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송현동 미 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 문제 검토2

한진 '관광호텔' 건립 탄력받나.."규제개선, 5.7조 투자효과"

입력시간 | 2013.09.25 10:00 |
[3차 투자활성화] 박근혜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

[세종=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앞으로 학습환경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해성 없는 관광호텔 건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진(002320)(17,850원 350 -1.92%)그룹이 추진해온 송현동 미 대사관 부지 호텔 건립 계획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광지 내 어린이 국제테마파크가 조성되고 보전산지 일부를 산단으로 지정해 공장 증설이 허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은 현장 대기 프로젝트의 가동 지원과 환경·산업단지 규제개선에 중점을 뒀다.

정부는 지난 1·2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이어 이번에도 현장 대기 중인 기업 프로젝트 5건을 발굴, 신속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5개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5조7000여억원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건립을 지원,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재 학교 인근에 관광호텔을 짓기 위해서는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정화위원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심의 기준이나 사업자 진술기회가 없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학교정화위원회 운영방식 개선,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학습환경 훼손을 막기 위한 보완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관광지 내 어린이 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도 지원된다. 현재 지자체에서 외국인투자 유치 등을 통한 국제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투 유치를 위해선 진입교량과 부지 무상임대, 기반시설 지원 등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16년까지 3000억원, 2017년 이후 3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전산지 내 공장 증설도 지원키로 했다. 지금은 산단 준공에 따라 보전산지가 해제될 경우 오염발생량을 기준으로 5년간 공장입지가 제한되지만, 앞으로 오염방지시설 설치 등으로 환경법령상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면 보전산지 해제시점에 즉시 공장 증설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지원을 통해 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효과를 기대했다.

터널이나 역사 등 대규모 조명시설을 보유한 주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에너지절약시설(LED 조명) 교체도 이뤄진다. 현재 초기비용 부담 등에 투자가 저조하지만, 공공기관의 자금이 부족한 경우 에너지절약전문기업이 정책금융공사 등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을 활용하고 추후 절전차액으로 분할상환을 유도키로 했다. 정부는 LED조명 교체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6000여억원의 투자 효과가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축산·제조·관광이 복합된 관광단지도 개발된다. 정부는 해당 지역을 특구로 지정, 인허가 절차를 대폭 줄이고 초지에도 일부 관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면 600억원 규모의 투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2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과제는 총 79건으로 이 가운데 15건은 마무리됐으며 63건은 현재 추진 중이다. 정부는 특히 11건의 현장 대기 프로젝트 가운데 1건은 이미 착공됐으며, 연내 3건이 추가로 착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11&newsid=01623606602943728&DCD=A00101&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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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송현동 복합문화단지 건립' 탄력 받나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대한항공 이 지난 2008년부터 추진 중인 서울 송현동 복합문화시설 건립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복합문화시설은 시설내 호텔이 인근 중·고등학교와 양립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받으며 무산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정부가 사업계획 변경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정화위원회의 재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시설 건립에 단초가 마련됐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개선안을 포함한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정부는 학습 환경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해성 없는 관광호텔이 원활하게 건립될 수 있도록 사업자에게 사전 설명 기회를 부여하고 승인·불승인사유 통지 등 학교정화위원회 운영방식을 개선했다. 

특히 불승인 사례는 사업계획 변경 등을 통해 재심의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학습 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강구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송현동 복합문화시설 건립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먼저 대한항공이 이번 개선안에 따라 사업계획을 변경해 재심의를 요청할 경우 학교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대한항공은 재심의시 복합문화단지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문화 랜드마크를 건립하는 사업이라는 점과 인근에 위치한 우리 고유 문화유산 보존에 기여하고, 북촌의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복합문화시설로 건립한다는 점 등을 심의 전에 설명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또한 이같은 개선안은 현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통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유흥시설과 사행행위장, 미풍양속을 해치는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서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삼성생명 으로부터 3만6642㎡규모 과거 미 대사관 숙소 부지(송현동내 47필지)를 29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호텔과 한옥게스트하우스, 컨벤션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경복궁에서 100여m, 풍문여고·덕성여고에선 각각 50m 근방에 위치한 상대적 정화구역으로 교육청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호텔 건립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소송에 나섰으나 대법원까지도 교육청의 손을 들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숙박시설의 경우 '학교 주변 50m 이내'인 절대적 정화구역에는 절대 설치할 수 없고 50m 초과~200m 이내 '상대정화구역'에선 관할 교육청의 재량에 따라 설치 여부가 결정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09250918109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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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을 위한 학교 옆 호텔 허용?


