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고려대 강사인 김영선 박사(사회학)의 최근 저서 <잃어버린 10일>은 우리들의 긴 휴식이 왜 이렇게 ‘죄악’이 되었는지, 장시간 노동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자연법칙’이 되었는지 규명에 나선 책이다. 저자는 1990년대 말 IMF 경제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성’의 제도화․일상화와 주로 기업, 언론이 유포하는 ‘경쟁력 담론’에 주목한다. (중략) 직장인들이 투잡을 원하는 이유는 ‘월급이 너무 적어서’, ‘생활비 부족으로’, ‘노후 자금 마련’ 등 경제적 불안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관리해야 하는 시간 기획의 범위는 하루, 한달, 일년을 넘어 ‘생애 주기’ 전체로 확대되었지만 대부분 장기 전망을 갖기 어렵기에 하루하루 임시변통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삶이 이전보다 훨씬 단기화되고 변덕스러워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중략) 이제 휴가는 “휴가로서 온전함(비움, 자유시간 영역)을 잃어버리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재생산의 도구(채워야 함, 재생산 영역)”가 된 것이다. 이로써 노동자는 휴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이 정해준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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