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현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https://www.facebook.com/kang.hyun.777
자본의 탐욕이 불러온 예견된 비극들.
본디 갯벌이었다. 조개보살과 망둥이거사,그리고 어민들이 공생하던 바다였다. 새만금의 비극은 오래전부터 준비되었는데 아이로니컬하게도 방조제 물막이는 노무현정부에서 최종 완공되었다. 삼배일보가 등장하던 시절. 전북은 전남과 더불어 경제적 소외 등을 겪으면서 개발만이 살길이라고 믿는 그 표징이 새만금이고 새만금 풍력에서 새만금공항, 새만금항만까지 그려졌다. 비극이다. 무안공항, 양양공항 등 대부분 작동 불능인데 수도권에서 가까운 새만금공항이 가능할까. 어떤 건축가는 새만금에 베네치아 같은 바다도시를 그렸는데 그냥 상상의 나래다. 이웃 군산도 항구로서 허약한데 어떻게 물류가 새만금으로 몰려올까.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그릇된 선택이라 충고하면 지역 사정 모른다,심지어 지역차별 비판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잼보리는 그 극적인 상징이다. 소금끼가 그대로 남은 저습지에 캠프장이라….염습지는 온도가 강렬하고 온갖 벌레가 살아가고 저습지대라 배수가 안 되어 인간 살 곳이 못된다. 그 생지옥에 대단위 세계인류를 밀어 넣다니….오늘의 결과는 충분히 예상. 윤정부와 문정부, 지역자치체, 나아가서 여야 할 것 없이 토목세력에 포획된 결과인데 그 마지막 화려한 정점을 윤정부가 그은 것. 책임이야 당연히 윤정부지만 그 책임의 뿌리는 깊으며 현재도 전국에서 욕망의 몸부림이 지속 중이니.
국제행사만 하면 6000억 유발효과 등 가짜 계산에만 바쁘다. 잼보리로 6000억이 아니라 6조 이상의 국가이지미를 훼손 당한 느낌. 그러는 한편에서는 또 부산엑스포로 수조원 경제유발효과 타령이고 가덕도 산을 밀어붙여 바다를 메울 생각이다. 유치를 통한 경제적 부풀림 환상은 전형적인 1970년대식 사고. 토목자본의 힘, 개발신화에서 표를 얻으려는 여야 정치권 ,개발과 다가오는 미래라는 가짜 욕망에 허덕이는 국민들, 이를 선동하고 세뇌하고 아무런 책임은 지지않는 언론 등의 합작품이다.
방법은 있다. 새만금 허물고 망둥이거사 조개보살들에게 돌려주고 인간이 같이 살아가는 것. 불가능할 것도 없다. 30여년 방치할 바에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렇게 따라하는 미국 등은 역간척, 보를 허물고 되돌아가는 중이다. 근본주의적 사고가 아니다. 이제 토목자본도 그동안 개발에만 주력했으니 역간척 같은 환경복원에서 새 일자리와 새수익을 찾아봄직도.
ㅡ 보다 중요한 사실.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으로 건척지는 언젠가 모두 바다에 잠긴다는 사실!
----------------
김나희(Nahee Kim)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https://www.facebook.com/nahee.kim.714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대회는 폭염과 벌레 창궐, 인프라 부족, 위생 불량으로 큰 위기 상황에 놓였다, 역대 최악의 잼버리로 꼽히는 일본 잼버리도 역시 갯벌 매립지 위에서 폭염과 습기, 부족한 인프라로 비난을 받았다. 같은 상황에 놓였는데도 반면교사로 배우지 못한 잘못이 크다.
시민단체들과 정당, 참가자 가족들이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각국 대사관, 영사관이 긴급히 움직이고 있으나, 주최측은 행사를 중단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정신력, 호연지기 같은 말로 잼버리 참가자들을 질타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허나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위반이다.
대한민국과 세계스카우트연맹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 보호나 돌봄에 책임이 있는 기관, 사업 및 시설이 주무관청이 설정한 적정한 직원수 및 숙련된 관리와 관련된 기준을 준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특히, 안전, 보건 분야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지금 잼버리장은 나무 그늘, 시냇물 하나 없는 땡볕 아래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환경에 놓여 있다. 기상청은 연일 폭염특보를 발효하고 낮 시간 동안 야외활동을 중단할 것을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고, 소방당국은 개영식 행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어느 누구라도 낮 시간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위험한 상황에서 잼버리 강행은 안전, 보건 분야에서 아동 보호와 돌봄의 책임을 위반하는 일이다.
대체 왜 최악의 환경 속에서 잼버리가 개최되었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비상식적인 결정에는 내막이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간략한 이해가 필요하다.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의 군산, 김제, 부안에 걸친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부터 펼쳐진 드넓은 갯벌을 매립하여 땅으로 만들고 일부는 민물호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일주일 전에 전북 민심을 잡기 위해 급조하였다. 낙후된 전북에 화려한 수변 도시를 만들고 첨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환상을 전북 정치인들이 부추기면서 이 사업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국민여론 80%가 반대하고, 법원에서 공사 중단 판결이 나기도 했지만, 결국 2006년 대법원에서 공사 진행이 결정되었다.
당초 계획은 2004년에 총 비용 1조3천억원에 간척이 완료되는 것이었으나, 외측 방조제(바다와 갯벌을 분리시키는 댐) 건설비만 2조7천억원이 들었고, 예상 사업비는 수십조원으로 늘어났다. 아직도 갯벌에 흙을 쌓아올리는 매립이 진행 중이라, 매립되지 않은 부분은 갯벌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사업비는 눈덩이 불 듯 불어나는 사이, 갯벌의 북적거리던 생명들은 죽어갔고 갯벌 소멸로 전북 어업은 추락했고 인구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약속한 번영은 오지 않고, 애초에 쌀이 부족해서 갯벌을 매립해 농지를 만든다던 거짓말은 진작 탄로났다. 한국의 인구와 쌀 소비는 동시에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저감 등 갯벌의 가치는 점차 높아져 한국의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이제는 갯벌 매립을 할 명분이 더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새만금 내부에 만들려던 민물 호수는 시화호처럼 썩어 버려, 다시 바닷물을 들여보내서 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새만금 사업은 총체적으로 실패를 맞이했다. 매립을 위한 예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때 잼버리가 동원된다. 매립을 할 명분을 찾기 위해 잼버리 개최에 나선 것이다. 잼버리 대회장에 필요하니 대규모로 부안 쪽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이유를 대고 예산을 따기 위한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잼버리를 핑계로 조기 매립이 실제 목적이었기 때문에, 농지관리기금을 편법으로 썼기에 잼버리를 매립지로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잼버리를 얼마나 토건사업에 핑계로 갖다 썼냐 하면, 참가자들이 오갈 공항이 필요하니 빨리 지어야 한다고 잼버리 전 완공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완공은커녕, 문제의 새만금신공항은 아직 착공도 안 한 상태다.
또한 이미 실패한 사업인 새만금이 여전히 성공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잼버리 대회라는 도구가 필요했다. 새만금 이미지 세탁을 위해 전세계에 갯벌 매립지가 마치 천혜의 장소인 것처럼 홍보를 해서 외국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새만금 사업 그린워싱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거대한 사기극에 동원한 셈이다. 핵심 책임자는 전라북도 전 도지사 송하진, 현 도지사 김관영이다.
갯벌 매립에도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립만 간신히 했을 뿐, 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만들고, 배수 시설을 만들고,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정 매립지에 잼버리 대회를 하고 싶다면, 이미 새만금 내부에 완공된 텅텅 빈 매립지가 여기 저기 많이 있어서 그 곳을 쓰면 되는 문제였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굳이 새로 매립을 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장소를 바꾸면 해창갯벌 매립, 더 나아가 새만금 사업 전체의 정당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우격다짐으로 폭염에도 행사를 강행 중인 것이다.
욕심을 덜 부려서 잼버리 대회장 크기 정도만 매립을 했다면 그래도 폭염 피해가 덜 할 수 있었다. 매립지 면적이 작으면 주변으로 빗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내려가서 물 웅덩이가 생기지 않았을 테고, 바다와 더 인접하여 바닷물이 온도를 식혀 주는 역할을 하여 폭염 저감 효과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훨씬 더 넓은 부분을 매립하니, 비만 오면 물웅덩이가 생기고, 일대가 황무지로 습기와 열기를 전혀 완충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전국 실내 체육관으로 잼버리 참가자들을 분산 수용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실패 인정을 두려워하다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8월이면 태풍이 올 수도 있는 시기이다. 적어도 태풍이 잼버리 대회장을 강타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 비(B)가 있었을 것이 아닌가? 그 플랜 비를 지금 폭염 상황에서 가동하면 될 텐데, 왜 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잼버리 성공 개최라는 성과를 안전보다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성공 개최는 물 건너갔으니, 헛된 기대를 버리고 긴급 대책을 발동해야 한다.
-------------------
<새만금 잼버리 대회 중단 촉구 긴급 기자회견>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참사 불러올 새만금 잼버리 대회 당장 중단하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밤(8월 2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집단 탈진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비상 대응2단계를 발령하고, 잼버리 조직위에 축하공연 중단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영식 도중 150명이 행사장 내 마련된 잼버리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중 84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66명은 스스로 회복해 복귀했고(8월 2일 오후 11시 55분 기준), 치료받은 84명 중 1명(발목 골절)을 제외한 83명이 온열질환자였다고 한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잼버리 대회가 시작된 8월 1일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80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400명 이상이 온열질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북민중행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 전북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31일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여, "전북도와 정부, 잼버리 조직위는 최소한 야영지 내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비상대응 체제로 전환해서 참여자들이 폭염과 호우 등의 위험상황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있도록 준비된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과정활동 또한 안전한 장소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대책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면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 긴급성명을 발표했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최창행 위원장은 8월 1일 기자브리핑에서 '많은 우려가 있지만, 아이들의 정신력이 훌륭하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참가자들은 2년 이상의 스카우트 경력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며 잼버리를 강행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도 전국이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체감온도는 40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의 최고 기온도 35도로 예측되고 있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 특보속에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열흘 동안 야외에서 잼버리 대회에 참가하며 선풍기도 없는 텐트에서 야영을 해야하는 4만 3천여명의 청소년들을 비롯한 봉사활동자, 대회 관계자들, 노동자들의 안전과 목숨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애초에 갯벌을 매립한 생태학살의 현장 위에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것부터 잼버리 정신을 위배한 일이다. 오직 매립 가속화를 위해 편법으로 농지관리기금을 전용하여 해창갯벌을 매립하고 그늘도 없는 매립벌판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에 청소년들의 대규모 야외행사를 치르는 일은 납득할 수도, 용인할 수도 없는 일이다.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참가자들의 정신력을 운운하며 극한의 폭염 속에 잼버리 대회를 강행하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아직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강행하는 일은 또 다른 이태원참사를 예고할 뿐이다. 단 한 명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행사는 없다.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당장 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중단하라!
2023년 8월 3일
가톨릭기후행동, 금속노조 전북지부,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멸종반란가톨릭,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선교사센터,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전북녹색연합, 정의당세종시당생태위원회, 정의당전북도당, 전북민중행동, 평화바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출처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49862
-------------------------
'죽음의 땅' 새만금에서 잼버리대회? 참여하지 말아주십시오
[주장] 생태 학살 현장에서 열리는 행사, 새만금사업을 '그린워싱' 하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19일 오마이뉴스, 김나희(redist)
안녕하세요, 한국 스카우트 연맹 여러분! 우리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새만금 갯벌을 지키고 갯벌 매립과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저지하는 것입니다.
