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8)
강진국
현재 그 생활도 오히려 간신히 하여 가는 농민들이 그 실력에 몇 갑절 넘치는 각종의 강제적 부담을 하고 잇는 것을 상도(想到)할 때는 우리는 이 후원회의 조직 그 자체로서 오히려 무리한 감이 없지 안키 때문이다.
후원회원의 출자(出資)로 구입한 서적은 문고에 비부(備付)하기 전에 먼저 회원에 순회대출할 것이나 도서는 한 사람에게 5일 이상의 여유를 두지 말 것이며 잡지는 당일 한으로 반환을 받어야 그의 융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잇을 것이다. 그리하야 도서는 구입한 지 1개월 이내에, 잡지는 수입한 지 2주일 내로 문고에 비치하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신문 급(及) 그와 유사한 것은 여하한 경우라도 문고 외에 대출하지 안는 것이 보관상 절대로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회원조직(會員組織)의 운용법에 대하여는 각기 부락의 근읍(近邑)에 잇을 대본업상(貸本業商가시혼야)에게 취하야 상세한 방법을 연구하면 불소한 참고를 얻을 수 잇을 것이다.
나는 이 회원조직 도서확충책에 관련된 자미(滋味)난 삽화를 기억한다. 그것이 우리 문고에 적용되리라고는 도저히 기대되지는 안흐나 그러타고 전연 무용지담은 되지 안흘 것 같으므로 우리 문고경영의 타산지석이 되면 다행으로 여기 간단히 이야기하겟다. 그것은 영국 런던(倫敦)에 잇는 대본업상인 ‘뮤데-도서관’이다. 당초에 순전한 대본업으로서 처음에는 그 근방 주민을 회원으로 하야 신간도서와 잡지를 회원에게 제공하엿다.
그것이 차차로 대규모로 되어 도서관 사업을 경영하는 동시에 회원제도에서 떠나서 전대(全大) 런던 시민을 상대로 구주의 천지와 인도남양에까지 그 손이 뻗치고 잇다 한다.
이 ‘뮤데-도서관’은 물론 개인의 영리사업으로 개인대본권(個人貸本券)과 가족대본권을 발행하여서 그 열람요금으로 경영유지하여 간다고 한다. 대본(貸本)의 목록을 대본권(貸本券) 소지인에게 배부하는 등 신문으로 광고하는 등을 하야 시민에게 독서 자극을 충분히 하여 노코 간편한 수속으로 도서를 배달하야 수용자의 요구를 민첩히 수응(酬應)한다. 이러케 운용되는 그 서적은 모다 신간이므로 그것이 남의 손때(手垢)가 묻을 만하게 되면 이것을 제본부(製本部)에 보내서 새책 부럽지 안케 소생시키어서 혹은 벽지의 부락문고(部落文庫)에 염매하거나 대부하고 혹은 인도, 아푸리카, 남야 등지의 시장에 나타난다 한다.
이 ‘뮤데-’의 고객은 영국의 상류계급에 소속되는 신사숙녀만이 아니라 중산급 이하의 노동자 군중 간에도 ‘뮤데-대본차(貸本車)’의 환영이 상당하다 한다.
이러한 동안에 그 안에서 자라난 청년문사도 부지기수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도 만히 조성하여 냇다 한다.
일본내지(日本內地)의 대도시에서도 이러한 경영형태를 보지 못하거든 문맹에 헤매고 조반석죽(朝飯夕粥)을 가리지 못하고 허덕이는 우리 농산촌 부락에 이 얼토당토 안는 문화의 황금지대인 대런던시의 것이 무슨 타산석(他山石)인들 될 것인가마는 이것을 극도로 축소하여 보면 여기 회원조직 도서확충책에 꼭이 아무 힌트도 없어리라고만 단언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도서관의 동태적(動態的) 경영법(經營法)으로 사계(斯界)의 주목을 끌고 잇는 오카야마시립도서관(岡山市立圖書館)에서도 시민의 독서장려, 독서비용 절약을 ‘몯토-’로 각종의 회원조직적 독서회가 되어 잇다. 그 방법은 상술한 대서 과히 멀지 안흠으로 여기 재록치 안는다.
좌우간 이 회원조직방법(會員組織方法)을 잘만 이용한다면 농촌문고는 순풍을 만난 돗대단배처럼 그 앞길이 평탄할 요지 또 그 발전이 신속할 것이다.
라. 기념문고(記念文庫)에 의한 도서확충책
이것은 부락 중에서 혼인 생자녀 환갑연 기타 길일의 축하기념으로 때로는 장례 시에도 그 망령을 묵도하는 의미에서 또 그의 사후 자선사업의 일단으로 하는 의미에서 그들의 힘 자라는 정도 내의 기부금품을 얻어서 기부 당사자를 방명(芳名)한 기념문고를 설치하므로서 우리 농촌문고의 도서확충책을 강구할 것이다. 될 수만 잇으면 1인1책이상주의로 그들의 힘에 알맞은 가격의 1책을 얻어서 책의 표지에 기념방명을 하여두기로 하면 조켓지마는 그러치 못한 경우에는 5천, 10전의 소액이라도 모아서(주식株式, 가부시키)로 1책의 기념도서를 구입하기로 한다. 이러케 할 때도 기부자의 방명과 그 표시를 등한히 하여서는 안된다. 서적의 맨첫 꼭대기에 도서명을 쓴 두겁다란 조히가 잇으니 그것을 ‘타이틀 페-지’라고 명명한다. 그 뒤에 기부자를 열기(列記)하여 둘 것이다. 다음에 도서정리법(圖書整理法)을 쓸 때 이 ‘타이틀 페-지’에 대한 것을 말하겟지마는 이것을 요약하야 말하면 ‘타이틀 페-지’는 그 도서와 생명을 같이하는 것이 상례다. 책 표지가 떨어지고 표지와 책의 본체(내용)와의 접속면에 붙은 조히가 떨어지더래도 일부로 하는 작위가 아니면 ‘타이틀 페-지’는 원래 떠러저 다라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으로 그 책의 존재와 같이하여야 하는 기록(記錄)은 모다 여기다 하는 까닭에서다.
*편집자의 주석: 이 글에 나오는 ‘뮤데-도서관’은 런던의 대본점 ‘뮤디스 라이브러리Mudie's Library’(좀 더 정확하게는 Mudie's Lending Library 및 Mudie's Subscription Library)를 말한다. 찰스 에드워드 무디(Charles Edward Mudie, 1818-1890)는 영국의 서적상으로 1840년 문구점을 겸한 서점을 열었고, 1842년부터 책대여(대본貸本) 사업을 시작했다. 책대여 사업은 19세기 이전에도 널리 행해지고 있었다고 하지만, 1840년대 무렵부터 저렴한 우편제도의 확립, 교통의 발달, 그리고 민중의 읽고 쓰는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더욱 번창하였으며, 뮤디스 라이브러리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무디는 과학 서적의 성공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859년 11월에 그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 의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의 첫 출판물 500부를 구입했다. 사실 다윈의 독서 대부분은 무디의 논픽션 컬렉션에서 얻었다. 그의 연간 구독료는 5기니로 한 달에 최대 6권의 신간을 빌릴 수 있었다.”
https://en.wikipedia.org/wiki/Charles_Edward_Mudie
참고: 영국의 순환 도서관(British Circulating Libraries: 1725-1966)과 관련하여
http://britishcirculatinglibraries.weebly.com/mudies-select-library.html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