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1] 고등교육정책-뉴 캠퍼스(상)
세계 각국의 대학혁신 사례를 취재·보도하고 있는 영남일보가 ‘일본편’(영남일보 2018년 11월29일~12월26일 6회 보도)과 ‘독일편’(2019년 5월21일~7월2일)에 이은 셋째 순서로 이스라엘의 대학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이번 ‘대학혁신의 길Ⅲ-이스라엘을 가다’에서는 이스라엘 고등교육위원회(The Council for Higher Education)의 대학발전 정책, 주요 대학의 혁신 방향, 세계 3대 연구소 중의 하나인 와이즈만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등을 집중 보도한다. 또 ‘창업 국가’로 불릴 정도로 활발한 이스라엘의 창업 정책을 소개한다. 유대인은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약 100년 전인 19세 중엽부터 대학설립과 과학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지켜본 유대인들은 장차 나라가 생길 경우 과학기술력이 있어야 국가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유대 민족주의 운동인 시온주의(Zionism)보다 몇십년 앞서 유대인 대학 및 과학연구소 설립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920년대에 팔레스타인 사막지역에 유대인 대학과 과학기술연구소가 설립되기 시작한다. 국가를 세웠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나라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과학인재라고 보고 한푼 두푼 모은 성금으로 사막에 대학과 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등 유대인 과학자들이 대학교육과정 마련과 과학연구소 설립 등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에 성공하면서 대학과 기술연구소는 국가형성에 필요한 인재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대학육성전략을 수립하고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가재정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고등교육委, 6개년 프로젝트 가동
대화식프레젠테이션·비디오 등
디지털도구 활용 학습체계 구축
모든사람이 접근 가능한‘개방형’
국민의 재숙련과 기술 향상 목표
2022년 유학생 2만2천명 유치 계획
고등교육기관‘국제적 명성’강화
이스라엘 고등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고등교육위원회(CHE)는 예루살렘 알버트 아인슈타인 광장 내에 있다. 아인슈타인 광장 내에는 아인슈타인 기념관, 고등교육위원회, 이스라엘 과학재단 등 교육과 연구지원기관이 입주해 있다. 아래 사진은 아인슈타인 광장 표지석.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이스라엘 고등교육위원회(CHE) 위원들이 대학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CHE는 정치·행정으로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5명의 위원 가운데 3분의 2가 대학과 연구소의 교수들이다.
이스라엘 고등교육위원회(The Council for Higher Education)는 대학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6개년 계획(2017~2022)인 뉴 캠퍼스(The New Campus)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뉴 캠퍼스 구상의 시작은 인터넷 혁명이다. 인터넷 혁명은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 방법 및 취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대학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 인터넷 혁명으로 기존 대학 커리큘럼이나 교수법으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정 직업의 소멸과 새 직업군의 탄생, 평생 학습체계의 세계적인 변화, 그리고 이스라엘과 해외 고등교육기관 간의 광범위한 학제간 융합연구 및 지식 교환이 필요해짐에 따라 대학혁신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 뉴 캠퍼스 구상이다. 뉴 캠퍼스는 이스라엘 대학이 21세기에 적응하고 교수와 학생이 다른 학문 분야 간, 학제 간 장벽을 제거하면서 개방성과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스라엘 고등교육위원회 기획예산위원회(The Planning and Budgeting Committee) 위원장인 야파 질버샤츠(Yaffa Zilbershats) 교수를 만나 뉴 캠퍼스의 비전에 대해 취재했다.
◆디지털 학습
고등교육위원회는 인터넷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교육법인 디지털 학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학습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 학습 과정이 개발되고 있다. 인터넷 활용은 수업 중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여 지식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고등 교육 과정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교육의 질과 학습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교수들의 지식 이전을 촉진시키고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대화식 프레젠테이션 및 비디오와 같은 다양한 도구 및 옵션을 제공하는 최첨단 온라인 교육 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과정은 무료이고 개방적이라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과 일반 대중이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배우도록 해 사회적 지식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스라엘은 글로벌 디지털 학습 혁명과 연계하기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과 MIT가 설립한 국제 edX 플랫폼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이 플랫폼에 가입한 현지 학술 기관은 이스라엘 플랫폼에 강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국가 주도적 사업인 디지털 이스라엘 (Digital Israel)은 사회복지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디지털 학습 촉진을 통해 20대 이후 세대에게 새로운 지식에 쉽게 접근하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역동적으로 변한 고용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국민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워 일터를 바꿔야 하는 만큼 뉴 캠퍼스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지식과 전문 직업을 넓히기 위해 재 숙련이나 기술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또 젊지만 시대에 뒤처진 학생들,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자신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새로운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노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 뉴 캠퍼스의 비전이다. 이스라엘은 뉴 캠퍼스를 통해 사회의 서로 다른 부문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다문화 및 세대 간 대화를 증진시키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학제 간 융합교육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는 노동 시장의 요구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기업은 광범위하고 균형 잡힌 교육을 통해 협업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 캠퍼스는 수 백년 동안 존재해온 학문 분야를 보존하기는 하지만 학제 간 연구를 방해하는 장벽을 혁신적으로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다른 주제를 동일한 대학 학위에 통합하는 새롭고 다양한 조합을 허용하는 이중 전공을 장려한다. 예를 들어 이공계열 학생들도 인문학을 배우도록 하고, 인문사회학과 학생들은 기술 분야도 이중 전공을 할 수 있게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국제주의 강화
