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ㄱ씨는 지난달 27일 여옥 전쟁없는세상 활동가가 교도소 안으로 넣어주려던 도서 5권을 받으려다 교도소로부터 반입 불허 조처를 당했다. 지난달 11일부터 법무부가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해 우송·차입 방식의 도서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직접 도서를 구입하는 것만 허용하는 지침을 전면 실시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단독] “교도소로 책 넣어주는 것 금지” 영치금 구매만 된다는 법무부)
ㄱ씨가 반입을 허가받지 못한 책엔 <82년생 김지영>과 종교서적, 절판된 여성학 도서 등이 있었다. 군산교도소에 수감중인 ㄴ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역시 여옥 활동가가 지난달 8일 <병역거부-변화를 위한 안내서>를 넣어주려 했지만 교도소 쪽에서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교도소 쪽에선 불허 이유에 대해 ‘교정시설이 선정한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민변)와 공익변호사단체 두루 등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ㄱ씨와 ㄴ씨를 대리해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지침이 수용자의 알 권리와 정보 접근권 등을 보장하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박한희 민변 변호사는 “형집행법 제47조 2항은 도서구독을 원하는 경우에는 유해 간행물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도서구독을 허가하고 예외적으로 불허한다”며 “법무부 지침은 법률 근거 없이 우송·차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위배”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지침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으로 수용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송대리인단은 “법무부는 도서를 통해 담배 등과 같은 금지물품이 들어온다고 하지만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서뿐만 아니라 편지, 우황청심환 등을 통해서도 (금지물품이) 들어온다”며 “도서를 금지하면 금지물품 반입이 해결될 것처럼 하는 건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옥 활동가는 “영치금을 통한 도서 구매만 가능해지면서 수용자들이 영치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어 주변 사람들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도서접근권 제한도 문제이지만 본인과 본인의 가족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는 가혹한 처사라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이동해 헌법소원 청구서를 접수했다.
글·사진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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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1269.html?_fr=mt2#csidxbfead37df97de17906cea4042ebe6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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