처럼 원전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해오지 않았다. 독일은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부터 그런 논의가 쌓여왔다. 이미 녹색당이 정권을 잡은 2000년대부터 탈원전 합의가 있었다. 풍력·태양 에너지등 자연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보급돼 이미 국가 전체의 틀에서 새로운 에너지로의 전환이 진행됐다. 일본의 에너지 전략은 이제는 낡은 20세기형이다. 정치인, 정부, 전력회사, 그리고 보수적인 전문가들 모두 20세기적 발상에 머물러 있다. 일본이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 개념에 입각해 탈원전의 에너지 전략으로 가려면 짧게는 5년에서 10년은 걸릴 것이다.

후쿠시마 이래 전체 원전의 90%가 가동 중단 상태에 있음에도 전력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인가?
“문제없다. 지금 5기가 가동되고 있다. 앞으로 이들 원전도 정지하게 된다. 겨울보다는 여름의 수요 피크 시점이 고비인데 올여름은 처음으로 모든 원전이 중지된 상태에서 맞게 될 것이다. 정부는 ‘전력 부족 사태를 우려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소장으로 있는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다른 전력설비들로 대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여름의 순간적인 피크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정책이다.”

-이번 탈원전 세계회의는 후쿠시마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라 할 만한데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 이렇게 큰 규모의 회의를 준비하는 데 실제 준비기간은 한달여에 불과했다. 회의가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 유료 참가자들에 의한 재원 확보, 30여개국에 이르는 국외 단체 참가자 등 여러 면에서 큰 성공으로 자평한다. 요코하마/글·사진 강태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김동운 그날이오면 서점 대표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한겨레 신문 이충신 기자의 보도, ‘그날이 오면’ 책에서 세상 만나요~

책을 매개로 현실과 문제들이 생생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대 앞 신림9동 녹두거리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그날서점)이 인터넷방송을 시작한다. 인터넷서점 ‘인터넷그날’(www.gnal.co.kr)을 연 지 1돌을 맞은 그날서점은 2월 초부터 책과 시사현안을 주제로한 인터넷방송 ‘그날에서 책을 말하다’(가칭)를 주1회(20분) 총 8회 가량 방송할 계획이다.
 
김동운(사진) 그날서점 대표는 17일 “책을 매개로 시사 현안을 다루면서 깊고 폭넓은 현실 인식과 해법을 찾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방송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인터넷방송은 문학과 정치를 비롯해 교육·환경·여성·복지·장애 등 주요한 정치 및 사회적 주제들을 다룬다. 책을 주제로 한 대담, 시사현안 토론,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신문고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된다. 서울대 학생들이 주축을 이룬 그날학회 회원들과 서울대 방송연구회가 제작에 함께 참여한다. 진행을 맡은 그날 학회장 오학준·박천우씨가 고정 출연하고 현안에 따라 교수·활동가·연구원들이 초대손님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2월 초 방송될 첫회는 송경동 시인의 책 <꿈꾸는 자 잡혀간다>와 희망버스를 화두로 문학적 상상력과 현실정치 사이의 관계를 다룰 예정이다. 연출도 맡은 김 대표는 “인터넷방송이 젊은이들의 감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라고 본다”며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날서점은 지난 1년동안 인터넷서점 판매 이윤 중에서 3%를 양심수들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해왔다. 지난해에는 <소금꽃 나무>, <민주적 공공성>,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등 40여권의 책을 감옥에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보냈다. 최근에도 송 시인의 산문집 10여권을 이들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사정이 넉넉지않아 모든 양심수에게 책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그날서점은 올해부터 환경과 장애인 독서모임을 새롭게 진행한다. 지난 1997년부터 4년동안 매달 펴냈던 서평지 <그날에서 책읽기>를 인터넷으로 복간하고 서울대 단과대연석회의와 함께 새내기를 위한 책읽기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날이 단순한 서점을 넘어 더 큰 광장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진환 전 서울신문 사장의 '드라마'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한겨레 2면, 여현호 기자의 보도, 노진환 전 서울신문 사장이 밝힌 MB정권의 ‘언론 솎아내기’ “신재민 사퇴협박 몇개월 뒤…검찰서 수사”

신 전 차관의 전화“스스로 물러나는게 좋을것, 며칠뒤 뭐가 있다는건 알라”

‘보이지 않는 손’ 최시중
한나라당 의원 식사자리서“최 고문이 안좋게 말합디다”

그리고 시작된 검찰수사
스포츠서울21 매각등 관련공시의무 위반혐의로 기소

1·2심 이어 대법도 무죄
정작 담당검사는 영전하더라‘형님편지’ 내 구명운동과 무관

 
2008년 3월6일 아침 8시25분, 노진환(66) 당시 서울신문 사장의 휴대전화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신재민이에요.” “어, 차관 된 거 축하해!” “예, 사장님!” “아니, 선배면 선배지, 무슨 사장이야?”
 
“주무부처 차관으로 전화하는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래?” “사장님, 이제 거취를 결정해주시죠.” “뭐? 무슨 말이야?” “망신당하시는 것보다 자진사퇴로 그만두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나는 사장추천위에서 선임돼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가 내년 6월 말까지야. 새정부의 뜻이라니, 너희가 쿠데타군이야? 점령군이야? 완장 찼어?” “다시 말씀드리는데, 스스로 물러나시는 게 좋을 겁니다.”
 
15일 <한겨레> 기자와 만난 노 전 사장은 <한국일보>에서 오랫동안 후배 기자로 함께 일했던 신재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전화를 받고 한참이나 분을 삭이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그건 명백한 협박이었어요.”
 
며칠 뒤인 3월9일 밤 9시7분, 다시 신 차관이 전화를 걸어왔다. 날 선 말씨름 뒤, 신 차관은 “며칠 뒤에 뭐가 있다는 건 알아두세요. 그거 알려주려고 전화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사장은 이 말을 ‘버티면 다칠 것’이라는 경고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그 얼마 뒤 국세청이 자신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07년에 서울신문이 보유하던 스포츠서울21 주식을 인수했던 사람이 청와대 하명사건을 담당하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다른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국세청 직원이 ‘노진환 관련해 한 건만 불어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검찰도 그즈음 스포츠서울21 주식과 경영권 양도 경위를 조사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자 출신으로 여권 안에 아는 이들이 많았던 노 전 사장도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이 나를 걸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검찰 출신인) 박희태 전 의원(현 국회의장) 등에게 얘기해 알아봤어요. 그랬더니 검찰 수뇌부도 내 사건을 두고 ‘그건 말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막았다더군요.”

실제로 당시 검찰에선 노 전 사장 문제를 놓고 반전이 거듭됐다고 한다. 노 전 사장에 대한 본격 수사 방침이 정해질 때도 ‘안 하기로 한 사건 아니냐’라는 제동이 있었지만, 수사팀이 ‘저쪽에서 하라니까 하겠다’는 자세를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저쪽’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사장은 6월 말쯤 기소방침이 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아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때쯤 ‘검찰 보고로는 사장님이 증권거래법상 공시위반에 해당한다고 하니, 대비해두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라고 알려주더군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당시 민정수석이 기소 방침을 보고했다는군요.”
 
그는 “그런 일의 배후엔 정권 차원의 ‘큰 그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해 6월30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 일식집에서 고려대 후배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으로부터 “최시중 고문(현 방송통신위원장) 한번 만나보세요. 그분이 노 선배를 안 좋게 말합디다”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17일, 이 의원은 노 전 사장을 만난 사실부터 부인했다.
 
노 전 사장은 “최 위원장이 퇴임 압박에 관여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의 말과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면 정부의 언론문제를 사실상 총괄했다는 최 위원장이 직간접으로 관련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노 전 사장은 그해 10월2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에 의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2007년 5월 서울신문이 보유하던 스포츠서울21의 주식과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공시하면서 중요한 ‘부속합의서 2’를 빼고 제출한 것이 공시의무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1심부터 무죄를 선고받아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3년 가까이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정작 무죄를 받은 담당 검사는 영전되더군요.”
 
노 전 사장은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임명되긴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멀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취임 전 30분 정도 독대한 일도 있어요. 고대 출신을 너무 많이 쓰지 말라고 말했고, 신재민에 대해서도 외곽에서 쓰라고 권유했지요.”
 
2008년 10월에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보냈다는 ‘형님편지’가 공개돼 사퇴하라는 거센 비판도 받았다. 그는 “그 편지는 서울신문에 대한 정부의 증자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이상득 옹호론’이란 제목의 서울신문 3월1일치 칼럼과 함께 그날 팩시밀리로 보낸 것”이라며 “구명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여당과도 가까웠던 자신조차 검찰·국세청·문화체육관광부가 총동원된 ‘언론 솎아내기’는 피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 선고로 새삼 되살아난 악몽이다.

古讀 CLUB이라는 사회적 기업

2012년 1월 17일 문화일보 김도연 기자의 보도, 8년간의 孤獨한 공부, 인문고전을 읽읍시다

“어려운 고전, 쌍방향 공부로 해결해 보세요.”

50여명의 인문학자가 8년에 걸쳐 일반인들과 함께 50권의 인문고전을 공부하는 ‘古讀CLUB(고독클럽)-행복한 고전 읽기’ 강좌를 최근 개설한 ‘인문학카페’의 이관호 대표는 17일 “이번 강좌는 단순히 고전을 교양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에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문학카페는 지난해 11월 ‘더착한서울기업’으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이다. 이 대표는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다른 곳에서 해 주지 못하는 인문학·고전 읽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1년여를 고민하다가 긴 호흡으로 50권의 고전을 읽는 기획을 하게 됐다”며 “8년이란 세월이 짧지 않은 기간이지만 결코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인문학 강의처럼 교수가 수강생에게 일방향으로 강연하는 형식이 아닌 질의응답, 토론 등을 통한 쌍방향 강의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강의가 끝나면 참석자들이 고전을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조별 토론의 시간을 마련하고 인터넷에 과제물을 올리면 강사들이 첨삭 지도도 해 준다.

지난 14일 ‘고전은 왜,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유헌식 단국대 교수가 론칭 오리엔테이션 강의를 진행했다.

유 교수는 이날 “모든 고전적인 텍스트는 기본적으로 답변하고자 하는 질문을 갖고 있고, 다만 그 질문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독자는 이 질문을 찾아내고 그 답도 찾아야 하는데, 바로 이 질문과 답변을 찾는 일이 고전 읽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또 “도우미가 있으면 오히려 고전 읽기에서 ‘고전’한다”며 “고전을 읽는 중에 요약본이나 참고 문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의에는 100여명이 참여해 강의에 이어 질의응답까지 2시간30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올해는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논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 6권을 공부한다.

강사로는 신화연구가 김원익 박사, 유헌식 교수, 김시천 경희대 연구교수, 홍석민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노왕구 정신과 전문의, 백민정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등 인문학자 6명이 참여한다.

오는 21일 첫 강의로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 강의가 진행되며, 1년간 총 36차례의 강의가 열린다. 수강생은 5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강좌는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 강남구 도곡동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다. 02-6925-7215

박인배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경향신문 박주연 기자의 보도, 세종문화회관 사장 “난 박원순 시장의 코드인사 아니다”

ㆍ박인배 사장, 산하·민간예술단 경선제 도입 밝혀

“제가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여러 말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 또는 코드인사가 아니냐는 것과, 저의 경력이 진보 쪽에 너무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죠. 그러나 코드인사라는 주장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하고, 누가 적임자인가에 대한 판단은 임명자의 몫입니다. 또 그동안 제가 마당극과 현장예술을 주로 한 인물이라서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과 안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는 대극장 연출도 많이 했습니다.”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59·사진)은 1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일궈온 전문성을 살리고 생활권 내 문화창작활동을 확대하는 데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해 세종문화회관 사장 공모에 응모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공약사항과 정책 철학을 주요 시정에 담아내는 정책자문위원회 문화·환경 분과위원장이었다. 노동문화운동과 민족극 운동의 주역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데다 민족예술인총연합 상임이사 출신인 그가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임명되자, 보수진영에서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표했다. “경영능력을 경영 효율성이라고 얘기할 때, 경영 효율성이란 것은 수익을 얼마나 올렸느냐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산하 예술단 단원들이 극장의 목표를 이루는 데 함께할 수 있도록 얼마나 잘 독려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이는 제작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선 불가능합니다. 제가 평생을 해온 일이기 때문에 예술단을 잘 이끌어 단원들이 자신의 활동에 의미를 두고 제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 극단 제작자로, 대규모 작품을 직접 제작해본 경험도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박원순 시장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고 했다. 운동권 출신으로 서울대 물리학과(71학번)를 16년 만에 졸업한 그는 “1975년 오둘둘사건에 함께 연루된 인연”이라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에서 긴급조치 9호에 반대하는 데모가 있었습니다. 5월22일 일어났다고 해서 오둘둘사건이라고 하죠. 저는 이미 그해 4월에 관악캠퍼스 데모로 구속돼 영등포구치소에 있었고, 5월22일 데모대는 주동자만 잡힌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잡힌 50명 전원이 구속됐어요. 그때 서울대 1학년이던 박 시장도 잡혀 구치소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각 방에 분산돼 있어 명단으로만 아는 것이지 얼굴을 본 적은 별로 없었어요. 개인적 인연은 제가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예술감독으로 있던 2007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 시장이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지역문화 연구를 하겠다고 해서 만난 거예요. 안성축제 이야기와 희망제작소 문화 프로젝트를 놓고 오랜 시간 토론을 벌인 기억이 생생합니다.”

박 사장의 섬세한 성향은 작은 부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당장 세종문화회관이 정규직과 경비·청소원 등 용역업체 직원에게 관례적으로 차등 지급해왔던 설 떡값을 통일했고, 비서를 타이핑 등 단순 업무 능력이 아닌 정책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교체했다.

박 사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종문화회관 운영 목표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산하 9개 예술단과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문예회관의 상생을 통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강조하고 경선제 창작과정을 도입해 민간예술단에도 문호를 활짝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산하 예술단의 공연계획은 서울시 자치구 문예회관과 연계해 수립하고 공동기획과 창작을 통해 세종문화회관과 각 문예회관에서 잇따라 공연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제 작품개발은 산하 예술단은 물론 민간단체 등 여러 그룹에 실험적 창작을 맡긴 뒤 그 단계적 성과물들을 평가해 장기공연으로 제작할 작품을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원 개인에 대한 오디션제에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신 “1년에 4번에 걸친 상시평가를 할 생각인데 이는 노조와 단체협상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연임문제는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면서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도 후보 중 한 명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문명사적 전환기… 경제·사회구조 새 틀 짤 때”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경향신문의 황경상 기자의 보도. 녹색당 창당을 준비하는 김종철과 하승수 대담. “지금은 문명사적 전환기… 경제·사회구조 새 틀 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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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태닉 현실주의.’