고등교육기관의 국제화 강화는 유능한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 고등기관의 국제적 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이스라엘 학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고등 교육의 국제화 촉진은 학문적 관점뿐만 아니라 정치적(외국과의 외교적 관계), 사회적·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고등교육기관 유학생의 비율은 약 1.4%에 불과하다. 이 비율은 현재 약 6%인 OECD 국가의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스라엘의 고등교육기관에서 대부분의 교육이 히브리어로 진행됨에 따른 언어장벽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유학생들의 배우자에 대한 비자 및 노동 허가 제한과 같은 정치적 장애물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CHE(고등교육위원회)와 PBC(기획예산위원회)는 여러 제약요인을 제거해 2022년에 약 2만2천명의 유학생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2017년 유학생 약 1만1천명 대비 두배로 늘어난 수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7~2022년 사이에 국제 박사후 학생 비율은 120%(1천43명에서 2천300명)로 증가하고 국제 박사 과정 학생은 60%(791명에서 1천265명)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같은 해에 국제 석사 학위 학생 수를 두 배(1천462명에서 3천명)로 늘리고 국제 학사 학위 학생 수도 30% 증가(1천933명에서 2천500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름학기 등 단기 프로그램 유학생 수도 150%(6천명에서 1만5천명) 늘릴 방침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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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2] 고등교육정책-뉴 캠퍼스(하)
◆클라우드 시대의 열린 과학
이스라엘도 과학 연구에 모든 사람이 접근을 쉽게 하도록 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열린 과학(Open Science)으로의 전환에 착수했다. 이것은 한 연구원에게 거의 또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결과가 다른 연구원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유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 과학으로 인해 기초 연구가 주요 업무인 학계에서부터 산업계 및 비학술 단체의 연구원, 나아가 일반 대중에게도 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열린과학은 출판을 통한 데이터 수집, 처리 및 분석을 포함한 과학 연구의 모든 단계를 포함한다.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연구자가 관찰·측정 및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로 가능해진 데이터 공유 방법론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다.
열린 과학 정책은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단계에서부터 혁신적인 연구 방법과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과학 출판도 신속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연구 결과를 배포할 수 있는 공개 접근 방식으로 전환된다. 값비싼 구독료로 인해 접근이 차단된 각종 데이터 및 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과학연구의 협업을 확대해 연구 성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개인맞춤의약개발·양자과학 등
PBC, 주력 연구 프로그램 진행
全국민 대상으로 창업교육 강화
10개 大 캠퍼스엔 혁신센터 계획
하이테크 관련 인력 양성에 주력
◆주력 연구 프로그램
고등교육위 기획예산위원회(PBC)는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몇몇 연구에 국가예산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주력 연구 프로그램(The Flagship Research Program)도 진행하고 있다. PBC는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Personalized Medicine) △양자과학과 기술(Quantum Science and Technology)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등을 이스라엘의 주요 연구주제로 정했다. PBC는 이 세 과학 분야에 대한 일관된 국가적 투자가 이스라엘 연구 능력 향상과 세계 지식 분야에서 이스라엘의 지위를 격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은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은 개인의 유전적·생물학적·습관적·환경적 차이를 고려한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이스라엘 및 전세계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다. 연구실과 의료기관에서의 수년간의 광범위한 임상 데이터는 같은 의약품이라도 동일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 간에 효능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에게 같은 처방을 하더라도 환자마다 진행상태가 매우 다르다.
이스라엘의 개인 맞춤형 의학 이니셔티브(IPMP)는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이스라엘 병원과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건강유지기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 임상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지원자의 게놈 시퀀스와 함께 이들을 검사하면 새로운 치료법의 발견 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의학 분야 연구에서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자 과학과 기술
이스라엘은 양자 과학과 기술 분야에 국가적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자과학 분야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켜 이 분야에서 국제 연구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슈퍼 컴퓨터 제작, 도청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암호화된 통신, 기존 컴퓨터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시스템 시뮬레이션 개발, 기존 제품보다 훨씬 민감한 센서, 신물질 개발 등이 포함된다.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과학은 다양한 학문 분야 및 상업적 응용과 관련된 데이터의 수집, 관리, 처리, 분석 및 시각화를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이 분야에서 지난 몇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며, 산업계·대학 및 사립 연구 기관 등에서 집중 투자가 이뤄졌다. 데이터 과학은 전 세계적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양과 가용성이 크게 증가하고, 크고 다양한 데이터 세트를 처리하고 분석하기 위한 방법, 알고리즘 및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스라엘은 데이터 과학은 실질적으로 모든 학문 분야의 연구를 진척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밀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및 인문학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데이터 과학에 집중 투자해 연구와 교육 측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 국가와 대학
이스라엘은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 불린다. 대학과 연구소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하고 실제 많은 국민이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대박을 노린다. 현재 이스라엘은 나라전체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혁신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뉴 캠퍼스’ 비전은 전 세계의 선도 기관에서 실시되는 실습과 마찬가지로 모든 학문 분야의 학생과 교수진을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세계에 노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워크숍, 경연 대회, 해커톤 및 자율 모임을 통해 캠퍼스에서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킨다. 또 뉴 캠퍼스는 학생들이 능동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게 도와 주며, 획기적인 혁신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고등교육기관을 변모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가 정신 및 혁신 센터가 각 대학 캠퍼스에 설립될 예정이다. 모든 대학생은 기업가 정신 교육을 받고 강사 및 연구원은 물론 전문 멘토와 협력하여 사회에 영향을 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 및 혁신센터를 통해 캠퍼스에 혁신과 창조성을 높이고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강화해 캠퍼스를 기업 생태계로 전환시키고자 하고 있다.
