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읽는 사회 만들자 | 게재 일자 : 2013년 11월 07일(木) |
영유아 69만명에 그림책 선물… ‘생각 주머니’ 쑥쑥 키워 |
(4) 북스타트 운동 10주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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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 연수구 연수동의 늘푸른 도서관.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아이와 손을 잡은 엄마와 할머니들이 하나둘 도서관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자원봉사자 선생님이 에즈라 잭 키츠의 그림책 ‘피터의 의자’를 펴서 읽기 시작했다. 둥그렇게 모여 앉은 엄마, 할머니와 아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책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 나와서 피터가 어디 있는지 찾아볼까요?” 자원봉사자의 물음에 3세 안팎의 작은 아이들은 뒤뚱뒤뚱 걸어나와 그림책 속 피터를 찾으며 좋아했다. 이어 그림책을 이용한 놀이와 신체 율동이 계속됐다.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고, 엄마와 친구들과 눈을 맞췄다.
아이들은 물론 아이를 데려온 엄마와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온 할머니들도 책놀이에 흠뻑 빠진 것 같았다. 이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일환인 ‘책아 나랑 친구하자’ 프로그램이다.
올해 10년을 맞는 북스타트는 비영리 민간 단체인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과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이 2003년 4월 1일 서울 중랑구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1992년 영국의 전직 교사이자 사서였던 웬디 쿨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진단을 받으러 보건소에 오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무상으로 선물하자’는 단순하면서도 의미 있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1992년 3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영국의 북스타트는 2002년 65만 명의 신생아들이 참여할 만큼 대중적인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영국에서는 대부분의 아기들이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북스타트 세대로 자라고 있다.
이 모델을 따라 2003년 한국에서도 시행주체로 순수 민간기구인 북스타트한국위원회(현재 북스타트 코리아)가 만들어졌고, 민간이 주축이 된 지원센터도 조직됐다. 그해 시범 사업기간 동안 1세 미만 영아 930명이 DTP 3차 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들르는 시기에 무상으로 책을 선물받았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 북스타트운동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현재 230개 지방자치단체의 61%인 141개에서 시행 중이며, 이제까지 영유아 69만2416명에게 138만4832권을 배포했다.
지금은 아기들이 정기예방접종 시기에 해당지역 도서관, 보건소, 평생학습정보관, 동사무소 등에서 북스타트 가방 꾸러미를 받는데, 그 속에는 그림책 2권과 엄마아빠를 위한 책 읽어주기 가이드북, 스케치북과 크레용 및 지역 시행기관 안내문이 들어 있다. 꾸러미 안에는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광고는 어떠한 형태로도 들어가지 못한다. 3개월에서 18개월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작한 ‘북스타트’는 그 뒤 ‘북스타트 플러스’(19∼35개월), 북스타트 보물상자(36개월∼취학 전)로 차례로 확대됐고, 이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날개, 청소년 북스타트로 확대됐다. 현재 노인들을 위한 북스타트 운동도 준비 중이다.
아이들은 물론 아이를 데려온 엄마와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온 할머니들도 책놀이에 흠뻑 빠진 것 같았다. 이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일환인 ‘책아 나랑 친구하자’ 프로그램이다.
올해 10년을 맞는 북스타트는 비영리 민간 단체인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과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이 2003년 4월 1일 서울 중랑구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1992년 영국의 전직 교사이자 사서였던 웬디 쿨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진단을 받으러 보건소에 오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무상으로 선물하자’는 단순하면서도 의미 있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1992년 3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영국의 북스타트는 2002년 65만 명의 신생아들이 참여할 만큼 대중적인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영국에서는 대부분의 아기들이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북스타트 세대로 자라고 있다.
이 모델을 따라 2003년 한국에서도 시행주체로 순수 민간기구인 북스타트한국위원회(현재 북스타트 코리아)가 만들어졌고, 민간이 주축이 된 지원센터도 조직됐다. 그해 시범 사업기간 동안 1세 미만 영아 930명이 DTP 3차 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들르는 시기에 무상으로 책을 선물받았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 북스타트운동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현재 230개 지방자치단체의 61%인 141개에서 시행 중이며, 이제까지 영유아 69만2416명에게 138만4832권을 배포했다.
지금은 아기들이 정기예방접종 시기에 해당지역 도서관, 보건소, 평생학습정보관, 동사무소 등에서 북스타트 가방 꾸러미를 받는데, 그 속에는 그림책 2권과 엄마아빠를 위한 책 읽어주기 가이드북, 스케치북과 크레용 및 지역 시행기관 안내문이 들어 있다. 꾸러미 안에는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광고는 어떠한 형태로도 들어가지 못한다. 3개월에서 18개월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작한 ‘북스타트’는 그 뒤 ‘북스타트 플러스’(19∼35개월), 북스타트 보물상자(36개월∼취학 전)로 차례로 확대됐고, 이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날개, 청소년 북스타트로 확대됐다. 현재 노인들을 위한 북스타트 운동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그림책 2권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만으로는 ‘북스타트’ 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북스타트의 최대 장점은 그 후속 프로그램에 있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책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을 받아간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책 읽기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엄마들이 또 다른 육아 모임을 만드는 식으로 계속 가지치기를 하면서 한 권의 책을 시작으로 생애교육과 적극적인 지역사회문화 운동의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늘푸른 도서관에서 진행된 ‘책아 나랑 친구하자’도 바로 이 같은 후속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지난 1998년에 설립된 민간 도서관인 늘푸른 도서관은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책아 나랑 친구하자’를 포함해 10여 개의 모임이 진행 중이다. ‘책아 나랑 친구하자’는 북스타트 책을 받은 아이와 엄마를 위한 주 1회, 총 8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이 시간을 통해 책을 어떻게 읽어주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는지를 배우게 된다. 두 살짜리 손녀를 데리고 온 류근순(60) 씨는 “큰 손자도 이 프로그램으로 키웠는데 손자가 책을 아주 좋아한다”며 아이들은 좋은 책을 읽어서 좋고,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두 살짜리 딸을 데리고 온 유은순(40) 씨도 “책을 중심으로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까지 할 수 있어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늘푸른 도서관에서 진행된 ‘책아 나랑 친구하자’도 바로 이 같은 후속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지난 1998년에 설립된 민간 도서관인 늘푸른 도서관은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책아 나랑 친구하자’를 포함해 10여 개의 모임이 진행 중이다. ‘책아 나랑 친구하자’는 북스타트 책을 받은 아이와 엄마를 위한 주 1회, 총 8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이 시간을 통해 책을 어떻게 읽어주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는지를 배우게 된다. 두 살짜리 손녀를 데리고 온 류근순(60) 씨는 “큰 손자도 이 프로그램으로 키웠는데 손자가 책을 아주 좋아한다”며 아이들은 좋은 책을 읽어서 좋고,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두 살짜리 딸을 데리고 온 유은순(40) 씨도 “책을 중심으로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까지 할 수 있어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경근 북스타트 총괄실장은 “이처럼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평생 교육, 지역 운동, 공동육아 같은 하나의 거대한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현재 해당 연령 아이의 13.6% 정도인 배포 비율을 100%까지 늘리는 것과 보다 질적으로 좋은 프로그램으로 고양시키는 것이 북스타트 10년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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