생태주의처럼 삶의 근원적 문제를 성찰하는 움직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비웃는 세태에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65)이 내놓은 대답이다. 흔히 말하는 현실주의는 “침몰 중인 선박 갑판에서 고작 의자 몇 개의 위치를 바꿔놓는 것을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근 녹색당 창당에 나선 김 발행인의 모습도 그들에겐 ‘몽상가’로 비춰질지 모른다. ‘녹색평론’은 2012년 첫 호의 특집으로 ‘지금 왜 녹색당인가’를 다뤘다. 정당정치와 거리를 둬 온 그간과 다른 모습이다. 표제글을 쓴 하승수 변호사(4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도 풀뿌리 시민운동에만 주력했지만 이제는 녹색당 창당에 앞장서고 있다.

“아주 묘한 것이 몇 년 전만 해도 녹색당이 시기상조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만시지탄이라고들 그러더군요.” 김 발행인은 지난 16일 하 변호사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녹색당을 안 했던 건 시기상조였다기보다 이 사회가 움직일 수 있을까 싶어 체념했던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고 바뀌었어요. 사고가 나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 생각을 하니까 몇 해 동안 체념했다는 사실 자체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알면서 체념한 것은 범죄입니다. 죽을 때까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당 준비 중인 녹색당(http://kgreens.org)에는 현재 약 1800명이 가입했다. 정당법은 5개 시·도에서 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만 정당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월말 출범이 목표인 녹색당의 당면과제가 당원 모집인 까닭이다. 해서 ‘지금 왜 녹색당인가’라는 질문도 쏟아질 수밖에 없다.


김종철=지금까지는 한쪽은 자본가, 한쪽은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양당 체계였다. 서민을 대변한다고 해도 산업노동자가 중심 축이다. 정당도 화석연료와 핵발전에 토대를 둔 산업활동에 기반했던 셈이다. 이 구조 속에서 여성이나 청소년, 이주노동자나 농민 등 생산 기여도가 낮은 계층은 소외됐다. 그런 산업시스템은 이제 종말을 고할 시점이 왔다. 경제와 사회구조를 새로 짜려면 패러다임 전환과 그에 맞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
하승수=녹색당에는 여성들의 참여가 높다. 지난 15일 열린 제주 발기인대회도 70%가 여성들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10~20년 뒤 어떤 세상에서 살아야 할까 생각하면 쉽게 녹색당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김종철=세계 경제가 장기적으로 회복되더라도 옛날 같은 고도성장은 없다. 한국 진보진영의 보편복지 논의는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 구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제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지금은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로 문명사적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석유 생산의 정점(오일피크)은 지나갔고 석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체제는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하승수=지금 복지 논의가 근시안적이라는 것은 농업 문제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기본적 생존의 문제인 핵발전 중단 문제도 마찬가지다. 농업이나 에너지 문제는 장기적 전망으로 풀어야 하는데.

김종철=농촌이 튼튼해져야 지역경제가 살고 수도권 집중 문제도 해결된다. 세종시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나라도 지역경제는 1차 산업이 떠받친다. 녹색당은 지역 분산적 소규모 자연에너지 생산 체계를 갖추려고 한다. 독일도 태양광·풍력 등으로 이런 체계를 장려해서 3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중앙집중적 발전시스템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서 그렇지 물리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하승수=우리나라는 오히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정책인) 발전차액 지원제도(FIT)도 폐지했다. 우리의 삶이 팍팍해지는 근본 원인은 중앙집중구조다. 농업과 농촌을 살려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생태주의도 가능하다. 골프장 건설을 막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지금 건설 중인 동네가 하나같이 가난하고 피폐하기 때문에 개발을 막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김종철=우리의 많은 문제가 일극집중에서 비롯된다. 그 가까이에 몰려들고자 하는 욕망을 청소년들에게까지 강요하니 요즘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이것을 기존 정치권, 정당에서 문제라고 인식할 수 있겠나. 농촌 출신 의원은 많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결사반대하지 않았다.

하승수=농지는 직접 경작하는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 원칙도 무너졌다. 부재지주 농지가 60%를 넘는다. 헌법 기본원칙이 무너졌는데도 아무 문제의식이 없다.
김종철=현재 정치시스템은 진보정당도 포함해서 결국 정권 창출과 국회의원 재선이 목표일 수밖에 없게 돼 있다. 단기적 전망밖에 없다. 녹색당을 ‘반(反)정당적 정당’으로 이름붙인 것은 기존 정당과 다른 철학을 갖고 다른 실천을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반정당’이지만 정치적 발언권을 얻기 위해서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생활·문화·정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지만 개인이나 시민단체의 힘으로는 문제제기를 계속할 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없기 떄문이다. ‘반정당적 정당’은 그런 고민이 담겼다.

하승수=시민운동가들이 개인적으로 정치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적 신념을 그대로 가지고 가지 못한다. 기존 질서에 편입되다보니 정당을 변화시키기보다 본인이 변화됐다. 시민운동가들의 정치참여는 필요하다. 다만 신념을 지키면서 참여할 통로가 있어야 하는데 녹색당이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서구의 녹색당 자체가 시민사회운동에 기반해서 만들어졌고, 그 가치들이 그대로 정치권에서 주장되고 반영됐다.

김종철=그를 위해서는 기초당원들도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녹색당은 당의 일꾼을 뽑을 때 추첨제와 선거제를 혼합해 운영하려 한다. 꼭 선거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어느 나라 녹색당이든 가치의 핵심은 실질적 민주주의다. 그게 안 되면 녹색당을 할 필요가 없다.
하승수=대의원을 추첨으로 뽑으면 서로 대의원을 장악하려는 폐해도 사라질 것이다. 추첨제는 실제 검토됐지만 기존 진보정당도 내부 권력 투쟁이 심해 실현하지 못했다. 정당 구조도 지역 분권으로 가야 한다.

김종철=꼭 이번에 성과를 내야 한다기보다 시민운동을 한 단계 높이는 측면에서 천천히 실속있게 갔으면 한다. 지역에서 고립돼 분산적 활동하던 시민운동이 녹색당을 통해서 네트워크를 만들어 하나의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 녹색당 네트워크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인류 사회 전체가 위기인데 우리나라만 잘해선 안된다. 이미 녹색당은 아시아에도 일반화됐다.

하승수=얼마 전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녹색당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관심이 많은 걸 보면 이제 녹색당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녹색당은 미래의 정당이다.

"아이들 학원 보내지 말고, 연금을 들어라"(?)

무슨 소리인가 하고 기사를 읽어보니, "아이들 학원 보내지 말고, 연금을 들어라"라는 것.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후원을 받아 조선일보 김정훈 기자가 기러기 아빠가 2년간 쓴 딸 유학비 '4800만원', 노후연금으로 환산해보니 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기사. '중간제목'으로 뽑은 것이 "어릴 때 학원보내는 부모보다 늙어 손 벌리지 않는 삶을" "자녀가 노후 보장 해준다는 건 100세 시대엔 어리석은 생각" "수입의 절반가량이 사교육비… 학생 1인당 평균 월 24만원" "반으로 줄여 연금으로 돌리면 은퇴 후 월 25만원씩 받게 돼".

결국 학원비의 절반쯤은 삼성생명 같은 곳에 연금으로 들어라라는 내용인 셈.

네루다 시인은 왜 죽었는가?

2012년 1월 16일 보스턴글로브닷컴, AP통신 에바 베르가라Eva Vergara  기자의 보도. Suspicions rise in Pablo Neruda's death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사인에 대해 새로운 조사가 시작될 모양. 1973년 9월 11일(칠레의 9.11) 피노체트 장군에 의한 군사쿠데타로 아옌데 정권이 무너진 뒤 12일 뒤, 네루다도 숨을 거두었다. 당시 발표는 자연사. 전립선암을 앓고 있었던 네루다는 진통제 주사를 맞았다. 사망 당시 의혹은 표면으로 부상하지 않았고 유족들도 암살설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은 계속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칠레의 법원이 받아들여서 새로운 조사가 이루어지리라는 것.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자유무역'을 넘어 '기본소득'으로

녹색평론 제122호, 2012년 1-2월호, 김종철 선생의 권두칼럼. '자유무역'을 넘어 '기본소득'으로

한미FTA는 아무리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이 협정은 양국 사이에 무역과 투자에 관련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말끔히 제거하면, 두 나라의 경제가 동반 성장을 통해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하여 협상이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조만간 이 조약이 발효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것은 헌법 이상의 지위를 가지고 우리들의 삶을 온갖 영역에서 지배·통제하게 될 것이다.

숱한 문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협정의 명백한 불평등성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한미FTA 이행법’이라는 새 법률에 의거하여 협정 내용을 연방 및 주정부가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음에 반해서 한국은 아무런 여과 과정 없이 모든 조항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만 해도 그렇다. 이 말썽 많은 조항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해당 국가의 공익정책을 무력화시켜도 상관없다는 심히 위험한 논리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은 사실상 한국 내에서만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미국은 ‘이행법’에 따라 자신의 기존 법률에 어긋나는 내용은 수용하지 않을 게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국가에서 헌법을 개정하려면 권력자의 의중이나 국회의 가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주권자인 국민 대다수의 자유로운 의사개진과 이를 통한 합의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서 헌법 이상의 지위를 갖게 될 통상조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그 절차는 당연히 헌법 개정 절차에 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한미FTA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의 동의는커녕, 비판적인 목소리들을 철저히 억압·무시함으로써 진행되었고, 마침내 국회에서 날치기로 가결되었다. 이 명백한 절차상의 결함은 이것이 정당성을 완전히 결여한 조약임을 말해준다.

게다가 한미FTA가 국민경제의 새로운 출구가 될 것이라는 가정도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다. 오히려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실제 상황의 변화를 보면, 이 협정은 극소수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수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또하나의 수탈 메커니즘이라는 게 분명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후 17년이 된 멕시코는 지독한 양극화 사회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농민을 비롯한 기층민의 자립·자족적 삶의 기초가 돌이킬 수 없이 괴멸되고 말았다. 캐나다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 캐나다는 NAFTA 이전에 볼 수 있던 여유롭고 안정된 사회가 아니다. 경제활동은 정체되고, 실업률은 높아지고, 공공서비스체계는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선례가 있고, 다수 국민이 치열하게 반대해왔음에도 기득권 세력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여온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 협정을 통해 자신들의 특권적인 이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늘 ‘국익’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기득권 세력이 국민경제 전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믿을 근거는 희박하다. ‘국익’을 위한다는 그들이 FTA를 통해 추구하려는 게 기실은 헌법적 가치를 폄하하고, 관세주권과 식량주권, 사법주권을 방기하며, 국가의 공공서비스체계를 사익 추구 수단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한미FTA는 ‘국익’이라는 말로는 절대로 그 진실한 정체를 포착할 수 없다. 국가 간 조약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원리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이 협정을 통해 실현될 이익은 결코 국민 다수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이익이 있다면 대자본과 투자자, 기생적 정치가, 관료, 언론, 학자들에게 국한된 이익―그것도 단기적인 이익―일 뿐이다.

그러나 이제 자유무역협정으로써 기득권층의 이익을 연장·확대하려는 기도도 현실적으로는 성공할 확률이 별로 없어 보인다. 지금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글로벌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FTA는 무엇보다 시대착오적인 프로젝트이다. 실제로, 지금 세계경제는 ‘참여정부’가 한미FTA 협상을 시작했을 때와 매우 다른 것이 되었다. ‘참여정부’는 예컨대 미국의 ‘선진’ 금융시스템을 도입하면 한국의 금융산업이 질적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그 ‘선진’ 금융시스템이란 실상 사회적 약자들을 제물로 삼는 부도덕한 사기술(詐欺術)임이 2008년 월가(街) 금융파산 사태로 백일하에 폭로되었다. 비록 선의에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세계경제의 흐름을 한치 앞도 읽지 못하고 협상을 밀어붙인 것은 ‘참여정부’의 중대한 실책이었다. 하지만 그 실책은 이명박 정부의 그것과 같은 차원에서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이 분명히 드러난 판국에 기어이 한미FTA를 강행 처리한 이명박 정부의 경우는 단순한 실책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파국적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무역의 부진이나 해외투자가 저조한 데에 근본원인이 있는 게 아니다. 현재의 위기는 30년 이상 1퍼센트의 이익을 위해서 99퍼센트를 희생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여온 반사회적, 비윤리적, 반민중적 통치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산업생산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해온 반면에, 대량 실업, 대중적 빈곤, 사회적 양극화를 조장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은 필연적으로 구매력 결핍 현상을 낳았다. 그 결과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에 의한 만성적 불황이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제민주화가 선행되고, 좀더 공정하고 인간적인 사회로의 방향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은 이것을 외면하고, 전대미문의 대규모 금융투기와 금융조작에 의한 거품경제의 확대를 통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데에 열중해왔다. 하지만 속임수에 기초한 거품경제가 지속될 리 없다. 2008년, 월가(街)를 휩쓴 금융파산 사태는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의 비참한 결말이었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거대 금융회사들의 파산을 초래한 근원을 들여다보지 않고 임기응변식 처방에 급급했다. 그리하여 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해 또다시 국민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선택하는 것과 동시에 달러를 마구 찍어냄으로써 일시적인 경기상승을 유도했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 실패의 결과가 미국 자신과 유럽을 포함한 세계 전체에 지금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심각한 경제위기이다.

어떤 의미에서, 자유무역협정이란 글로벌자본이 어떻게든 종래의 비윤리적인 경제·사회구조를 그대로 온존시키면서 위기상황을 탈출해보려는 필사적인 시도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회복 시도는 실현성이 희박하지만 만에 하나 일시적 성공을 거둔다 해도 종국에는 실패할 게 분명하다. 세계는 지금 금융위기 이외에 자원-에너지-환경위기라는 복합적 위기상황, 그중에서도 특히 원유공급 감퇴라는 불가역적인 사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수십년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는 특기할만하다. IEA는 사실상 석유생산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기관으로, 그동안 석유 증산이 더 계속될 수 없는 시점, 즉 ‘피크오일’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외면해왔다. 그런 기관이 2010년 10월의 보고서에서 피크오일이 이미 2006년에 지나갔음을 인정한 것이다.