경복궁 옆 한옥호텔 건립 가능? 25일 정부가 제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해 학교 주변에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건립을 허용키로 함에 따라 대한항공의 숙원사업인 경복궁 옆 한옥호텔 건립이 빛을 보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5일 대한항공이 경복궁 옆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해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대사관 숙소 부지. 2013.09.25. 뉴시스

옛 미대사관 숙소 터에 추진
6년간 ‘불허’되자 규제 완화

정부가 25일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경복궁 부근에다 특급 관광호텔을 지으려는 대한항공의 숙원 사업을 정부가 직접 지원 사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3만6000㎡)를 매입한 이후, 이곳에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 호텔뿐 아니라 다목적 공연장, 갤러리, 쇼핑센터 등을 함께 지어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게 대한항공 쪽의 계획이다. 이곳은 경복궁에서 불과 100여m 정도 떨어져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호텔을 ‘학교 주변 유해시설’로 분류하는 학교보건법의 벽에 가로막혔다. 관련 조항을 보면,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m까지는 ‘절대정화구역’으로 호텔이 아예 들어설 수 없다. 다만 직선거리 50~200m까지는 ‘상대정화구역’으로 교육청 산하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정화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된다. 대한항공의 호텔 터에는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 등 여학교 3곳이 인접해 있다. 상대정화구역에 속하는 이 터에 대해,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이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2010년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 이어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그런데도 대한항공 쪽은 “유흥주점 등 유해시설이 포함되지 않은 복합문화시설”이라며 줄기차게 사업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모든 종류의 호텔을 학교보건위행 저해 시설로 규정하는 학교보건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정부가 이 사업에 대한 지원 사격에 처음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정부는 유해한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에 대해서는 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게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유해업소가 없는 호텔을 짓더라도 향후 관광객 감소 등 영업 환경이 달라지면 정화위원회의 추가 심의 없이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환경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 가운데는 정화위원회에서 승인을 얻지 못했더라도 재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한항공이 사업계획을 보완해 재심의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황보연 이춘재 음성원 기자 whynot@hani.co.kr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046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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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대 역사벨트에 '7성급 호텔'이라니요?

[주장] 한진, 학교 인근에 한옥호텔 건립 추진... 교육환경과 생활환경 지켜져야
13.09.09 21:07l최종 업데이트 13.09.10 11:44l

대한항공(한진그룹·조양호 회장·아래 한진)이 추진 중인 카지노와 유흥주점 등이 없는 '7성급 한옥호텔' 건설이 재개될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진이 지으려는 호텔 장소는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 일대(구 미 대사관 직원숙소)입니다. 땅 면적은 3만7141.6㎡(1만1235평). 도시계획 상으로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경복궁의 바로 오른쪽, 안국역에서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입구의 왼쪽, 풍문여고 앞에 있는 높은 담에 둘러싸인 거대하고 폐쇄적인 공간이라 설명하면 다들 아실 겁니다. 높은 담벼락들 덕분에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땅은 대한민국 영욕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세도가 및 왕족들의 집터였던 이곳은, 바로 옆에 태조 이성계가 세운 동십자각(망루)이 있고, 인근에 사간원과 소격서 등이 있던 곳입니다. 또 경복궁에서 사간동~소격동을 거쳐 인사동으로 이어지는 서울 시내 최대 역사문화벨트 한가운데 위치하는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서울시내 최대 역사문화벨트에 위치한 의미있는 공간

일제 식민지시에는 일본 식산은행원 숙소로 쓰이다가 국방부가 미군에 빌려준 땅이었던 이곳은 2000년에 IMF 위기에 삼성생명에 1400억 원에 팔렸습니다. 땅 면적이 12000평, 역시적인 장소인 셈으로는 무척 싼 값에 팔린 것입니다. 삼성생명은 여기에 복합문화공간을 세우려 했으나 개발을 포기하고 2008년에 한진 재벌에게 2900억 원에 다시 팔았습니다. 

