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거의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못한다. 일이 늦게 끝나기도 하지만, 텔레비전에 흥미를 잃었다. 가끔 식당에서 우연하게 보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텔레비전을 볼 때도 거의 없다.
그런데 한 언론 보도를 보니, 2010년 1월 28일 텔레비전 저녁 뉴스 보도를 보고 국민들께서 격노하고 있는 모양이다. MBC가 아이티 지진 참사 현장에서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119구조대원들을 취재한 내용이다.
-잠은 여기서 이렇게?
-예, 그냥 흙 다진 공사장 바닥인데… 예, 뭐 잘만 합니다.
-잘만 해요?
-예, 잘만 해요. 충분히. 피곤하니까…
그런데 이어지는 화면 속에서 구조대원을 지원 나온 외교부의 주도미니카 대사관 직원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 화면이 대조된다. 사무실 한쪽에는 맥주가 박스째 쌓여 있다. 그리고 주도미니카 대사가 등장. 기사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주도미니카 대사는 카메라 앞에서 조금 엉뚱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답변을 한 것으로 곤욕을 치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주도미니카 대사는 방송에 대고 "스스로 여기에서 식사 문제라든지, 자기 모든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만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어이없어 하며 "대사님,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적당히 하고 오지 말라는 말인가요?"라고 묻자, 강 대사는 "아... 그..."라고 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이 말에 가슴이 아팠다.
"예, 잘만 해요. 충분히. 피곤하니까…"
정말 피곤하면 우리는 곯아 떨어진다. 세상 모르고 잔다. 엄동설한도 폭염도 상관없다. 왜? 피곤하니까!
우리 국민은 피곤하다.
마지막 구절이 슬프게 공감되는군요..ㅎ
답글삭제trackback from: 도미니카 대사 발언 보도
답글삭제도미니카 대사 관련 보도에 대해 말들이 많네요. 문화방송이 악의적으로 편향된 편집을 했다는 말이 일부 블로거사이에서는 오고가는 듯 하네요. 어떤이들은 미국 광우병 보도도 같은 경우라며 덤으로 피디수첩까지 깎아 내리려는 시도도 보이고요. 악의적 편집이든 사실적 집약의 편집이든,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어요. 절대적인 외교부 비난. 국민들의 외교부 공세는 눈에 확실히 띕니다. 울고 싶은 놈 뺨 때린다는 말이 생각나요. 온두라스 신지수 사건, 사이판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