피크오일이 지나갔다는 것은 지난 반세기 이상 세계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결정적인 요인이 곧 소멸된다는 것을 뜻한다. 오늘날 산업경제는 값싼 석유가 풍부히 공급되지 않고는 존속할 수 없는 체제이다. 석유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제품의 원료이다. 자동차, 선박, 항공기, 가전제품, 의약품, 플라스틱, 화학섬유, 현대식 농축산, 수산업도 석유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농업을 내팽개치고 공산품수출-농산물수입이라는 패턴을 고집하며 한국경제가 성장을 계속해온 것은 무엇보다 값싼 석유 때문이었다.

석유문제의 심각성은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있다. 따라서 값싼 석유시대의 종식은 거의 전적으로 값싼 석유에 의존해온 지금까지의 산업경제 및 산업사회 전체를 뿌리로부터 뒤흔들어놓을 게 틀림없다(물론 타르샌드나 셰일오일 등 비재래식 석유의 개발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게 과연 환경적·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고, 또 시간적으로 너무 늦지 않게 개발될 수 있을지는 심히 불확실하다).

피크오일이 지나갔다면 그 여파는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세계 전체 무역 화물의 90퍼센트를 감당하고 있는 선박운송이 유가 상승으로 대폭 축소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리하여 원유 1배럴이 200달러가 되면, 동아시아와 미국 간 교역은 사실상 불가능해질지 모른다. 물론 경기후퇴 국면에서의 수요 감소로 일시적인 유가 하락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값싼 석유시대의 종식으로 산업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삶을 상상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상투적인 관념, 고정관념들에서 벗어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먼저 포기할 필요가 있는 것은 완전고용과 복지국가라는 개념일 것이다. 완전고용이나 복지국가는 선진사회를 구상·설계하는 데에 빠트릴 수 없는 요소로 간주돼왔지만, 이제는 그게 실현 불가능한 것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완전고용이나 복지국가는 계속적인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이 더이상 허용될 수 없는 탈석유시대에 그러한 개념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용문제이다. 이제부터는 어디서나 산업사회의 고용능력은 갈수록 감퇴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일’ 없이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인간에게 일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지 근원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오랫동안 고용이라면 대량생산-대량소비 시스템 속의 산업노동을 중심으로 사고해왔다. 그러나 산업노동은 장구한 인류 생활사에서 찰나에 불과한 노동형태일 뿐이다. 더욱이 산업노동이란 인간의 내면적 욕구와 자연스러운 생리적·심리적 리듬을 억압함으로써만 성립할 수 있는 거의 강제노동에 가까운 노동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날 산업노동은 거의 예외 없이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를 구조적으로 강제하는 파멸적인 시스템에 결부되어 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인데도, 흔히 간과되고 있다.

하기는 무엇보다 석유문제 때문에 대규모 산업시스템과 거기에 결부된 산업노동은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점점 축소되는 산업고용 기회를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라는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도 결국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관건은 고용 개념을 종래의 대규모 산업시스템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자원과 에너지, 특히 석유 낭비 없이는 존속할 수 없는 산업시스템을 과감히 축소하고, 자연에너지와 지역 중심의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멸 직전에 있는 농사를 살리는 일이다. 농사란 단순히 산업의 하나가 아니다. 농사는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생활을 위한 토대 중의 토대이다. 그런데도 석유의존적 삶이 영구히 계속될 것처럼, 우리들 대부분은 농사가 갖는 근본가치를 몰각해왔다.

우리는 경제성장이라는 허망한 개념에 더 붙들려 있을 이유가 없다. 경제성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속 가능한 농사 중심의 순환적 삶으로 시선을 돌릴 때, 고용문제를 비롯한 온갖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소될지도 모른다. 가령 농사가 활력을 띠고, 농촌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들이 살아난다면, 새로운 삶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창조적인 시도와 실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력생산 방식에서도 화석연료나 핵에너지에 의존하는 중앙집중식 거대 발전시스템에서 벗어나서 집집마다 마을마다 자립적인 자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들이 세워질지 모른다. 그러면 사람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고 통제하는 주체가 되고, 자연히 전력을 비롯한 물자를 아끼는 습관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검소한 생활만이 주는 진정한 자유의 삶에 도달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중심 순환경제체제가 영속적인 일자리를 풍부히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현재 독일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의 고용인구가 화력-핵발전소 노동인구의 열배가 넘는다는 사실도 이것을 말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적 순환경제에서 요구되는 ‘일’이란 산업노동과는 질적으로 다른 노동, 즉 개인이 자신의 타고난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일이기 쉽다. 따라서 그러한 일은 단순한 생계 방편을 넘어서 그 자체가 유희나 예술적인 요소를 내포한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탈석유시대의 시작은 인간다운 삶의 재생을 위한 훌륭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래 인간은 ‘거대기계’ 시스템 속에서 철저히 관리된 삶을 강요당해왔고, 대다수 인간에게 허락된 노동은 한갓 기계의 부속품 역할말고는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산업노동에 종사하는 인간은 어디서나 협소한 지평에 갇혀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시야와 인간다운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끊임없이 박탈당해왔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해방이란 상상력의 회복을 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시대의 불행은 삶의 근원적인 차원에 주목하는 시각이 늘 ‘현실주의’ 논리에 의해 무시되거나 혹은 조소(嘲笑)의 대상이 된다는 데에 있다. 이 상황에서 상상력이 허용될 수 있는 공간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날 흔히 말해지는 현실주의란 ‘타이타닉 현실주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즉, 그것은 침몰 중인 선박의 갑판에서 고작 의자 몇개의 위치를 바꿔놓는 것을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현실주의인 것이다. 지금처럼 전망이 보이지 않는 폐색상황을 벗어나자면, 현실주의 논리가 아니라 그 논리에 비타협적으로 맞서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실현이 어렵다고 몽상마저 포기한다면, 미래에의 출구는 끝내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노동과 삶에 관련하여 새로운 이상을 꿈꿀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산업사회의 목표였던 ‘완전고용’ 대신에 ‘완전향유’ 사회를 지향함으로써 사람마다 창조적인 노동을 통해 자신의 생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사회를 그려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그러한 사회를 위한 실현 방안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아마도 ‘기본소득제’의 도입일 것이다. 기본소득이란 개인의 소득수준이나 취업의사를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정기적으로 최소한의 생존·생활에 필요한 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것은 국가 주도 복지시스템과는 달리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교환을 장려·보장함으로써 민주적 시장을 강화하고,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시스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기본소득제는 단순한 생활지원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반드시 공황이나 전쟁을 일으키고, 종국에는 자연환경을 완전히 파괴할 게 분명한 자본주의체제를 비폭력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최상의 합리적 방안일 수도 있다.

기본소득제는 당장 전면적 시행이 어렵다고 해도, 긴급한 현실문제의 해결에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무 실효성이 없는 종래의 농업대책은 중지하고, 이제부터라도 농민들에게 일제히 매월 100만원 정도 정액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대를 유지하고 군인들에게 월급을 주는 게 당연하다면, 나라의 근본 존립기반인 농사와 자연환경과 토착문화를 지키는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건강한 사회, 장래성이 있는 사회는 기본적으로 농민을 존경하는 사회이다. 오늘날 쿠바에서 농민(小農)의 소득은 대학교수보다 3배나 많다. 한 사회의 장래는 농민이 어떤 대접을 받느냐에 달려있다. 지금 절망 속에 있는 한국의 농사현실을 생각하면, 농민에 대한 기본소득제보다 이 나라에 더 긴급한 일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농민에 대한 기본소득 보장은 현재의 국가예산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정치적 의지이다. 그러나 국가 구성원 전체에 대한 전면적 기본소득제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현대 금융통화제도의 본질과 운용방식을 들여다보면, 합리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세계경제의 위기는 기득권층의 탐욕과 어리석음, 정책적 오류에 기인하는 바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금융통화제도의 모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 모순은 현재의 통용화폐가 거의 전적으로 은행에 의한 대출금, 즉 빚이라는 사실에 결부돼 있다. 은행대출금은 일정 기간 내에 상환해야 하고, 반드시 이자까지 붙여서 갚아야 한다. 그리하여 원금+이자로써 갚고, 이 상환된 돈을 근거로 다시 대출금이 발생하고, 그 대출금에 대하여 또 누군가 원금+이자로써 빚을 갚고, 다시 대출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확대순환 과정이 반복되려면 세계경제가 전체적으로 성장·확대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순조롭지 않으면, 확대순환에 의해서만 존속이 가능한 금융제도는 작동불능 상태에 빠지고, 그 금융제도에 기초한 경제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현재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세계적 경제성장이 둔화·축소됨에 따른 금융제도의 전면적인 기능부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부전의 일차적인 책임은 금융자본의 탐욕과 속임수, 정부의 직무유기와 정책오류에 있다고 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세계가 직면한 복합적인 자원-에너지-환경위기, 특히 석유문제가 종래와 같은 경제성장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음이 확실하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게 현대의 금융통화제도이다. 이 원리를 직시하지 않고, 임시방편적인 성장을 도모하려 해봤자 시스템자체의 궁극적인 붕괴는 불가피하다. 이 붕괴 과정의 초기 단계가 지금 세계 전역에 쓰나미처럼 닥치고 있는 금융위기인지 모른다.

결국 합리적 극복방안은 경제성장을 강제하는 구조적 모순의 혁파에 있음이 분명하다. 오늘날 통용화폐 대부분이 은행대출금이라고 하는 것은 통화발행권이 국가나 공공기관이 아니라 은행업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민간업자들이 공공재인 통화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고, 막대한 사익을 취하는 구조가 실은 모든 위기와 악폐의 근원인 것이다.

따라서 시급한 것은 금융통화제도의 발본적 개혁이다. 그리하여 민간업자들이 부당하게 독점하고 있는 통화발행권을 국가 혹은 공공기관이 회수, 이자 없는 공익성 화폐를 발행하여, 원활한 교환질서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인 것이다. 요컨대 핵심은 은행의 공공화이다. 그렇게 되면 이자 없는 공공화폐와 은행 수익금을 기본소득을 비롯한 공익 용도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공공은행이란 낯선 게 아니라 미국의 노스다코타 주립은행과 같은 성공적인 선례가 있다. 문제는 기득권자들의 저항에 맞서서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정치적 의지와 능력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민주적인 정치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근본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체제 만들기'

2012년 1월 12일 연합뉴스 황윤정 기자의 보도, '선거의 해' 보수-진보 담론전쟁

1. 국내 진보 진영의 대표적 지식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르면 다음주 말 '2013년 체제 만들기'(창작과비평)를 펴낼 예정이다. 2013년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2013년 체제론'을 주창해온 백 교수는 이 책에서 2013년 체제를 만들기 위해 해야할 일 등을 제시하는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야기된 북한 정세 변화 등을 분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 보수 진영의 대표 학자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이 나라에 국혼은 있는가'(종이거울)를 출간했다.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는 중도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박 이사장은 이 책에서 선진화와 통일을 위한 창조적 국가운영 전략을 내놓았다. 특히 선진화와 통일은 확고한 철학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공동체 자유주의'(Communitarian Liberalism)'를 선진화와 통일의 기본 철학으로 제시했다.
3. 진보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최근 자유주의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폴리테이아)를 공동 집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열린 학술 심포지엄 내용을 정리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교수는 최근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에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매우 보편적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오늘날의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여러 결핍된 조건들을 깊이 이해하고 개선해 가는 데 있어서 자유주의가 매우 강력한 유의미성이 있다"고 자유주의를 해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의 이후' 포스트담론 20년

한겨레21 2012년 1월 16일자 제894호, 이세영 기자의 보도, '이후의 이후' 포스트담론 20년

포스트 담론 20년은 우리 사회에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 최근 학계에선 1991~92년부터 본격화한 포스트 담론의 수용사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려는 40대 연구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진태원(철학)·김정한(정치학) 고려대 연구교수가 주도하고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사회학), 이명원 경희대 교수(국문학), 안준범 성균관대 교수(역사학) 등이 참여해 5월 말 고려대에서 개최하는 ‘포스트 담론 20년의 성찰’이란 심포지엄이 그것이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한국의 지식사회가 겉으로는 포스트 담론에 대해 유보와 거부의 태도를 취했지만 실제론 가랑비에 옷 젖듯 포스트 담론의 자장 안에 흡수돼온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이것이 “포스트 담론이 지닌 지적인 힘의 효과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판적인 논쟁과 토론의 부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자유주의가 진본적일 수도 있지만"

2012년 1월 16일 레디앙, 손호철 교수 인터뷰 기사. "진보 실패가 자유주의 불러들여"

보비오나 로버트 달 같은 학자들은 이런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로버트 달은 자유주의, 다원주의의 ‘챔피언’인 미국의 자유주의가 얼마나 좋은지 얘기하던 사람이었다. 한데 그는 지금 완전히 사회주의자가 됐다. 자유주의에서 출발하고 미국 최고의 학자가 점점 변화해가면서, 소련과 동구의 몰락 이후 더 ‘좌경화’됐다는 사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가 자유주의를 벗어나 사회주의로 간 중요한 이유는 자본의 힘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자유주의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 자유사회주의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그렇고 우리가 더 고민을 해야 할 주제라고 본다.

'시민정치'의 본연적 의미

2012년 1월 17일 프레시안, 신진욱 중앙대 교수의 칼럼, 김기식, 이학영의 탈락에서 배워야 할 것
시민정치의 본연의 의미는 시민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고 광대한 네트워크로 연대하여 정당ㆍ정부ㆍ정책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시민운동 출신의 몇몇 인물이 시장,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할 사람은 정치하는 것, 아무 문제없다. 문제는 시민사회의 인적, 조직적, 재정적 자원을 잠식하고 선거운동 조직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이 시민정치에 힘입어 당선될 수는 있지만, 그의 당선 자체가 시민정치는 아니다. 시민정치에 열려 있는 정당정치는 있을 수 있지만, 정당과 정치인이 주도하거나 이를 지향하는 시민정치라는 건 모순이다.