뉴 캠퍼스 플랜을 통해 10개 대학 캠퍼스에 기업가 정신 및 혁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히브리대, 텔아비브대, 테크니온 공대 등에 센터를 설립해 캠퍼스에 혁신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창업을 권장하기 위해서다. 또 예루살렘 시청사 등 자치단체 공간도 대학과 연계한 창업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나아가 창업을 위해 최근 3년간 하이테크 관련 전문가 학생을 두 배로 늘리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하이테크 지식이 필요한 만큼 컴퓨터사이언스, 데이터사이언스, 전자공학 등 하이테크 인력을 키워 창업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야파 질버샤츠 PBC위원장은 “스타트 업은 옛날 구닥다리 방식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 기술과 인터넷 지식 등이 있어야 가능하다. 디지털 학습을 강화하고 비주얼·테크놀로지 활용, 자동실현 시스템 활용 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첨단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캠퍼스를 창업과 혁신의 공간으로 변모시키자는 것이 뉴 캠퍼스 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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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3] 테크니온공과대학교
테크니온공과대학(TECHNION 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전세계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이스라엘이 창업국가·혁신국가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테크니온공대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하기 36년 전인 1912년 4월11일에 학교건립을 위한 초석이 놓여졌다. 전세계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산업혁명으로 통신과 인쇄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반(反)유대주의에 맞선 조직을 본격화하던 시점이다. 당시 유대인들은 국가재건을 위해서는 기술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오스만투르크가 지배하던 팔레스타인 사막지역에 학교를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 북부인 하이파지역이다. 1924년 17명의 학생(1명은 여학생)으로 정식개교했다. 당시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직접 학교를 둘러보고 커리큘럼 구성 등 학교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자신이 직접 강의는 하지 않았지만 제자와 동료 과학자들이 테크니온공대에서 강의하도록 했으며, 자신은 독일에서 처음으로 후원그룹인 테크니온 소사이어티를 결성해 물심양면으로 학교발전을 도왔다. 테크니온공대는 과학기술강국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로이터 통신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0개 대학’에 지난 3년간 포함됐다. 세계대학 학술랭킹(상하이랭킹)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세계 100대 대학에 포함됐으며, 이스라엘 대학 가운데는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이스라엘 최고 대학이다. 이공계대학으로서는 세계 50위권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교수와 연구진 수준을 비교한 세계랭킹에서 8위를 차지했는데 미국대학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현재 공학, 의학, 자연과학 등 18개 학부에 1만4천500여명이 재학 중이며 이 가운데 외국유학생은 1천명 정도다. 학부생이 약 1만명이고 석사과정 3천100여명, 박사과정 1천100명이며, 교수진은 550여명이다. 60개의 연구센터와 133개의 학술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길 라이너(Gil Lainer) 대외홍보국장을 만나 테크니온공대의 경쟁력을 취재했다.
컴퓨터사이언스·전기공학 학부
1960년대 이미 신설 미래 대비
아인슈타인이 학교 설립에 관여
기초학문·안보 연구 방향 설정
현재는 나노·물기술 분야 선두
美·中 연구소와 글로벌 협력도
USB메모리·아이언돔 등 개발
구글·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
테크니온공대 주변 연구소 마련
◆세계 과학기술연구 선도
테크니온공대는 개교 후 치열한 논쟁을 거쳐 순수기초학문을 연구하고 건국과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학문연구를 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국가를 유지하고 국제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인력 공급을 위한 대학운영을 표방한 것이다. 테크니온공대는 짧은 대학역사에도 불구하고 미래전략 과학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연구로 국제적인 이공계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50년대 초반 개설한 항공우주학부다. 당시만 해도 많은 국가가 항공우주산업에 무관심한 상황에서 테크니온공대는 이를 미래전략산업으로 보고 연구에 매진한 것이다. 그 덕에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은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드론개발, 방위산업 등에서 세계 상위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테크니온공대는 또 60년대에 컴퓨터사이언스(CS)와 전기공학(EE) 학부도 신설했다. 컴퓨터가 상용화되기 휠씬 앞서 이미 학문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나아가 1969년에는 의과대학을 설립한다. 이공계학교에 의과대가 왜 필요하냐는 문제제기도 있었으나 ‘미래과학은 의학기술도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설립이 허가됐다. 이 같은 선견지명으로 테크니온공대는 의학과 과학을 접목한 새로운 영역에서 전세계 선두주자의 위치를 확보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과학과 의학의 융합연구로 바이오, 의료용로봇 등 테크놀로지가 기반이 된 의학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에는 나노테크놀로지와 물기술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나노테크놀로지로 히브리어로 된 초극소형 바이블을 3개 제작해 학교와 교황청 등에서 보관하고 있다. 테크니온공대에는 물 관련 세계적인 연구소가 있다. 물처리, 재활용, 물보안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테크니온공대는 앞으로는 학생의 50%가 현재 없는 산업에 종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디지털 스킬을 키우는 데 교육중점을 두고 있다. 변호사 등 비과학분야 종사자도 데이터나 디지털 기반을 확실히 하도록 하고 있다. 태양에너지, AI, 자율주행차, 바이오, 치매 등 각국에서 기술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인 거의 모든 분야에서 테크니온공대는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니온공대의 글로벌 협력관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미국 뉴욕에 있는 제이콥스 테크닉-코넬연구소(Jacobs Technion-Cornell Institute)와 중국 광둥성 산 터우에 있는 광둥-테크니온연구소(Guangdong Technion Israel Institute Technology·GTIIT)다.
