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입력 : 2010-11-04 23:24:46ㅣ수정 : 2010-11-04 23:24:46
특산물·전통문화 없는 신도시 ‘책’으로 지역 정체성
공공기관에 도서관…시민들 도서교환 시스템 구축
시민 참여 소설 공동창작…작가 유치 활동 펴기로
‘책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
경기 군포시가 ‘책 읽는 도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윤주 군포시장은 4일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아름다운 습관으로 앞으로 ‘군포’ 하면 ‘책’이 떠오르도록 책의 도시, 독서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실시된 시 조직개편에서 ‘책 읽는 군포’의 업무를 담당할 ‘독서진흥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시가 ‘책 읽는 군포’를 선언하고 나선 이유는 시의 정체성 정립과 군포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인구 28만의 군포시는 서울의 중소 위성도시로서 내세울 만한 특산물이나 전통문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있지만 개인이라는 한계가 있고, 수리산도 전국과 소통하기에는 경쟁력이 취약하다. 이에 김 시장은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화합과 소통을 끌어내기 위해 ‘책 읽는 군포’를 선언했다.
◇책 읽는 도시·창작과 비평이 있는 도시=군포시에는 중앙도서관, 산본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등 시립도서관만 5개가 있다. 김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청 현관에도 장서 6000여권이 비치된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수도사업소에도 1000여권의 책을 비치했다. 시는 이처럼 시청과 주민센터, 공공기관 등 주민편의시설마다 작은 도서관을 건립해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도서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도서정보도 교환하고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또 맞춤형 도서를 추천해 주는 ‘나만의 사서’, 상시 도서를 교환하는 ‘온라인 벼룩시장’, 독서 커뮤니티 활성화 등도 추진된다. 이 밖에 ‘With Book 오프라인 도서축제’ 및 콘서트, 북(Book)시장, 작가와의 만남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막연한 책 읽기에서 벗어나 창작과 비평이 함께하는 복합 문학도시도 추진된다.
시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개념의 독서 및 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해 작가 초대 세미나, 인문학 강좌, 독서치료 등 도서아카데미를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또 시나리오, 희곡 공모전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창작환경을 만들고 문학청소년들을 키워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민 참여로 연재 소설을 진행해 우수작들의 연재 합본으로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소설’ 창작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군포에 사는 작가들을 우대하는 한편 군포 출신작가 책 비치, 강연회 초대 등으로 작가들이 군포로 이사오고 싶도록 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시장은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 한다는 캠페인부터 시작하고 ‘책 읽는 군포’ 홈페이지를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찾는 사이트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풀뿌리 독서운동=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ONE CITY ONE BOOK)’은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이 처음 시작한 이후 미국 전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풀뿌리 독서운동이다. 이 운동은 한 지역사회에서 선정된 한 책을 온 주민이 함께 읽고 토론함으로써 공통의 문화적 체험을 갖게 하기 위해 시작됐다. 독서와 토론 문화를 북돋우고자 한 것이다.
김 시장은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이라면서 “군포시부터 앞장서 엄마와 아빠, 자녀가 함께 읽고 토론하며 이웃에게 추천해 주고 공유하는 ‘풀뿌리 독서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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