현재 한국에선 한편으론 시민들의 자생적 정치에너지가 정당정치를 뒤흔들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시민사회단체의 인적, 조직적 자원들이 정당정치의 소용돌이로 흡입되어 들어가고 있다. 한명 한명 시민들이 모두 정치인이 되지 않고서도 정치의 주인으로 우뚝 서고 있는 지금, 왜 시민운동가들은 너도나도 정치인이 되려고 난리들인가? 시민사회의 정치에너지가 제도정당들과 건설적이고 역동적인 긴장관계를 가질 수 있을 때, 정당정치의 발전 역시 기대할 수 있다.

'혐오'라는 정치에너지

우석훈 박사의 칼럼, 경향신문 2012년 1월 17일자 혐오라는 적 앞의 한나라당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명박 정권과 함께 지낸 4년 최선, 차선, 차악과 같은 고상하고 계량적인 사유는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는 마비된 것 같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지금 한국의 정치를 움직이는 힘은 ‘혐오’가 아닌가? 혐오라는 감정은 그렇게 좋은 감정은 아니지만 정책은 물론이고 선관위 해킹 사건과 돈봉투 사건 등 제 정신을 가진 정치집단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1주일이 멀다하고 벌어지는데, 여기에서 혐오 외에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겠는가?
이 사건들의 안 좋은 점은 아무도 “내가 문제였다”라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나쁜 점은 이런 황당한 일을 내부에서 벌일 때 “그건 아니지!”라고 말려줄 동료그룹도 없었다는 점이다. 재발방지 대책? 그걸 누가 믿나? 이렇게 4년간 쌓이고 쌓인 혐오라는 에너지가 지금 불안정하고, 사실 근본을 따져보면 한나라당 의원들과 개개인이 그렇게 달라보이지도 않는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힘의 실체 아닌가?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감사원, 대학 기부금입학, 연세대, 조선일보

1. 조선일보 인터넷판 2011년 10월 26일 14시10분, 안석배 기자의 보도, 감사원, 대학 기부금입학 대대적 조사

감사원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96개 대학에 대한 등록금 감사를 진행하면서 주요 사립대들을 대상으로 부정 입학 여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이 기부금을 받고 학생을 뽑아주는 '기여(기부금)입학제'를 시행했는지를 파악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대학 감사에서 감사원 인력 399명(감사원 감사인력의 67%)을 투입했다. "감사원 개원 이래 최대 규모의 감사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25일 감사원과 대학들에 따르면, 감사원은 3개월에 걸쳐 실시한 감사에서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사립대학들의 '기여입학제' 조사에 주력했다.

예컨대 A대학 감사에서는 최근 4년간 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전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출받으면서, 동시에 최근 이 대학에 기부한 사람들의 주민등록번호를 함께 요청했다. 주민등록번호를 비교하면 부자(父子) 관계 등 학생과 기부자 간 친인척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10만건 이상의 학생 주민등록번호를 요청한 것으로 대학들은 추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기여입학제를 실시한 대학이 적발됐는지는 최종 감사 발표 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의 반발도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대학 교수는 "감사원이 대학을 범죄집단처럼 대했다"고 말했다.(후략)

2. 2011년 10월 26일 감사원의 보도해명자료,
□ 감사원은 지난 7∼9월에 「교육재정 배분 및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현재 감사결과를 처리 중에 있습니다. ○ 먼저 위 보도내용 중 “모 대학의 4년간 신입생 전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출받았다”던가 “10만건 이상의 학생 주민등록번호를 추적했다”라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감사원은 위 감사과정에서 기부금과 관련해서는 회계검사 차원에서 대학들이 기부금을 적정․투명하게 수입처리하고 집행하였는지 여부를 점검한 바는 있으나, ‘기부금 입학’ 여부는 이번 감사의 중점사항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다만, 감사실시 중에 특정 대학이 기부금입학제를 사실상 운영한다는 제보 등이 있어 일부 학생에 대해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 해당 대학으로부터 “건전한 기부문화 확산과 배치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감사원은 전체 학생 및 기부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출받지 않았고, 더 이상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 따라서, 위 보도 내용 중 “주요 사립대 전체를 대상으로 기부금입학을 대대적으로 조사하였다”거나 “신입생 전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출받고, 이 과정에서 10만건 이상의 학생 주민등록번호를 추적하였다"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름을 알려드리니 보도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2012년 1월 16일자 한겨레21 제894호, 김남일 기자의 보도, <조선일보>, 연세대 꿀꺽하나?

연세대학교에는 ‘오너’가 없다. 그러니, 상지대나 세종대, 조선대처럼 비리 재단이 설칠 틈이 없다. 오너가 없으면 대학은 어떻게 굴러갈까. 12명의 이사(이사장 포함)로 구성된 법인이사회가 있다. 지난해 11월1일자로 개정된 연세대 법인 정관을 보면 이사회 구성은 이렇다. 기독교계 2명, 연세대동문회 2명, 총장, 사회유지 4명, 개방이사 3명. 정관 시행 세칙에는 기독교계 이사에 대해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의 창립에 크게 공헌한 교단에 소속된 목사로 하되, 이 법인의 설립 정신을 존중하고 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자로 한다”고 돼 있다. 기독교 건학 이념에 따라 세워진 연세대는 “기독교적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연세대 학생이나 일반인 가운데는 연세대를 <조선일보> 소유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더러 있다. <조선일보> 회장을 지낸 방우영(84) 현 <조선일보> 상임고문이 연세대 재단이사장으로 16년째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연세대 동문들과 기독교계에서 “<조선일보>가 연세대를 사유화하려 한다”며 방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교 운영의 전권을 가진 이사회가 기습적으로 개정한 정관 내용이 발단이 됐다. 기존에 협력교단 4곳, 즉 대한예수교장로회·기독교대한감리회·한국기독교장로회·대한성공회가 파송하도록 돼 있던 이사 4명을 “기독교계 인사 2명”으로 뭉뚱그려 축소했기 때문이다. 교단들이 가지고 있던 이사 추천 권한도 사라졌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조선일보>가 신문-방송-사립대학에 걸쳐 거대한 권력 벨트를 달성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목회서신을 지난해 12월14일 전국 교회에 돌렸다. 연세대 설립자인 언더우드 선교사의 후손까지 나서서 “정관 개정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학교 설립 취지를 훼손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계 쪽은 급기야 오는 1월 말 연세대 이사회를 상대로 정관 개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현 연세대 이사회의 골격은 1957년에 만들어졌다. ‘재단법인 연희대학교’와 ‘재단법인 세브란스의과대학’이 하나로 합쳐지며, 두 재단의 앞글자를 따서 ‘연세’로 정했다. 당시 이사회의 이사는 ‘15명 내지 30명’을 두도록 했는데 이사 추천 기관은 이렇다. 가나다연합선교회(1명), 대한감리회총리원(3명), 미국북장로교선교회(3명), 미국남장로교선교회(1명), 미국감리교선교회(3명), 호주장로교선교회(1명),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3명), 연세대동문회(3명). 이사회 구성은 계속 바뀌어 지난해 개정 직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1명), 기독교대한감리회(1명), 한국기독교장로회(1명), 대한성공회(1명), 연세대동문회(2명), 총장, 사회유지(5명) 등 모두 12명으로 정리됐다. 반세기가 넘도록 이사회의 큰 줄기를 기독교계에서 맡는다는 뼈대는 변하지 않았다.
 
변화는 도둑처럼 찾아왔다. 지난해 10월27일 목요일 오후 2시 연세대 법인사무처 2층 회의실에서 이사회가 열렸다. 감사 선임 등이 끝난 뒤 방우영 이사장이 ‘기타 안건’을 상정했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이렇다. “방우영 이사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심의하고자 하는 정관 개정(안)은 지난 2011년 9월15일자로 각 이사님들께 통지된 공문에는 안건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제17조 제3항 단서 및 우리 법인 정관 제34조 제2항 단서 규정에 따라 이사 전원이 집합되고 또 이사 전원이 동의하면 정관 개정을 상정할 수 있으므로, 오늘 이사 전원이 참석하신 이 자리에서 이사 전원이 동의해주시면 정관 개정을 상정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이사 전원이 찬성하여, 방우영 이사장은 정관 개정 안건을 상정한다.”

이날 ‘기타 안건’으로 올라온 정관 개정안은 △4개 협력교단 이사를 기독교계 이사로 통합(4명→2명)하고 협동기관의 추천 요건 삭제 △사회유지 이사 수 축소(5명→4명) △개방이사 3명 배정 △차차기 총장부터 교원 정년(65살)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립학교 이사회 정관, 그것도 이사 선임 방법을 규정한 부분은 정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사학재단의 정관을 개정하거나 새 이사를 선임했을 때 감독기관(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권과 사학재단 사이의 기나긴 싸움도 이사회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중요 안건’을 방 이사장은 ‘기타 안건’으로 처리하려고 한 것이다.(후략)

4. 조선일보 2012년 1월 11일 조백건 기자의 보도, [단독] 농어촌 특례입학 서울대·연·고대 등 400명 부정 의혹

부모들은 대도시에서 근무… 감사원, 전수조사 권고키로


감사원이 전국 4년제 대학의 2009~2011학년도 농어촌특별전형 합격자를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합격자의 출신 고교 소재지와 부모의 근무지가 달라 부정입학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 400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합격자 중에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유명 대학 학생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부모 중에는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어촌전형에 지원하려면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지방에 거주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400여명의 학생들은 지방 읍·면에 위치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부모들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근무한 사실을 감사원이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상대적으로 쉽게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농어촌특별전형을 노린 위장전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감사원은 조만간 교과부에 일선 교육청 등을 통해 이들 400여명의 합격자가 고교 시절 실제로 부모와 함께 지방에 거주했는지를 전수 조사하라고 권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위장전입이 확인될 경우, 무더기 입학 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부모와 학생이 함께 거주해야 한다'는 농어촌특별전형의 자격 요건은 대학의 자체 모집요강에만 명시돼 있을 뿐, 법률이나 시행령에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어서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국 4년제 대학은 농어촌특별전형을 통해 정원의 4% 이내에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의 농어촌전형 모집인원은 1만2000명이었다.

2012년 1월19일(목) 10:30분 '서울형사지법 311호 법정'

어떤 판결이 내려질까?

"돌대가리도 아니고 쓰레기도 아닌 판사 찾습니다"

김명호 교수. 아니 앞 전 자를 써서 전 교수. 성균관대학교에서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분이다. 이 분의 이름보다 '석궁' 교수라는 별명이 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겨레의 허재현 기자가 김명호 교수를 인터뷰했다. 인터넷판 2012년 1월 16일 17시 18분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 이렇다. ‘석궁’ 교수 “법원이 정의의 보루? 한마디로 개소리” 김명호 교수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 앞에 놓여진 개혁의 과제가 단지 검찰개혁만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 기사를 여기에 옮겨놓고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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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부러진 화살’ 실제 주인공 김명호 전 교수
“4년형 억울하지 않아…실제로는 재판부가 나에게 혼쭐 난것”

“판사에게 석궁을 쏘았다.”

2007년 1월15일 저녁,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교수(수학과)의 판사 공격 사건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아무리 억울해도 그렇지 사람을 활로 쏘다니. 언론은 “석궁테러”라는 수식어를 달아 연일 속보경쟁을 벌였다. 김 교수는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던 피해자에서 한순간에 엽기 테러범으로 전락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전국법원장 회의를 열어 “사법부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징역형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들이 드러났다. 먼저 김 교수가 아파트 복도에서 쐈다며 박홍우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 법원장)가 경찰에 맡긴 화살이 사라졌다. 경찰은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게다가 증거로 제시된 박 판사의 혈흔이 이상했다. 박 판사가 입고 있었던 조끼와 양복, 속옷에 모두 묻어 있는 피가 유독 와이셔츠에는 묻어 있지 않았다. 박 판사는 당시 속옷 상의, 내복 상의, 와이셔츠, 조끼, 양복 상의 순으로 옷을 입고 있었다.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궁지에 몰리게 된 건 김 교수가 아니라 박 판사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2008년 1월28일 3차 공판에서 김 교수 쪽의 혈흔감정 요청을 거절했고, 대법원은 2008년 6월12일 김 교수에게 징역 4년형의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김 교수는 별 수 없이 4년형을 살아야 했다. 그는 2011년 1월23일 새벽 출소했다.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싶던 ‘석궁사건’이 영화 <부러진 화살>의 19일 개봉을 앞두고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한겨레>는 김 전 교수를 지난 4일 만났다. 인터뷰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찻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만나자마자 “나를 더 이상 억울한 사람처럼 그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김명호가 억울하다? 이런 식으로 쓰지 마세요. 절대로. 저는 (석궁사건 재판이 얼마나 부당했는지) 이미 (재판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밝혔기 때문에 만족해요. <부러진 화살> 영화에서 안성기가 마지막에 웃잖아요. 저도 그런 심정이었어요. 내가 막 당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재판부가 나에게 혼쭐이 난겁니다.” 

