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과)와 최재목 영남대 교수(동양철학과)가 나란히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했다. 최경봉 교수는 “邪見과 邪道가 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의 추천 이유도 그 궤를 같이 한다. 최재목 교수는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顯正’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추천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파사현정’을 택한 교수들은 새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길 주문하고 있었다. 권영욱 성균관대 교수(화학과)는 “이전 정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 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를 단절한 것은 ‘파사’이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은 ‘현정’을 해야 할 때다”라고 ‘파사현정’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진실을 가려 바른 나라를 세워야 한다. 먼저 진실을 명백하게 가리는 일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힌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동아시아학과)도 목소리를 보탰다.
‘파사현정’의 뒤를 이은 사자성어는 ‘解弦更張’(18.8%)이었다. ‘해현경장’을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매듯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해현경장’은 한나라 『漢書』 「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元光元年擧賢良對策’에서 유래했다. 자칫 개혁이 거문고 줄만 바꿔드는 ‘해현경장’으로 흐르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해현경장’을 선택한 김귀옥 한성대 교수(사회학과)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기보다 잡음을 내는 거문고의 줄을 바꾸는 ‘해현경장’선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교수들의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水落石出’(16.1%)이었다. ‘수락석출’은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구양수의 『醉翁亭記』의 ‘水落而石出者’ 문구와 송나라 소식의 『後赤壁賦』에 나온 성어다. ‘수락석출’을 추천한 홍승직 순천향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정권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다”라고 추천의 변을 밝혔다.
한편, 경계의 의미로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들도 눈에 띈다. 조은영 원광대 교수(미술과)는 “2017년을 종합하기에는 ‘수락석출’ 외의 단어들이 지나치게 희망적인 기대가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고, 적폐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자성어를 선택한 구인회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근본적인 개혁의 방안은 아직 묘연해 보인다”며 신중함을 요구하기도 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3위부터 5위까지는 약 16%대의 고른 분포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4위는 ‘再造山河’(16%), 5위는 ‘換骨奪胎’(15.1%)였다.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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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이전 정부를 촛불 시민의 힘으로 주저앉히고, 새 정부 출범 뒤 적폐청산에 나선 현실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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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23853.html?_fr=mt3#csidx37e0c0bb95d5ef6846a4cc352de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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