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6일 오후 1시부터 '제1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 지도교사 워크숍이 김해도서관 가락국실에서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의 중고등학교에서 독서 및 토론모임을 이끌고 있는 선생님들이 이 지도교사 워크숍에 모였습니다. 워크숍에서는 김종간 김해시장의 인사말, 장용일 김해시 평생학습지원과장의 '책읽는도시 김해' 소개, 안찬수가 대회의 취지와 의의 등을 밝힌 뒤, 도정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장과 정관용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전 KBS 열린토론 사회자)의 특강, 그리고 각 교사들의 자유발언과 질의 응답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음은 이 대회의 취지와 의의를 밝힌 원고와 워크숍 장면을 찍은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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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를 준비하며
책읽는도시 김해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2009년 10월 30일-31일 김해시에서 ‘제1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남도, 한국도서관협회, 한국출판인회의,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등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책 읽기 풍토나 교육 현실에 비추어볼 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몇 가지 점에서 중요한 도전이자 실험일 듯싶습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우리 청소년들이 책 읽는 청소년, 질문할 줄 아는 청소년, 토론할 줄 아는 청소년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기획하고 준비해왔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 속에서도 책을 읽고, 더욱 깊이 생각하고, 그런 생각들을 서로 토론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대회의 명칭을 독서모임 연합대회나 독서캠프, 또는 토론대회라는 명칭이 아니라 ‘인문학읽기’ 대회라는 명칭을 붙인 까닭은 이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인문정신(人文精神), 즉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참된 삶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어떤 기능이나 기술보다 소통과 나눔, 생각과 실천 등을 더욱 소중한 가치로 여깁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경쟁을 부추기기보다는 서로 이해하는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1박2일의 아주 짧은 일정이지만, 이 대회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소중히 여깁니다. 이 대회가 품고 있는 지향에 공감하는 전국의 교사 분들께서 여러 가지 형태의 모임을 지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내면에 꿈틀거리고 있는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대회의 목표는 전국에서 가장 인문학을 잘 읽는 1등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가치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자기표현 능력과 언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학문인 인문학이 근원적으로 ‘더불어 잘 사는 삶’을 지향하고 있듯이 이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준비와 참여 과정도 행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소망을 담아 첫 번째로 열리는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의 주제를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라 정하였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바로 인문학의 본질적인 질문일 뿐만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이 평생토록 간직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은 효율성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무척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일 터이지만, 이 대회는 그런 본질적인 질문 앞에 우리 청소년들과 함께 서보고자 합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주제 선정 - 독서 - 토론 - 표현 - 의견나눔 - 삶과 실천에 이르는 과정 자체를 만들어가는 대회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모아,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대회 주제를 놓고 함께 읽을 만한 책 네 권을 정하였습니다. 도서 선정에는 첫째 대회의 주제를 아우르면서, 둘째 문학, 역사,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분야의 책들이 고루 포함되어야 하며, 셋째 교사와 청소년들이 함께 읽고 토론할 만한 책이어야 하고, 넷째 청소년의 독서능력을 고양시킬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선정된 책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윤지강의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 강수돌의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차윤정의 <나무의 죽음>입니다. 물론 이 네 권의 책은 수많은 책들 가운데 네 권일 뿐입니다. 네 권의 책만이 우리가 청소년들과 함께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자 하는 주제를 온전히 품고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네 권의 책만으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 책들은 다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라는 계기로 만나는 사람들이 나눌 대화와 표현의 ‘상징적 도구’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논의가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각 대학의 인문학자들과 인문학 연구소에 깊이 있는 학술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학술연구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물론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해나가는 이들은 ‘인문학의 위기’의 핵심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인문학적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인문학적 가치를 회복하는 일을 위해서는,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 작지만 의미 있는 문화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일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그런 생각과 필요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는 우리의 삶과 사회를 성찰할 수 있는 작은 계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일,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일, 세상을 넓게 보면서도 작은 것까지 세심하게 살필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일, 가치를 창조하고 그 의미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북돋는 일의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도 있고, 또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제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의 첫 걸음이 떼어졌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근차근 이 아름다운 대회를 위해 정성을 쏟는 것입니다. 대회를 준비하고 또 참여하는 모든 분들, 그리고 주최하고 후원하는 단체들 모두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라는 이 실험과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 26일
제1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 준비위원회
강동권(한국출판인회의 기획위원장)
권명숙(분성여고 교사)
신용철(혼미디어 대표)
신재은(한국도서관협회 회원진흥팀장)
안찬수(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
이찬훈(인제대학교 인문학부장)
조강숙(김해시 평생학습지원과 도서관정책팀장)
조의래(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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