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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저소득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졌으며 20대는 비정규직 내에서도 임금 수준이 가장 열악한 세대로 전락했다.
11일 통계청과 한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세후 기준)은 2008년 129만6000원에서 2011년 134만8000원으로 5만2000원(4.01%) 상승했다.
하지만 20대(20∼29세)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같은 기간 124만원에서 122만8000원으로 1만2000원(0.9%) 깎였다. 2007년 118만3000원이던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115만1000원, 2010년 120만원으로 뒷걸음질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평균임금이 소폭 올랐다. 10대(19세 이하)는 2008년 49만6000원에서 2011년 53만원으로 3만4000원, 30대(30∼39살)는 158만9000원에서 176만7000원으로 17만8000원 상승했다. 40대(40∼49살)는 11만원(144만6000원→155만6000원), 50대(50∼59살)는 12만2000원(120만원→132만2000원), 60대(60살 이상)는 8000원(83만원→83만800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내용을 재가공해 얻은 결과로, 정부가 연령대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정규직과 달리 이 기간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12만7000원에서 238만8000원으로 26만1000원(12.27%) 상승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20대만이 유일하게 평균임금이 깎였다는 것은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고용 시장에서 소외받는다는 증거”라며 “이렇다 할 정책이나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복지정책마저 열악해 청년 층의 삶에 대한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88만원 세대=극심한 고용불안과 박봉에 시달리는 20대 비정규직을 가리키는 용어. 2007년 출판된 ‘88만원 세대’라는 책 제목에서 유래됐다. 책에서 20대 비정규직 임금 88만원은 2006년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 비정규직의 평균 급여 비율 0.74를 곱해 산출했으나 정부 공식 통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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