새만금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이지만, 새만금 방조제 건설과 매립으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올해 25회 세계 잼버리 대회가 이 생태파괴의 현장에서 열리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든 스카우트 대원이 새만금의 역사에 대해 알고, 이 거대한 생태학살의 그린워싱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스카우트 정신에 위배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에서의 잼버리대회를 보이콧해주십시오.
서해 연안은 얕은 대륙붕과 큰 조수간만의 차이로 형성된 갯벌이 폭넓게 존재하며, 해양생태계와 철새, 사람들이 이 서해 갯벌에 기대어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중한 갯벌이 공격적인 매립과 오염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습니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전북 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토건 사업입니다. 쌀 농사를 지을 논이 부족하니 매립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시작됐으나, 이미 당시에도 한국은 쌀 소비와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에 이 논거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갯벌이 사라지면 갯벌에 기대어 사는 어민들과 많은 생물종들이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시화호 역시 방조제로 바다와 분리된 후 부패해 거대한 죽음의 무산소 물덩어리가 됐던 정책 실패가 새만금호에도 똑같이 반복될 것이 예상됐기 때문에 새만금 사업은 큰 사회적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그러나 결국 2006년 새만금 갯벌을 바다에서 분리시키는 방조제가 완성됐습니다. 어민들은 삶터를 잃고 농어촌공사에서 방조제 수문 시간을 공개하지 않아 언제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지 알 수 없었던 이유로 한 어민은 갯벌에서 익사했습니다. 또한 새들과 무척추동물을 포함한 1000종 이상의 생물들이 절멸했습니다.
2006년까지 호주에서 출발해 매년 새만금 갯벌을 찾아와 먹이 활동을 하고 다시 시베리아까지 날아가던 붉은어깨도요를 예로 들자면, 방조제가 완공된 사실을 모른 채 말라붙은 새만금 갯벌에 내려앉아 대부분이 굶어죽었습니다. 2007년에 새만금 갯벌을 향해 떠났던 붉은어깨도요의 93%가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렸고, 이는 붉은어깨도요의 전 지구 개체수 1/3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치면, 75억 명 중 25억 명이 한번에 굶어 죽은 것과 같습니다.
또한 시화호의 실패가 반복되어 새만금호는 5등급 수질에도 전혀 맞출 수 없는 거대한 빈산소 수괴가 됐습니다. 2020년 환경부는 유일한 해결책이 전면적인 해수 유통, 즉 방조제를 항시 열어 놓아 바닷물이 계속 순환하게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갯벌이 되살아나고 갯벌 매립을 멈춰야 하니 한국 정부는 하루 한 번이던 해수 유통을 두 번으로 늘리는 미온적인 변화만 주고 정책 실패를 아직 공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은 더 이상 땅이 모자라지도 않고, 지금 새만금 갯벌을 매립해서 무슨 용도로 쓸지 정해지지도 않는데, 일단 매립부터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정책이면 일단 매립을 멈추고 그 다음 결정을 해야 할 텐데, 맹목적으로 매립을 하고 있어, 아직 남은 갯벌에 살고 있는 뭇 생명들이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갯벌은 그 뛰어난 생태학적, 기후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됐습니다. 새만금 갯벌 바로 위에 붙어 있는 서천 갯벌 또한 유네스코 자연유산입니다. 새만금 갯벌도 방조제를 열고 매립을 멈추기만 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해수유통을 조금 늘리기만 했는데도, 10년 동안 보이지 않던 멸종위기종 흰발농게가 2021년 다시 발견됐습니다.
2020년, 환경부는 새만금호의 수질은 과거 시화호처럼 어떤 용도로도 쓸 수 없을 만큼 악화되어 유일한 해결책은 해수유통(방조제를 열어 24시간 바닷물을 순환시키기)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실패를 공인하기를 꺼려, 해수유통을 하루 한 번에서 하루 두 번으로 늘리는 데 그쳤다. 이 미온적인 조치로도 10년만에 법정보호종 흰발농게가 다시 발견되었다.
(사진) 2021년, 10년만에 다시 수라갯벌에 모습을 나타낸 흰발농게 2020년, 환경부는 새만금호의 수질은 과거 시화호처럼 어떤 용도로도 쓸 수 없을 만큼 악화되어 유일한 해결책은 해수유통(방조제를 열어 24시간 바닷물을 순환시키기)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실패를 공인하기를 꺼려, 해수유통을 하루 한 번에서 하루 두 번으로 늘리는 데 그쳤다. 이 미온적인 조치로도 10년만에 법정보호종 흰발농게가 다시 발견되었다.ⓒ 오동필
지금은 무엇보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기후붕괴의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갯벌을 매립한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입니다. 기후위기로 여름의 폭염은 더 심해져서 새만금 매립지는 8월에 극심한 열기에 노출됩니다. 갯벌을 복원하면 폭염, 태풍, 해일로부터 완충지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붉은어깨도요에게 일어난 비극이 지금 이 시간에도 쇠제비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황새, 저어새 등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매립을 멈추고 이 생명들이 살아갈 공간을 마련해야 인간 역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습지 생태계 중 하나인 새만금 갯벌을 파괴한 바로 그 현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대회를 재고하여 주십시오. 이 잘못된 새만금사업에 면죄부를 주지 마십시오. 이 매립지를 그린워싱하지 말아 주십시오.
만약 잼버리 대회에 참여하러 오신다면, '갯벌을 살리자' '매립을 중단하라' '갯벌을 복원하라' '24시간 해수유통하라' '뭇 생명들과 같이 살자' 같은 피켓을 만들어 오시길 청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세계 시민과 미래 세대에게 크게 환영받을 것입니다.
스카우트는 청소년들이 대자연 속에서 단체 생활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게 하여 국가 사회와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건전한 청소년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스카우트 법에 따르면 "스카우트는 동물들의 친구다. 스카우트는 동물들을 고통으로부터 최대한 구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어떤 동물도 –심지어 파리라도- 죽이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신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새만금 사업이 스카우트 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 후 '새만금 락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열어 완공을 축하하려던 계획은, 뮤지션들의 보이콧과 반대운동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간 바 있습니다. 부디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빕니다.
<주석: 스카우트 법> https://en.wikipedia.org/wiki/Scout_Law
6. A SCOUT IS A FRIEND TO ANIMALS. He should save them as far as possible from pain, and should not kill any animal unnecessarily, even if it is only a fly – for it is one of God's creatures.
------------------------------------------------------------------
이장규 씨의 페이스북에서
https://www.facebook.com/leejangkyou
[ 잼버리의 준비부족은 애초에 속내가 달랐기 때문이다 ]
이미 김나희 동지께서도 좋은 글을 써주셨고 전북녹색연합 등에는 더 많은 자료가 있지만 (관련 링크는 댓글에), 다시 한 번 핵심을 요약정리해보자.
잼버리가 일종의 재난이 되어버린 것은 단지 폭염 때문이거나, 새만금이라는 장소 문제만이 아니었다.
우선 예년 8월 초와 비교해서 올해가 특별히 더 더운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아니다. 원래 8월 초는 가장 더울 때이다. 새만금이라는 매립지를 장소로 선정한 것도, 안 하는 게 가장 좋았지만 일단 선정한 후에라도 준비기간 동안 각종 인프라를 충분히 만들었다면 지금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문제의 핵심은 잼버리 개최장소가 애초에는 매립지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은 전부 매립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물막이 방조제를 건설하고 나서도 완전히 매립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흙을 계속 쌓고 지반도 다져야 하는데 새만금은 지역이 매우 넓어서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곳도 많다.
그 중 한곳이 해창갯벌이라는 곳이었고 여기가 바로 이번 잼버리 개최지였다. 즉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곳을 개최지로 정하다보니, 바로 인프라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매립부터 해야 하니까 준비기간이 부족해서 인프라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새만금 지구 내에는 이미 매립이 완료된 곳들도 제법 있다. (계화도 서쪽 등등). 이런 곳은 매립이 완료되었으므로 인프라만 구축하면 되니까, 준비기간 동안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그래도 매립지에서 잼버리를 하는 건 문제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총체적 난국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매립부터 해야 하니까 시간이 걸리고 준비부족이 될 위험성이 컸던 (이미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해창갯벌을 잼버리 개최지로 정했을까? 그건 바로 해창갯벌 매립이 원래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잼버리 개최는 내세우는 핑계일뿐 실제로는 매립을 확대하고 거기 드는 예산을 확보하는 게 진짜 목적이다보니,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해창갯벌을 개최지로 정한 것이다.
사실 새만금은 좀 어정쩡한 상황에 처해 있다. 앞서 말했듯이 매립이 완료된 지역과 안 된 지역이 섞여있는데, 매립이 안 된 지역은 해수유통이 확대되면 다시 갯벌로 복원될 수 있다. 지금도 해수유통이 부분적으로는 되고 있다. 해수유통을 전혀 안 시키니까 시화호처럼 오염이 갈수록 심해져서 하루 2번 간단히 해수유통을 하고 있다.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면 완전히 매립이 안 된 지역은 충분히 갯벌로 복원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새만금 개발을 진행해온 세력들은 해수유통 확대와 갯벌복원은 물론이고 현재처럼 어정쩡한 상황조차 견디기 싫어한다. 무슨 핑계를 써서라도 매립을 계속해야 자신들에게 조직과 예산이 계속 지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립 이후의 용도도 마땅치 않거니와, 갯벌이 오히려 매립지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이 (생태적만이 아니라 관광 등 산업적으로도) 널리 인정되는 요즘 상황에서 매립을 계속할 명분 및 예산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잼버리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갯벌을 매립하기 위한 핑계로 추진된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굳이 새만금에서 하겠다면 이미 매립된 지역에서 하는 게 준비할 시간이라도 충분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진짜 속내가 달랐기 때문이고, 이게 바로 현재 벌어지는 재난의 근본 원인이다.
(추가1) 잼버리만이 아니다. 지금 새만금에는 국제공항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역시 비슷한 이유라는 느낌이다.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건설해본들 수지타산이 나올 리가 없다. 이미 건설된 지방공항들 대부분이 적자이며 건설비 회수는커녕 운영비조차 지자체에서 지원받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도 거의 없는 새만금국제공항 추진 또한, 사실은 매립을 확대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추가2) 이미 들어간 매몰비용이나 전북지역의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해결방안이 있다.
오히려 해수유통을 전면확대해서 갯벌로 복원될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빨리 복원시키고, 이미 매립이 완료된 곳에 추가 투자를 집중해서 일종의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것이다. 한국 서해안 갯벌은 충분히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갯벌복원에도 도움이 되고, 관광 인프라 쪽의 추가 투자로 전북지역 경제에도 일정하게 도움이 된다.
교통망 또한, 건설비 회수는커녕 운영비까지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큰 국제공항이 아니라, 전주 등 KTX 정차역과 새만금 갯벌 생태관광지를 잇는 철도망을 건설하는 것이 더 낫다. 역시 탄소배출 감소에도 도움이 되고 (비행기보다는 철도가 훨씬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전북지역의 관광지 접근성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뻔히 답이 없는게 보이는데도, 이왕 한 거니까 그간 했던대로 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간 새만금 내지 전북지역 경제 전체가 잼버리 꼴이 날 수도 있다.