제이콥스 테크닉-코넬연구소는 2008~2009년 미국 금융위기 때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금융일변도인 뉴욕경제의 구조개혁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구상하기 시작했다. 뉴욕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분야 외에 새로운 혁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 뉴욕 포트폴리오 플랜에 따라 국제적인 공모를 거쳐 코넬대와 테크니온공대 컨소시엄인 제이콥스 테크닉-코넬연구소가 선정된 것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테크니온공대의 혁신성과 기업가정신 교육체계를 배워 뉴욕을 창업의 허브, 혁신의 허브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뉴욕 루스벨트섬에 캠퍼스가 조성됐으며, 미국내에서 완전학 학위를 주는 유일한 외국 대학이다. 이는 당시 뉴욕에 매년 3천~4천명이 스타트업을 하는데 이 가운데 10% 정도가 이스라엘 사람인 것을 블룸버그 시장이 주목하고 이스라엘 대학 가운데 가장 혁신성이 높고 창업시스템이 잘 돼 있는 테크니온공대와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광둥-테크니온연구소 또한 비슷한 과정으로 설립됐다. 세계 30대 부자로 알려진 홍콩 Sun Yefang Foundation의 이사회 회장인 리 카싱(Li Ka-shing)의 제안에 의해 개교했다. 광둥성 산 터우 출신인 리카싱은 고향에 세계적인 기술대학을 설립하기로 하고 전세계 70여개 대학을 견학한 후 테크니온공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역시 테크니온공대의 혁신성과 기업가정신 교육체계를 높이산 것이다. 리카싱의 기부와 광둥성, 산 터우 지자체의 예산 등으로 최첨단 캠퍼스를 조성해 2017년 8월 개교했다. 광둥-테크니온연구소의 비전은 과학 및 기술 분야의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세계적 수준의 국제 대학이 되는 것이다. 테크니온공대의 노하우를 물려받아 산 터우 및 광둥성에서 하이테크 산업 생태계를 육성한다. 영어로 교육하며 재료공학과, 식품공학과, 화학공학과, 환경공학과 등에 5천명 정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희망
세 명의 노벨 수상자가 있는 테크니온공대는 게임 체인저로 인정받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화학분야에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4명인데 3명이 테크니온공대 출신이다. 또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USB메모리와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인 아이언돔(Iron Dome) 등 획기적인 발명품은 테크니온공대 출신들이 최초로 개발했다. 미국 나스닥시장 등록 기업은 국가별로 이스라엘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인데, 이 이스라엘 기업의 3분의 2가 테크니온공대 출신이 이끌고 있다고 한다. 테크니온공대 졸업생의 70% 이상이 이스라엘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첨단 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회사는 이스라엘의 기술 인력 중 85%를 테크니온공대 출신으로 고용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14년 사이 20년 동안 테크니온공대 출신들이 무려 1천602개의 기업을 창업했다. 업종비중은 ICT가 53%, 생명과학이 24% 등으로 기술선도형 기업이다. 이 가운데 800개 이상의 기업이 아직도 활동 중이다. 또 300개 기업은 합병이나 인수되면서 260억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창업으로 인해 최대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테크니온공대는 자체 분석하고 있고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현재에도 교수나 대학원생 등에 의해 매년 12~15개의 스타트업이 이뤄지고,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테크니온 회사에 최대 3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 기술 상용화로 연간 3천500만달러의 수익을 얻고 있다.
테크니온공대 연구진과 학생들의 혁신성과 기업가정신을 높이 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테크니온공대 주변에 연구소를 마련하고 있다. 테크니온공대 출신 연구원, 졸업생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 혁신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그동안 테크니온공대 출신들이 일궈낸 혁신적인 기술이전 사례를 보면 왜 글로벌 기업이 테크니온과의 협력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몇년간 과학·정보기술분야에서의 혁신기술을 보면 △나노미터 척도 광학 센서(Optical sensing at the nanometer scale) △효율적 수소 생산(Efficient Hydrogen production) △블랙홀 에너지 연구 △단일 광자 방출(Single photon emissions) △생명과학, 의학, 바이오메드, 의약 △항바이오 저항성(Antibiotic resistance) △심박조율기 줄기 세포(Pacemaker stem cells) △새 항생제(New type of antibiotics) 등 굵직한 것이 많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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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4] 텔아비브대학
텔아비브대학(Tel Aviv University·이하 TAU)은 1956년 3개의 교육기관이 합병돼 탄생했다. 텔아비브 법과대학(1935년 설립), 자연과학연구소(1931년 설립), 유대인연구소(Institute of Jewish Studies)의 3개 연구 기관이 합치면서 개교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이자 전세계 유대인 대학 가운데 가장 큰 대학이기도 하다. 포괄적인(종합적인) 고등교육 기관인 TAU는 과학, 인문, 예술 분야에 걸쳐 9개 단과대학, 125개 이상의 학과(부)에서 3만명 이상이 공부하고 있다. 해외유학생 비중은 10%이다. 1만5천명이 학부생이다. 학제 간 협력이 대학문화의 핵심가치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적극적인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21세기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이다.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커리큘럼을 최초로 만든 학교로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국가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년 QS조사에서 교수 1인당 인용횟수에서 세계 21위, 이스라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1천여명의 교수진은 대부분 해외학위 소지자들이다.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젊은 연구원 연구보조금 지급에서 172개 연구기관 중 4위를 차지했다. 2018년 상하이 랭킹에 따르면 컴퓨터학부 세계 37위, 심리학·생물학·수학·법학 75위, 경제·통계·사회학 100위권 내 등 많은 학문분야에서 세계 톱100에 들었다. TAU 국제부서 모린 메이어 아디리 국장과 다나 마타스-애플레로트 아시아 부서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학제 간 융합연구
TAU는 다양성을 지닌 고등교육기관이다. 거의 모든 학과(부)가 있을 정도로 이스라엘 내 최대 종합대학이다. 대부분의 학과(부)가 국제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수준이 높은 것 또한 자랑이다. 국제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교수진을 확보해 교육과 연구 두 분야 모두 강점을 가지고 있다.
