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국내 유일의 출판전문지를 운영하면서 국내의 척박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책은 시대를 기록하는 만큼 매체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나라의 현실을 진단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운을 뗐다.
이에 시모무라 사장은 일본 현실부터 설명했다. “일본의 대형 출판사인 고단샤도 솔직히 형편이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 만드는 작업은 정말 흥미 있고 재미있는 일이다. 현재 일본 각지에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처럼 일본도 휴대전화와 TV 등에 의한 시각적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라 밝히고 “그럼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어 미래를 이끌어가는 청년, 청소년들에게 보급한다는 게 정말 멋진 작업”이라고 말했다.
다테노 이사는 “일본 출판 전문가로서 미래에 대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출판은 단순히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 대표 설명처럼 시대의 창이며 시대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출판 미래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콘텐츠는 분명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를 대비하는 젊은이들은 책을 읽는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한국 ‘출판저널’ 정윤희 대표와 일본 ‘미디어펄’의 시모무라 데루오 사장, 다테노 아키라 일본출판문화국제교류회 이사. |
다테노 이사는 “한국의 출판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어떤 책을 일본에 도입하는 게 좋을지 한국 지인들과 상담해왔다”며 “특히 출판저널에 연재된 콘텐츠 가운데 도서관의 역할이나 좋은 도서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일본에는 4800개 도서관이 있지만 도서관 역할을 증대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42년을 출판 편집자로 일하다 15년전 독립해 수십종의 출판 전문 서적을 펴낸 시모무라 사장은 “한국과 일본은 각기 환경과 조건이 다르지만, 같은 꿈과 희망을 좇는 한국 출판시장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리면 책 판매가 더욱 어려울 수 있지만, 우수 콘텐츠 생산과 좋은 책을 만드는 노력은 더욱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출판학회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도쿄경제대학에서 국제세미나를 갖고 3국 간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도쿄=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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