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4일 목요일

강진국(姜辰國),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23), 동아일보, 1937년 12월 3일 기사(칼럼/논단)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23)

강진국

 

이러케 중앙지도기관의 촉성(促成)과 자극을 받고 건설되는 부락문고(部落文庫)와 중앙지도소(中央指導所)와의 사이에 일연체계(一聯體系)로서 연락 내지 연합하야 유기적 조직체를 형성하게 된다면 농촌문고운영(農村文庫運營)의 활발한 발전과 장족적 진보는 오인(吾人)의 이상을 여실히 실현시켜 냄김이 없을 것이다. 

필자가 작춘의 논문에서 이런 농촌문고를 전조선 25천여의 농산어촌리동부락(農山漁村里洞部落)2,3동리(부락)1단위로 한 1만개소의 농촌문고를 획일적으로 건설강라(建設綱羅)하야 이 땅, 이 백성의 복음을 급각도로 늘니려 하는 망상(妄想)에 가까운 계획을 하엿든 것이다. 이 획일적 시설을 기도하자면 적어도 5,6백만원의 거재(巨財)가 잇어야 할 것이니 이것은 우리 사회의 현실로 보아서 영원한 꿈니야기로 돌아가지나 안흘까 하는 의아도 없지 안타. 

그래 현재 필자가 생각는 농촌문고 촉성운동의 전제 하에 세우는 그 중앙지도기관은 그 규모의 대소여하에 따라서 자금의 신축을 자유로 할 수 잇는 것이니 기만 혹은 기십만으로도 능히 그 기도범위(企圖範圍)를 작정하야 충분히 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잇는데 전자에 비하여는 다소 지만(遲晩)한 감이 잇다더래도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급속도로 농산어촌의 이상화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잇음과 또 상술한 최소희생으로 최대효과를 밖굴 수 잇음에 이 운동의 특이성이 장족성(長足性)이 잇는 것이다. 

이러케 확신하여 오든 필자의 질상(窒想)은 일전(본월 18일 제16)에도 말하엿거니와 남호(南湖) 이종만(李鍾萬) 씨의 경영하는 대동출판사(大同出版社)의 출현으로 인하야 이 운동의 중심문제인 농산어촌지도서(農山漁村指導書)의 기근을 해갈할 수 잇을 것이 기대되고 그 여외의 문제도 지금 고려 중에 잇는 듯하니 비록 그 명칭과 형태가 필자의 표방하는 농촌문고운동(農村文庫運動)과 반듯이 동일하지 못할는지는 몰나도 그 방법과 최종적 결과에 잇엇어는 별 다름이 없을 것인즉 우리는 이 상버의 하로밧비 실현되기를 기원하야 말지 안는 바이나 불행이도 우리 농산어촌사회에는 이른 사업의 대상이 되고 그른 운동의 지표가 될 아무른 기성시설와 그 토대가 태무하야 모처름 기도되는 이 위대한 사업의 출항(出航)도 한애(限涯) 없는 암초에 걸니어 신음하는 감이 없지 안흐니 우리는 새삼스리 설어하지 안흘 수 없는 터이다. 

무릇 이른 다수분산된 농산어촌부락 상대로 사업을 진행하자면 첫재 그 간에 협동조직적 유기체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오 그 성부(成否)의 확실성 내지 가능성이 엿보이지 안는 한 비록 뜻이 잇고 상당한 재원이 잇다더래도 실연(實然)히 손내밀지 안흘 것이 인정의 항례임에 틀님이 없을 것이나 한번 도리켜 생각해 보면 지방에 무수한 농산어촌 유의(有意)한 사()가 잇어서 동일한 목표로 병행한다더래도 그것을 종합하고 웅거케 할 실체적 목표가 잇지 못하는 한 그것은 영원히 분열무서(分裂無緖)한 착란(錯亂) 속에 매급(埋汲)되고 말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단의(單意)로 구성할 수 잇는 사회적 신망을 가진 사업가가 중앙지대에서 중인의 의거할 수 잇는 손잡이를 준다면 그 규모가 비록 적어서 일종 시험관적 체제를 가지게 된다더래도 그것이 협동조직운동(協同組織運動)으로써는 상당한 효과의 수획(收獲)을 볼 수 잇을지요 또 그것을 토대로 널리 선전하고 협동조직사업의 인식을 주입함으로서 그 사업운동의 광활한 발전을 보게 될지니 이를 때는 물론 그 사업의 안전확실성도 배가될지요 따라서 그 규모도 증대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16’억만원의 공칭자본(公稱資本)을 가지고 농촌 필수품-비료, 농구 등- 전국생산량의 태반 이상을 구매하므로서 그 가액을 좌우하는 생산자에게서 소비자에게로를 못토-로 하야 상인의 중간착취를 배격하고 실비생산비에 최저이윤을 첨부한 정도의 저렴한 원가 그대로를 협동조직의 세포(細胞)인 농촌산업조합(農村産業組合)을 통하야 수용자-농민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전구련(全購聯)’(全日本購買組合聯盟會)과 같은 강대한 협동조직사업도 지방 농민의 분전(分錢)으로 조직된 농촌산업조합을 기반으로 한 소액의 보증책임으로서 구성되고 종합된 것이니 16억이란 항수(桁數)를 찾기에도 곤란할 거대한 기본금을 가지고 전일본생산 농촌필수품의 태반 이상을 소화하야 그 가액을 거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강대력을 가진 그 우에도 수만은 농촌수용품제조장을 전국적으로 배설한 이 굉장한 전구련의 불가측한 대협동조직사업도 농산촌민의 간얇은 손목과 땀 묻은 돈이 그 근원이 되고 기초가 되어 잇음을 독자여! 우리는 새삼스러히 놀랠 일이 아니다. 

필자가 이여를 그 위대한 사업형태를 일본내지의 중앙지대인 동경(東京)서 보고 조사연구의, 아니 그보다도 동경의 대상을 삼엇을 때 필자의 표방한 농촌문고(農村文庫)의 조직적 체계(體系)’ 운동을 꿈꾸든 공상의 일단이 마치 거기서 실현된 것 같은 황홀감에 상심되엇든 기억에 새삼스럽게 이 심신을 조리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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