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6월 항쟁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이 27일 개봉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1020세대에게 생소한 단어나 사건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알아야 할 몇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Keyword 1. 호헌철폐
당시 헌법을 유지하려(호헌) 하지말고 개정하라는 뜻이다. 1987년 전두환 정권 당시엔 대통령 선거가 간접선거 형태였다. 유신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군부정권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민주화 세력을 포함한 다수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개헌을 요구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7년 4월 13일 이를 묵살하고 '4.13 호헌조치'를 발동한다. 대학생, 민주시민들은 이 조치를 거두라며 시위에 나선다. 6월 항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외친 구호가 '호헌철폐 독재타도', 영화에서도 이 장면을 볼 수 있다.
Keyword 2. 보도지침
전두환 정권 시절, 정부 부처인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에서 매일 각 언론사에 지시한 기사 작성 가이드라인. 정권은 보도지침을 어기는 언론사, 언론인을 심하게 탄압했다. 1986년 9월, 해직된 언론인들이 만든 단체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말》지를 통해 폭로함으로써 처음 알려졌다. '1987' 영화 속 일간지 사회부장(고창석)이 박종철 사망사건의 취재를 지시하며, 칠판에서 지우는 내용이 바로 이 '보도지침'이다.
Keyword 3. 간선제
간접선거제도.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국민들이 직접 투표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선출했다. 이 '선거인단'은 전두환 정권에 가까운 세력으로 채워져, 사실상 전두환의 의중에 따라 차기 대통령을 지목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선출 과정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이루어져 일명 '체육관 선거'라고 불렸다. 국민들은 이에 반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87년 6월 항쟁에 나섰다.
Keyword 4.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1974년 7월 23일 지학순(池學淳)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라는 양심선언을 발표하고 체포되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뒤, 젊은 가톨릭 사제들이 중심이 되어 같은 해 9월 결성한 단체. 교회 안에서는 복음화 운동을, 사회에서는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해 활동한다. 영화 속에서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진범 명단이 정의구현사제단의 이름으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공표된다.
Keyword 5. 백골단
1980~1990년대 학내 시위자들과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경찰관들.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이 주류로 구성되었으며, 흰색 헬멧에 청자켓 복장 때문에 백골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영화 속 연희(김태리) 모녀를 붙잡아 강제로 차에 태우는 흰색헬멧-청자켓 차림의 이들이 바로 백골단이다.
Keyword 6. 남영동 대공분실
군사독재시기 경찰청 산하의 기관으로, 민주화 운동 인사에 대한 고문이 빈번히 자행되었던 곳이다. 영화 속 투옥중인 민주인사가 적은 비밀서신을 몰래 외부로 전달하던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이 끌려가 고문당하던 장소가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2005년까지 '보안분실'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경찰청 남영동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Keyword 7. 최루탄
최루제를 넣어 쏘는 화학무기. 최루제는 주로 눈을 따갑게 만들고 통증을 일으키며 심지어는 일시적인 실명 현상을 일으키는 화합물이다. 군사독재시기 시위 진압용으로 자주 사용되었다. 최루탄에서 분사되는 최루액이나 최루가스가 피부, 호흡기 등으로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눈물과 콧물이 분비되며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이 탄이 직접 사람을 가격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영화 속 시위장면이나 언론사 사무실 안에서 하얀 가스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최루탄이다.
영화 '1987'은 1987년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뤘다. 27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출처 http://www.vop.co.kr/A000012368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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