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즐겨찾기에 집어넣고 새로운 포스트가 올라올 때마다 읽어보는 배승일 씨의 블로그에 대해, ZDNet 김효정 기자가 인터뷰를 한 기사가 올라와서 스크랩을 해놓는다.
*그림출처: www.kaushi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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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호
ZDNet 기자 김효정 hjkim@zdnet.co.kr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블로그를 찾는다면 자신 있게 ‘클리오미디어’를 소개하고 싶다. 운영자의 해박한 지식과 끊임없는 호기심을 느낄 수 있고, 읽고 나면 무언가를 얻었다는 느낌에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듯 하다. 뉴욕 주립대에서 역사 전공 박사 학위를 밟고 있는 동시에, 대학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배승일(Clio) 씨와 이메일을 통해 원거리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문명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 또한 변해가고 있다. 그 옛날 돌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부터, 활자와 인쇄를 통한 책자 보관을 거쳐 이제는 점차 디지털화로 귀결되고 있다. 정보의 디지털화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급속하게 발달했다. 이제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간단한 자료 정도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소위 ‘디지털 문명’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인류 유산은 물론 시대상을 반영하는 자료와 물건들을 기록, 검색, 열람해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온라인 박물관이나 도서관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문화의 한 형태로써의 가치도 있다. 디지털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황하, 인더스 등 세계 4대 문명의 도래와는 그 성격이 다르지만 분명 보존하고 후세에 연구돼야 할 문명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터넷 아카이브의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지난 1999년 미국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정부와 기업의 협조를 받아 ‘인터넷 아카이브’(www.archive.org)를 운영하고 있고,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미네르바’, 영국 ‘세다스’, 호주 ‘판도라’ 등 각국 국가도서관 주도로 디지털 문화유산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시행돼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중앙도서관의 온라인 디지털 자원 구축 프로젝트 ‘오아시스’(www.oasis.go.kr)가 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정보 자원의 보존 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쉬운 점은 포괄적인 인터넷 문화를 논하기에는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것이다. 실제 수집 대상 자료는 교육, 연보, 신문 등 오프라인 개념의 자료이며, 블로그나 토론 리스트, 게시판 등 그 시대의 문화를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사이트는 수집 제외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디지털 문명 보존 현황의 단점을 극복해 가고 있는 것은 파워 블로거들의 활발한 블로깅이다. 특정 단체에 의한 인류의 문화유산 자료를 디지털화해 보존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지식을 디지털 정보화하는 블로거들의 활동으로 인터넷이라는 ‘국제디지털 도서관’의 서고에는 엄청난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블로거 배승일 씨는 도서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 자체가 도서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직접 사서가 돼 양질의 도서관 정보를 알기 쉽게 소개해 주는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의 지식을 대변하는 민간 아카이브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인터넷은 아직 책이 주는 지성과 지식, 정보를 쫓아갈 수 없는 가벼운 대체제이기 때문에, 배승일 씨의 온라인 도서관에서 정보를 얻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손에 넣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머릿속에 지식을 장전하고, 마음속에 양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Q Clio(배승일)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A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도서관에서 역사 담당 주제 전문 사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서양사를 전공했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미국에 왔습니다. 유학 온 이후 이곳 도서관에서 학생 조교로 일을 시작했던 것이 계기가 돼 역사 담당 주제 전문 사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도서관학 석사 학위도 취득하게 됐습니다.
Q 자신의 블로그를 소개한다면?
A 도서관이라는 기관과 책이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그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의 열악한 도서관 환경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Q 네티즌에게 인기를 끄는 신변잡기 블로그가 아닌데도 인기가 높은데?
A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인 2006년 10월이었으니 만 2년이 지났군요. 다른 유명 블로거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2년 사이 34만여 명의 방문객이 오셨습니다. 요즘은 하루 평균 삼, 사백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인터넷과 컴퓨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책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주제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지 않나 생각됩니다.
Q 책과 도서관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는 점은?
A 도서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글을 씁니다. 제가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입니다.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단지 정보를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Q Clio님에게 블로그는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A 저에게 블로그는 도서관과 같은 곳입니다. 정보가 있고,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 정보를 이용하고, 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남들과 나누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래서 그냥 저 자신의 신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소개하려 합니다. 모든 포스팅에서 그 원칙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블로그를 통해 저와 방문해주시는 분들 사이에서, 그리고 방문하시는 분끼리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일차적인 목적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저 자신의 성장을 위해 블로깅을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는 것, 그리고 그 글을 읽은 분들이 남겨 주시는 말을 들으며 저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또 익힙니다. 매일 이렇게 배우고 또 익히는데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배승일의 Cliomedia (cliomedia.egloos.com)
뉴욕 주립대 도서관의 역사 담당 전문 사서 배승일 씨의 개인 블로그. 도서관 전문 블로거이긴 하지만 주인장의 한없는 호기심 탓에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월드뮤직과 클래식을 접하기도 하고, 미술 이야기를 맞닥뜨리기도 한다. 배승일 씨 역시 소통의 창구로 적극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다. 블로깅 목록을 미리 준비해 인용자료를 확인해 목록을 만들고 이미지를 세심하게 선택하는 등 하나의 포스팅을 위해 꼬박 세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 높은 글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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