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도서관정책팀에서 일하고 계신 홍미선 사서님께서 책 두 권을 보내주셨다. 고맙게 잘 읽겠다는 말씀을 올린다.
한 권은 가야사 연구의 독보적인 길을 열고 있는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 교수의 <새 천년의 가락국사>라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나를 유혹하는 김해문화재>라는 책으로, 모두 사단법인 김해향토문화연구소에서 펴낸 것이다.
<새 천년의 가락국사>에는 '가락인의 정신세계'라는 장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밑줄이 그어진 부분이 있다. "진정한 가락국사의 복원이란 가락인의 정신세계가 어떠하였던가를 되살려 보려는 노력에 있다" "가락인 고유의 사고 방식과 가치관까지 추구해 가야 할 문제가 되어야 할 것" 등등. 흥미로운 것은 가락인들의 시간의식이다. 삼한의 변한사회가 곧 전기가야이고, 가락국은 전기가야의 중심국이라 할 것인데, <삼국지> 위서 동인 한전에는 삼한사회에 5월과 10월의 두 차례에 걸쳐 제사의례가 행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동이전이라 하더라도, 부여에서는 12월 영고, 고구려에서는 10월 동맹, 예에서는 10월에 무천이라는 제의가 행해지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한반도 북쪽에서는 1년에 단 한 차례의 제의만 전하고 있으나, 남쪽에서는 1년에 2회의 제의가 거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사의례를 기준으로 할 때 1년을 세는 방법이 달랐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이영식 교수의 논의다. "전기가야의 가락국에서는 중국은 물론 지금의 우리와 다른 '고유력'을 사용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는 1년을 2배로 계산하는 '1년2배력'. 또는 봄과 가을을 새해의 머리로 정하는 '춘추력'이라고 할 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의식 때문에 <삼국유사> 가락국기가 전하는 수로왕의 나이가 157세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계산법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수로왕 이야기에 대해서는 김대식 씨의 '가락국기와 수로왕' 이라는 글을 참조하시길.)
그런데 이 대목 옆에 엷은 연필글씨로 '77'이라고 메모가 되어 있다. 157세를 2로 나누면 78.5인데, 무슨 뜻으로 '77'이 메모되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이런 대목에 밑줄을 그어 보낸 것인지?
홍 선생님, 무슨 뜻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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