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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지겹고 힘들었던 4년이 가고 이제 '가카' 정권의 남은 임기는 1년. 개중에는 아쉬워하고 섭섭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국민 대다수는 '가카'가 하루빨리 사라져줬으면 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부는 집권하면서부터 독선과 아집, 무지와 무모, 위선과 이기주의로 일관하며 국민을 무시하고 민생경제를 파탄냈으니 누군들 이 정부가 빨리 끝나기를 학수고대하지 않겠는가.
2008년 '가카'가 예언한 시화연풍(時和年豊·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듦)은 시화연풍(時禍年風·재앙의 시대가 열려 해마다 바람 잘 날이 없음)이 되어 4년 내내 국민들을 괴롭히지 않았던가.
그런데 '가카'만 사라지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까? 피폐한 서민경제, 활력 잃은 중소기업, 없어진 일자리와 청년실업, 등록금 고통, 양극화, 성장 잠재력 상실, 이런 모든 문제들이 '가카'만 사라지면 스르르 다 잘 해결될까? 절대 아니다.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의 문제는 '가카'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재벌 공화국, 관료 공화국, 보수언론 공화국이 되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들 보수 삼인방이 단단히 연합해서 ‘보수연방공화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폴 크루그먼 교수의 표현을 빌려 쓴다면 재벌의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이들 보수 기득권 삼총사를 단단히 유착시키는 아교가 되었다. 사회 곳곳을 적시며 돌아다니는 재벌의 돈은 적지 않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학술적·전문적 연구의 탈을 쓰고 ‘지적 부정직’의 경계선상에서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영향력을 강화하였다.
지난 4년간 '가카' 정부가 시행한 주요 경제정책들을 보라. '가카'는 그들의 대리인으로 그들의 이해를 성실하게 대변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직하게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 그 결과 보수 삼총사의 권력은 더욱 강고해졌다.
'가카'는 사라진다. '가카' 정부의 실정과 연이은 선거 패배에 다급해진 집권 여당은 지금 쇄신방안을 만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만약 보수 여당이 '가카'의 자리를 다시 채운다면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겉포장은 국가경제와 서민·중산층을 위한다고 또다시 미사여구로 치장하겠지만 보수 여당의 수구 친재벌 정책기조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친재벌 ‘747’의 원조 격인 ‘줄푸세’를 보라.
다행히 '가카' 덕분에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희망이 있다. 그럼 정권교체가 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정권교체가 안 되는 것보다는 좀 낫겠지만 지금의 야당이 집권한다 하더라도 재벌의 횡포를 막아 서민·중산층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개혁을 잘해 나가리라는 보장도 없다.
과거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 하는 정치가들이 많이 있었듯이 요새는 ‘앞에서는 친서민, 뒤에서는 친재벌’ 하는 야당 정치가들이 수없이 많다. 생각은 ‘우측’인데 출신 지역이 우리나라 지도의 ‘좌측’에 있어 ‘좌측’ 정당에 적을 두고 있는 정치가도 적지 않다. 이들은 보수정당의 정치가들보다 더 수구적이고 반개혁적이다. 노무현 정부의 일부 최측근 386 참모들이 집권하기가 바쁘게 재벌·보수관료와 유착하여 재벌의 하수인이 되었던 것을 보았다. 이들이 재벌과 손잡고 안에서 개혁을 방해하며 노무현 정부를 망친 장본인들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와 서거에 일조한 이들 노무현 정부의 암세포들은 노 대통령이 서거하자마자 재빠르게 다시 노 대통령의 적자 노릇을 하며 정치권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가.
정권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야권 정당의 ‘위장취업자’들을 청소하는 일이다. 이들 위장취업자들이 진보 야권 정당에 들어와 사리사욕을 위해 보수 관료집단과 손잡고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며 보수언론의 눈치만 보고 있으면 정권이 교체돼도 이 나라는 바뀌지 않는다. 정권도 다시 실패할 것이다. 진보 야권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해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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