TAU는 이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학문 간 경계를 허문 융합연구대학의 선두주자이다. 의학, 철학, 윤리, 과학, 예술 등의 경계를 설정하지 않고 인체와 환경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는 르네상스 정신으로 미래를 위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교수와 연구원들이 다른 분야 동료들과 협력을 통해 지식의 경계를 넘는 연구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와 생물학자는 뇌 영상으로 감정을 매핑하고 생물학적 용어로 의식을 정리하지만 철학자는 이것이 가능한지 또는 도덕적인지를 같이 연구한다.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연구는 생명과학부, 의학부, 컴퓨터과학부 연구진이 융합연구를 통해 의학, 농업,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의 연구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
학제 간 연구는 인문, 예술분야에서도 활발하다. 문화연구는 학술 연구, 논평, 과학글쓰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문학, 역사, 디지털문화 간 상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예술분야 또한 TV, 영화, 음악, 연극, 건축 및 사진 등 학제 간 만남을 통해 예술의 보편적 기반을 발견하고 확장하고 있다.
◆우수센터 연구 주도
이 같은 학문 경계를 허문 연구를 다방면으로 진행해 약 130개의 연구소 및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나노과학, 뇌연구, 생물정보학, 사이버보안, 신경과학 등의 분야에서 학제 간 연구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TAU는 이스라엘 최대의 슈퍼컴퓨터와 중동 유일 천문대를 보유하고 있다. 곡물개선연구소(The Cereal Crops Improvement Institute)는 세계 여러 나라에 향상된 품종의 종자를 공급했다.
전세계 유대인 대학 중 가장 커
교수 1천여명 대부분 해외학위
중동서는 유일하게 천문대 보유
年 평균 75개 새로운 특허출원
매년 6월 사이버 안전회의 개최
전세계 8천여명 모여 공동 연구
TAU는 130개 연구기관 운영을 위해 연구개발부총장 직속으로 연구청을 두고 있다. 이 연구청은 △국내외 연구지원정보 수집 △연구제안서 작성 대행 △연구 계약 △연구 예산 관리 △연구 성과 모니터링 △정책 홍보 등을 담당하며 연구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TAU는 이 같은 체계적인 연구시스템으로 이스라엘 정부에서 전략적 지원을 위해 선정한 11개 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 중 7개에 독자적으로나, 다른 연구소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집단 외상 연구(mass trauma research)와 식물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연구는 TAU가 주도하며, 양자(quantum)세계연구는 와이즈만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근대유대문화연구, 빅뱅연구 등 5개 연구는 다른 기관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TAU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우수센터 지원은 세계 최고 연구센터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수센터에 혁신연구와 학제 간 연구를 장려해 혁신적인 연구성과물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향후 인문, 사회과학분야까지 포괄해 30개 우수센터를 지정하고 15년간 집중적으로 재정지원을 할 방침이다.
◆사이버보안 이슈 선점
TAU는 매년 6월에 국제 사이버 안전회의를 개최하는데 전 세계에서 8천명 이상의 사이버보안 관련자들이 TAU에 모인다. 올해 사이버 주간 행사는 지난 6월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는데 60개 이상 국가에서 사이버 보안 전문가, 정책 입안자, 기업가, 투자자 및 학계가 TAU에서 개최된 제9회 국제 사이버 안전 회의에 참석했다. TAU의 블라바트닉(Blavatnik) 학제 간 연구센터와 이스라엘 국립 사이버국, 이스라엘 외무부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참석자들은 국제 사회가 직면한 사이버 보안 위협,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협력 및 사이버 기술의 최신 발전을 다루는 수십 개의 세미나, 워크숍, 대회 및 원탁 회의를 진행했다. TAU는 현재 미국, 독일, 인도,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 세계 여러 나라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사이버 분야에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TAU가 국제 사이버 안전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융합연구를 통해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학계, 기업 및 국제 협력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최초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회의가 열리는 사이버 위크(Cyber Week) 때는 군대, 다국적 기업, 싱크탱크 등에서 최고의 사이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여 증가하는 전 세계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한다. 세부 주제로는 사이버와 여성, 사이버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는 방법, 사기의 위협, 사물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이 다뤄졌다.
◆기업가정신 첫 도입
TAU는 오늘날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전하고 대학이 스타트업의 산실이 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에서 학교 커리큘럼에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처음으로 도입한 대학이다. 첨단기술개발에 학제 간 융합이 필요하듯이 기업가정신 또한 공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일부 학과(부)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생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규 교과과정에 강좌를 개설했다. 기업가정신센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모든 학부에서 비즈니스 및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다. 사회적 기업가정신은 교육, 복지, 환경, 빈곤 감소,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대부분 프로젝트는 협회나 공익기관 형태로 비정부 및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된다. TAU는 이들 사회적 기업이 자선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소득을 창출하도록 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가지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혁신과 창조성을 사용해 지속가능한 사회 및 환경 솔루션을 창출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루도록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라못(RAMOT)과 타워벤처
TAU는 그동안 2천400개의 특허를 등록해 연간 평균 75개의 새로운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이는 60개 이상의 신생기업과 200개 이상의 라이선스 및 옵션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TAU는 2018년에 37건의 미국 특허로 세계 대학 가운데 66위, 이스라엘 내 1위를 차지했다. 특허의 실용성과 기술력도 높아 현재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암, 당뇨병, 기타 주요 질병에 대한 25개의 새로운 약물과 치료법이 TAU 파트너들의 개발 파이프라인에 있다.