삼성으로서는 몇 년 사이에 땅값의 배를 남긴 것입니다. 미 대사관직원 숙소 부지에서 삼성으로, 삼성에서 한진으로 땅주인이 바뀌는 동안 소나무가 가득한 언덕이어서 '송현'이라 불리던 이곳은 모든 소나무가 잘려나가고 잡초가 무성한 공터로 방치되었습니다. 그동안 한진 재벌은 그 자리에 '7성급 한옥호텔'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2010년 6월 22일 대법원이 개발 사업을 불허하자, 이제는 지난달 8월 20일 재벌 총수 청와대 면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급관광호텔 규제를 좀 풀어 달라"며 불법적인, 대놓고 정경유착을 했습니다. 

이곳은 근처에 여러 학교가 있어 학교 환경위생정화 구역 내에 금지시설인 관광호텔이 들어서서는 안 됩니다. 현행법으로 불가능해지자 한진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중부교육청에 소송을 겁니다. 

결과는 한진의 패소입니다. 판결 사유는 "사춘기 어린 학생들의 건전한 정서를 해치고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상상을 부추겨 교육적인 역효과 우려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진은 멈추지 않습니다. 국회를 움직였습니다. '관광 진흥법 시행령(12. 6. 8)' 입법을 예고하게 합니다. 유흥시설이 없는 관광 숙박시설을 학교환경 위생 정화구역 내에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7성급 호텔'에서 잠만 잘 수 있나요? 클럽도 가야하고, 클럽에 가면 칵테일도 한 잔, 숙박도 해야 하며, 카지노와 스파 등 유락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유흥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운운한다는 것이 코미디입니다.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에 대한 몰지각한 태도를 보면서 역사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현재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지침 및 현황(자료 참고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구 미 대사관 직원 부지는 북촌지구단위계획상으로 호텔 신축이 불가능합니다. 이후 호텔을 지으려면 동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 경우도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정지역에 특정건물이 들어오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점점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도시가 확장됩니다. 또, 주민들은 거주지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고 도시민들의 여러 가지 욕망이 결합되면서 원치 않는 뜻밖의 건물이 수용되기도 합니다. 

이 결과 주민들의 삶 특히 교육, 민생, 치안 등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용산에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이전하는 것이 현실화되면서 인근 성심여고를 비롯해 여러 학교의 학습권이 침해되어 사회적인 의제가 되었습니다. 

학교 앞에 호텔 짓고, 방치하면서 교육 말할 수 없어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앞에 호텔을 짓고, 그런 환경에 방치하면서 교육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주민들과 학생들의 안전하고 교육환경과 생활환경을 지켜주는 것은 지자체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우리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한진의 호텔 신축 계획은 안전한 교육환경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현행법까지 개정해가면서 진행하는 행태는 속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송현동은 그곳의 역사적 상징성과 장소의 특성을 더욱 드러내 서울의 명물이 되도록 시와 구, 민간이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4761&CMPT_CD=P0001------------------
대한항공 7성급호텔 추진…“후손에게 죄 짓는 일”
[심층진단]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경복궁·여학교 앞에 호텔이라니”
입력 2011.06.24  11:24:49이종엽 기자·전훈식 기자 | lee@newsprime.co.kr·chs@newsprime.co.kr

[프라임경제] 지난 6월22일 조선 519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법궁인 경복궁 끝자락에 이색적인 현수막이 걸려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형 가로 현수막에는 ‘한진아! 경복궁과 여학교 앞에 7성급 호텔을 지어야겠니!’라는 내용이 내걸렸고, 1인 시위가 함께 진행됐다.