주석 전북녹색연합 사이트 https://greenjeonbuk.org/
-------
(아래 내용은 2023년 8월 5일 오후5시40분 추가)
이정현
7월 13일 오후 10:47 ·
새만금 세계 잼버리, 이 일을 어찌할꼬. 첩첩하고 막막하다. 숙영지 곳곳에서 갈매기들이 먹이 활동을 한다. 텐트 바닥에 깔 파레트가 산처럼 쌓여 있고, 배수로에 모인 물은 강물처럼 빠르게 흐른다. 고인 물을 빼는 집수정은 조족지혈이다. 창고 식장 같은 거점 시설은 언제 마무리될지 인부나 기술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국격과 관련한 대회라면 동원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도 모자랄 텐데... 어느 한가한 공사장과 다르지 않다. 새만금 사업과 세계 잼버리 어떤 메시지를 낼까. 뭘 해볼까 고민하다 오늘 오후 전북환경연합 대표님 모시고 숙영지와 공사 현장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왔다. 먼지 날리는 부지만 보다가 비 온 후 들어가 보니 정말 큰일이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안전하게 과정 활동을 하고 건강하게 숙영을 해야 할 텐데... 군데군데 거점 시설에 전기 배선 공사도 한창이던데 정전 사고 없이 지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얼른 장마라도 지나서 해가 쨍쨍 내리쬐어야 그나마 행사를 치르지 않을까 싶다. 스카우트 잼버리를 앞세워 땅만 넓히는 수단으로 쓰고, 타당성 없고 환경만 훼손하는 국제공항 예비타당성 면제 명분으로 이용했던 일부 정치인 탓이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 책임져야 할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 곱지 않던 시선으로 바라보던 걱정에 땅이 꺼지는데... 그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애타고 속 타는 것은 상황을 잘 아는 전북지역 스카우트 지도자들, 담당 공무원들일 것이다. 가장 큰 피해는 세계 청소년 스카우트에게 돌아갈 것이다.
나는 1981년 무주 덕유대에서 열린 아태잼버리에 참여한 스카우트다. 운좋게 좋은 지도자를 만나 자연을 배우고 즐길 줄 아는 활동과 경험이 지금 환경운동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새만금 잼버리 현장은 자연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활동과 과정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한다고 해도 이곳은 베이스캠프 아닌가.
스카우트에게 여기가 어떤 곳인지, 어떤 상실의 아픔이 있었는지, 우리의 선택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앞으로 이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미래세대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판단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지금 잼버리가 열리는 이곳은 갯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갯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메시지를 내고, 전라북도는 “지금은 비록 이렇게 열악하지만, 자연환경을 우선하는 개발을 통해 갯벌과 습지 복원하겠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오고 가고 얼마나 좋을까.
미래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잼버리가 되면 좋겠는데… 이런 고민만 잔뜩 싸들고 왔다. 오늘밤도 부안 호우 특보다.
김윤덕
2일 ·
전 세계 청소년들의 꿈, 2023 새만금 제 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10여년 전, 새만금은 말그대로 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 물이 땅이 된다면 야영하기 가장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에는 바다가 있고 뒤에는 산이 있고 그 사이로 직소천이라는 강이 흐르고 있고, 그리고 사람들의 눈물과 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방조제를 만들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이곳이야 말로 청소년들의 미래와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최고의 잼버리장이 될 것이라 확신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정말 이곳 새만금에서 잼버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생각하고 꿈꿨던 모습 그대로, 세계의 지도자가 될 150여개국 4만 3천여명의 청소년들을 새만금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차오릅니다. 우리 청소년이 아름다운 건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잼버리는 12일간 우리 스카우트가 전통적으로 활동했던 다양한 영내활동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맛과 멋 그리고 전통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라북도 인근의 도시들과 함께 진행되는 영외활동을 통해 서로 우정을 나누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참가한 모든 대원들과 관계자 여러분이 대회 기간 동안 많이 즐기고, 많이 배우고, 생애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대회기간동안 모두가 좋은 추억을 쌓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잼버리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잼버리가 개최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특히 조직위원회 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재연
1일 ·
새만금 잼버리, 폭염 탓이 아니다. 연일 새만금 잼버리가 동네북이다. 그런데 대부분 일단 폭염 탓을 하면서 시작한다. 한덕수 총리는 오늘(7월 4일) "유례없는 폭염이지만 변명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결국은 폭염 탓이라는 변명을 했다. 언론은 한 술 더 뜬다. CBS 김현정 앵커는 오늘 방송에서 "사실 날씨가 안 도와준 게 제일 커요", "지금 상상도 못 할 정도의 더위가 온 거 아니겠습니까?"라는 사실이 아닌 말을 늘어놓으며 폭염 탓을 하고 있다. 대다수 언론도 마찬가지다. "사상 처음 중대본 2단계 운운" 하며 마치 올해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온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정부가 과거에는 심한 폭염이 와도 비상상황을 선언하지 않다가 올해 처음 한 것뿐이지 올해 최악의 폭염이 온 것이 아니다. 이미 그제 올린 글에서 서울 지역의 역대 기온 자료를 통해 올해 여름도 여름이니까 더운 것이지 아직까지는 특별히 더 더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럼 혹시 새만금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 지역에만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온 것일까? 역시 전혀 아니다. 부안 지역 역시 아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요 며칠 기온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폭염은 예년에도 발생했던 수준이다. 2021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폭염이 일주일이나 지속됐고, 작년에도 35.8도까지 치솟은 기록도 있다.
잼버리 대회는 더운 여름에 열리고, 의례 여름은 덥기 마련이다. 새삼 폭염에 핑계를 돌리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야영은 자연적인 공간에서 하는 것이고, 불편할 수밖에 없으나 그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이다.(우리나라 야영이 온갖 전기기구를 이용한 기이한 야영이 보편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선풍기를 공급할 수 없냐는 질문을 하는 언론인의 '스카우트'에 대한 몰이해와 무지는 정말 놀랍다).
모든 문제는 새만금 지역이 누구나 알 듯이 자연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에서 기인한다. 멀쩡한 갯벌을 억지로 매립한 곳이어서 전혀 자연스러운 장소가 아니다. 강한 햇빛을 피할 나무 하나 없고 바닥도 정상적인 흙이 아니다. 더위는 의례 힘든 것이지만 참석자들이 진짜 힘든 것은 음용수, 세면, 위생 등 대규모 야영장에서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기초시설이 엉망이어서 더 힘든 것이다. 각종 국제 대회를 항상 훌륭하게 개최해 온 대한민국이 왜 갑자기 이런 형편없는 수준으로 추락한 것일까? 올림픽도 아니고, 6년이라는 기간이 짧은 것일 리가 없다. 아마 다른 멀쩡한 지역에 준비를 했으면 대한민국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대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새만금 지역은 갯벌을 매립해 땅을 만드는 것도 엄청난 예산과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막상 대회를 위한 기초시설을 갖추는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새만금을 개최지로 정하면서 지금의 모든 혼란은 예정됐던 것에 불과하다.
새만금 잼버리의 혼란은 폭염 탓이 아니다. "벼가 넘실거리는 대 평야를 만들겠다", "복합산업관광도시를 만들겠다"라는 거짓말로 전북 도민을 속이고 뭍 생명을 죽이면서 생명의 갯벌을 없앤 업보가 드러난 것이다. 갯벌 매립을 위해 저지른 온갖 악행과 거짓을 숨기고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국제 잼버리 행사를 이용하려다가 오히려 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뿐이다.
최병성
1일 ·
■ 새만금 잼버리가 한창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새만금은 애초에 잼버리대회를 치를 곳이 아닙니다. 지금 잼버리 야영장이 어떤 곳이었는지 야영장 공사 현장을 한번 보시지요. 이곳은 바다를 막아 죽여버린 갯벌이었습니다. 전북도가 갯벌 매립하여 야영장 만들었지만 정상적인 흙을 퍼다 높게 매립하면 엄청난 비용이 드니 이렇게 얕은 수를 썼고 그 결과가 오늘 이 사태가 된 것이지요.
■ 나무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무슨 잼버리를?
■ 오늘 이 사태는 잼버리를 이용해 새만금 갯벌을 신속히 매립하고 새만금 내의 도로 등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타내기 위한 전라북도의 꼼수였습니다. 그리고 문재인과 민주당의 합작품이지요. 윤석열은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덤태기를 쓴 꼴입니다.
■ 바다를 막아 갯벌을 죽인 처참한 곳에서 벌어지는 잼버리. 세계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은 바다를 이렇게 죽였다는 부끄러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된 것이지요. 온열환자 급증해서 전세계 이목을 더 받으니 새만금의 재앙을 전 세계인이 더 잘 알게 되겠지요.
■ 잼버리 야영장 곳곳에 고인 물웅덩이에 백로들이 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잼버리 대회를 치를 곳이 애초에 아님을 말하는 것이지요.
■ 제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사망자 발생하면 새만금이 더 주목을 받게 되겠지요.
■ ■ 새만금을 시작한 노태우와 김대중.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를 마지막에 연결해버린 노무현. 그리고 잼버리를 유치한 전라북도와 문재인 이들이 오늘 이 사태의 원흉들입니다.
■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된 현장에 김대중이 와서 감개무량하며 신세계가 열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4대강사업이 완성된 후 한강 이포보에 이명박이가 와서 신세계가 열렸다고 새만금의 김대중과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 4대강을 죽인 이명박을 비판하면서 새만금 바다를 죽인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판하지 않는 사람들. 바다는 죽여도 되고 강은 죽이면 안되는 건가? 묻고 싶습니다.
■ 새만금은 이룰수 없는 재앙입니다. 바다 방제제를 막아 지금도 바다를 매립하며 수상도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도가 쎈 곳이라 방파제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계속 방파제 보수공사를 해야합니다.
■ 수백년 지속해야 할 도시 건설을 몇십년도 안가는 방파제를 의지해 바다 속에 건설하다니
이보다 미친 짓이 없습니다.
■ 만경강, 동진강 물이 새만금에 모여 썩고 올해처럼 큰 비가 오면 만경강, 동진강에서 흘러와 새만금에 모인 물이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바다는 만조로 수문을 열지도 못해 수위가 올라가는데 매립한 도시는 방조제를 믿고 방조제 밖 수위보다 더 낮게 만들어졌으니 엄청난 재앙이 불보듯 뻔한 곳입니다. 기후위기로 해수면은 더 상승되고 있으니 새만금 재앙의 급수는 허리케인만큼 더 커지고 있습니다.
■ 전북과 민주당의 어리석은 정치인들이 제발 정신차려야 합니다. 아닌줄 알면서도 계속 새만금에 돈을 퍼붓는 넘들. 새만금은 전북을 발전하게하는 희망이 아니라 지금 전북을 망하게 하는 재앙이 될 뿐입니다.
박지훈
1일 ·
현 정부가 잼버리 대회에 어느 정도 진심인지, 이 난장판에 어느 정도의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는, 누구에게 책임을 맡기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 총 5명의 잼버리 공동 조직위원장들 중 현직 장관만 셋.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오늘 한덕수 총리는, 세 장관들 중 가장 끗발 없는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을 지키라"고 지시. 반대로 끗발 가장 좋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무의미한 지시 몇마디나 날리고 뿅! 대통령 측근 이상민은 소중하니 어차피 '폐지 대상'인 여가부 장관에게 책임을 다 씌우겠다는 것. 여가부가 폭염에 시름하는 4만3천명이나 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행정력을 너끈히 끌어다 쓸 수 있는 권한이 있나? 그럴만한 자체 예산이라도 있나? 그렇다고 김현숙이란 사람이 긴급 상황에서 총리나 대통령에게 직통 전화해서 이거 내놓으라고 큰소리라도 칠 담력이나 소신이라도 있나? 권한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여가부장관에게 책임만 다 뒤집어씌운 것. 이건 해결사를 지명한 게 아니라 희생양 지명. 결국 이 대회는 앞으로 남은 9일 동안도 개선되기는커녕 계속 아수라장이 될 전망.
홍사훈
1일 ·
8월 4일 홍사훈의 경제쇼 오프닝//
'눈 떠보니 후진국...'