이처럼 TAU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이전을 맡고 있는 대학 기술이전회사인 라못(RAMOT)과 그 자회사인 타워벤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못은 대학내 130개 연구기관과 교수, 학생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특허등록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규모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전혀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는 만큼 잘 관리해 최대한 상용화가 가능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라못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망한 혁신에 대한 투자를 개시, 관리 및 장려한다. TAU에서의 혁신을 통한 성과물인 연구결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최대한 활용법을 찾는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응용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고, 차세대 더 큰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회사인 타워벤처는 학생, 연구원, 교수 등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회사설립이나 투자유치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아이디어가 새로운 창업을 위한 새싹으로 성장하도록 전문가 멘토링과 투자자 매칭 등을 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가정신 커리큘럼은 창의적 사고 강좌, 이노베이션 강좌, 새로운 걸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강의, 법학과 스타트업 등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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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5] 히브리대학교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학교(The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는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이 그들 조상의 땅인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족주의운동 결실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후반 처음 히브리대가 제안될 때부터 유대 민족의 성지(聖地)인 예루살렘에 입지를 검토하면서 진행됐다. 1918년 히브리대의 초석이 놓였고, 7년 후인 1925년 4월1일 히브리대 스코푸스 캠퍼스가 완성되었다. 1949년 5월 의과대학을, 1949년 11월 법과대학, 1952년 농업연구소를 설립했다. 1925년 같은 해에 개교한 테크니온공대와 함께 이스라엘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학이자 이스라엘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랭킹 100위 안에 포함된 최고 명문대학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총리 4명, 노벨상 수상자 15명, 필즈상 수상자 2명을 배출했으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국제 학계에 영향력이 큰 유대인 학자들이 학교 설립에 크게 기여했다. 개교 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구상된 히브리대는 도서관에 방대한 유대인 자료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부흥의 꿈을 실현하는 대표 연구·교육기관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히브리대는 학문 및 교육에 있어 최고를 지향하며 인류학, 사회과학, 기초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업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대학 및 학술기관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이스라엘에서 연구보조금의 3분의 1이 히브리대 연구자에게 주어지며, 유럽연합의 젊은 연구원 지원금에서 유럽 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기술이전회사를 설립했으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온라인 학습을 제공하는 코세라(Coursera)에 최초로 가입한 기관 중 하나다. 현재 2만3천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학부생이다. 외국인·유학생은 2천명이 넘는다. 히브리대의 비전은 공공성, 과학발전, 교육 및 전문지도자 육성이다. 또 유대인의 문화와 지식·전통의 보존 및 연구에 목표를 두고 있다. 나아가 모든 인류를 위해 지식의 영역을 넓히는데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애셔 코헨(Asher Cohen) 총장은 “우리에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때까지 히브리대는 혁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유럽내 젊은연구원 지원금 1위
온라인학습‘코세라’최초 가입
4차 산업혁명시대 중요성 부각
컴퓨터과학 전공학생 2천명 육성
세계 대학 첫 기술이전회사 설립
지난 55년간 1만여건 특허 등록
모빌아이, 인텔에 153억달러 매각
개교 100돌 맞아 경쟁력 더욱 강화
코헨 총장 “혁신·도전 멈추지않아
◆도전 100년
대부분 오래된 대학들은 면면히 내려오는 전통을 계승하고 관례를 따르는 것에 익숙하다. 긴 시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학교를 존속할 수 있는 힘이 전통과 관례 속에 녹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히브리대는 지난 100년 동안 전통과 관례를 깨트리며 도전적인 학교 운영을 해오고 있다. 전통과 관례를 따르면 그동안 해온 것처럼 지식 창출이 일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는 학교혁신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히브리대는 세계 최고를 추구하고, 불가능에 도전하기 위해 전통과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해오고 있다. 히브리대는 그들의 가능성이 끝나는 곳이 어딘지 알지 못한다. 그곳이 어딘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난 100년 동안 질문하고, 도전하고, 혁신을 계속해왔다.
히브리대는 예루살렘에 캠퍼스 조성 후 건조한 기후를 위한 새로운 관개(灌漑)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알츠하이머 및 난소암 치료법, 농업발전, 법률 시스템, 정치·사회에 대한 새로운 이론, 생명을 구하는 스마트 차량기술 등 도전적인 연구로 획기적인 성과를 얻었다.
◆새로운 100년 도전-혁신 가속화
4차 산업혁명과 마주한 현재 히브리대는 지난 100년과 같이 전통과 관례를 깨트리고 계속해서 질문하고, 도전하고, 혁신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도전과 혁신의 100년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 100년도 도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히브리대 전통이라고 애셔 코헨 총장은 힘주어 말했다.
