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어린이청소년도서관 주최로 2010년 6월 15일, 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4회 국제 어린이청소년도서관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라 클라센(58) 스웨덴 바게리드 공공도서관장의 인터뷰 기사. <한국일보> 이왕구 기자의 기사. 클라센 관장 "도서관은 책 읽는 곳? 축구·게임도 하는 곳" 그 가운데 한 대목이다.
클라센 관장은 스웨덴 정부가 2005~2008년 시행한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리모델링 프로그램인 '화성프로젝트 2020'에서 자문을 맡았던 도서관 전문가. 이 프로젝트는 4~17세 어린이ㆍ청소년 100명이 직접 도서관 4곳의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바라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도서관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며 "도서관은 자료 찾고 책 읽는 곳만 돼서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이들이 상상한 도서관의 모습은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도서관은 축구도 하고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고 비디오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고 수다도 떨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속출한 것이다.
클라센 관장은 또 영상세대인 요즘 어린이ㆍ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도서관 운영계획도 주문했다. 스웨덴에서 '2008 올해의 도서관'으로 선정된 기슬라바트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좋은 예. 이 도서관에는 소형 스튜디오가 설치돼 있는데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독후감을 낭독하고 이를 녹화하면 도서관은 우수 독후감을 선정한 뒤 상영, 영상에 친숙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는다고 한다.
클라센 관장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는 한계가 없다"며 "그것을 도서관 설계에서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바게리드 도서관에서 말(馬)에 관한 책을 말 모양의 서가에 비치해두는 것이나, 꽃 형태의 서가를 제작한 것은 아이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보통 도서관 입구에 있는 안내데스크를 도서관 중앙으로 옮긴 것도 아이들의 시각으로 봐야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사서들이 도서관을 찾는 모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입구에 앉아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눈길을 줄 수 없기 때문이지요."
클라센 관장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도서관은 그들에게 즐거운 놀이의 경험을 쌓도록 해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즐거운 놀이공간'이야말로 21세기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나아갈 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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