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3일 목요일

특강과 트위터

   *2010년 5월 13일 오전 10시 15분 경, 흑석동 중앙대(병원) 앞 거리의 모습.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 민방위 훈련.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사진 왼쪽 편에 서 있는 경찰의 통제를 받으며 모든 차량이 올스톱. 문득, 정말 문득, 타임머신을 타고 칠팔십년대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 안찬수.

 

중앙대 김유승 교수(문헌정보학과) 도서관경영론 시간에 3학년 학생들에게 감히 도서관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의 알맹이는 '사슬에 묶인 책(chained book)'의 그 사슬을 끊어내는 일, 즉 지적 자유를 사회적으로 옹호하고 쟁취하고 지켜내는 일에 앞장서는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도서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립하는 일에 문헌정보학도들께서 앞장서 주실 것을 간곡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수업 일정도 빠듯할 터인데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김유승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이용남 교수님께서 한성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주야간 학생들에게 도서관 NGO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하시어, 학생들과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만, 실로 오랫만에 문헌정보학도들과 강의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자 배승일 님(cliomedia)이 안부를 전한다고 한 학생이 인사를 합니다. 수업 시간에 특강의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keacotle) 에  올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자체가 참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검색해보니, 저의 말과 행동이 태평양을 건너 전해지고 있었더군요. 놀라운 세상입니다. 그 학생(아마도 이름이 고봉구인 듯싶습니다)의 트위터는 저의 이야기를 아주 요약적으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사관학교의 생도들이 졸업 이후에 한국의 군대를 이끌고 가듯이, 지금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문헌정보학도들이 미래의 도서관을 이끌고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 시간이었으면 하고 희망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도서관 정신, 도서관 철학, 도서관 이념'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강의 시간이 끝나고 김유승 교수님과 식사를 하면서, 기록물 관리와 관련된 사태에 대해 뜻깊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요즘 기록 관리 부문은 정말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또한 기록관리사의 자격과 관련하여 우려할 만한 일들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역사적으로 '뒤가 구린 정권'은 기록물 관리를 등한시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척한다는 것 등등의 이야기들이 나누었습니다.

댓글 1개:

  1. 트위터를 통해서 선생님의 말씀을 접하게 되어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덜컥 안부를 여쭈어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실례가 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너그럽게 받아 주신 것 같아 안심입니다.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좋은 말씀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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