실제 김 전 교수는 재판 내내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정에서 판사에게 “재판을 똑바로 하지 않는다”고 호통쳤다. 재판부가 김 교수의 증거신청을 터무니 없는 이유로 기각하는 등 상식 이하의 판단을 계속할 때마다 방청객들은 분노했다. 급기야 2008년 3월 대법원에서 열린 석궁사건 항소심 재판에서는 판사들에게 계란을 던지는 방청객도 있었다. 김 전 교수는 ‘재판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오히려 사법부가 테러를 가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라고 믿는 듯 했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누리집에 석궁사건 재판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먼저 석궁사건을 묻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2007.1.15) 박홍우 판사 집에 석궁을 들고 간 이유가 뭡니까. 
 “그냥 겁주려고 했습니다. 판사들이 그렇게 법을 묵살하면서 (시민에게) 재판 테러를 하는 경우 너희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싶었어요. 교수 지위 확인소송에서, 법대로 판결하지 않고 권력자의 편에서 판결을 내린 것을 경고하고 싶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수학과)는 1995년 대학 본고사 수학문제가 틀렸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학교 쪽과 관계가 틀어진 뒤 이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김 전 교수는 1995년 10월 법원에 교수 지위확인 소송을 냈으나 당시 법원은 ‘교수 임용은 대학의 자유재량’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응용수학 관련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5년 1월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재임용을 거부당한 교원이더라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하거나 법원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자 3월에 귀국해 다시 교수 지위 확인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2007년 1월 다시 대학의 손을 들어줬다. 김 전 교수는 이 판결이 잘못 됐다고 주장했다. 1977년 교수 재임용 관련 판결문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이 예정된 걸로 본다’라고 돼있는데 87년에 법률해석을 변경해서 ‘재임용은 학교자유 재량이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전 판결을 뒤집으려면 법원조직법 제7조 1항의 3에 의해 전원합의체를 거쳐야 해요.(그는 법원조직법 항목을 줄줄이 외웠다. 인터뷰 내내 법원판례 번호 등을 외워서 답했다.) 그런데 이 87년 판례는 전원합의체가 아니었거든요. 제가 2005년에 재판을 받으면서 이걸 지적해 이용훈 대법원장 앞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냈더니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77년도 판례는 한양대 교수가 사고로 죽으면서 손해배상을 다툰 것이고 87년건은 재임용건이라 사건명이 다르다.” 하지만 두 건 다 사립학교법에 대한 해석을 다룬다는 점은 같아요. 더 웃기는 것은 77년도 판례가 (인쇄물로 된) 판례집 총람에는 요지가 나오는데 대법원 홈페이지에서는 요지가 사라졌어요. 이런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에 교수라는 사람들이 400여명씩이나 당하고서도 아무런 저항이 없어요. 다 바보같이 당한 거예요.“

-그래도 판사의 집을 찾아가 위협한 것은 정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박홍우 판사의 판결이 있기까지 1년6개월동안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나의 의견을 피력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청와대, 교육과학기술부, 대법원에 진정서와 탄원서를 넣었어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1년 가까이 휴일만 빼고 매일 1인 시위도 했어요. 그런데 박 판사는 나에게 판결테러를 가해 사회적으로 생매장시켰습니다. 그럼 뭘 더 할 수 있었겠어요. 국민저항권 차원의 정당방위였습니다. 나로서는 최수의 수단이었어요. 후회 없습니다.”

-정말 석궁을 쏘지 않았습니까.
 “안쐈어요. 그냥 순진하게 겁을 줄 생각으로, 석궁을 들고 대체 이렇게 판결한 이유가 뭐냐면서 다가갔는데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박홍우 판사가 내 석궁활대를 잡은 거에요. 쏠 생각도 없었어요. 쏠 생각 있었다면 당연히 멀리서 조준해 쏘고 말았겠지 그걸 들고 그 앞으로 다가갔겠어요?”

-그럼 박홍우 판사가 화살에 맞아 입은 상처와 혈흔은 뭔가요. 조작됐다는 건가요.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죠. 석궁전문가도 석궁으로 생길 수 있는 상처가 아니라고 얘기했고. 경찰의 석궁 실험에서도 활을 쏘면 15cm 뚫고 지나가게 나왔는데, 대체 그 상처가 어디서 낫겠어요. 자해밖에 없어요. 그래서 혈흔 감정을 해보자고 했는데 재판부는 내 주장을 묵살했어요. 그래서 내가 1심 법정에서 ‘세상에 이런 개판 재판이 없다’고 소리쳤어요.” (박홍우 판사는 2007년 8월22일 1심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몸을 일으켜세울 무렵에 화살 하나를 잡았다”며 “화살은 부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출동한 119 대원이 쓴 ‘구급활동일지 평가 소견란’에는 상처 크기가 ‘지름 0.5cm 정도 창상 有’라고 돼있다. <한겨레>는 박 판사의 해명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박 판사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김 전 교수는 사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사법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법원장을 선거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놈’들은 법을 안 지켜요. 법원이 최후의 정의의 보루? 이런 것과는 구만리라고 해야 되나. 한 마디로 ‘개소리’입니다. 제가 석궁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건 판사들이 법을 안지키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도 국민의 눈과 귀가 닿지 않는 곳에서 석궁조작 사건 같은 게 벌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석궁사건은 단지 초등학생도 알기 쉽게 증거조작이 일어난 것 뿐이지 다른 사건들에서는 교묘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판사, 검사 모두 사법고시에 붙는 순간 ‘법을 위반할 자격증’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헌법재판관과 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등을 모두 선거로 뽑아야 해요. 그거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도가니법처럼 법 100개 만들면 뭐합니까. 지키지 않는데. 국민이 사법부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가 유일합니다.” 

그렇다고 김 전 교수가 법 회의론자는 아니다. “법은 최소한의 상식입니다. 2005년부터 제가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논리가 딱딱 맞고 모순이 없는 거예요. 딱 한 가지만 빼고. 판사들이 법을 위반하면서 소송을 진행하면 이걸 막을 방법이 없어요. 명백히 법을 어긴 판사를 검찰에 고발해도 다 막아주고.” 김 전 교수는 이 말을 꺼내면서 “절대 기사에 주장했다고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주장은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건 사실이기 때문에 지적했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판사가 다 그런 건 아니잖아요.
 “춘천교도소에 있을 때 교도소 건물에 석면을 사용했다고 고발했어요. 그 사건을 담당한 전상범 판사는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세 번이나 교도소를 방문했어요. 결국 판사이동으로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는데 제가 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판사였어요. 내가 불합리한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판사들을 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해 듣기로는 판사 중 5%정도만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런 판사들은 서울 근처에 오지도 못합니다.”

그는 판사들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상훈 대법관도 웃기는 사람이에요. 원래 내 교수확인지위 소송 서울고법 민사재판이 이상훈 판사 담당이었어요. 그런데 법대로 판결했다가는 내가 이기니까, 그래서 문제 생길 것 같으니까 내가 2005년 10월18일 재판을 접수했는데도 4개월동안 놀고 있다가 2006년 2월 다른 곳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이 되어) 도망가버렸어요. 그러다 2006년 론스타 경영진 문제 처리하려고 4인 회동하고 그랬죠.”

이상훈 대법관은 2006년 법원의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잇딴 영장기각을 놓고 검찰이 반발하던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 민병훈 영장전담판사와 함께 박영수 당시 대검 중수부장과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을 비밀리에 만나 ‘부적절한 만남’ 논란을 빚었다. 재판 업무중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송 관계자를 법정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선 안된다는 법정윤리조항 등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대법관은 지난 달 정봉주 전 의원의 징역 1년형을 확정판결하기도 했다.

김 교수에게는 좌와 우가 없다. 그는 스스로를 좌도 우도 아닌 합리주의자라고 소개했다. 법에 따라 올바른 행동을 하는 판사는 좋은 판사고, 그렇지 않은 판사는 나쁜 판사라고 생각한다. 김 전 교수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는 판사들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한미FTA니 뭐니 떠드는 판사들도 다 쓰레기라고 봐요. 판사들이 지금도 법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어요. 우리 헌법 119조에 “국가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유지를 위해 시장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한-미FTA 조약은 국내법과 같지요. 한미FTA는 독소조항 ISD(투자자소송제도) 때문에 헌법을 위반하는 조약이지요. 그럼 판사들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면 돼요. 그건 안하고 판사들이 집단행동을 합니다.” 

김 전 교수는 이어 한-미FTA 관련 소신 발언으로 에스엔에스(SNS) 상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은 이정렬 판사를 콕 집어 비판했다.

“이정렬 판사도 위선자입니다. 한-미FTA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어서 칭찬받는데 이 판사는 내 교수확인지위소송에서 박홍우 판사랑 같이 재판했던 사람입니다. 박 판사가 말도 안되는 판결할 때 끽 소리 안하고, 법원에 와서는 법원의 잣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입니다.” (김명호 전 교수 교수확인지위 소송 고등법원 판사는 이우철, 이정렬, 박홍우 등 3명이다.)

-박홍우 판사가 정봉주 전 의원에게 징역 1년형 판결한 2심 판사여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 판사가 석궁사건을 겪으면서 법원이 해야 할 더러운 판결에 다 개입하게 된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 나라 법원은 명판결을 내려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하는 판사가 없거든. 다 윗사람 눈치를 잘 봐야 승진을 합니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판결은 그래서 안 맡으려 하죠. 서울 고법 같은 데는 80% 이상이 서울대 출신 판사들인데 나머지 비서울대 출신에게 논란이 되는 판결을 맡겨요. 그 사람들에게는 이게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서울대 출신도 가끔 사회적 논란이 되는 재판을 맡는데 박 판사는 석궁사건 거치면서 법원의 조작 판결로 은혜를 입은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박 판사는 (서울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더러운 사건을 맡는 겁니다. 문국현 유죄판결을 끌어내 그에게 정치 사망 선고 내린 것도 박 판사에요. 그렇게 정봉주 전 의원 판결까지 맡게 된 것 같아요.” (박홍우 판사는 현재 의정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판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홍우 판사를 비롯해 이상훈 대법관까지 안기부 엑스파일 판례를 뒤집어 판결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비비케이 관련 폭로가 사실임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유죄라는 건데 대법원은 엑스파일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지울 수 없다고 판결했었습니다. 1964년 미국에서 있었던 뉴욕타임즈 대 설리반 사건이라는 판례를 그대로 따른 것인데 이번에 이걸 뒤집어버렸어요. 무슨 변학도식 ‘니 죄를 니가 알렸다’인가요? 국민의 입을 봉쇄하려는 수작이에요. 긴급조치 시대로 가겠다는 거지.”

-4년동안 감옥에서 지냈는데 힘들지 않았나요. 영화에선 감옥에서 강간당하는 장면도 나오던데요.
 “강간은 아니지만 성추행 비슷한 걸 당했어요. 2010년 춘천교도소로 이감했을 때 알몸 검신을 당했어요. 2008년 없어진 제도인데 당한 겁니다. 나는 거부했지만 거의 강제로 옷을 벗기다시피 해서 당했어요. 그 뒤 징벌방에 가게 됐어요. 징벌방에는 늘 못된 방장놈들이 있는데 그들이 알아서 괴롭힙니다. 그럼 교도관은 손 하나 대지 않고 맘에 안드는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어요. 내가 강간을 당한 건 아니지만 2009년 원주교도소에 있었을 때 누가 강간당하는 걸 목격하기도 했어요. 해당 교도소는 강간범을 이감시켜버린 뒤 조사도 제대로 안했어요. 교도소 비리가 왜 바깥으로 안나오는지 아세요? 교도관들이 수형자들의 편지를 전부 뜯어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얘기 있습니까.
 “국민들이 판사들을 모시려고 해선 안돼요. 그러니까 저놈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겁니다. 내가 1심 때 김용호 판사에게 김용호씨라고 말했다가 3일 감치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1조 2항에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돼있어요. 헌법 제7조에는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라고 돼 있어요. 우리는 판사에게 재판권을 위임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판사는 법의 입에 불과한 국민의 머슴이라는 인식을 해야 합니다. 이 말좀 꼭 써주세요.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원색적 법관 비난에 단호히 대처 하겠다’고 하던데 양 대법원장과 공개 법리 논쟁하고 싶어요. 양 대법원장이 원하는 사람들 다 끌고 와도 좋아요. 나는 박훈 변호사 한명이면 됩니다. (양 대법원장은) 개소리좀 그만하라 그러세요.”

김 전 교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법원에게는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재심 청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차라리 법원장을 선거로 뽑는 운동을 통해 사법부를 개혁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김 교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늘 뭐했냐고 묻자, 한 언론과 인터뷰를 마친 뒤 정지영 감독(부러진 화살) 과 술을 마실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언론과 인터뷰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가 곧 발간할 책에 억울하게 성균관대에서 쫓겨난 사건과 이후 석궁 사건 재판과정, 우리 사회 온갖 썩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명을 숨기지 않고 모두 담아냈다고 했다. 우리 사회 부조리를 겨눈 화살이 다시 한번 장전된 것이다.

“내 책에는 욕을 많이 써놨어요. 교수라는 사람이 교양도 없이 욕한다고 할 수 있는데,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안읽어도 좋아요. 우리 사회는 개판입니다.”
 

통계청 방식과 국제 표준 방식의 차이

2011년, 그러니까 작년 연말에 아주 흥미로운 조사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황수경 연구위원의 연구. 연구보고서의 제목은 '설문구조에 따른 실업 측정치의 비교: 청년층을 중심으로'이라는 것이다.  황수경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통계청 방식으로 실업률을 조사하는 것과 국제노동기구(ILO) 표준 방식으로 실업률을 조사하면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조사하였다.

여기서 '설문구조'란 설문대상자에게 먼저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원합니까?"라고 묻는 것으로 질문의 순서를 바꾼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통계 방식에서의 '실업자'란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15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 두번째는 지난주 1시간 이상 일을 하지 않았을 것, 세번째는 지난 4주 이내에 적극적 구직활동을 했을 것, 네번째는 지난주에 일자리가 제시되었으면 취업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먼저 지난 4주 이내에 구직활동을 했는가를 물었다는 것.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비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황수경 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통계청 방식에서 국제노동기구 표준 방식으로 바꾸었더니 청년 잠재실업자가  현행은 4.8%, 대안방식은 21.2%.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잠재실업이란 일할 능력이나 의지는 있지만 취업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거나 아주 열악한 수준의 일에 종사함으로써 사실상 실업상태나 다름없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니까 시민들에 체감하는 실업률은 바로 이러한 잠재실업자까지 고려한 것인데 비해 국가의 통계청의 실업률에서는 이러한 잠재실업자가 감추어져 왔던 것이다.

