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30일 오전 11시, 송파어린이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그 동안 송파어린이도서관의 개관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과 함께 이 도서관 개관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벌써 '괴짜사서(newday70)'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newday79?Redirect=Log&logNo=80067620458 에 이 도서관 방문기가 올라와서 반가웠습니다.
전국 이백삼십이 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 분뿐이라는 여성 단체장(구청장 김영순)이 이끌고 있는 송파구청은 아토피프리 어린이집 사업처럼 돌봄의 구정을 펼치고 있는 지자체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서울의 강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규모급 어린이도서관을 개관하게 된 것입니다.
개관식이 끝난 뒤 김영순 구청장께서 호스트가 되어 그 동안 수고했던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김 구청장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큰 살림이나 작은 살림이나 살림이라는 면에서는 똑 같아요. 돈을 써야 할 곳은 어차피 써야 하는데, 어디다 우선 순위를 두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구립어린이집을 계속 확충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자치체로서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만, 저는 구립어린이집이나 학교 지원 사업, 도서관 사업과 같은 곳에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더군요. 특히 이 자리에서 입술이 부르트도록 마음을 쓴 황대성 교육지원과 과장님이 구청장님의 칭찬을 받으시고는 입술이 귀에 걸려서는 다물어지지 않으시더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잠실 지역의 재개발 조합이 개발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우체국과 파출소 등과 함께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주민자치센터를 어린이도서관으로 설계를 변경하여 시공한 곳으로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사장 도정일)이 운영의 책임을 맡았습니다. 지난 오 년 동안 제천기적의도서관을 이끌어 오던 최진봉 박사가 관장을 맡았고 직원들도 지난 1월말에 선발되어 2월부터 개관을 준비해왔습니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지하철 신천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송파라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물의 도시’ 송파구의 역동적인 물결이 퍼져가는 이미지를 도서관의 중심에 형상화했습니다. 이는 어린이들이 자연과 호흡하며 책을 읽는 마음의 파동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게 만들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도서관의 공간에 구현한 것입니다. 물동그라미여, 온 세상에 퍼져라!! 이렇게 빌어봅니다.
지하1층 지상3층에 연면적 1,273㎡ 규모의 도서관 건물에는 기본 열람공간과 이야기방, 이글루 형태로 만들어진 영유아 공간, 소극장, 다목적홀, 사무실, 보존서고, 기계실, 사무실 등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층별로 보면 1층에는 영유아와 저학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공간이, 2층에는 고학년 어린이와 자원활동가들의 공간이, 3층에는 사무실과 소극장이, 지하1층에는 보존서고와 다목적홀, 기계실 등이 배치되었습니다. 도서관 옥상의 하늘정원에는 야생화와 덩굴식물을 심어서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뿐만 아니라 야외 카페의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구상되었습니다. 모든 층의 바닥을 온돌마루로 마감했으며 내부공간은 모두 친환경 재료로 마감했습니다.
더 많은 부분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걸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만, 기존의 주민자체센터를 설계변경하여 어린이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한계도 있었습니다. 특히 저로서는 테헤란로로 이어지는 도로의 경관 심의 때문에 건물 외벽을 손댈 수 없었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베를린 제국의회와 뽕뇌프 다리를 천으로 감싼 대지미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처럼 어느 땐가 차가운 커튼월로 된 이 도서관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무지개 색깔의 천으로 한번 감싸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개관식이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경근 실장이 자기가 지금까지 본 도서관 중에서는 최고라고 해서 다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사무처로 돌아왔습니다.
'세심한 배려'를 통해 하나하나 신경을 쓸 수만 있다면 우리는 더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 온 세상의 어린이와 주민들의 행복감을 키워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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