이번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총 사업비는 1082억 원이었습니다. 국비와 지방비 680억 원이 지원됐고, 4만 3천여 명의 참가자들도 1인 당 100만 원 넘게 참가비를 냈습니다. 변변한 그늘막 쉼터도 없는 야영장은 물론 난민캠프를 방불케 하는 샤워장과 화장실 상태만 보더라도
이게 천 억이 넘게 들어간 행사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심한 대처를 보다 못한 참가국 외교관들이 현장에 급파돼 자국 청소년들 보호에 나서는 국제 망신을 당했습니다.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참가한 4만 3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한국에 어떤 인상을 갖고 돌아갈지는 물어보나 마나입니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는 비아냥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현 정부가 폐지시키겠다고 공언한 여성가족부에 이 큰 국제 행사의 주무를 맡겼으니 무슨 의욕으로 일을 했을까 싶습니다. 특히 천 억이 넘는 그 큰 돈이 도대체 어디에 사용된 건지 국민들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무슨 무슨 카르텔 운운하기 전에 정부는 세계적 망신을 자초한 스카우트 카르텔이나 깨부수기 바랍니다.
오동필
1일 ·
새만금 잼버리장 폭염에 의한 환자 속출은 당연히 인재다. 왜 인재일까. 잼버리를 치루기 위해서는 기간과 선정지가 중요하다. 기후는 대형 행사의 기본이고. 이를 피하기 위해 선정지 고민이 뒤따른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이런 폭염이 있을지 모를 리 없다. 7월 중순부터 8월 10여 일까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과 계곡이 있는 곳에서 분산형 행사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왜 나무 한그루 없는 새만금의 매립지가 되었을까. 그건 전북도가 새만금을 누가 들어올지 모르지만 조기 매립을 위해 잼버리를 이곳에 유치하며 예산도 쉽게 내려 받아 매립을 조기 진행 하겠다는 꼼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결국 잼버리를 핑계로 매립에만 목적을 두니 아이들 안전은 뒷전이 된 것이다. 당시 도랑치고 가재 잡는 묘수였다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거기서 함정에 빠지게 된다. 잼버리를 핑계로 농지조성에만 써야 할 농지관리기금을 농지가 아닌데도 편법으로 썼으니, 매립의 명분을 고수해야 했다. 그것은 이미 3년 전에도 기관마다 새만금 매립지가 잼버리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또한 시민단체에서도 당시 잼버리를 핑계로 해창갯벌을 조기 매립하겠다는 꼼수가 있다고 시민단체가 보도자료까지 냈던 터였다. 새만금신공항은 지금도 착공도 안했는데 잼버리를 핑계로 신공항 착공론이 거기서 등장한다. 잼버리를 핑계로 환경영향평가 등을 쉽게 넘기 위해 매립지를 고수했고, 그 결과 장소 부적합지라는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을 거다. 폭염에 의한 온혈환자와 벌레물림 등 잼버리 참가자들을 매립의 면죄부로 폭염에 내 몬 것이다. 매립 후 매립지는 미세한 지반 침하로 비만 오면 물고임 현상이 반듯이 수반된다. 한여름 비가 오면 습지, 맑으면 후덥지근한 습하고 더운 공기가 올라오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환경을 파괴하고 언제 쓸지도 모를 매립 개발 지상주의가 그들의 반환경 정책의 면죄부를 받기 위해 매립지를 친환경 행사로 도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이미지를 깎아먹을 흑역사를 쓰게 된 이번 잼버리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새만금 개발을 진두지휘 했던 전현직 도지사들에 의한 인재인 것이다.
박권일
1일 ·
잼버리 하니까 1991년 잼버리 생각난다. 그때 학원과 학교 친구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나는 안 갔다. 국민학교 내내 열성 보이스카웃이어서 당연히 갈 줄 안 애가 갑자기 안 간다니 부모님도 놀라셨다. 보이스카웃의 군사주의, 제국주의에 대한 어떤 글을 읽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말지였나 아니면 다른 잡지였나 기억은 나지 않는다. 틈만 나면 보수동 책방골목서 온갖 책 뒤적이던 시절.) 게다가 그때 잼버리 다녀온 인솔교사와 학생들이 외국에서 온 여학생들 대상으로 한 음담패설을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걸 듣고는 기분이 참 더러웠다. 페미니즘 1도 몰랐던 붓싼 쌩마초 청소년이었지만, 그때 들은 대화가 너무 끔찍해서 아직도 워딩이 떠오를 지경. 그러고보니 내가 점점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다. 그냥 싹수가 글렀었네.
도안구
19시간 ·
새만금 말고는 그 어떤 프로젝트도 없는 전북의 딜레마. 충남 서산엔 정주영 할아버지가 폐유조선 활용해 물막이 공사를 해서 막은 A, B 지구가 있다. 한 지구는 국가가 그리고 나머지는 현대가 가진. 물론 엄청난 갯벌 파괴 프로젝트였지만 쌀 부족 이슈로 진행되었다. 정주영 할아버지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고 떨어진 후 YS 대통령이 졸라 열받아서 원래 약속한 논을 안만들면 다 국가가 가져가겠다고 해서 아마도 현대증공업과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포크레인과 트럭들 투입해 24시간 계속 공사해 논을 만들었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루머도 있었다. 원래는 나중에 공장 부지로 활용하려 했다는 말도 있었다. 형제의 난 이후 개인들에게 많이 팔린 그 논들이다. 거기에 목장도 있다. 거기가 또 철새 도래지로 유명해졌다. 서산엔 그래서 현대 관련 기업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 동네는 당진과 서산 사이 대호지라는 곳이 있었다. 실치가 여기에서 다 잡히던 곳인데 거기도 간척 공사를 통해 지금은 논이 되었다. 당진쪽이 훨씬 많았다. 우리집도 나리에서 나눠준 논을 받았다. 아버지가 그걸 왜 팔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전두환 때 진행되었을거다.
또 다른 동네도 막았다. 거기가 지금 대한민국 최대 대산유화단지다. 군 제대 후 1주일 지나고 거기서 일당 7만 천원, 야간 12만 5천원 노가다를 해서 학비 챙겨서 다시 상경했다. 한달 영어 학원비가 3만원하고 맥주가 500원인가 하던 시기였다. 우리 동네는 거기서 한참 떨어져 있고 바로 앞 산은 서쪽에 두개밖에 없다는 공군 레이더 기지다. 절대농지에 군사 기지. 땅값... 충남 당진은 쇠가루가 날리지만 철강단지가 들어와 있다. 원래 서쪽 바닷가들은 산업화 시대 철저히 외면 당했다. 강원도쪽하고.
전북 새만금 공사는 노태우 때부터 시작되었다. 근데 지금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간척 프로젝트가 다 끝난 상황이지만 저기는 정말로 길고 오래 간다. 지금 같으면 쌀이 부족하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고 갯벌을 그대로 두는 게 더 경제성도 있고 무엇보다 환경 보존도 더 되기 때문에 이전 같은 간척 사업은 거의 없다. 문제는 새만금 통한 그 땅을 어떻게 해야 경제성을 이뤄낼지 여전히 물음표라는 사실이다. 문재인이 당선되고 먼저 전북 도지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 때 전북에서 잼버리 유치에 성공한 만큼 문재인 정부에서도 적극 도왔을 거다. 새만금 이외에 마땅한 산업 혹은 개발 이점이 없는 전북의 고민은 매번 정치 이슈와 맞물려 끝도 없이 국민 세금을 가져가고 있다는 데 있다. 다른 지방이 가져가는 것들에 비해 적겠지만 그 지역은 그게 거의 유일하다는 게 문제다. 그러니 그 환경 파괴의 장소에 전세계 청소년들을 불러 세탁도 하고 그 장소 핑계로 또 다른 공사 프로젝트도 진행했을 거다. 잼버리 관련 예산은 별개였다고 한다. 죽은 땅에 세계 젊은이들이 쓰러지고 있다.
미국이 평택 주한미군 기지로 미국 참가자들을 재우도록 조치한 후에야 국무총리가 움직였다. 전북도지사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정신나간 지역 도의원의 망언을 보니 며칠 전 친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요즘 지방 구의원이나 시의원들은 해당 지역 권력자들의 자제들이 많다. 능력 있는 이들은 수입을 포기하고 정치를 왜 하느냐며 들어오지 않는단다. 그 자리를 이해관계가 명확한 이들이 차지하고 의회 권한을 이용해 이권을 합법적으로 챙긴다. 새만금은 그래서 현재이며 미래이기도 하다. “세금이니 걱정 말고 드세요” 라던 DP 시즌2의 대사가 오버랩되었다.
엄정한
9시간
올해 4월에 의원회관 지나다가 #스키우트연맹 행사를 하길래 사진 몇 장 찍었었는데... 결국, 지금 다시 보니, 지역의 토목 마피아들을 위한 예산분배가 핵심. 국제행사도 사익을 위해 이용하는 후진국형 비리사건이 🌞햇님에 의해 드러나다. #잼버리 #해먹어라
김요한
6시간 ·
사실 잼버리가 진짜 문제가 아니지요. 진짜 문제는 따로 있지요. 현 정권이 위기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은 벌써 여러차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이태원 참사, 충북 오송 참사, 잼버리 등등).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든지, 혹은 영남 지역에 큰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해서 원전이 타격을 받는다든지, 혹은 코로나19보다 더 심한, 또는 유사한 질병이 유행한다든지, 혹은 기후위기가 뚜렷하게 심화된다든지 하면, 어떡하겠습니까? 과연 현 정부가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능력이 있겠습니까?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위기 관리 능력이 부재한 현 정권이, 툭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외교-군사 행보를 노골적으로 하고, 원전에 대해서는 무작정 지지와 찬성을 하는 반면,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까막눈이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여 하루에 7만 명 가량 재감염이 되어도 아무런 뉴스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사항들은, 아직은, 현재까지는 가상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정권의 스탠스에 비춰볼 때, 언제든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단지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을 때, 과연 현 정권이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수습할 수 있을까요? 아마 그때가 되면 나라 전체가 지옥으로 돌변할 텐데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백주대낮에 흉기를 휘둘러 행인들에게 상해를 입히는 범죄에 대해서는 경악을 하고, 대책을 촉구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한폭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째깍째깍 돌고 있는데 말입니다. 옛말에 '유비무환"이라고 했습니다. 위험은 닥쳐서 해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현 정권이 작심하고 추진하는 정책들 중에는 나라 전체를 불구덩이로 빠뜨릴 수도 있는 휘발성이 강한 것들이 다수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현 정권의 스탠스에 대해서 강력한 저항과 제지가 필요합니다.
Heeam Seo
4시간 ·
결국 새만금 자체가, 더 나아가 핌비하려고 돈 끌어온 이기심이 문제였던.
https://www.fmkorea.com/best/6039111169
1. 전라북도는 새만금 공항 개발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었으나 경제성이 없어 난항이었음.
2. 그래서 머리를 굴렸는데 잼버리대회를 새만금에 개최하고 잼버리 대회를 볼모로 삼아 새만금 국제공항을 따내자는 것
3. 간척지에 잼버리를 개최한 해외 사례를 찾다가 마침 일본이 간척지에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를 발견함
4. 이걸보고 우리도 새만금 간척지에 개최하면 되겠네? 생각 후 전북 내 다른 후보지는 다 무시하고 폭염과 폭우가 우려된다는 내부 비판도 무시하며 새만금을 후보지로 결정. 결국 2017년 개최지로 따내게 됨.
