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 읽으며 삶의 통찰력 얻고 자아성찰도” |
(2) 독서동아리 활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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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감, 정령, 선과 이데아….”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평생학습관. 나들이 가기에 좋은 화창한 날씨였고, 휴일임에도 독서동아리 ‘네오 아카데미’ 회원들의 진지한 토론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겼다. 1시부터 3시 45분까지 2시간 45분이나 이어졌다.
이날 회원들이 토론을 벌인 책은 파스칼의 ‘팡세’.
30명의 회원을 가진 이 독서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정화양 회장은 “고전 속에 살아 숨쉬는 대가들의 사상과 감정을 본래대로 음미하기 위해 개론서 내지 축약본이 아닌 국내에서 완역된 고전읽기를 하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9월 결성된 이 모임에서 지금까지 독파한 서양 고전은 70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부터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 고전을 섭렵했다.
동아리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영호(64) 씨는 “서구 지성사의 핵심을 이해하면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고전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며 “6년간 예정된 ‘서양 지성사 순례’가 끝나면 중국과 한국의 고전을 독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전읽기 독서 동아리에 참가한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참가한 지 두 달 된 동아리의 막내 김지영(26) 씨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통찰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생각한다”며 “고전을 통해 통찰력을 보다 빨리 갖고 싶어 인문고전 동아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휘력의 부족을 고전읽기를 통해 메꿔가고 싶다”며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내용이 다소 어려워도 힘들지 않다”고 활짝 웃었다.
참가한 지 5년된 김은정 씨는 “고전이 전하는 지혜를 일 주일에 한 번씩 접하다 보면 절로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이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고전이다 보니 모임을 통해 그런 얘기를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정화영 회장은 “우리처럼 체계적이고 순차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있고, 도서도 충분히 검토한 뒤 선정하고 있는 동아리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전북 전주시의 ‘책모임 온(On)’(회장 박진자)은 독서 토론 보다 독서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는 독서동아리다.
19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이 독서동아리는 강독과 토론 보다 책읽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책 읽는 그 순간이 독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에서다.
지난 2001년 3월 시작된 이 모임을 10년간 이끌었던 최재덕 전 회장은 “삶이 팍팍하고 바쁜 일상이다 보니 1년에 2∼3권도 책을 읽지 못한다. 모임을 통해 구속시키면 책을 읽을 수 있어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엄마가 책을 읽으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진다. 밥먹듯이 자연스레 책을 읽는 것도 아이들이 일상처럼 받아들여 아이들도 책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동아리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신의 성장’을 꼽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씩 밝아져요. 똑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회원들마다 각기 다른 얘기가 나올 때 놀라움을 느낍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아집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는 데 독서동아리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귀촌한 주부들만으로 구성된 독서동아리도 있다. 경북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의 ‘봄마실’이 대표적인 경우다.
6명의 주부로 구성된 이 모임은 산골생활의 어려움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의 우명희 대표는 “주 1회 책을 읽고 만나서 주제를 갖고 토의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꾸짖을 때 말을 심하게 하기도 했는데, 책읽는 모임을 가진 뒤로는 아이들을 강제하기 보다 자율적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전국 독서동아리의 평균 회원 수는 14.8명. 지난해 문화시설, 직장, 독서 단체 등지에서 활동하는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벌인 ‘전국 독서 동아리 실태 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에 소속된 독서동아리는 전체 86.4%이며 지난 1년간 동아리에서 함께 읽은 책은 22.7권으로 집계됐다. 주로 읽는 장르는 문학이 60.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독서동아리 대부분인 69.6%는 정부, 지자체 등지에서 지원받은 경험이 있다. 지원 유형으로는 ‘시설 및 공간 지원’(89.2%)이 가장 많았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평생학습관. 나들이 가기에 좋은 화창한 날씨였고, 휴일임에도 독서동아리 ‘네오 아카데미’ 회원들의 진지한 토론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겼다. 1시부터 3시 45분까지 2시간 45분이나 이어졌다.
이날 회원들이 토론을 벌인 책은 파스칼의 ‘팡세’.
30명의 회원을 가진 이 독서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정화양 회장은 “고전 속에 살아 숨쉬는 대가들의 사상과 감정을 본래대로 음미하기 위해 개론서 내지 축약본이 아닌 국내에서 완역된 고전읽기를 하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9월 결성된 이 모임에서 지금까지 독파한 서양 고전은 70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부터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 고전을 섭렵했다.
동아리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영호(64) 씨는 “서구 지성사의 핵심을 이해하면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고전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며 “6년간 예정된 ‘서양 지성사 순례’가 끝나면 중국과 한국의 고전을 독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전읽기 독서 동아리에 참가한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참가한 지 두 달 된 동아리의 막내 김지영(26) 씨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통찰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생각한다”며 “고전을 통해 통찰력을 보다 빨리 갖고 싶어 인문고전 동아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휘력의 부족을 고전읽기를 통해 메꿔가고 싶다”며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내용이 다소 어려워도 힘들지 않다”고 활짝 웃었다.
참가한 지 5년된 김은정 씨는 “고전이 전하는 지혜를 일 주일에 한 번씩 접하다 보면 절로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이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고전이다 보니 모임을 통해 그런 얘기를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정화영 회장은 “우리처럼 체계적이고 순차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있고, 도서도 충분히 검토한 뒤 선정하고 있는 동아리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전북 전주시의 ‘책모임 온(On)’(회장 박진자)은 독서 토론 보다 독서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는 독서동아리다.
19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이 독서동아리는 강독과 토론 보다 책읽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책 읽는 그 순간이 독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에서다.
지난 2001년 3월 시작된 이 모임을 10년간 이끌었던 최재덕 전 회장은 “삶이 팍팍하고 바쁜 일상이다 보니 1년에 2∼3권도 책을 읽지 못한다. 모임을 통해 구속시키면 책을 읽을 수 있어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엄마가 책을 읽으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진다. 밥먹듯이 자연스레 책을 읽는 것도 아이들이 일상처럼 받아들여 아이들도 책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동아리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신의 성장’을 꼽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씩 밝아져요. 똑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회원들마다 각기 다른 얘기가 나올 때 놀라움을 느낍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아집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는 데 독서동아리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귀촌한 주부들만으로 구성된 독서동아리도 있다. 경북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의 ‘봄마실’이 대표적인 경우다.
6명의 주부로 구성된 이 모임은 산골생활의 어려움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의 우명희 대표는 “주 1회 책을 읽고 만나서 주제를 갖고 토의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꾸짖을 때 말을 심하게 하기도 했는데, 책읽는 모임을 가진 뒤로는 아이들을 강제하기 보다 자율적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전국 독서동아리의 평균 회원 수는 14.8명. 지난해 문화시설, 직장, 독서 단체 등지에서 활동하는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벌인 ‘전국 독서 동아리 실태 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에 소속된 독서동아리는 전체 86.4%이며 지난 1년간 동아리에서 함께 읽은 책은 22.7권으로 집계됐다. 주로 읽는 장르는 문학이 60.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독서동아리 대부분인 69.6%는 정부, 지자체 등지에서 지원받은 경험이 있다. 지원 유형으로는 ‘시설 및 공간 지원’(89.2%)이 가장 많았다.
김성호 문체부 도서관박물관정책기획단장은 “독서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풍요롭게 하는 디딤돌”이라며 “문화융성은 책읽는 사회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독서·출판·도서관인문학 단체, 공공 도서관과의 협력을 통해 풀뿌리 독서 동아리 결성을 지원, 독서 인구를 창출하고 인문학의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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