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1일 목요일

한국 ‘실질문맹률’ OECD 바닥권

한국 ‘실질문맹률’ OECD 바닥권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구열과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우리 국민들의 ‘실질 문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사대상 4명 중 3명은 새로운 직업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일상문서 해독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7일 “OECD 사무국이 1994년부터 실시해온 성인인구의 문서해독 능력 측정도구를 우리 국민에게 적용한 결과, ‘의약품 복용량 설명서 같은 생활정보가 담긴 각종 문서에 매우 취약한 사람’비율이 전체의 38%로 OECD 회원국 평균(22%)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일상적인 문서를 겨우 해석해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직업이나 기술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힘든 사람’도 37.8%나 됐다.

OECD 국가 문서해독 능력 비교는 구직원서, 봉급명세서, 대중교통시간표, 지도 등 일상적인 문서를 이해해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비교한 것으로, 각종 첨단정보가 일상화한 선진국 사회에서는 글씨해독 여부만 보여주는 단순 문맹률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문맹률로 간주된다.

최근 발간된 ‘2004 한국 교육·인적자원 지표’에 따르면, 선진사회의 복잡한 일상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서해독 수준 이상을 갖춘 사람은 21.9%, 전문적인 정보기술(IT) 등 첨단정보와 새로운 기술, 직업에 자유자재로 적응할 수 있는 고도의 문서해독 능력을 지닌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고도의 문서해독 능력을 가진 인재의 비율은 노르웨이(29.4%), 덴마크(25.4%), 핀란드 캐나다 (이상 25.1%), 미국(19%)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의 문서해독 능력을 비교하는 OECD의 국제성인문해조사 점수 역시 258.9점으로, 조사대상인 22개국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단순히 문자를 읽을 줄 아는가가 아니라 의약품이나 제품설명서 등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능력을 진단한 것으로 우리 교육이 실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기보다 입시 위주이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특히 대학 졸업자의 점수도 낮다는 것은 우리나라 고등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희정기자 niv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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