------------------------------좆망의 시작--------------------------------
5. 허나 일본의 간척지는 새만금과 완전히 상황이 달랐다는 점임. 아래표가 일본 잼버리 간척지 부지의 역사임
6. 일단 일본의 간척지는 간척된지 50년이 넘어가는 시점에 잼버리를 개최하는 상황이었음. 반면 새만금 잼버리는 일단 개최를 확정지은 2017년부터 2023년 8월 까지의 준비기간 동안 <새롭게 해당 부지의 간척을 완료하고> , <배수시설 및 기타 부대시설을 짓는다> 라는 계획이었음.
7. 따라서 일본이 간척지에서 개최한 잼버리와는 달리 시간 자체가 구조적으로 엄청 촉박한 계획임. 준비기간이야 양쪽다 비슷했지만 한국이 훨씬 할게 더 많은 상황. 일본은 기존에 레저용으로 잘 이용되고 있는 간척지에서 그대로 준비하면 되지만 한국은 새로 간척을 완료하고 그 간척지에 다시 시설물을 지어야 하는 상황
8. 정확히 말하자면 새만금 잼버리 부지 매립은 20년초에 공사시작해서 22년 하반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음
9. 이 촉박한 기한은 여러문제를 야기함
10. 일단 일본의 간척지는 레저용도의 토지이고 새만금의 간척지는 농업용도의 토지로 간척이 되었음.
11. 실은 잼버리 부지도 당연히 처음에는 레저용도의 토지였는데 아무도 해당 부지에 투자를 하지 않았음.
12. 이렇게 냅두면 적절한 시기에 땅도 매립못하고 잼버리 대회가 망할테니 일단 급한대로 농업용도로 변경해서 매립을 실시하게 됨. 일종의 편법임
13. 하지만 이 방식은 결국 배수로 문제에 있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됨
14. 예를 들면 침수 문제가 있음.
15. 잼버리 침수 문제는 부지를 주변보다 높게 언덕을 만들면 해결 가능했음
16. 문제는 잼버리 부지가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농업용지'로 편법으로 매립되었다는데 있음
17. 농업용지라 대회 이후 '평평하게 만들어 반납'해야함
18. 반납 예정이라 전북도청에서 예산투입까지해서 언덕 만들고 다시 평탄화해서 반납할 여력이 없음
19. 부지 반납을 안 하려면 매입해야하는데 이 역시 예산문제가 큼
20. 그래서 언덕 안만들고 그대로 진행하게 됨. 그 결과가 아래 잼버리 상황임
21. 2달전 전북 지역신문 측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음. 매립할때부터 이미 망한 상태로 들어갔다는 것
22. 다음은 잼버리를 개최했던 일본 간척지 상황임
23. 보다시피 일본 간척지의 경우 이미 50년전에 매립이 완료되었고 애초 레저용이었기에 배수 문제야 잼버리 개최 이후 평탄화 걱정없이 언덕 얼마든지 만들면 그만이었음. 애초 얘네는 땅이 이미 준비되어 있는 상태라 언덕만 만들고 배수 시설만 추가로 느긋하게 몇개 만들면 뚝딱임. 돈도 별로 안듦
24. 다음으로 한창 다들 죽어나가고 있는 폭염문제임.
25. 당연히 8월 새만금 날씨가 어떨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가능함. 7년전 이미 예측해둠
26. 그래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세움 바로 나무 및 넝쿨 식물 등을 야영장에 심어 그늘을 만드는 것
27. 잼버리를 개최한 일본 간척지도 보면 나무가 군데군데 많이 있음.
28. 문제는 잼버리 계획 자체가 이제 막 간척지를 매립한 곳에서 한다는 점에 있음. 간척된지 얼마 안된 토지라는 것
29. 간척된지 얼마 안된 토지라 아직 염분 농도가 높아서 나무를 심는 족족 다 실패함
30. 일본 간척지는 당연히 이미 50년도 전에 매립한 간척지이기에 가능했지만 새만금 잼버리 예정지는 그게 안됐음.
31. 그래서 그냥 그늘도 없는 땡볕 허허벌판에서 진행하게 됨 -> 온열환자 대폭발!
32. 비용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사업비가 약 2천억원이 투입된 곳이 여기임
33. 잼버리 대회에서 문제되는 여러 상황과 허허벌판을 본 사람들은 어디다 뭘 해처먹었냐? 싶겠지만 사실 엄청나게 해먹은건 딱히 없음.
34. 대부분을 잼버리 부지 매립 (간척) 하는데 투입함. 개최할 땅이 없는데 땅부터 만들어야 되지 않겠음? 이게 비용이 원래 어마어마하게 드는 작업임. 거기다 도로내고 뭐하고 돈 다쓰고 끝
35. 사실 부지 매립비에만 저정도로 쓴거고 사실 가장 심각한건 기존에 예상한 사업비에 비해 추후 예산이 몇배나 더 뛰었다는 거임.
36.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하게 된 데에는 분명 비용에 대한 고려도 있었을 것인데 17년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달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훨씬 더 늘어났음.
37. 처음 유치할때는 총 사업비에 건설 비용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어떻게든 유치하려고 사업비를 적게 가져가기 위해 고의로 누락했든 아니면 정말 예상 못했든 따져봐야 할 사안임.
38. 어쨋든 이걸 준비하다가 슬슬 ㅈ망해가는게 보였는지 22년 3월 전북도와 조직위는 1년 연기를 건의하지만
39. 세계연맹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결정하며 실패로 돌아감. 사실 당시 여가부도 이미 예산이 잡혀있다며 반대했음
40. 그 후에는 뭐 어떤 부처와 함께 사실상 방치상태로 있다가 지금과 같은 ㅈ망의 길로 들어서게 됨. 부록으로 해당 유튜브는 잼버리를 개최한 일본 간척지 모습인데 새만금과 말이 같은 간척지지 완전히 다른 곳임. 한번 보는 걸 추천
41. 결과적으로 대회 개최는 대실패했지만 최종승자는 전라북도 지자체라고 볼 수 있는 데 잼버리를 팔아서 새만금 공항을 얻어냈기 때문.
42. 전세계 스카우트 잼민이들을 제물로 바쳐서 얻어낸 새만금 국제공항을 기억해두자.
*특집 보도) 8년 전 잼버리 치른 日 야마구치.. 지금은? | 전주MBC 230227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kJTimjue7Jk
◀앵커▶
8년 전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렸던 일본 야마구치의 사례를 통해 올해 개최될 새만금 잼버리를 점검해보는 기획 보도 시간입니다. 일본도 새만금 같은 간척지에서 잼버리가 열렸기 때문에 참고할 점이 적지 않은데요. 어떻게 행사를 치러냈는지, 지금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김아연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여름 일본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전 세계 155개국 3만여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가 모인 모험과 화합의 잔치로 치러졌습니다. 일본 총리와 왕세자, UN 사무총장 청소년 특사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습니다.
[아베 신조(당시 일본 총리)]
"좋은 저녁입니다. 스카우트 대원들, 일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개최지는 일본 야마구치현 남부에 바다와 맞닿아있는 '키라라하마'. 새만금처럼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입니다. 잼버리 당시 설치했던 텐트와 임시 시설은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도 체육·문화 행사의 메카로 또 지역 주민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키노, 노무라 / 야마구치 시민]
"산책 하러 매일 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놀기도 좋고요."
초대형 돔은 각종 스포츠 활동과 컨벤션센터로 꾸준히 활용됩니다.
[이마이 다카토 / 키라라 축구스쿨 코치]
"이렇게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아이들과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이런 키라라하마의 모습은 그러나 잼버리 대회 한 번만으로 조성된 건 아닙니다. 간척지 조성 이후 한때는 농업도, 기업 유치도 실패하면서 방치됐지만, 야마구치현이 정부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전국체전 등 각종 행사를 유치하면서부터 개발이 본격화됐습니다.
[김아연 기자]
"2천 년 대 초부터 이곳 키라라하마에서 대규모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황량했던 간척지는 이렇게 공원이나 녹지, 그리고 다양한 시설들을 갖춘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여러 해에 걸친 운영 경험과 잘 조성된 기반 시설은 잼버리를 치러낸 밑거름이 됐습니다.
[다나카 히데후미 / 일본 야마구치현청]
"평상시에는 주민들이 공원으로 이용하고요. (잼버리나 전국체전 등) 큰 행사 때는 개최 장소로 쓰입니다."
그러나 새만금 잼버리 부지는 매립 자체가 지난해 초에야 마무리된 상황. 당초 잼버리 때 이용하자던 새만금 신공항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대회 부지에는 3층짜리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가 이제야 지어지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와 부안군은 청소년 글로벌리더센터와 대집회장 등을 조속히 조성한 뒤 향후 청소년 체험 관광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상윤 / 전북도청 자지행정과장]
"청소년 글로벌리더센터와 직소천 과정활동장을 연계해서 앞으로 청소년들의 문화 체험 행사나 다양한 스카우트 행사들을 유치하면서..."
그러나 야영이 주가 되는 잼버리의 특성상 대회 이후 유지하게 될 시설이 제한적, 구체적인 계획과 의지가 없다면 대회만 겨우 치르고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잼버리 대회를 통해 새만금이 국내외에 각인되고,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유섭
그래픽: 문현철
남상백
3시간 ·
애석하게도 이번 잼버리 사태는 예상 못할 일은 아니었다. 청소년들을 돈과 권력, 이권의 들러리 세우는 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유구한 전통이 아닌가? 청소년학도로서 비통한 일이지만 이 나라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현장에서 고민하며 최선을 다하는 뜻있는 활동가와 공무원 몇 사람이 저항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관성이고 중력이다. 청소년들을 일상의 주체로 인정하지도 않고 존엄을 누리게 하지도 못하는 나라이니 청소년들의 실존적인 고통과 위협의 아우성을 "곱게 자라 그렇다"(민주당 모 도의원)는 궁색한 말로 퉁친다. 국가는 조직위의 예산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니까 부랴부랴 전기와 탑차를 지원하겠단다. 대통령 내외가 참여해 춤 춘 개영식 날만 108명의 청소년이 온열질환을 앓고 있었다. KPOP 파티 때문에 쓰러졌다는 개소리도 난무한다. 사태의 본질을 오도하는 게 누구인가? 정부여당인가? 잼버리 조직위인가? 새만금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부추긴 지역 유지와 정치인들인가? 그냥 대한민국이다. K-컬쳐니 K-컨텐츠니 하는 이익과 번영에 눈이 멀어 사회의 온갖 위험신호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대한민국. 아이돌이 죽든 청소년이 죽든 돈을 벌어다주니까, 사회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다독인다. 폭염처럼 광범위한 혐오와 차별, 폭력에 노출되어도 어떤 안전장치도 고안하지 않는 사회. 안간힘을 쓰며 걸음을 내딛어도 뻘처럼 푹푹 빠져 죽어가는 경쟁사회. 이 모든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정부 하나만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뻘밭에 놓인 저 초라한 텐트가 "심리적 G8"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실체다. 이번 잼버리로 큰 상처와 실망을 안았을 전세계의 청소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Samuel Kim
2시간 ·
이게 사실일까. (아래 기사 링크) http://www.mcnews.co.kr/58417
세계 잼버리 기반시설 20조 필요
교통망 구축과 관광시설 정비 등
매일건설신문 박남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8/22 [09:19]
새만금에서 ‘2023 세계 잼버리 대회’를 제대로 치르려면 약 20조 원대에 달하는 기반시설 구축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북도는 21일 김일재 행정부지사 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잼버리 관련 국가예산 확보 주요사업 리스트’를 보고했다. 국가예산 확보대상엔 도로망 구축부터 관광시설 확충 방안까지 망라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론 주 무대가 될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기반조성 문제가 떠올랐다. 부안쪽 1호 방조제 옆 관광레저용지는 현재 물반 뻘반이라 야영장으로 쓸 수 없는 상태다. 약 5만 명에 달할 참가자들을 이동시킬 교통망 구축과 수송대책도 마찬가지다. 이중에서도 간척지 내부 도로망과 새만금 전주간 고속도로 조기 개통이 선결 과제로 꼽혔다. 도로망 구축없인 도내 곳곳에서 펼쳐질 문화체험과 홈스테이 등을 진행할 수 없을 것으로 지적됐다. 자연스레 장기 표류중인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조기 개항 필요성도 떠올랐다. 관광시설 확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새만금 전망타워와 박물관 건립, 전주 전라도 새천년 공원과 익산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 진안 부귀산 별빛고원과 정읍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사업 등이다. 이밖에 잼버리 주 무대 옆 새만금호 수질개선에 필요한 익산 왕궁과 김제 용지 축산단지 매입사업 등도 당면 과제로 지목됐다. 전체적으론 34개 사업, 그 사업비는 총 20조7,600여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당장 내년에 필요한 사업비만도 1조2,200여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기획재정부 심사가 한창인 내년도 국가예산안에 반영된 관련 사업비는 5,930억 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 관계자는 “잼버리를 제대로 치르고 그 파급효과도 키우려면 뭐가 필요할지 어림잡아 추정해본 결과”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발주될 연구용역을 통해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당장 시급한 것은 내년도 국가예산안에 관련 사업비가 곧바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측은 이를 뒷받침할 가칭 ‘잼버리 성공개최를 위한 지원특별법’ 제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별법은 국회 스카우트 의원연맹에서 활동중인 여야 50여 명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박남주 기자
Kim Jeongho
33분 ·
연예 전문 찌라시 취급을 받는 '디스패치'의 여기자 2명이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잠입(?)해서 현장 리포트를 했다. 8월 5일(토) 오전 9시에 기사를 올렸는데 빠르면 8월 3일에 현장에 들어가서 4일까지 이틀간 취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기사 중 현장감이 제일 돋보인다.