황수경(黃秀慶)의 연구 설문구조에 따른 실업 측정치의 비교: 청년층을 중심으로

관련기사 몇 가지:

(1)
연합뉴스 2011년 10월 26일 김용래 기자의 보도
"조사법 바꾸면 잠재실업률 현 방식의 4배"
한겨레 2011년 10월 26일 류이근 기자의 보도
조선비즈 2011년 10월 26일 이유경 기자의 보도
파이낸셜뉴스 2011년 10월 26일 엄민우 기자의 보도
(2)
국민일보 2011년 10월 27일자 사설
(3)
연합뉴스 2011년 10월 27일 김용래 기자의 보도
머니투데이 2011년 10월 27일 김진형 기자의 보도
(4)
단비뉴스 2011년 11월 16일 정혜정 기자의 보도
김광진(KBS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김황식 국무총리가 어제(2011년 11월 15일) 국무회의에서 “실업률을 포함한 주요 통계지표들이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보완해 달라”고 말했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나온 발언입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실업률이 낮아졌다”며 ‘고용 대박’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 장관은 며칠 전, 10월 실업률이 2.9%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낮아지고 취업자수가 50만 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신세대식 표현으로 고용 대박”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50대 이상 중고령층의 저임금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고 20,30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등 청년실업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얘길 하고 있다는 비판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 실업률통계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다시 한 번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김 총리가 “실업률 통계가 고용현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국민의 불신을 사지 않도록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낮아진 실업률? 고용현실 반영 못한 통계치
김: 사실 그동안에도 우리나라 실업률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낮게 잡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많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그런 지적이 나왔죠?
제: 네, KDI의 황수경 연구위원이 서울지역 20대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통계청이 현재 하고 있는 방식과 약간 다른 방식의 설문을 사용했더니 실업률이 통계청 수치보다 1.4% 포인트 높게 나오고 잠재실업률은 통계청이 집계한 4.8%의 4배 수준인 21.2%로 나타나더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재 실업률은 취업을 원하지만 잘 안 돼 구직활동을 한동안 포기한 사람, 취업은 했지만 임시직 등으로 불완전 취업상태인 사람 등 사실상의 실업자를 포함한 개념입니다. KDI는 현재의 통계청 조사가 지나치게 기계적이어서 일시적인 구직단념자, 불완전취업자 등을 모두 비경제활동인구로 누락시키고 있기 때문에 공식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통계청의 실업률 조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기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제: 현재의 실업률 통계는 한 달에 한 번 3만3천 가구를 표본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만듭니다. 일단 15세 이상인 사람을 취업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와 그렇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눕니다. 그리고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지난 한 주 동안 1시간 이상 돈버는 일을 한 사람’은 취업자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업자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일할 의사는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사람 중에서도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해서 실업자가 아닌 것으로 집계합니다. 이런 통계의 문제는 주당 1시간 이상만 일을 하면 그게 아르바이트여도 취업자로 분류되고, 사실은 실업자인데도 조사 당시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안 했다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년에 한두 번 있는 고시를 준비하거나 연간 몇 차례 있는 기업공채를 준비하거나, 직업훈련기관에 다니는 취업준비생이 전국적으로 60여 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사실상 실업자지만 통계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다는 것이죠. 그래서 실업률이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실업자인 취준생 60만 명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
김: 그렇다면 실업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을 텐데, 통계청은 왜 아직까지 보완을 하지 않고 있나요.
제: 통계 실무는 통계청이 하고, 관련 정책은 기획재정부가 담당하는데요, 두 기관의 설명은 우리나라 실업률 통계가 일단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을 따른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문제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보완할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ILO에서 2013년에 잠재실업률 관련 통계개선책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실업률 지표를 보완할 수 있는 ‘취업애로계층비율’을 내부적으로 산정하고 있지만 외부에 공표는 하지 않습니다. 취업애로계층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인구 중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안 했어도 취업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 또 취업자로 분류된 인구 중 주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면서 추가적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등을 실업자에 포함한 개념인데요, 정부는 실업률에 대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숫자의 발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 실업대책이 실효성 있게 이뤄지려면 우선은 통계가 현실을 정확히 보여줘야 할 텐데, 실업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빨리 보완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군요. 이와 관련해서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현실을 반영한 실업률을 별도로 계산해서 발표했다는 소식도 있죠?
제: 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1일 ‘체감실업률’을 분석했습니다. 지난 9월의 체감실업률이 7.8%로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의 2.6배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체감실업률은 일시적 구직단념자와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실업자로 분류한 통계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공식 실업률(3%초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이렇게 계산한 실업률은 선진국들과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9%, 유로존이 10% 수준이거든요. 국회입법조사처는 공식 실업률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처럼 다양한 보조지표를 적극 개발해서 공식통계와 함께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ILO기준 실업률 외에 5~6개의 보조지표를 함께 발표해서 실업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 만약 실업률 산정 기준을 바꾸게 되면 수년간의 경향(트렌드)을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제: 네, 그래서 실업률 통계의 기준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공식실업률 외에 몇 가지 보조지표를 함께 발표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실업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김: 실업률 통계 외에도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은데요, 대표적으로 비정규직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 하는 통계도 당국의 발표와 민간연구소의 숫자가 많이 다르더군요.
제: 그렇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비정규직 통계는 전체 취업자 중에서 기간제, 파견제, 파트타임 근로자 등의 비율을 계산합니다. 이게 지난 8월 현재 약 600만 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4.2%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 민간연구기관들은 (통계에 안 잡히는) 사내하청근로자, 임시직 일용직 등도 포함시켜서 비정규직 비율을 계산하면 전체 취업자의 48.7%인 831만 명이 비정규직 근로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 숫자간에 무려 230만 명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죠. 비정규직 대책이 제대로 되려면 통계청의 집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진지한 분석과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 물가통계도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통계로 자주 지목되고 있죠?
제: 맞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나가면 채소값, 생선값이 50%, 100% 뛴 경우도 많은데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지수는 고작 4~5% 상승이라고 하니 통계가 엉터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소비자물가산정 대상 품목이 489개인데, 의식주와 관련된 품목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것은 주로 ‘장바구니 물가’에 해당하는 40~50개 품목이죠.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변동했어도 소비자물가 품목 전체로 보면 변화가 거의 없는 것도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평균치가 낮게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조사대상 품목에 유선전화, 연탄 등 실제로 잘 쓰지 않는 것들이 꽤 포함돼 있고, 품목별 가중치가 현실에서의 중요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통계청은 5년 마다 품목을 교체하고 가중치를 조정하는데, 이게 과연 적절하게 되고 있냐 하는 논란도 있습니다.

김: 사실 통계는 모든 경제정책의 기본이고 잘못된 통계는 정책을 오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통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제: 말씀하신 것처럼 잘못된 통계는 정확한 현실 파악을 방해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엉터리로 만들어 정책 실패를 낳을 위험성이 큽니다. 따라서 각 통계가 현실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 중요한 전제조건은 통계기관이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갖는 것입니다. 만일 정부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통계숫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정부 인사에 좌우되는 통계기관이 정확하고 정직한 발표를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기관장의 인사는 정치적 논공행상이나 관료들의 자리확보에 좌우되어선 안 되고, 그야말로 전문성과 윤리의식이 투철한 인물을 임명해야 합니다. 또 외부 전문가들의 감시와 견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통계생산과정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녹색가치의 깃발을 든 전태일

2012년 1월 16일 한겨레 신문 인터뷰 기사, 이인우 기획위원이 홍세화 진보신당 신임대표를 만나 나눈 이야기. 여기에 옮겨놓고 인터뷰 내용 중에서 곰곰이 생각할 것들을 챙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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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사회주의 적극연대 꿈꿔
자유주의 한계때 대안 역할 할것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을 거부한 진보신당은 지난해 11월25일 홍세화(65)씨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의석 하나 없이 ‘사회주의적 이념’을 지향하는 마이너 정당의 대표가 현실 정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저명한 언론인 홍세화의 ‘등판’만큼은 뜻밖이었다. 진보진영의 대표적 논객이었지만 직접적인 정치활동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왔던 그였다. 지인들조차 “괜한 상처만 받을 것”이라며 만류한 길을 굳이 선택한 데는 그 나름의 절박함이 있었다. “제대로 된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꿈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노동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고 꿈을 실현하는 정당, 오늘과는 다른 미래를 선취하는 정당을 건설하는 데 진보신당이 한 알의 밀알이 되자”고. 진보신당은 당원이 고작해야 1만40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보수정당 등이 보기에 ‘한줌 거리’도 되지 않을 이 숫자는 그와 그의 당이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길인가를 말없이 웅변한다.
 
-당 대표를 맡아보니 어떤가?
“여전히 초현실적인 상황에 놓인 느낌이고, 누가 대표님 하고 불러도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당의 영향력도, 재정 상황도 열악하다. <한겨레>에 있을 때도 느꼈지만 가서 보니 진보정당에 대한 언론의 홀대를 더욱 절감한다. 때로 진한 외로움이 다가오기도 한다.”
 
홍 대표는 프랑스 망명기에 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대중적인 명성을 얻었다. 귀국(2002년)해서는 지난해까지 한겨레신문의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대중운동가였다. 그의 칼럼은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적 가치 또는 이념의 실천을 추구하는 가장 명확한 글 중 하나였다. 그는 정당 가입을 사실상 불허하는 언론 풍토 속에서 진보정당 당원의 신분을 끝까지 고집했고, 은퇴하는 순간까지 노동조합의 평조합원임을 자랑했던 사람이다. 그런 그를 어떤 이들은 낭만적 이데올로그로, 또 어떤 이들은 근본주의자로 분류하기도 했다.
 
-직접 진보정당의 전면에 설 줄은 몰랐다. 그럴 만한 이유라도 있었나?
“나는 그저 글 쓰는 사람으로서 뒷자리에서 당을 지원하는 평당원의 역할을 하려 했다. 그런데 당을 이끌던 분들이 모두 당을 떠나는 사태가 일어났다. 내게 진보신당은, 그리고 당원들은 무척 소중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당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거기엔 나 자신의 자존감에서 비롯된 반응도 들어 있다.”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안이 당대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합당을 추진했던 노회찬·심상정 전 대표 등이 탈당해 통합진보당에 합류했다. 합당파와의 견해차는 무엇이었나?
“진보정당의 정체성, 즉 자신이 누구이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엇과 싸워야 하고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 이 물음의 실종 혹은 실패의 결과였다고 본다. 합당을 주장한 분들은 처음 민노당이 국민참여당과 합쳐지면 진보정치 전체가 우경화될 위험이 있으니 진보정당끼리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4일 당대회에서 통합안이 부결되자 당을 나가 참여당을 포함한 3자 원샷통합을 했다. 여기에 어떤 논리적 일관성이 있는가? 진보정치의 가치를 모두 선거에 국한된 정치공학적 셈법 속에 구겨넣은 것 아니었나. 진보의 미덕 중 하나는 기다림이라 배웠다. 전망의 상실은 기다림의 포기로 이어진다. 가던 길을 돌아서기 전에 성실한 자기고백이 뒤따라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공학적인 측면도 부정할 수 없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반한나라당 전선으로의 결집이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진보정당의 통합이 1년도 안 되어 사라질 엠비나 한나라당에 맞서는 전선 형성의 전제조건일 수는 없지 않은가. 반한나라당 전선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연대나 연합전선 구축으로 가능하다. 오히려 정체성이 다른 정당을 ‘묻지마 통합’으로 몰고 가는 것이야말로 정당정치의 책임윤리를 방기하는 것이다. 한 예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를 무효화시키기 전에는 등원을 거부하겠다던 민주통합당이 말을 뒤집자 일주일도 안 되어 통합진보당이 등원했다. 에프티에이 폐지라는 중심고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지는 상황에서 연대가 흔들리는 책임이 진보신당에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전 칼럼들은 물론이고 지금 이야기를 들으면 과거 국민참여당 쪽 사람들에게 유감이 많은 것 같다.
“유감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참여당은 몇 년 전만 해도 진보정당에 표를 주면 사표가 된다고 했던 사람들이다. 이 정당과 합친 당을 진보정당으로 분립시키고 민주통합당과의 차별성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어색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한지붕 세가족’을 묶는 끈이라고 말하는 복지가 좌클릭된 민주당의 복지와 무엇이 다른지도 알 수 없다. 금융자본주의가 전면 위기를 맞은 시대에 진보정치의 정책은 보수나 자유주의 정당과 다른 것이어야 한다.”
 
-어쨌든 반엠비 전선의 결집이란 측면에서 보면 진보신당은 고립의 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혹자는 3자 통합을 마치 진보신당 내 독자파 탓으로 돌리는데, 나는 이에 분노한다. 독자파라는 것이 있다면, 이들은 어떤 통합이냐고 물었던 사람일 뿐이다. 자본이 인간을 모멸하는 시대에 자본주의 극복의 대안을 중심으로 진보정당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다. 노동자의 절반이 이미 비정규화되어 있고, ‘1 대 99’ 사회가 현실이 되는 상황에서 더 왼쪽으로, 더 낮은 곳으로 가야 하는데 오른쪽과 타협하지 않는다고 고립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고립을 감수할 것이다. 나는 평소 톨레랑스(관용)를 주장해온 사람이다. 진보신당은 고립을 원한 것이 아니라 강요당한 것이다. 진보정치의 꿈을 포기한 사람들에 의해서.”
 
-백낙청 교수 같은 분은 ‘2013년 체제’를 이야기하면서 야권이 연합정치로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한 후 새로운 정치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했는데?
“2013년 체제는 보수도 진보도 모두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처지에서 보면 그 자체만으론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좋은 시절에는 시혜적 복지의 대상으로, 위험 시기에는 위기관리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이라면, 노동자 처지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어설픈 당근과 가혹한 채찍 사이에서 삶의 불안이 가중되는 시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세계적 차원의 경제위기가 다시 밀려올 때 수구적 보수세력인 한나라당만이 야당인 상황이 우리 사회에 유리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자유주의 주도의 위기관리가 한계에 부딪혔을 때 파쇼적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역할이어야 한다.”
 
-21세기 글로벌 경제 차원에서 볼 때 일국 단위의 노동 대 자본의 계급적 이분법이 여전히 유효한가 하는 비판이 있다.
“한편으로 맞고 한편으론 틀린 지적이다. 자본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이동하므로 정리해고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거나 국내자본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에 일말의 현실성이 있다 치자. 그러나 아이엠에프 체제 이래 위기와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에 집중되었고 재벌국가 체제는 강화되었다. 자본 대 노동의 긴장관계가 완화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지만 이는 대기업 중심의 노동조합운동이 일정 시간 타협주의로 흘러온 데 기인한다. 하지만 대기업 사업장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한-미 에프티에이 체제 이후의 노동운동은 전면적인 방향전환이 요구된다. 대기업 노조 중심의 조직이 비정규직을 포함하는 수평적 형태로 재편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측면에서도 ‘배타적 지지’ 등 노동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관행은 극복돼야 한다.”

