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단지(同義斷指)
10월 26일이라고, 언론에서는 고 박정희 대통령 서거 34주년이라는 기사가 거듭되는군요. 아마도 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다루지 않기도 어려운 기사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불만! 10월 26일은 1979년 10월 26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1909년 10월 26일도 있었습니다. 이 날, 안중근 의사(1879년 9월 2일 ~ 1910년 3월 26일)가 하얼삔 역에서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년 10월 16일 ~ 1909년 10월 26일, 일본 제국헌법 초안 작성자, 제1대 일본제국 총리대신, 조선통감 초대 통감)를 사살한 날이기도 합니다. 안 의사는 이 '거사'를 일으키기 전에 '동의단지회'를 만들어 뜻을 다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취지문의 일부분은 이러합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 인종(人種)이 국가가 위급하고 생민(生民)이 멸망할 지경에 당하여 어찌하였으면 좋은지 방법을 모르고 혹 왈 좋은 때가 되면 일이 없다 하고, 혹 왈 외국이 도와주면 된다 하나 이 말은 다 쓸데없는 말이니, 이러한 사람은 다만 놀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의뢰하기만 즐겨하는 까닭이라. 우리 2천만 동포가 일심단체(一心團體)하여 생사를 불고한 연후에야 국권을 회복하고 생명을 보전할지라. 그러나 우리 동포는 다만 말로만 애국이니 일심단체이니 하고 실지로 뜨거운 마음과 간절한 단체가 없으므로 특별히 한 회를 조직하니, 그 이름은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라. 우리 일반 회우(會友)가 손가락 하나씩 끊음은 비록 조그마한 일이나 첫째는 국가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빙거(憑據)요, 둘째는 일심단체하는 표(標)라. 오늘날 우리가 더운 피로써 청천백일지하(靑天白日之下)에 맹세하오니 자금위시(自今爲始)하여 아무쪼록 이전 허물을 고치고 일심단체하여 마음을 변치 말고 목적에 도달한 후에 태평동락을 만만세로 누리옵시다."
아, 안 의사의 미완성 논문 '동양평화론'이 다시금 생각나는도다.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글씨마다 낙관처럼 찍은 '단지'를 그대는 어찌 보고 계시는가! 서른한 살, 청년이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평화에 대한 원대한 정신을 우리는 어찌 감당하고 있는가!
10월 26일이라고, 언론에서는 고 박정희 대통령 서거 34주년이라는 기사가 거듭되는군요. 아마도 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다루지 않기도 어려운 기사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불만! 10월 26일은 1979년 10월 26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1909년 10월 26일도 있었습니다. 이 날, 안중근 의사(1879년 9월 2일 ~ 1910년 3월 26일)가 하얼삔 역에서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년 10월 16일 ~ 1909년 10월 26일, 일본 제국헌법 초안 작성자, 제1대 일본제국 총리대신, 조선통감 초대 통감)를 사살한 날이기도 합니다. 안 의사는 이 '거사'를 일으키기 전에 '동의단지회'를 만들어 뜻을 다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취지문의 일부분은 이러합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 인종(人種)이 국가가 위급하고 생민(生民)이 멸망할 지경에 당하여 어찌하였으면 좋은지 방법을 모르고 혹 왈 좋은 때가 되면 일이 없다 하고, 혹 왈 외국이 도와주면 된다 하나 이 말은 다 쓸데없는 말이니, 이러한 사람은 다만 놀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의뢰하기만 즐겨하는 까닭이라. 우리 2천만 동포가 일심단체(一心團體)하여 생사를 불고한 연후에야 국권을 회복하고 생명을 보전할지라. 그러나 우리 동포는 다만 말로만 애국이니 일심단체이니 하고 실지로 뜨거운 마음과 간절한 단체가 없으므로 특별히 한 회를 조직하니, 그 이름은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라. 우리 일반 회우(會友)가 손가락 하나씩 끊음은 비록 조그마한 일이나 첫째는 국가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빙거(憑據)요, 둘째는 일심단체하는 표(標)라. 오늘날 우리가 더운 피로써 청천백일지하(靑天白日之下)에 맹세하오니 자금위시(自今爲始)하여 아무쪼록 이전 허물을 고치고 일심단체하여 마음을 변치 말고 목적에 도달한 후에 태평동락을 만만세로 누리옵시다."
아, 안 의사의 미완성 논문 '동양평화론'이 다시금 생각나는도다.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글씨마다 낙관처럼 찍은 '단지'를 그대는 어찌 보고 계시는가! 서른한 살, 청년이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평화에 대한 원대한 정신을 우리는 어찌 감당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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