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업을 부대한 농촌문고 창설의 급무(7)
강진국
농촌에서 적응될 만한 대중적 정치, 법률에 관한 것이라든가 농촌의 부업과 그 개량 방면에 관한 것이라든지 일용 상식적의 화학, 공예에 관한 것이라든지, 가정의료에 관한 영역에까지 그 독서는 심오히 또 광범히 반근(盤根)을 장라(張羅)하엿다.
농촌의 정치, 법률은 촌회(村會) 의원선거 혹은 국회대의사(國會代議士) 선거 시에 필요하다. 문명의 은택을 윤택히 받지 못하는 산간벽지의 백성들에게도 선거 계절의 소연한 물정은 잊지 안코 찾어와서 자칫하면 선거위반이니 무엇이니 하야 그들의 머리를 썩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 지도자는 부락민에게 이것을 경계지도하는 임무를 등한히 하지 아니한다.
또 그는 의류염색의 신방법과 고안을 연구하야 촌민에게 교시하고 보통환자에게 치료방법을 지시하야 이 촌의 백과전서 작용을 하고 잇다. 환언하면 그는 이 촌의 지낭(智囊)이오 또 구주(救主)이다. 예를 들면 젖먹이 아기가 어떠케 우니(泣) 이것을 어떠케 하면 좋으냐고 묻는 자가 잇스면 그는 곧 서고(書庫)에 들어가 소아과 의서류(이것은 부인잡지나 그 부록 등에 상당히 자세한 주의와 설명 잇다)를 찾어보고 여사여사히 하라고 조처방법과 주의를 시켜보낸다. 도 산부(産婦)가 이러이러한 증세를 하니 어찌 하리까 하는 자가 잇으면 산부인과 관계 의서를 참색하야 차역(此亦) 동양(同樣)한 조치와 주의를 교시한다고 한다.
이러하야 그는 아키라기(明木) 촌(村)의 신앙의 목표가 되고 그 도서관은 그 촌민(村民)의 생활의 중심이 되어 잇다 한다. 이러하거니 그들의 생활중심이오 신앙의 목표인 도서관(圖書館)과 그 지도를 위하야 정신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또는 물질적으로나 간에 무엇을 아낌이 잇으랴.
그러나 그는 이 절호한 기회를 이용하야 결코 무단한 기부며 조력을 요구치 아니한다. 농가의 좌우(坐隅)에서 퇴진착구(堆塵着垢)한 무소용된 고잡지를 기증받아 다림이(아이론)로 구김살을 펴고 낙정(落丁)과 파손을 수리하야 기증자의 씨명(氏名)을 표지에 기입하야 소중히 비치하여 두엇다가 기회를 이용하야 기증자에게 보이고 그 공을 찬양하면 휴지 동양(同樣)으로 처분할 길이 없어 기증한 그 기증자는 이 의외의 칭찬과 과분의 사례에 대개로 얼굴을 붉히지 아니하는 자 없다 하며 그 우에 자기가 내어준 것과는 딴판이 소생(蘇生)된 문헌(文獻)이 자기의 공명을 항구부단히 표창하고 잇는 것을 보고는 기뿐에 넘친 감사를 표치 안는 자 없다 하며 그 후에는 잡지 기타를 정중히 취급하얏다가 기증을 경쟁한다고 한다. 도서관 경영상 경률(輕率)이 취급할 수 없는 잡지 예산비(豫算費)는 소년소년의 잡지에서 위시하야 부인잡지 각종은 물론이오 기타 전문잡지에까지 거진 기증으로서 충당하고 별도 지불이 태무하다 하니 이 도한 얼마나 큰 도음이며 자연스러운 성공이냐.
또 도서(圖書)도 이러한 방법으로 기증을 받는다. 문고로써 필요한 도서를 미리 조사하야 양서선택부(良書選擇簿)에 기재하여 두고 절호한 기회를 이용한다. 가령 어떤 농가에서 자녀의 출생이 잇든지 혹은 결혼식 거행이 잇어서 출생 축하 혹은 결혼피로의 연회가 잇어 이 지도자를 초청할 시에 그는 참석치 안코 그 후에 틈타서 방문 혹은 서면으로 그 경하스러운 자녀의 탄생을 기념하는 의미로 혹은 결혼 축하 기념으로 자기가 참석하야 당연히 소비되엇을 비용의 한도 내에서 그들의 정도를 짐작하여 5,6십전 내지 1,2원 정도의 도서를 지적하야 양서선택부를 첨부하여 보내면 이 기증 의뢰를 받은 영광을 마음껏 기뻐하면서 이것을 쾌락한다고 한다. 이 기증을 받은 도서에는 보기 조흔 곧에 하모(何某) 탄생기념 하모 결혼기념 등 그 기증 취지를 명시하여 두고 촌회나 기타 중인(衆人)이 집회하는 장소에서 이 기증의 미지(美旨)를 보고(報告), 감사하면 이 대상(代償) 이상의 광영에 욕(浴)한 기증자는 무한이 기뻐하여 소액의 기증자는 도로혀 적면(赤面)하고 재기증의 신청을 하여오는 자도 잇다고 한다. 촌회의원의 당선 촌장의 피선(被選) 등등 경하할 일이 잇으면 대개 이러한 기증을 받아온다. 또 잡지 기타 신문 등에서 중대한 문헌을 누설(漏泄) 없이 채취하여 도서 이상의 효용을 내고 잇는 것도 물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결과, 메이지 39년 창립 이래로 총 경비 5백원이란 소예산을 가지고 근 1만5천의 장서를 갖게 되어 전 일본 쵸손(町村) 도서관의 모범 도서관이란 자타 공인하는 금일의 지보(地步)를 확립한 그 백절불굴한 정신과 낙수천암의 꾸준한 노력을 우리 지도(指導)들이여! 배우고 본받으면 오인(吾人)의 거대한 이 사업도 무난히 실현 확립할 수 잇는 일이다.
다시 그는 현재 형식상 야마구치 현청(縣廳)의 촉탁(囑託)을 받아 아키라기(明木) 촌(村) 청년의 훈련과 그 지도에 전력을 경주하고 잇다. 촌 청년들을 이 완비된 문고에 취(就)하야 도서 이용방법을 전심지도하는 한편 그들의 직업교육, 농촌개량, 부업 장려 등등의 지도교육을 혹은 도서에 취(就)하야 혹은 실습에 의하야 하고 잇다. 이러한 결과 수년 전까지도 중등, 기타 상급학교에 진학한 자 불소하엿으나 현재에 잇어는 이것이 태무하야 특수 가정의 몇 자녀를 제하고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도 소학 졸업 후는 곧 이 문고에 와서 지도를 받으며 독학(獨學)한다고 한다. 사실, 특수전문교육을 받을랴면 모르거니와 여간한 중등교육을 받기 때문에 5개년간의 장황한 시일과 그 간의 막대한 비용, 그리고도 이 상식교육(常識敎育)이 그 거대한 희생에 응당한 성과를 얼마나 내고 잇는가를 생각하여 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실천적(實踐的)이고 또 경제적(經濟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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