‘제3노총’ 등 노조조직 분화 상황서
구조변혁 못하면 노동운동 큰 위기
 
-민주노총이 아닌 별도의 새로운 노동자 조직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인가?
“당장 민주노총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3노총이 가시화되고 있고 노조 조직들이 분화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구조를 변화시키고 민주노조 진영의 독자적인 요구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노동운동 자체가 거대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면에서 그렇다. ‘고용 없는 사회’로 급속히 변해가는 현실에서 노동영역에 문제를 국한시키지 않는 광범한 사회적 연대가 구축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현재 진보신당은 계급 정당인가?
“사회주의를 강령으로 채택하고 있지는 않은데, 굳이 말하자면 ‘사회주의 이후’의 정당을 지향한다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홍 대표 개인의 지향은?
“개인적으로 나는 생태주의와 사회주의의 적극적 연대의 실현으로서 생태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다르게 비유하자면 ‘녹색 가치의 깃발을 든 전태일’이 내가 그리는 당의 표상이다.”
진보신당은 총선에 대비해 2월쯤 공약 등 당의 정책을 정리해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진보신당의 핵심 주장은 노동자 경영권, 기본소득제(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 실시, 서울대 폐지 및 대학 평준화, 탈핵(원전 폐지),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 등이다.

지역 1~2곳·비례대표 3% 득표 목표
의회정치-직접 민주주의 결합 노력
 
-진보신당은 노동자의 경영권 참여를 주장하는데 현실성이 있는가?
“오늘날 노동자들보다 기업의 운명에 따라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가? 쌍용자동차의 경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반면 삼성은 이건희씨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나? 재벌의 기업소유권 역시 피터 드러커의 연기금 자본주의론에 의해서 이미 근거 없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지 않은가. 노동자 경영권의 비현실성을 말하기에 앞서 먼저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한다. 노동자 경영권은 과거 사회주의체제의 국유화론에 가려 잘못 이해된 측면이 있지만, 독일 등 유럽에서는 성공적인 사례도 많이 있다. 삼성과 같이 책임지지 않는 소유·경영 구조도 아니고, 국유화 구조도 아닌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4월이 총선이다. 주요 정당들이 점점 선거 대형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선거 목표는 설정했는가?
“목표는 의석을 획득해 원내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역 선거에서 1~2곳, 비례대표에서 총 유효득표 3%가 목표다.”
 
-홍 대표도 출마하는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중이다. 더불어 이것 하나는 꼭 이야기해 두고 싶다. 진보정치의 가치는 선거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진보신당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펼쳐가려 한다. 그것은 의회정치와 직접민주주의를 결합해 중앙과 지역, 삶의 현장을 연결하고, 그 속에서 당원이, 민중이 주인이 되는 정당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지역에 마련되고 있는 ‘민중의 집’ 모델을 참고하려는 것인데, 머지않아 이는 중앙당을 ‘전태일의 집’으로 만드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홍 대표는 어느 책의 자서에서 자신의 꿈을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고 했다. 백발의 노전사가 총탄이 빗발치는 최전위에서 적진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는 모습.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의 이데올로기 전장에서나 포착될 법한 이 장렬함 속에는 변방을 유랑했던 이름없는 혁명가의 이상과 열정이 포연처럼 스며 있다.

얼마간의 나르시시즘을 내포한 그의 바람은 2012년을 기점으로 현실적 투쟁성을 획득했다. ‘영원한 사병’에서 사령관의 계급장을 달고 전선으로 나서는 그의 출사표 제목은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며’였다. 사회주의자 홍세화의 전쟁이 시작됐다.

홍세화는
자본주의 모순 향해 “개똥!” 외치는 ‘백발의 척탄병’
옛날 서당 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치면서 장래 희망을 물었다.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하자 훈장은 아주 흡족해했다. 둘째 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내는 모름지기 포부가 커야지. 막내 차례가 되었을 때, 막내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훈장이 의아해하며 이유를 묻자, 나보다 글 읽기를 싫어하는 큰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하니 한 개를 먹이고 싶고, 겁쟁이인 둘째 형이 장군이 되겠다 큰소리치니 또 한 개를 먹이고 싶고… 그러고 나서 말을 주저하자 훈장이 버럭 화를 냈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여기까지 말씀하신 할아버지가 물으셨다. 세화야, 막내가 뭐라고 말했겠니? 나는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 선생 먹으라고 했겠지요. 왜 그러냐? 형들의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요. 네 말이 옳다. 그런데 만약 네가 그 막내였다면 그 말을 서당 선생에게 할 수 있었겠느냐? 어린 나는 그렇다고 큰소리쳤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세화야, 앞으로 그 말을 못하게 되면 세 개째의 개똥은 네 차지라는 것을 잊지 마라.
자본주의의 모순을 향해 서슴없이 ‘개똥!’이라고 외치는 언론인 홍세화, ‘백발의 척탄병’을 꿈꾸는 홍세화는 이 이야기 속에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

△1947년 서울 △경기중·고, 서울대 외교학과 △남민전 사건으로 프랑스 망명 △2002년 귀국 후 <한겨레> 기획위원, 칼럼니스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편집인 △저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생각의 좌표>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등.

육아휴직을 근무경력 인정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은? 한마디로 말하면 "육아휴직을 근무 경력에 인정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것. 경과 및 주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도서관계의 목소리가 크게 요청되는 사안.왜 하필 도서관 사서의 육아휴직만 근무경력 인정 못한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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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은 2011년 11월 24일 법제처에 '도서관 등 근무경력' 산정에 육아 휴직기간을 포함하여야 하는지 여부:(「도서관법 시행령」 별표3 등 관련)를 질의.

2-1. 법제처(처장 정선태)는 2011년 12월 20일 제47회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11건의 법령해석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하였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질의한 안건(11-0703)에 대해 회답 주문은 다음과 같다.  "「도서관법」시행령 별표3에 따른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경력'에 육아휴직기간을 포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2-2. 이유:「도서관법」 제6조제1항에서는 도서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사서직원 등을 두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제1항에 따른 사서직원의 구분 및 자격요건과 양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및 별표 3에 따르면, 1급정사서 취득을 위한 자격요건 제3호에서 “2급정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근무경력이나 그 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에 관한 연구경력(이하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라 함)이 6년 이상 있는 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은 자”를 규정하고 있고, 2급정사서 취득을 위한 자격요건 제6호에서 “준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3년 이상 있는 자로서 지정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 제7호에서 “대학을 졸업하여 준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1년 이상 있는 자로서 지정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별표 3 비고란에서는 “도서관 등 근무경력”은 다음 각 호의 기관에서 사서 또는 사서행정 업무를 전임으로 담당하여 근무한 경력을 말한다고 하면서 제1호에서 도서관을, 제2호에서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제3호에서 도서관 관련 비영리 법인을 규정하고 있고, 그 중 제1호 도서관은 다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설립한 공공도서관ㆍ전문도서관(가목), 법 제31조제1항 및 제40조제2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사립 공공도서관ㆍ전문도서관(나목),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다목), 그 밖에 작은도서관 규모 이상의 도서관(라목)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도서관법」 제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및 별표 3에 따른 사서 자격 취득과 관련하여, 1급정사서 취득을 위한 자격요건 제3호에서는 “2급정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근무경력이나 그 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에 관한 연구경력(“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6년 이상 있는 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은 자”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바, 「도서관법」에서 1급정사서가 되기 위하여 “도서관 등 근무경력”을 요하는 취지는 다양한 문헌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도서관 등의 이용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문헌이나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하기 위하여는 일정 정도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하는 업무숙련성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같은 법 시행령 별표 3에서 도서관 등 근무경력으로 도서관 근무경력 뿐 아니라 “그 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에 관한 연구경력”을 포함하고 있어, 그 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근무한 경우 명시적으로 단순히 해당 기관에 소속을 두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이러한 기관에서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에 관한 연구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근무경력은 단순한 근무 또는 근속 이상의 의미, 즉, 실근무경력을 전제한 것으로 해석되고, 이는 2급정사서 취득을 위한 자격 요건 제6호 및 제7에서의 “도서관 등 근무경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입니다.
한편, 육아휴직제도는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국가의 지원의무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36조제1항에서 그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나, 구체적인 제도의 태양은 입법의 목적, 수혜자의 상황, 국가예산,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국민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므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일종의 사회적 기본권에 기초한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바(헌법재판소 2008. 10. 30. 선고 2005헌마156결정), 이를 민간 부분에서 구체화하였다고 할 수 있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제2조제1호에서 “차별”이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가족 안에서의 지위, 임신 또는 출산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사업주와 근로자 간의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고, 같은 법 제3조에서도 이 법의 적용범위를 근로자(같은 법 제2조제4호에 따른 사업주에게 고용된 자와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제19조제1항에서도 사업주는 일정 요건을 갖춘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이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 및 제4항에서 사업주의 의무로서 원칙적으로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고,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하며,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제37조제1항제3호에서 사업주가 같은 법 제19조제3항을 위반하여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거나, 같은 항 단서의 사유가 없는데도 육아휴직 기간 동안 해당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사업주와 근로자 간 관계에서 사업주에게 육아휴직에 관련한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에 대한 법적 보장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가 원칙적으로 사업주와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규정으로 보이는 반면,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3에 따른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근무경력”은 실제 도서관 등에서 근무한 실근무경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며, 더불어 사서 자격은 도서관 등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업무로서의 성격을 수반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건 질의와 같이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요건으로 업무숙련도 및 업무경험을 전제로 하여 실근무경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 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보입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제2항에 따라 육아휴직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함에 반하여,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 중 2급정사서 자격요건 제7호에서 “대학을 졸업하여 준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1년 이상 있는 자로서 지정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라고 되어 있어, 예외적이기는 하나 도서관 등에서 실제 근무한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육아휴직 기간을 합산한 경우 도서관 등 근무경력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바, 이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적서비스의 기능을 갖는 사서 자격의 특성 및 근무경력을 요하도록 하는 취지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에 따른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근무경력”에 육아휴직기간을 포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3-1. 이러한 의결 내용이 알려지자, 몇몇 언론기관에서 이를 보도했다. 예를 들어 YTN 2012년 1월 12일자 보도, 법제처, "육아휴직은 자격증 근무경력서 제외"

법제처가 자격증 차원의 승진 규정과 관련해 여성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무경력에 포함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법제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도서관 1급 정사서 승진 심사 시 필요한 근무경력에 육아휴직 기간이 포함되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한 데 대해, 내부논의를 거쳐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법제처는 승진 시 근무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업무 숙련도를 파악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근무경력은 실제 근무기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유권해석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법제처는 다만, 이번 해석이 자격증 차원의 승진 규정을 담은 도서관법 시행령에 대한 판단이며, 일반적인 승진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4. 그러자 누리꾼을 비롯한 시민들의 반발 섞인 논의와 함께 논란이 이어졌다. 아시아경제 2012년 1월 12일자 조인경 기자의 보도 육아휴직도 경력일까.. 그럼 미혼여성은?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이런 식이라면 누가 아기를 낳고 키우려 하겠느냐" "결국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개인에게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경력에 지장이 있다면 남성의 육아휴직은 사실상 물 건너 가는 셈이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육아휴직을 경력으로 인정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근속연수와 근무경력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남성의 군복무도 경력으로 인정해달라"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하지 않았을 경우, 또는 불임인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와 같은 반대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5. 언론 보도도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구글 검색에다 현재 시간에만 약 50개 정도에 이르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2012년 1월 13일자 사설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제목은  育兒휴직을 근무경력 인정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법제처가 11일 "육아휴직 기간은 근무경력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관 2급 정사서(正司書)가 1급 정사서가 되기 위해선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6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도서관법 시행령 규정에서 근무경력에 육아휴직 기간이 포함되는지' 문의한 데 대한 답변이다. 법제처는 "도서관 정사서 자격 요건에 일정 근무경력을 요구한 것은 업무 숙련성(熟鍊性)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므로 이는 실(實) 근무경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11일엔 이 유권해석이 다른 직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논란을 빚자 12일 "도서관 사서에 국한된 자격 요건일 뿐 (일반 고용관계에서의) 승진·보수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육아휴직을 다녀왔다고 급여·연차휴가·퇴직금·승진 등에서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법제처 유권해석은 이런 남녀고용평등법 규정에 어긋난 것이다.

법제처는 해명자료에서 '2급 정사서가 1급 정사서가 되는 것은 자격(資格)이 바뀌는 것이지 승진(昇進) 개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일 '입사 후 5년이 지나야 대리가 된다'는 인사 규정을 갖고 있는 어느 기업이 '그건 자격 요건이지 승진 요건이 아니다'라면서 입사 후 육아휴직 1년을 포함해 5년을 근속한 여직원에 대해 '대리가 될 수 없다'고 한다면 법제처는 무슨 유권해석을 내릴지 궁금하다.

법제처 말대로 도서관에서 6년을 근무한 사람보다 5년을 근무하고 1년은 육아휴직으로 쓴 사람이 실 근무경력이 짧고 업무 숙련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남녀고용평등법이 '육아휴직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출산과 보육이 그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여(寄與)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임(可妊)여성 1인당 1.23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올리려면 아이 낳아 기르는 엄마·아빠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파격적인 대접을 해줘야 하고 그래도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십수 년이 걸린다. 정부부터가 공무원들 육아휴직에 이렇게 불이익을 주면서 어떻게 기업들에 저출산 극복을 위해 근로자들의 육가휴직을 적극 보장하라고 설득할 수 있겠는가.

6. 법제처는 이러한 언론보도에 대해 2012년 1월 12일 '육아휴직은 근무경력서 제외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자료를 내었다. 이 해명자료는 법제처의 해석은 '오로지' 사서에 국한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서만 예외적으로 육아휴직이 근무경력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아래 내용은 법제처의 해명자료.