사연은 이렇다. 경복궁 동십자각 끝 자락 땅은 과거 미국 대사관 숙소부지 3만6000㎡로 지난 2002년 국방부로부터 삼성이 미술관을 짓기 위해 매입한 후 다시 이를 2009년에 한진그룹(대한항공)이 인수한 뒤 지상4층, 지하4층 연면적 13만7000여㎡의 규모로 7성급 고급 한옥호텔을 지을 계획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날 1인 시위와 현수막을 내 건 인물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지난 2007년 MBC ‘느낌표: 위대한 유산 74434’ 프로그램에서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 캠페인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널리 알린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인물로,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황 소장은 이번 미국 대사관 숙소를 비롯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2002년, 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을 짓겠다고 정부와 미국 대사관 측은 이번에 문제가 된 송현동 미대사관직원숙소 부지와 을지로 입구 미국 문화원 건물(현 서울시청 별관)과 덕수궁 터인 옛 경기여고 터와 교환했다.

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이 지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뒤 황 소장은 뜻 있는 시민단체와 학계의 중지를 모아 무려 4년 반을 싸워 결국 덕수궁 터를 지켜낸 인물이다.

그 황평우 소장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번에는 대한항공이 그 상대다.

  
황평우 소장은 서울 도심 역사문화공간에 대한항공이 호텔 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대한항공에 특혜 베푼 셈”
현재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한 부지는 경복궁과 광화문 국가상징거리와 인접해 있으며,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 북촌한옥마을과 인사동 전통문화거리가 있어 일반 상업시설을 짓기에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있었다.
게다가 학교보건법상 호텔이 유해시설로 규정되어 있는 만큼 주변의 덕성여중ㆍ고와 풍문여고와의 직선거리가 불과 50여m에 불과한 점을 들어 중부교육청 심의결과는 물론 행정소송에서도 호텔 건립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다시 서울 고등법원에 항소에 법원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지난 5월31일 국무회의에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서도 관광호텔의 건립이 가능하도록 관광 진흥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관광 진흥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외에도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관광숙박시설 확충지원 등에 관한 특별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는 등 사실상 호텔 건립이 가시화 된 것이다.

황 소장은 “이번 호텔 건립은 자칫 자본과 권력에 굴복해 특혜를 베푸는 꼴이 됐다”며 “주변 지역을 감안해 면밀한 발굴 조사를 통해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 지역 인근에는 고종황제의 후궁인 삼축당과 광화당의 별궁이 1970년대 까지 운영되면서 명맥을 유지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조사 한번 이뤄지지 못한 곳이다.
  
문화유산정책연구소 측은 호텔 건립을 저지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학계와 연계해 지속적인 1인 시위와 홍보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속박물관 이전 부지로 활용해야
문제는 또 있다. 바로 호텔 옆에 학교가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에 침해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황 소장은 “중부교육청 심의결과는 물론 행정소송에서도 호텔 건립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건축법과 관광 진흥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하면서까지 학교 인근에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준 것은 대한항공을 위한 사실상의 특혜”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 측은 해당 부지가 역사문화지구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문화공간을 갖춘 전통문화 명품 관광타운으로 꾸미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해당 호텔은 저급 호텔이나 여관과 달리 교육환경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청과 해당 학교 학부모의 입장은 달랐다. 덕성여중, 덕성여고, 풍문여고 학부모들은 여학교 옆에 호텔 건립되는 것 자체가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고 이는 현행 학교보호법상 호텔은 ‘유해시설’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호텔 건립은 불가하다는 것.

중부교육청 역시 이들 학부모들의 입장과 현행법 그리고 기타 여론을 감안해 호텔 건립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에 황평우 소장은 특정 기업을 위해 과도한 특혜가 제공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 소장은 “현재 부지는 경복궁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흉물로 자리 잡고 있는 민속박물관 이전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높은 담벼락으로 국민들과 단절됐던 이곳이 이제는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9년 전 소중한 문화유산을 살리기 위해 싸웠다. 후손에게 떳떳하고 죄 짓지 않는 조상이 되기 위해 이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역사문화경관과 사랑스러운 우리 자녀들의 안정적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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