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시민연대가 펴내고 있는 <어린이책과 삶>(2009년 7, 8월호, 제10호>을 훑어보았다. 지난 6월 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던 '학교도서관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민주당 안민석 의원실, 학교도서관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에 대한 글을 읽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당진지회의 박은희 씨가 쓴 글, '도서관 정책토론회 다녀와서'라는 제목의 글이다.
박은희 씨는 "어이없고 기가 찼다"고 말하고 있다. 장소는 국회였고, 정책을 다루는 토론회였지만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것과 관련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요상한 토톤회가 되고 말았다고 탄식하고 있다. '인력'이라는 말의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과 같은 대목은 거듭 곱씹어 보며 생각할 대목이다.
발제를 담당한 교수 한 분도 학교 도서관에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서들을 배치해야 한다면서 '사서 교사들을 키웠으면 잘 써먹어야 한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대로 방치하는 건 국가적인 낭비다. 학교 도서관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 인력을 잘 써먹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을 기계부품처럼, 상품처럼 대하는 것 같아 발제를 듣는 내내 기분이 찜찜했다. 사람을 지나치게 가벼이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자원의 개념이 되어버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요,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운동의 핵심은 사람을 살리는 운동이라는 다른 발제자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학교도서관 정책에는 학교 도서관의 교육적 원리와 지향, 학교도서관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인간상이 기본 철학과 이념으로' 녹아 있어야 한다.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을 살리는 도서관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놓고 책만 빼곡이 들여 놓아도 의미가 없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결국 그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 정신이며, 돈이나 행정적 권력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주의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있는 인간 정신이어야' 하는 것이다. 도서관이 살아난다는 것은 아이들의 꿈꾸는 책읽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고, 그러한 책읽기를 통해 더 살맛나는 세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박은희, '도서관 정책토론회 다녀와서', <어린이책과 삶>(2009.7-8호, 통권 제10호, 39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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