보도내용에 대한 해명

 ○ 보도내용은 승진․채용 등 근로조건과 관련한 해석인 것으로 되어 있으나, 법제처의 이번 해석은 일반적인 고용관계 또는 근로조건과는 무관한 자격요건에 관한 것으로 보도내용과 다름
  ※ 2급정사서에서 1급정사서로 자격이 바뀌는 것은 승진의 개념이 아님
 ○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 비고란에는 “도서관 등 근무경력”으로 도서관 등에서 사서 또는 사서행정 업무를 전임으로 담당하여 근무한 경력이라고 되어 있는데, 육아휴직 기간은 실제 이런 업무에 “전임”으로 종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임
 ○ 또한, 1년의 육아휴직을 한 준사서의 경우 실제 전임 근무요건이 없더라도 2급정사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
 ○ 특히, 법제처의 이번 해석은 도서관법 및 도서관법 시행령상의 자격제도인 “정사서”에 국한된 해석으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상 승진, 보수 등에 관한 것은 아님

□ 법제처 해석경위
 ○ 질의요지 :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에 따른 사서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근무경력”에 육아휴직기간이 포함되는지 여부
 ○ 해석심의위원회 개최 : 2011. 12. 20(화) 14:00
    ※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법학교수, 변호사 등 민간위원 7인을 포함한 9인으로 구성됨.
 ○ 관계부처 참석 현황 :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관계공무원 참석
 ○ 심의․의결 : 주심위원(여, 변호사)을 비롯한 다수의 위원이 위 “도서관 등 근무경력”에 육아휴직기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채택

□ 법제처의 구체적 해석내용
 ○ 「도서관법」에서 1급정사서가 되기 위하여 “도서관 등 근무경력”을 요하는 취지는 일정 정도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하는 업무숙련성(전문성과 현장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기인, 즉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에서의 “도서관 등 근무경력”은 단지 해당 기관에 소속을 두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근무경력을 전제로 함.
 ○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되고, 육아휴직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며,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하고, 육아휴직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음(제19조제3항 및 제4항),
  - 또한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거나, 육아휴직기간 동안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면 처벌(제37조제1항제3호)받도록 하고 있음
 ○ 남녀고용평등법(제19조)은 원칙적으로 사업주와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규정으로 보이는 반면,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3에 따른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도서관 등 근무경력”은 실제 도서관 등에서 근무한 실근무경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며, 더불어 사서 자격은 도서관 등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업무로서의 성격을 수반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건 질의와 같이 사서 자격 취득을 위한 요건으로 업무숙련도 및 업무경험을 전제로 하여 실근무경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 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움
 ○ 남녀고용평등법(제19조제2항)에 따라 육아휴직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함에 반하여,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 3 중 2급정사서 자격요건 제7호에서 “대학을 졸업하여 준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도서관 등 근무경력이 1년 이상 있는 자로서 지정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라고 되어 있어, 만약 육아휴직기간이 제한없이 도서관 등 근무경력에 포함된다고 하면 예외적이기는 하나 도서관 등에서 실제 근무한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육아휴직 기간을 합산한 경우 도서관 등 근무경력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음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

2012년 1월 12일자 세계일보 1면 보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에 대한 기사. 세계일보의 김준모 기자는 이를 '단독'으로 보도하고 있다. 기사 제목은 '88만원 세대'의 우울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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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저소득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졌으며 20대는 비정규직 내에서도 임금 수준이 가장 열악한 세대로 전락했다.

11일 통계청과 한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세후 기준)은 2008년 129만6000원에서 2011년 134만8000원으로 5만2000원(4.01%) 상승했다.

하지만 20대(20∼29세)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같은 기간 124만원에서 122만8000원으로 1만2000원(0.9%) 깎였다. 2007년 118만3000원이던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115만1000원, 2010년 120만원으로 뒷걸음질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평균임금이 소폭 올랐다. 10대(19세 이하)는 2008년 49만6000원에서 2011년 53만원으로 3만4000원, 30대(30∼39살)는 158만9000원에서 176만7000원으로 17만8000원 상승했다. 40대(40∼49살)는 11만원(144만6000원→155만6000원), 50대(50∼59살)는 12만2000원(120만원→132만2000원), 60대(60살 이상)는 8000원(83만원→83만800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내용을 재가공해 얻은 결과로, 정부가 연령대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정규직과 달리 이 기간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12만7000원에서 238만8000원으로 26만1000원(12.27%) 상승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20대만이 유일하게 평균임금이 깎였다는 것은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고용 시장에서 소외받는다는 증거”라며 “이렇다 할 정책이나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복지정책마저 열악해 청년 층의 삶에 대한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88만원 세대=극심한 고용불안과 박봉에 시달리는 20대 비정규직을 가리키는 용어. 2007년 출판된 ‘88만원 세대’라는 책 제목에서 유래됐다. 책에서 20대 비정규직 임금 88만원은 2006년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 비정규직의 평균 급여 비율 0.74를 곱해 산출했으나 정부 공식 통계는 아니다.

7000억원, 월성 1호기

2012년 1월 13일자 한국일보 1면 보도, 월성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태에 대한 양정대 기자의 보도, 제목은 또 멈춘 원전… 전력 수급 비상. 월성 1호기 문제는 주목을 요한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문제와 더불어 원자력발전소 문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문제다. 그런데 무엇보다 내 눈에는 월성 1호기의 고장을 수리하는 비용이 7000억원이라는 것에 눈이 간다. 그 기사, 여기에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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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전력난 우려 속에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또 중단되는 사태가 벌여졌다. 이에 따라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4분께 월성 원전1호기(발전용량 67만9,000㎾)가 가동을 멈췄다. 한수원측은 "정밀조사 결과 원자력출력 100%, 터빈출력 694MWe로 정상 운전되다가 원자로 냉각재 펌프 4대 중 1대의 축방향 베어링 온도를 감시하는 스위치가 오작동을 일으켰고 이에 따라 원자로가 자동으로 맘춰섰다"고 설명했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순환시키는 장치. 이 물을 순환시키려면 베어링이 회전해야 하는데, 회전하면서 발생한 열이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원자로 가동이 자동 정지된다.

월성1호기의 가동 중단은 기기 오작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지난해 12월에도 울진1호기 등이 연이어 멈춘 적이 있어 정부의 전력수급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월성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 올해 11월이면 설계수명이 다하는 노후원전이란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7,000억원을 들여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위해 수리 등을 실시했지만 이번 사고로 과연 이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이 타당한 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재 가동을 멈추고 있는 원전은 ▦지난해 9월 예방정비 과정에서 심각한 설비 이상이 발견된 울진4호기(발전용량 100만㎾) ▦2일부터 예방정비에 들어간 신고리1호기(100만㎾) 등 모두 3기다.

지식경제부와 전력당국은 이날 전력수급에 비상을 걸고 수요관리를 통해 가능한 예비력을 500만㎾ 이상으로 유지했다. 사전 계약을 맺은 대규모 산업체의 긴급감축을 위한 수요관리시장 개설로 이날 하루 최대 110만㎾ 용량을 확보하고 절전 규제로 최대 300만㎾ 예비력을 추가했다.

무상보육 문제

2012년 1월 13일 07시 15분에 '아이엠피터'께서 올린 블로그 글을 여기 옮겨 놓습니다. 현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의 허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는 내용입니다. 원 제목은 대통령의 뻔뻔한 '무상보육'에 엄마가 뿔났다 입니다. 옮겨오면서 조금 편집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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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맞는 얘기','정말 힘들어'라고 하겠지만,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잘 모르실 것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영유아에 관한 정책은 항상 뒷북 내지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오늘은 두 아이의 아빠로 도대체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 2세까지 무상보육? 도저히 받을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올해 2세 이하 아동에게 무상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제 대통령이 정신 차리고 아주 좋은 정책을 펼친다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일까요?

일단 0세부터 2세까지 무상보육의 원칙은 어린이집을 보낼 경우입니다. 아이를 공짜로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하면 좋은 거지, 또 왜 비판하느냐고 하시는 분에게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 갓난아기를 엄마에게서 떼어 놓으렵니까?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2살까지는 아기의 발달과정에서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OECD에서도 가정양육을 권고하고 있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줍니다. 그런데 이런 양육의 원칙을 무시하고 무조건 어린이집에 갈 경우에만 무상보육을 실시한다는 것은 갓난아기를 엄마에게서 떼어 놓게 하는 일입니다.

○ 어린이집을 갈 수 없는 아이들
제가 사는 제주도 중산간 지방에는 유치원이 9곳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도를 제외한 8곳은 제가 차로 20분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유치원이 7곳이고,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치원이 1곳입니다. 
제 딸아이는 만 1세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말한 0-2세 무상보육에 해당하지만, 제가 사는 어느 곳에서도 제 딸아이가 갈 수 있는 어린이집은 없습니다. 최소 만 3세부터 유치원에서 받아주기 때문입니다.만약 아이를 무상보육에 해당하는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최소 30분을 운전해서 40킬로 떨어진 곳까지 가야 합니다. 저희 동네가 완전 산골이냐고요? 아닙니다. 제주에서 읍으로 따지면 큰편에 속하고 인구도 제법 됩니다. 그런데 읍내를 가도 어린이집은 아예 없습니다.

정책은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예 어린이집이 없는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
■ 현실성 없는 영유아 정책
저희는 영유아 양육수당을 매달 15만원씩 받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거 작성하면서 무슨 서류가 많은지 그리고 현실성이 없는지 확실히 느꼈습니다.

처음 양육수당을 신청할 때 저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25만킬로를 주행한 1997년식 아반떼 차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에서도 보험가액이 80만원 밖에 안되는 차량인데, 그것도 자가용이라고 재산으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노점상이 생계를 위해 100만원만 내고 할부금으로 1톤 트럭을 구입해서 살고 있다면 그도 양육수당 대상자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이토록 정말 없는 사람은 각종 서류를 내고 겨우 받는 양육수당을 명의만 변경해서 뻔뻔하게 받는 사람도 많습니다. 조부모 명의로 차량과 집을 바꾸는 수법으로 매달 양육수당을 받는 사례는 찾으면 얼마든지 나옵니다.

제가 사는 구좌읍은 인구수가 2만 명이고 마을만 60개가 있는 제주에서는 제법 큰 행정도시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 소아과는 한곳도 없습니다. 보건소에 가도 아이를 진료해주는 의사들이 없습니다. 단순히 열만 재주고 그저 큰 병원에 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을 함부로 가지도 못합니다. 감기와 같은 단순 증상으로 가면 병원비 할증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도시는 어떠합니까? 정작 어린이집에 가야할 아이들인 만3세부터는 오히려 혜택을 받지 못하고, 국공립 유치원이나 시설 좋은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새벽부터 대기하고,애타게 결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도시에 사는 사람이나 농촌에 사는 사람이나 모두가 나름의 불편함과 힘든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은 언제나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영유아 정책은 늘 뒷북을 치거나 현실성이 없는 정책만 펼칩니다. 

부모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키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기 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일이 부모만의 노력으로 가능할까요? 나라에 세금을 내는 이유는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일에 국가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오히려 아이를 낳기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잘 사는 사람들은 무상보육,양육수당, 이런거 신경도 안 씁니다. 돈이 많기에 사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백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 한달 수입 ㅠㅠ)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 무상보육 발언을 꺼내면서 "국가가 0~5세 아이들에 대한 보육을 반드시 책임진다는 자세로 당과 잘 협의해서 예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 보육문제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국가 성장잠재력,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국가의 운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들을 위한 투자는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투자가 말도 안 되는 정책과 일부에 그친다면 그것은 단순한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매일 새벽에 글을 마무리할 때마다 제 딸아이는 제 책상 옆에 올라와서 저를 방해합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제일 먼저 일어나 제 옆에서 놀고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서는 목숨까지 내어 놓는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투표 하나가 별거 아니겠지만, 그 투표용지에 우리 아이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정치인 출판기념회 모금, 政治資金法으로 규제해야.

언젠가 이 문제는 꼭 한 번은 제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문제는 다름 아닌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빌미로 돈을 끌어모으는 행태. 얼마 전 매일신문(2012년 1월 6일자)에서 한 가지 보도물이 나온 적이 있었다. '너도 나도' 출판기념회를 여는 이유. 이 기사에서 장성현 기자는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 초대장은 '고지서'라고 표현했다. 마침 오늘 2012년 1월 13일자 문화일보가 사설에서 거론하였다. 정치인 출판기념회 모금, 政治資金法으로 규제해야. 이 사설에서는 아예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를 '돈봉투 출판기념회'라고 부르고 있다. 이 사설을 옮겨놓고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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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법(政治資金法)의 사각지대에서 연일 성시(盛市)를 이루고 있다. 여야 모두의 ‘돈봉투 전당대회’ 추문 속에서 ‘돈봉투 출판기념회’가 넘쳐나는 것이다. 정치자금법 제12조는 국회의원·그 후보자 등의 연간 모금 한도를 1억5000만원으로 규정하고, 올해처럼 공직선거 연도에는 제13조 특례를 통해 그 한도를 2배 늘려 3억원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은 한도부터 없다. 선거관관리위원회 회계보고 의무도 없다. 인파가 운집해 개개인이 얼마나 큰 금액을 ‘책값’이나 ‘축하금’ 명목으로 내더라도 규제할 수단이 없어 대부분 편법 모금창구로 변질돼왔다.

더욱이 12일로 총선출마 공직자들의 사퇴시한이 지났고 의정(議政)보고 또한 금지되면서 정치자금 모금 한도를 비웃는 출판기념회가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해당 기관 내지 상임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 초대장·안내문이 유관 기업으로선 ‘청구서’와 다를 바 없다.

출판기념회가 실은 ‘음성적 후원회 = 돈줄’인 줄을 먼저 알고 있는 국회는 법의 허점을 더 확장하지 못해 안달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해 12월31일 밤 제31조 2항의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단체의 자금’으로 4자만 바꿔 돈줄을 넓히려 ‘야음 야합(夜陰野合)’했다. 정치개혁특위는 정치자금법 개정을 논의한다면서도 출판기념회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다.

법사위의 파렴치와 반대로 대법원2부는 12일 “정치인이 받은 금품에 정치자금과 뇌물의 성격이 섞여 있다면 그 전부를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결, 정치자금과 뇌물의 상상적 경합을 구분해 처벌 강도를 낮췄던 원심을 파기했다. 또 전국 45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회의는 고액기부자 공개 기준을 낮추고 정치자금 모금·사용처를 인터넷에 상시 공개하는 개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의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을 더 선호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주는 쪽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긴다. 후원회 공식 모금액보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수금(收金)액이 더 많은 경우도 수두룩할 정도다. 음성적 정치자금을 넘어 뇌물 성격까지 짚어봐야 한다. 출판기념회가 더는 ‘틈새시장’ 아니라 편법 정치자금의 성시라는 사실이 새삼 확인된 이상, 또 헌법 제46조가 의원에게 부과한 청렴의무, 양심의무, 지위남용 금지의무에 비춰 일정 범위 밖의 출판기념회 모금을 규제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