히브리대는 세계는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점점 더 상호 연결된 관계 속에서 사이버 범죄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기근과 가뭄 등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과제에 인류가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히브리대는 우수한 교수진 등 학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차세대 의료인, 과학자, 혁신가를 육성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이끌고 인류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지난 100년보다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시대 그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컴퓨터사이언스(Computer Science) 전공학생을 5년 뒤 2천명으로 늘리는 학사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컴퓨터 사이언스에 대한 기반지식이 필요한 만큼 현재 1천300명인 전공학생에 학과정원 증원, 문과 및 예술계통 학과의 융합전공 신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공학생을 늘리고 있는데 이미 5년 뒤 목표인 2천명 육성을 넘어섰다고 한다.
두 번째는 야심차게 조성 중인 이노베이션 파크. 사이언스캠퍼스 내에 매머드급으로 조성 중인데 완성되면 5천개의 포지션(공간)이 생긴다고 한다. 하이테크, 바이오테크, 나노테크 등 이노베이션 파크 내에서 모든 게 가능할 정도로 혁신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 있기 때문에 입주기업은 교수진, 연구원, 학생 등과 교류하면서 혁신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가 정신 프로그램이다. 기존 프로그램을 지난해 추가적으로 보완했다고 한다. 교수진, 연구원, 학생 중심에서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와도 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베짤레(Bezalei)디자인 아카데미와 아즈리에일리(Azrieli)공과대학과 협력해 예루살렘 시내에 기업가정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하고 최근 고등교육위원회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
히브리대가 이처럼 혁신에 적극적인 것은 현재의 산업 흐름을 볼 때 21세기 학생은 평생직장이 아닌 상황 변화에 맞게 여러 직장을 옮겨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지금의 직업군보다는 혁신적인 노력을 통해 도전적인 직장을 탐색하는 능력도 필요한 환경이다.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잠재능력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직업창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전환을 돕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켜 관심있는 분야에서 혁신능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이슘(Yissum)
히브리대는 1964년 전세계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기술이전회사인 이슘(Yissum)을 설립했다.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을 포함하면 세 번째다. 이슘은 지난 55년간 1만여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하고 성공적인 기술이전회사 중 하나로 유명하다.
이슘은 현재 기술이전과 공동창업 등을 위해 광범위한 외부 파트너십을 장려하면서 기술 이전 전략의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슘은 각기 다른 분야에 중점을 둔 3개의 전용 종자 투자 자금과 교수, 학생 및 지역 사회 간의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수많은 플랫폼을 관리하고 있다.
이슘의 분사 회사에는 인텔(Intel)이 153억달러 이상을 주고 인수한 모빌아이(Mobileye)가 최근에 가장 돋보인다. 모빌아이는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으로 충돌 방지 및 완화기능이 있는 자율시스템이다. 이 매각 금액은 현재 이스라엘 기술이전 역사상 가장 큰 금액으로 기록돼 있다. 히브리대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는 모빌아이 외에도 엑셀론(Exelon-알츠하이머 병의 초기 또는 중간 단계의 사람들에게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약), 독실(DOXIL-난소암 환자 치료), 전세계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방울토마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약 30여개의 기술회사가 육성 중에 있다. 알려진 다른 회사로는 Merck가 인수한 Qlight와 Canon이 인수한 BriefCam 등이 있다. 때문에 히브리대는 최고의 창업대학(Start Up off Start Up)이라 불린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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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6(끝)] 와이즈만연구소
와이즈만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는 자연 과학과 정밀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초학문 연구 기관 중 하나다. 독일 막스플랑크, 프랑스 파스퇴르 등과 함께 세계 3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꼽힌다. 1934년 영국의 기부자 레베카(Rebecca)와 이스라엘 시에프(Israel Sieff)의 아들을 기리기 위해 명명된 다니엘 시에프 연구소(Daniel Sieff Research Institute)가 와이즈만연구소의 기반이 됐다. 1949년 다니엘 시에프 연구소는 일생을 바쳐 시온주의를 이끌고 이스라엘 국가의 초대 대통령이자 저명한 화학자로 연구소의 첫 소장이었던 차임 와이즈만 박사의 75번째 생일을 기념해 와이즈만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다. 1930년대 예루살렘에서 53㎞ 떨어진 레호보트( Rehovot) 마을은 와이즈만연구소가 들어설 당시 모래 언덕과 드문드문 과수원밖에 없었으나 현재에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과학 교육 및 연구소로 주변에는 전세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27만㎡에 연구 시설, 행정건물, 주택, 유치원 등 264개의 건물이 있다. 이 가운데 역사적인 24개 건물은 보존하도록 지정됐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생물학, 생물 화학, 화학, 물리, 수학 및 컴퓨터 과학 등 기초과학분야를 연구한다. 현재 2천500명의 교직원에 30개국 이상에서 온 약 360명의 박사후 연구원, 700명의 박사 과정생, 400명의 석사과정생(MSc) 등 모두 5천명이 생활하고 있다. 석사과정생의 3분의 2는 외국학생들이다. 과학자와 그 자녀, 연구원 등 약 400명이 연구소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250개 이상의 연구그룹이 세계 최고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전세계로부터 약 1천200개의 연구지원금을 받고 있고, 지난 10년간 유럽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의 연구비만 약 1억8천800만달러를 받았다. 2018년에는 유럽연구위원 연구비 수혜 1위를 차지했으며, 기초 연구가 응용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변환되는지 측정하는 ‘Nature Index 2017’에서 6위, 과학 연구 영향의 국제 라이덴대학 2018 순위에서 9위를 각각 기록했다. 3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명의 이스라엘 대통령을 배출했다. 파인버그(Feinberg) 대학원 학장인 이릿 사기(Irit Sagi) 교수를 인터뷰했다. 이릿 사기 교수는 와이즈만연구소의 외부 현상만 취재하지 말고 이스라엘의 문화와 역사, 정서를 이해한 바탕에서 기사를 써주기를 당부했다. 또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인터뷰가 한국 교육·과학 당국은 물론 국민도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빛나는 업적