기사에는 다른 매체가 다루지 않은 특별한 내용이 있다. 외국 학생은 900달러(약 117만원), 한국 학생은 그보다 비싼 150만원의 참가비를 냈다. 그런데 한국 학생의 경우 8월 12일까지 버티면 참가비 중 100만원을 돌려준다는 '비공식 페이백'이 있어서 악착같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지만 이후 언론이 집중 취재해야 할 내용이다. 이른바 레거시 언론이 먼발치에서 동어반복식 보도를 하고 있을 때, 이른바 연예 찌라시 기자들은 발로 뛰고 있었다. 다른 매체들이 물을 먹은 셈인데 분발 좀 해야 할 것이다.
[디패Go] "그 텐트에 잠입했습니다"…잼버리, 새만금의 악몽
구민지,김소정입력 2023. 8. 5. 09:15수정 2023. 8. 5. 09:38
https://v.daum.net/v/20230805091530031
--------웨스 앤더슨의 <문라이즈 킹덤>(2012)의 주인공 중 한 명은 보이 스카우트 대원이다. 이 영화는 부모를 잃고 위탁가정에서 살던 12살 문제아 소년 샘이 스카우트 야영지를 도망쳐 소녀 수지와 도망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과 가족 등 모든 사람들이 사랑에 빠진 소년소녀를 뒤쫓는 유쾌한 소동극 속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우정과 모험심, 때론 반목과 갈등이 아름다운 섬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감독의 유년 시절 기억이 영화의 단초였다. 웨스 앤더슨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아주 짧게 1주일 정도 보이 스카우트 캠프에 참여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다. 그 탓인지 영화 속에 묘사된 스카우트는 질서와 규칙에 집착하는 우스꽝스러운 집단처럼 보이다가도, 일상적 규율에서 벗어나 야생 속에서 모험을 추구하려는 소년소녀의 열망의 구현체처럼 느껴진다.
아마 2023년 새만금 잼버리에 모인 전세계 청소년들이 염원했던 것도 숲과 푸른 대지에서 감행할 활기찬 모험이었을 것이다. 잼버리Jamboree의 어원 자체가 “흥겨운 소동”이다. 얼마 전 전북의 한 도의원은 잼버리를 “고생을 사서 하려는 고난 극복의 체험”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했는데, 무지의 헛소리다. 19세기 말부터 통용되던 잼버리라는 말은 ‘떠들썩한 축하 파티’, 또는 ‘대규모로 웅성거리는 집단’을 의미한다. 1920년 처음 세계 잼버리 대회가 시작됐을 때도 많은 청소년들이 운집해 모험과 우정을 즐기라는 뜻으로 ‘잼버리’를 대회 이름으로 차용한 것이다.
그렇게 푸르고 활기찬 모험으로 가득해야 할 청소년 잼버리 대회가 2023년 8월 새만금 간척지에서 끔찍한 악몽으로 변해버렸다. 역대급 폭염, 수렁처럼 질척거리는 땅, 모기와 화상벌레, 위생과 보건 미비 등 각종 부실과 결함이 노출되며 국내외적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푸른 대지가 아니라 질척거리는 간척지, 모험이 아니라 폭염의 고통, 달빛 사이로 흐르는 음악과 춤이 아니라 굶주린 모기 소리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급기야 영국을 필두로 미국과 싱가포르가 서둘러 새만금을 떠났고, 바로 뒤이어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전북 스카우트 연맹마저 퇴영했다. 끝내는 북상하는 태풍 때문에 야영장에서 조기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빨리 대회를 종료하는 게 현명하다는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전북도, 잼버리 조직위는 행사를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욕심을 부린 터였다. 왜 안 그러겠는가. 조기 폐회를 하면 더 큰 망신을 당할 거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겸허하게 책임을 지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보다 저들에게는 망신살의 무게가 더 크기 때문이다.
스카우트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은 개영식에서 해맑게 웃었다가 뒤늦게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얼음 물이며, 냉동버스며, 갖은 뒷북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또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라고 연일 재촉한다. 세상에, 잼버리가 관광 행사인가? 여기에 삼성을 선두로 대기업들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나섰다. 세상에, 잼버리가 기업 박람회인가? 더 나아가 전북도는 폐영식을 연기하고 축구 경기 일정을 멋대로 변경하면서까지 방탄소년단 등 K팝 공연으로 구겨진 체면을 차리려 했다. 세상에, 잼버리가 K팝 콘서트인가? 애초부터 길을 잃은 새만금 잼버리는 정체성을 상실한 채 갖가지 당근들로 가득한 K-비빔밥이 됐다.
한편 정치권은 연일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흥겨운 소동을 연출한다. 국힘당 탓이다, 민주당 탓이다, 여가부 탓이다, 전북 탓이다…… 영락없이 서로 꼬리를 물고 맴도는 뫼비우스다. 정확히 맞는 이야기다. 이게 다 당신들 탓이다.
새만금 잼버리를 언제부터 추진했나? 2015년 박근혜 정부 때였다. 새만금 잼버리가 언제 확정되고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켰나? 문재인 정부 때였다. 언제 조직위를 꾸리고 예산을 편성했나? 윤석열 정부 때다. 그러면 주도적으로 누가 새만금 잼버리를 기획하고 추진했나? 전북 정치인들과 민주당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1987년 새만금 개발을 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노태우 정부 이래, 제 6공화국의 두 거대 정당이 맞물려 돌아가며 기획하고 추진한 사업이었다. 지금 서로 탓하며 싸우는 사람들 모두가 공동정범인 것이다. 그들 모두가 책임자니,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던 새만금 물길을 막은 것부터 화근이었다.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조사도 없었고, 세계 최대 갯벌 파괴의 생태적 비용도 감안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새만금 개발로 낙후된 전북 지역을 부흥시키자는 허황된 약속을 찌라시처럼 뿌려댔다. 지역 정치인들의 입지와 토호들의 지갑은 부풀어 올랐지만, 그 덕에 부안 갯벌은 황폐화되고 관광 산업이 축소되면서 어민의 삶과 지역 경제는 더 낙후되고 말았다. 새만금 개발은 토호들을 살찌게 할 뿐 민중의 삶과는 괴리된 ‘그들만의 개발 잔치’였다.
그렇게 단군 이래 최대의 계륵이 된 새만금 간척사업. 당연히 새로운 개발 업데이트가 필요했다. 그래야 계속 지원금이 떨어지고, 지역 토호들이 잔치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공항, 재생에너지, 디지털 뉴딜, 에코 도시 건설 등 끊임없이 개발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잼버리 역시 그 중의 하나였다. 2017년 8월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되며 새만금 예산이 7,11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도 잼버리 부지를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애초에 갯벌을 잼버리 행사장으로 선정한 것이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2020년 부랴부랴 야영지를 위해 해창갯벌을 매립했다. 푸른 배경을 위해 염분 가득한 매립지에 나무를 심었지만 당연히 모두 말라 죽었다. 2023년 8월이 되어도 여전히 갯벌 매립지에는 물이 차오를 것이고, 모기와 온갖 해충들이 바글댈 것이고, 나무 그늘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한 여름의 폭염이 청소년들의 텐트를 구워버릴 테지만, 전북과 중앙 정치인들은 이에 대한 걱정보다 어떻게 조직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지 지분 싸움만 맹렬히 붙들고 있었다. 심지어 전북도, 여가부 등 한 자리 꿰찬 이들은 잼버리 연구를 핑계로 앞다퉈 99번의 해외 나들이를 즐겼다.
의당, 잼버리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갯벌을 매립해 잼버리 행사를 열고 그와 연계해 아무 실익도 없는 신공항을 건설하는 ‘개발’, 그래야 돈줄이 생기고 정치적 자원이 생기는 개발의 젯밥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잼버리는 그저 개발을 위한 상징적 기표에 불과했다. 준비 과정은 뒷전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새만금 잼버리 사태는 예고된 재난이었다. 애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악몽의 인질극이었다.
잼버리의 실패는 6공화국의 실패이기도 하다. 두 거대 정당이 개발과 성장을 빌미로 온나라를 쥐 파먹듯이 헤집으며 그들만의 예산잔치, 토건잔치를 벌여온 지난 과정의 압축판이다. 지금도 온 국토에 종양처럼 번성하는 신공항 건설을 보라. 단언하건대, 경제적 타당성 부재와 기후붕괴로 그 공항들 모두 새만금 잼버리가 될 것이다.
