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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9042 축구선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화제다. 최강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의 갈등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드러낸 것이 일파만파가 되고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맨 처음 기성용이 최 감독을 비난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최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한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기성용이 페이스북 비밀계정에서 최 감독을 험담한 것을 폭로했다. 여론은 기성용에게 부정적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기성용은 급히 사과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에 대한 징계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끝인가? 기성용이 사과하고, ‘군사부일체’의 윤리를 바로 세우고, 감독은 감독답게 하고 선수는 선수답게 행동하자고, 그래서 다시 하나가 되어 다가오는 월드컵을 대비하자고 하면 끝인가? 법도를 바로 세우면 되는 것인가? 결론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결론이 이상해진 이유는 문제제기의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문제가 아닌 것으로 우기는 몸짓일 뿐이다. 신기하게도 이 논쟁은 기성용의 ‘싸가지’ 문제로 급속히 수렴됐다. 기성용의 판정패를 선언하는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알고 보니 싸가지가 없다더라’라면서 결말을 흐릿하게 지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기성용은 국내파와 국외파 파벌 갈등의 주동인물이 되었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이기적 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축구경기에서 공정한 심판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기성용-최강희 논쟁에서 언론은 제대로 된 심판이었을까?
기성용에게 또 하나 가해지는 비난은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야지, 왜 뒤에서 험담을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강희 감독은 기성용의 면전에서 살갑게 충고했던가? 언론 인터뷰로 문제를 공식화 한 사람은 바로 최 감독이다. 추측 정도인 트위터 비난글을 기정사실화하고 그를 맹비난했다. 함께 팀을 이뤄 동고동락했던 선수에 대한 최 감독의 이런 처사는 합당한 것이었을까? 기성용이 페이스북 비밀계정에 올린 글은 거친 푸념 정도의 글이다. 해외파 선수를 배려하지 않겠다는 감독에 대한 푸념, 자신이 현재 속한 팀을 얕잡아 보는 것에 대한 푸념, 그리고 자신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푸념이었다. 당연히 그 글은 거칠었고 예의가 없었다. 하지만 뒷담화라는 것은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사석에서 최강희 감독은 기성용에 대해서 어떻게 말했을까? 만약 누군가 그 말을 녹음해서 보도했다면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팀플레이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국내파를 중용할 것이냐? 아니면 기량이 뛰어난 해외파를 중용할 것인가? 이 문제는 최강희 감독만의 고민이 아니라 역대 모든 대표팀 감독들의 문제였다. 그리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감독들도 모두 겪는 딜레마다. 선수 또한 마찬가지다. 해외파 선수들에게 국가대표 차출은 부담이지만 국내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커가는 선수는 되도록 출전하려고 하겠지만 충분히 큰 박지성 같은 선수는 빠지려고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하는 프로선수 입장에서 혜택을 요구할 수 있다. 그것을 어느 정도 받아줄 지 판단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감독은 이에 대해 방향을 정하고 결과로서 평가받으면 된다. 기성용이 페이스북 비밀계정에 올린 글이 문제일까? 아니면 그 글을 공개한 것이 더 문제일까? SNS의 글을 기사화 할 때 공개계정이나 비밀계정이냐 여부는 기사화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비밀계정의 글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상당성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기성용의 글은 사회적 폭로의 의미보다 기성용의 싸가지 없음을 증명하는 개인적 폭로에 가깝다. 면죄부를 주기 힘든 영역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개인적 생각을 학교가, 군대가, 회사가 징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성용 사태는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나 사생활 권리보다 감시와 통제를 우선시하는 ‘꼰대사회’라는 것을 보여준다. |
2013년 7월 10일 수요일
[시론] 기성용에게 ‘싸가지’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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