와이즈만연구소는 많은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세계 기초과학 연구·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1941년 이스라엘에 처음으로 제약회사를 설립했다. 1954년에는 이스라엘 최초의 컴퓨터이자 세계 최초의 컴퓨터 중 하나 인 ‘WEIZAC’을 제작했다. 1958년에 개교한 파인버그(Feinberg)대학원은 이스라엘에서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최초의 교육 기관이었다. 지금까지도 이스라엘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컴퓨터 산업의 토대가 이 때부터 마련됐다. 와이즈만연구소는 또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암 연구를 시작했으며, 입자 가속기 ‘koffler’도 최초로 만들었다. 1959년에는 연구소와 대학을 통틀어 세계 최초로 기술이전회사인 예다(Yeda)를 설립했다. 현재까지 약 2천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 10년간 이 특허를 바탕으로 37개의 회사가 설립되었고, 와이즈만연구소의 기술이전에 바탕을 둔 제품이 2017년 약 370억달러 상당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이스라엘 최초의 전문의약품(ethical drug·ETC)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Copaxone’이 1997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연구소는 이스라엘 첫번째 하이테크 공원인 ‘Kiryat Weizmann’을 캠퍼스 인접한 곳에 설립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또한 신경 과학, 나노 기술 및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물 학자들과 함께 일하는 수학자 및 컴퓨터 과학자들은 DNA에서부터 세포 노화, 개인 영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업적을 쌓아가고 있다. 와이즈만연구소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협력연구를 진행하면서 세계 기초과학연구를 이끌고 있다.
◆이상적인 연구환경
와이즈만연구소가 세계적인 연구소로 성장할 수 있었는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은 연구분야를 기초학문에 초점을 맞췄다. 화학, 물리, 컴퓨터사이언스, 생물학, 수학 등 5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이유는 과학의 발전은 이 5개 분야의 기초가 튼튼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소 설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알버트 아인슈타인, 와이즈만 박사 등의 신념에 따라 이스라엘을 대표하고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소의 토대를 닦은 것이다.
제약회사·컴퓨터 제작·암연구…
이스라엘서 첫 시작 분야 많아
세계 첫 기술이전회사 예다 설립
현재까지 약 2천건의 특허 등록
새 과학자 선정 기준 기초과학
독립적·창조적 연구여부 초점
실험장비·예산 세계최고 수준
기초과학자들의 ‘꿈의 연구소’
연구 구성원 수평적 관계 유지
융합연구·창의적 사고에 도움
‘학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
연구소 파인버그대학원의 모토
연구소에 새로운 과학자를 뽑을 때 5개 기초과학분야에서 연구를 얼마나 독립적으로 하는지, 창조적으로 하는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심사과정에서는 기초과학분야에서 이 과학자가 얼마나 호기심을 가지고 뭔가 새로운 것을 연구하려 하는지만 본다고 한다. 남성·여성, 국적, 종교, 정치적 견해 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오로지 이 과학자가 어떤 주제를 갖고 어떻게, 얼마나 꾸준히 연구를 성실하게 해왔는지를 살핀다고 한다.
연구소 분위기나 여건은 부러울 정도다. 과학자, 연구원, 교수, 학생 등 간에 상하개념이 아닌 파트너 개념으로 운영된다. 새로운 연구실적을 얻기 위해서는 주변 과학자나 연구원 등의 연구와 관련이 있는 만큼 수평적 관계가 형성돼야 융합연구가 가능하고 창의적인 사고와 연구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자나 연구원, 학생들이 필요할 경우 연구소내 숙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대형 유치원도 두 개나 운영하고 있다. 늘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최적을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와이즈만연구소가 많은 비용을 들여 실내 조경도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스럽게 가꾸고 있는 이유도 연구성과를 내기 위한 환경조성의 하나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게 최적의 연구환경 조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당연히 실험장비, 예산, 행정지원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원이나 과학자, 학생 등이 요구할 경우 기대이상의 연구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기초과학자들에게는 꿈의 연구소로 불린다.
◆파인버그대학원
와이즈만연구소의 파인버그대학원은 석·박사과정만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학생이 입학하는 순간부터 학위를 취득하거나 졸업할 때까지 완벽한 케어(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원 내 모든 행정과 연구조직을 학생 수요중심으로 바꾸었다. 6년째 학장을 맡고 있는 이릿 사기 교수가 온갖 저항을 이겨내고 시스템을 바꾸었다. 행정조직과 연구조직을 상호 협력 관계로 바꾸었는데 ‘학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 모토라고 한다. 학생들이 세계 어느 대학원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최상의 서비스를 받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행정지원과 연구 코디를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서마다, 과마다 배치돼 학생들이 필요할 때 항상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다 추가적으로 연구와 관련해 대화나 상의할 수 있는 교수를 학생마다 2명씩 배치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연구를 아무런 걸림돌 없이 수행하도록 해 이들을 와이즈만연구소가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릿 사기 학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이스라엘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2~3년의 군복무(여성 2년·남성 3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연령이 늦어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결혼비중도 높아 연구력에 한계가 있어 연구소 환경을 특별하게 바꿀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창조적인 연구를 위해 집같은 편안함과 서로간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4세 미만 자녀에 대해서만 케어했으나 지금은 연구소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사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와이즈만연구소는 여성 연구원을 특별히 배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여성 과학자도 육아나 가사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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