요컨대 잼버리의 실패는 준엄한 경고일 터이다. 민중의 삶과 배리되는, 자연과 인간의 공유지를 파괴하는 개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계속 저 뜨겁게 타오르는 새만금 갯벌 속을, 하염없이 빠져드는 늪의 진창을 헤매게 될 것이다.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3145
-----
“죽음의 땅이 아닌 산 갯벌 봤다면…얼마나 멋진 잼버리가 됐을까”
2023.08.15 20:21 입력
손제민 논설위원
영화 ‘수라’의 황윤 감독이 보는 새만금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동물원에 갇힌 아기 호랑이 크레인의 삶을 보여준 <작별>(2001)을 시작으로 <침묵의 숲>(2004), <어느날 그 길에서>(2008), <잡식가족의 딜레마>(2015) 등 인간 활동의 결과 죽어가는 동물, 자연을 일관되게 그려왔다.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를 인용해 “작가가 이야기를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야기가 작가에게 말을 건다”고 했다. 모든 작품의 소재가 운명처럼 다가왔다는 것이다. 전북 군산에 살며 2015년부터 7년 동안 담아낸 갯벌과 사람 이야기 <수라>로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스카우트 대원에 ‘수라’ 보여줬더니 “이젠 실상 알았다”며 감사
새만금 사업, 단순 환경 파괴 아닌 국가 폭력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
수라갯벌은 아직 살아있어…육화됐다는 정부, 한번 와 보고 얘기해야
모든 생명은 연결된 운명 공동체임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애도 담아
지난 12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머물다 간 해창갯벌 매립지에서는 뒷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텐트가 있던 자리에서 물새 여러 마리가 노니는 모습이 보였다. 동행한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은 “이 갯벌도 아직 살아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대법원 판결로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 새만금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사이 강 하구 모래를 퍼올려 갯벌을 메우는 일에 매년 7000억~8000억원의 세금이 “녹아 없어졌다”. 2023년 갯벌의 존재를 새삼 일깨운 두 사건이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의 개봉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개최다. 영화는 갯벌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줬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남아있고, 그곳에서 생명들이 끈질기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잼버리 대회는 새만금 개발의 본질을 드러냈다. 엄청난 국가예산을 낭비했으며 세계 청소년들을 새만금 개발의 ‘그린워싱’에 이용했다. 이 사건은 생태계 파괴가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일깨웠다. 기후위기에는 누구나 힘들다. 약자들은 그 고통을 더 심하게 겪는다. 그중에 젊은 세대는 앞으로 더 긴 세월을 악조건 속에서 살아야 한다. 기후변화의 징표인 폭염에, 나무 한 그루 뿌리 내리지 못한 갯벌 매립지에서 생존하도록 내던져진 4만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겪은 고통은 기후위기 시대에 이들 세대가 처한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는지 모른다.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과 더불어 좀 더 길고 포괄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영화 <수라>로 새만금에 여전히 남아 있는 갯벌 수라(繡羅·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로 오동필 단장이 붙여준 이름이다)를 세상에 알린 황윤 감독의 얘기를 들어봤다. 황 감독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전북 군산 평화박물관에서 이뤄졌다.
- 잼버리 대원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그만한 아들을 둔 엄마로서, 그 청소년들이 해창갯벌 매립지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어요. 잼버리는 청소년들이 야외 활동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보호하자는 취지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텐트 밑에는 대학살이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죽음이 깔려 있어요.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매립 과정에 하늘의 별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조개와 도요새, 물고기가 죽었어요. 그 갯벌에서 죽은 어민도 있고요. 그 청소년들이 죽음의 땅이 아닌, 살아 숨쉬는 갯벌을 보고 느끼고 저어새 같은 귀한 철새들을 탐조했다면 얼마나 멋진 잼버리가 됐을까요. 안타까운 마음에 제 영화를 통해서라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한 <수라> 상영회를 열게 됐어요.”
- 대원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태풍이 상륙한 날 스웨덴 대원 100명, 스위스 대원 200명 정도가 각자 영화를 봤어요. 저는 천안에 있던 스웨덴 대원 100여명과 함께 봤어요. 영화를 본 대원들이 제게 다가와 가슴 벅찬 표정으로 말하고 안아주었어요. ‘지도에 야영장 끝에 바다가 그려져 있길래 끝까지 걸어가 봤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바다가 나오지 않아 이상했는데 그 이유를 영화 보고 알게 됐다. 너무 고맙다’고. 스웨덴 스카우트 리더는 ‘환경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에서 잼버리를 개최했다는 것에 놀랐다. 돌아가 내 아이와 다른 대원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어요. 예술과 사랑은 만국 공통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영화에는 이 대원들과 비슷한 젊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어린 시절 아버지(오동필)를 따라다니며 물새를 관찰하던 오승준군이 멸종보호종인 쇠검은머리쑥새의 번식 증거를 찾아내 정부의 새만금 신공항 건설 환경영향평가에 증거로 제출한다. 그레타 툰베리의 나라, 스웨덴의 스카우트들은 어쩌면 그 청년에게서 희망을 읽었는지 모른다. 황윤은 스웨덴 스카우트 리더로부터 선물 받은 스카우트 네커치프를 이날 인터뷰 자리에 매고 나올 정도로 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
<수라>는 개봉 7주 만에 다큐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4만명이 관람했다. 두 번 이상 보는 사람도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에서 상업영화 관람도 많이 하지 않는 현실에서 돋보이는 성적이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의 힘이다.
- 이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이유가 뭘까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우세요.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고, 가슴 아파서 눈물이 나고, 희망을 느껴서 눈물이 난다고 해요. 통영의 60대 남성이 ‘나는 보수주의자다. 경제학을 했고 개발 쪽에서 일했다. 새만금도 잘 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많이 반성하고 성찰했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초등 5학년 어린이는 ‘도요새가 머나먼 여정을 날아가는 것을 보니까 우리도 먼 길과 험한 길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어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힘들 때 먼 여정을 나아가는 도요새들을 생각하며 힘을 냈는데 어린이들이 그런 마음을 갖게 되니 너무 기뻤고 힘을 얻었어요.”
- 대학살이라고 했는데, 영화 속에 많은 죽음이 나오죠.
“새만금 사업은 단순히 환경 파괴가 아니고 국가 폭력,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생각해요. 갯벌 규모가 광활하고, 중요성도 엄청나요. 세계에 갯벌이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요. 한국 갯벌이 유네스코 자연유산이 된 이유죠. 도요새 입장에서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출발해 알래스카, 시베리아까지 가는 1만㎞ 이상 여정에서 한번은 쉬어야 하는데 그곳이 한국 갯벌이에요. 거기를 매립한 거죠. 그랬을 때 이들에게 남는 건 죽음입니다.”
영화에는 말라버린 갯벌에서 조개들이 땅속에서 버티다 비가 오자 일제히 나와서 입을 벌렸다가 죽는 장면이 나온다. 해수가 아니라 민물인 걸 몰랐기 때문이다.
“뱃속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새들을 찍은 다큐 <알바트로스>의 크리스 조던 감독이 저와의 대담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그들이 죽어가는 이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바트로스는 모른다는 사실이다.’ 조던은 환생하면 알바트로스로 태어나 플라스틱을 먹으면 안 된다는 걸 동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했어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다음 생에 도요새로 환생해 동료들에게 갯벌을 매립하는 한국으로 가지 말자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새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습성을 갖고 있어요. 수라에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아기들은 겨울에 동남아로 갔다가 다음해 다시 수라로 올 겁니다. 그때 만약 수라가 사라져 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죽음은 인간에게도 미친다. 2006년 조개를 잡던 중 예고 없이 방조제 수문이 열려 들어온 물에 휩쓸린 류기화씨의 죽음은 황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매립 이후 어민 2만여명이 생계를 잃었다고 한다. 영화에는 풀베기 공공근로를 하던 중 바다를 보며 눈물 짓는 나이 지긋한 남성 어민이 나온다. 갯벌 생태의 변화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삶, 문화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하는 일이다. 인류학자 함한희는 저서 <미완의 기록, 새만금사업과 어민들>(2013)에서 “바다를 막아 강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면 강물이 죽고, 강물이 죽으면 갯벌이 죽고, 또 갯벌이 죽으면 조개들이 죽고 그러고 나면 인간이 죽는다”고 했던 어민들 얘기를 기록했다. 황윤은 “이 사업을 수십년간 이어온 정부는 그 어민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사하고 트라우마 치료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저는 영화에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갯벌, 도요새, 조개, 어민, 그리고 나, 나의 아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갯벌이 사라지면 조개와 갯지렁이가 사라지고 그들이 사라지면 도요새도 굶주려 죽고, 강과 바다를 막으니 물이 썩어가고, 물고기가 죽어가고, 갯벌을 매립하니 뻘이 말라 초미세먼지가 되어 저희 집까지 날아옵니다. 저는 어느 새 목격자에서 피해 당사자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아들 도영이가 앉아 있던 황무지는 바로 해창갯벌입니다. 잼버리를 한다고 3~4년 전부터 갯벌을 매립하기 시작했고 황무지가 되어가는 현장에서 아들과 친구들은 물고기를 구조한다고 뛰어다녔어요. 그리고 그날, 매립되는 갯벌에서 아들 도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잼버리 청소년들보다 먼저, 저의 아들이 죽음의 갯벌을 경험한 거죠.”
이들이 일찌감치 이곳은 야영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경고했는데 정부는 왜 듣지 않았을까. 오동필의 말이다. “잼버리를 위해 흙을 3m나 쌓아올렸는데도 허사였어요. 농지로 용도 변경해 매립했기 때문에 평평하게 쌓았고, 비가 오면 지하로 스며들어야 물이 빠집니다. 하지만 물기를 품은 갯벌 위에 흙이 놓여 있기 때문에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고일 수밖에 없는 게 매립지의 특성입니다. 농지 기금을 전용해 이걸 매립한다고 했을 때 ‘굿 아이디어’라고 박수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잔치를 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준설에 이은 매립으로 매년 7000억~8000억원이 녹아 없어져온 곳이 새만금입니다. 그 돈이 다 어디 갔겠어요? 새만금개발청과 농어촌공사 등 공기업들과 건설기업들 주머니로 갔겠지요.” 그는 입만 열면 ‘이권 카르텔’을 잡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새만금 토건 카르텔’을 얼마나 단죄하는지 두고 보겠다고 했다.
2006년 대법원 판결 후 새만금 간척 반대 운동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그때부터 갯벌 다큐를 찍으려 했던 황윤도 그즈음 일어난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며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다. 하지만 2014년 우연한 계기에 돌아온 이곳에서 그는 갯벌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보고 놀랐다. 흰발농게가 갯벌 밑에서 언젠가 들어올 바닷물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었고, 시민조사단이 그곳을 뜨지 않고 묵묵히 기록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 그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요.
“‘녹색평론’ 가을호에 쓴 부분을 읽어드릴게요. ‘막바지 촬영을 하던 2022년 2월 수라갯벌 상공을 잿빛개구리매 암컷이 차디찬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날개를 쫙 펴고 유영하듯 날고 있었다. 그녀의 당당함, 강인함, 유연함 모든 게 너무 아름다워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쉴 새 없이 매립토를 실어나르는 덤프트럭 옆에서 바짝 긴장한 채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고 알을 품던 검은머리갈매기 엄마의 용감함, 눈을 꼭 감은 채 엄마를 기다리던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의 위태로움과 사랑스러움, 물가로 아기들을 데리고 내려가 갯지렁이 잡는 법을 가르쳐주던 검은머리물떼새 부모의 성실함과 의젓함…. 내가 힘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런 거창한 사명감이 아니었다. 수라에서 생명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뛰었고 살아 있음을 느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웠고 겸손해졌다.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혼자서 수라에 갔을 때, 내가 수라를 지켜주는 게 아니라 수라가 나를 살게 하고 나를 지탱해준다고 느껴졌다.’ 조사단분들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정부가 추진하는 새만금 신공항을 막는 겁니다. 새만금에서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에서 지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곳엔 40~50종의 법정 보호종이 살아요. 그들이 사라지든 말든 그냥 공항을 지을 거라면 왜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정했나요. 유네스코가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할 때 서천·고창·신안·순천만 갯벌 외에 다른 갯벌에 대해서도 보호 조치를 하라는 조건을 내걸었어요. 인천 같은 지자체가 그 지역 갯벌을 추가 등재하려 하겠다고 나섰어요. 수라갯벌도 보호 가치가 뛰어나요. 정부는 수라갯벌이 이미 육화돼 갯벌이 아니라고 하는데, 한번 와보고 얘기하라는 거예요. 검은머리갈매기, 쇠제비갈매기,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잿빛개구리매, 흰꼬리수리들을 보라는 거예요. 수라갯벌이라는 배후습지가 사라지면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도 연동돼 영향을 받을 겁니다.”
- 새만금 30년 개발사를 보면 전북 지역의 개발 소외감이 가장 큰 동력이었는데요. 전북 도민들로서는 대원들이 야영 대회를 다 마치지 못하고 전국 각지로 흩어져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박탈감도 느꼈을 것 같아요.
“이번 일이 굉장히 큰 성찰의 시간이 될 거라고 믿어요. 갯벌을 그대로 지켰더라면 잼버리 대원들이 와서 전북을 다시 보지 않았을까요. 전북에 좋은 자연이 매우 많아요. 그 자연을 느끼고, 특히 갯벌에 와서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느끼고 갔더라면 그 젊은이들이 모두 전북의 홍보대사가 됐을 거예요. 최소한 정부가 그들에게 잼버리 대회가 열린 장소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던 비극이 벌어지진 않았겠죠. 전북도는 이번 일에 박탈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정말 뼈저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에도 못 느낀다면 희망이 없겠죠.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이었나,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고 뭔가 큰 거를 얻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저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본국으로 돌아간 스카우트 대원들에게도 계속 이 영화를 보여줄 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 영화에서 ‘좀 더 아름다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 좀 더 아픔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 주목하는데요. 도시적 감수성에 익숙한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저도 매일 야생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도시적 감수성도 좋아해요. 하지만 실은 우리가 야생을 진짜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 거지 한번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면 헤어날 수 없어요. 그중 한 사람이 영화의 주인공 오동필씨이고요. 2005년쯤, 지금은 사라진 옥구염전에서 도요새 10만마리의 군무를 본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해요. 아름다움을 본 것도 죄일까. 그래서 지금까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거라고요. 거창한 사명감이 아니에요. 아름다움을 깊이 느꼈기 때문에 그게 사라지는 게 슬프고, 고통스럽고, 그 아름다움을 다시 느껴보고 싶고, 우리 아이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그런 매혹의 순간을 전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든 거고요. 어쩌면 그게 전해져서 관객들이 나서서 영화를 전파해주고 계신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에게는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은 본능이 있어요. 도시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도시는 도시대로 있되 우리가 (자연을) 다 파괴하지는 말자는 거죠. 남겨둘 건 감겨두자는 겁니다. 다 사라진 땅에서 우리가 외로워서 어떻게 살 거예요?”
황윤은 간척사업을 “모든 사람이 향유해온 갯벌이라는 공유지를 사유화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름하에 토건업자 배를 불리고 그 와중에 뭇 생명이 고통받는 과정이었다. 이를 고발하겠다는 마음만으로 영화를 만든 건 아니었다. 더 컸던 것은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애도하는 마음이었다. 죽은 도요새를 가만히 쓰다듬는 그의 손길은 파괴되고 병들어 가는 지구에서 살아갈 아이들에 대한 연민의 다른 표현이다. “인류가 처한 종말적 현실을 직시하고 깊이 애도하는 것, 그렇게 의식의 깊은 우물 저 아래 방치돼 있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 기억해내는 것”(크리스 조던)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잼버리 대원들이 떠난 그 자리에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라는 그 거울이다.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죽음의 땅이 아닌 산 갯벌 봤다면…얼마나 멋진 잼버리가 됐을까”
“수라갯벌 보호가치 있고 경제 타당성 낮은데 공항 짓는 게 맞나”
시민단체,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와 더불어 방조제 해수 유통 확대 요구
정부는 수라갯벌이 이미 육화(陸化)돼 보호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며 그 위에 새만금 신공항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신공항 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이 공항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9359억원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이다. 정부는 현재 있는 군산공항 서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 2.5㎞ 길이 활주로를 가진 민간공항으로 짓는다고 밝혔다.
지난 20년 동안 매달 수라갯벌을 방문해 모니터링을 해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보호 가치가 없다는 정부의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흰발농게 등 40~50종에 달하는 법정 보호종의 서식 사실을 입증할 증거들을 수집해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도 제출했다.
조류 충돌 위험성도 높다. 영화 <수라>에는 1만5000마리의 가마우지 떼와 공군기가 충돌하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대부분 지방 공항들이 그렇듯 경제적 타당성도 낮다. 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새만금 잼버리 대회 등을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탄소 등 온실가스를 흡수·저장하는 갯벌 생태계를 없애 탄소배출원인 공항을 더 지으려는 계획이 시대에 맞는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의문은 신공항이 결국 미군 활주로를 하나 더 늘리는 것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게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신공항은 현 군산공항(미군 부대 내에 있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지어지는데, 정부는 신공항과 구공항 사이 부지 23만평을 미군에 공여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지에 관제탑과 유도로가 들어서는데, 관리 주체는 미군이다. 신공항 관제를 미군이 맡는 것이다. 정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없던 23만평 추가 공여 사실을 본안에 기재하며 관련 내용을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만금 신공항은 민간공항이 맞다. 다만 미군이 관련돼 있는 공항이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국방부가 해당 부분을 비공개하도록 요청했다”며 “신공항을 평시에 미군이 이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이 신공항 백지화와 더불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방조제 해수 유통 확대다. 정부는 2010년 이후 하루 1회 이뤄지던 해수 유통을 2020년 말 2회로 늘렸다. 여전히 부족하나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죽어가던 갯벌 생물이 살아날 기미를 보인 것이다. 정부가 20년간 4조원을 들이고도 썩는 걸 막지 못했던 새만금 담수호 수질은 바닷물과 강물이 자유롭게 만나야 비로소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은 이를 ‘염분 성층화’로 설명했다. 호수 아래는 염분이 높은 물이 있고 위에는 담수가 층을 이루는데, 방조제 때문에 바닷물이 유입되지 않아 아랫물의 용존산소가 줄어들며 저서생물이 죽고, 물이 썩는다고 했다. 해수 유통을 늘리면 수질이 나아지고 인접한 갯벌, 염습지 생태계도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출처 https://m.khan.co.kr/people/people-general/article/202308152021005
-----
새만금에서 도요새, 인사드려요
중앙일보 입력 2023.08.17 00:52 김응교 시인·문학평론가
지구를 당기는 달과 태양의 만유인력 때문에 생긴 갯벌은 앙증맞은 흰발농게의 영지예요. 당근처럼 붉은 부리가 매혹적인 검은머리물떼새 엄마가 갯벌 색깔로 깃털이 진화하여 찾기 힘든 아기 새와 숨바꼭질 하는 놀이터가 바로 여기예요.
2006년 4월 21일은 이 갯벌을 죽인 날이에요. 부안과 군산을 잇는 방조제가 생긴 그 날, 바다와 간척지는 생명/죽음으로 나뉘었어요. 방조제 안에 죽은 진흙뻘에서 썩은 내 진동해요.
저희를 좋아하던 새만금 주민들 삶도 파괴됐어요. 갯벌을 긁어서 조개를 끌어모으는 갈고리를 주민들은 ‘그레’라고 해요.
“그레질 해서 조개 한 바구니 가득 담으면 7만5000원은 받지. 그제는 12만원 받았구.”
어민들이 그레질 하면 하루에 못해도 10만~15만원은 벌었다고 해요. 갯벌이 없어지자, 방수제 잔디를 깎는 풀베기를 종일 하고 몇만원, 그것도 며칠밖에 일거리가 없는 일용직이랍니다.
펄에서 하루만 일해도 34만원은 벌던 계화도 할아버지는 공공근로로 도로 청소하고 한 달에 20만원 받는다고 글썽입니다.
다큐 영화 ‘수라’(2022)를 보시면, 저희 도요새가 떼 지어 날아가는 장관이 나와요. 떼 지어 휘몰아치며 허공을 날아갈 때 그 감동스런 울림은 거대한 스크린을 갖춘 돌비 시네마 극장에서 체험하지 않으면, 허탕이래요. 새만금 수라갯벌에 오시면 저희의 황홀한 떼 춤을 보실 수 있어요. 이 장면에서 황윤 감독이 말하더군요.
“아름다움을 본 것도 죄일까? 그럼 이제 나도 죄인이 된 걸까?”
혹시 저희 도요새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아세요? 도요새는 정말 여러 종이 있는데, 새만금에서 지내는 저희는 시원한 곳을 찾아 1만~3만㎞ 여로를 날아다녀요. 봄철 3~5월엔 새만금 수라갯벌에서 지내는 저희들은 여름이 다가오면 땡볕을 피해 러시아 툰드라, 북미 알래스카로 날아가요. 싸늘한 바람이 불면 툰드라, 알래스카에서 한반도 서해안으로 날아와 8~10월을 지내고요. 새만금에 겨울이 오기 전에 따스한 호주 북서부해안까지 편도로 6140㎞를 날아가요.
놀라지 마세요. 한국에서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우리는 단 한 번 쉬지 않고 태평양 위를 밤낮없이 날아가요.
문제는 사람들이 새만금을 간척하고 일어났어요. 꼬박꼬박 만조에는 들어오던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데도, 갯벌에서 150여 종의 생물과 게들은 바닷물을 계속 기다렸겠죠.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 이후 바닷물이 안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조개들은 어느 날 비가 쏟아지자 모두 흙 위로 기어 나옵니다. 바닷물인 줄 알고 속았던 거죠. 빗물이 스며들자 갯벌 위로 올라온 조개들이 허옇게 입을 벌린 해골처럼, 신음소리 들리지 않는 킬링필드의 압권.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십만 마리 도요새가 새만금에서 떼죽음을 당했어요. 제대로 먹지 못한 도요새는 남방으로 향하다가 기력이 떨어져 바다에 빠져 죽었고요.
생태계가 보호되고 그 곁에 푸른 숲에서 새만금 잼버리가 열렸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BTS도 부러워할 매혹의 도요새 군무를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갯벌에 흰발농게도 허공에 두 손 휘저으며 환영했겠죠.
무능 무책임한 정부, 정치계와 토건개발 카르텔의 비리요? 저희는 잘 모르지만, 그 이전에, 왜 생명이 아직도 죽어가는 새만금에서, 생명을 중시한다는 스카우트 청소년들의 잼버리를 연다는 발상을 했는지요. 저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세계 최대의 간척지인 세계 최대의 생명학살지에서, 세계 최대의 잼버리를 시도했다가 ‘가이아의 복수’를 당한 꼴이 아닌지요.
지금 남은 수라갯벌에 새만금 신공항을 짓는다고, 군산에 사는 분은 불안하대요. “바로 옆에 군산비행장도 적자인디 머땀시 신공항 짓는다는 거여? 중국 겨냥하려구 근처 미군비행장을 늘리는 군사공항 아니여?”
사람들 불안해하건 말건, 저희 도요새는 그저 다만 비행기와 저희들이 충돌해서 사고 날까 걱정이죠.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본 죄.”
‘수라’에서 이 말이 몇 번 나오는데, 수라갯벌을 하늘에서 날면서 보면, 눈 아릴 정도로 아름답게 수놓은 비단천이에요. 수라갯벌이나 우포늪은 지구의 변두리이면서 중심이며 지구의 허파래요. 일회용컵을 쓰지 않는 개인적 환경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치가와 토건업자들이 결단해야 한대요. ‘새만금 잼버리’라는 망신살도 씻어야겠지만, 이렇게 가다간 진짜 재앙이 온대요.
‘수라’ 엔딩 크레딧 꼭 보세요. ‘날고 기는 배우들’이 나와요. 농게·검은머리갈매기·생합·저어새·고라니·개개비, 제 이름도 나오걸랑요. 이거 보면서 몇몇 사람은 울었대요. 멸종 위기종이 많아서 그러나? 저희도 멸종위기종이에요. 수라갯벌 살리셔요. 비단천 수라갯벌은 다음 세대에 큰 선물일 거예요. 세계에 내놓을 자랑거리 될 거에요.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5251#home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