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광장의 안과 밖' 이지호 이현우 서복경] 촛불은 좌파 동원? "친구·가족과 자발적으로 참가"
뉴스를 접하고 스스로 참가 80%
친구·동료·가족 함께 했다 82%
133일간 20차례 1656만명 참가
내일신문과의 '촛불기획' 밑바탕
2017-07-25 10:46:59 게재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20차례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박근혜 퇴진" 함성으로 가득 채웠던 촛불집회. 촛불집회는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이끌면서 한국정치를 한단계 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보수 일각에선 "촛불은 좌파가 꾸며낸 짓" "박근혜는 억울하게 탄핵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촛불집회를 '일방적 주장'이 아닌 '조사'와 '수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처음으로 나왔다. 연구자들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과학적 여론조사를 통해, 때론 촛불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촛불을 해부했다. 촛불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분석 가운데 가장 객관적이라는 평가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지호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대우교수,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가 '탄핵광장의 안과밖'이란 제목의 책(책담)을 냈다. '133일간의 촛불시민을 가장 객관적으로 분석한 민심 보고서'란 부제가 붙었다.
이 책의 주요 근거가 된 여론조사(△촛불집회 현장조사 : 2016년 11월 26일 조사,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자 대상, 표본 2058명, 내일신문 의뢰-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반유권자 조사 : 2016년 12월 26일∼28일 조사, 전국 유권자 대상, 표본 1200명, 내일신문 의뢰-한국리서치 조사)는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함께 진행한 촛불집회 기획 과정에서 실시됐다.
이 책의 주요 근거가 된 여론조사(△촛불집회 현장조사 : 2016년 11월 26일 조사,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자 대상, 표본 2058명, 내일신문 의뢰-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반유권자 조사 : 2016년 12월 26일∼28일 조사, 전국 유권자 대상, 표본 1200명, 내일신문 의뢰-한국리서치 조사)는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함께 진행한 촛불집회 기획 과정에서 실시됐다.
박근혜 촛불 운동권의 조직 동원?
"좌파종북 세력이 분대 단위로, 지역별로 책임자를 다 정해서 시위에 나온다." 새누리당의 김종태 전 의원이 2016년 11월 26일 촛불집회를 겨냥해 한 발언이다. 김 전 의원의 발언이 사실일까.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지난해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 2058명을 대상으로 '어떤 계기로 집회에 참여했는가'라고 묻자 참여자의 80%는 '뉴스를 접하고 스스로 판단했다'고 응답했다. '친구 권유'(9%) '가족 권유'(5%) 등 다른 사람의 권유에 의한 참여는 소수였다.
'누구와 함께 참여했는가'라고 묻자 친구나 직장동료(50%), 가족(32%), 혼자(13%), 정당 및 단체·동호회 회원(3%) 순이었다.
이번 촛불집회를 2008년 쇠고기 촛불집회와 비교했다. 2008년 촛불 참가자에게 '문자나 댓글로 집회 참여를 권유해본 경험이 있냐'고 묻자 47.4%가 '있다'고 답했다. 2016년 촛불 참가자는 33.1%만이 '있다'고 답했다. 정치참여에 소극적인 시민이 2016년 촛불에 더 많이 참여했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2016년 박근혜 촛불 참가자의 압도적 다수는 조직에 의해서 동원되지 않은 자발적 참가자였다"고 설명했다.
촛불집회는 진보성향 시민모임?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촛불집회가 진보진영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진보진영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빌미 삼아 박근혜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촛불집회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촛불을 국민적 분노가 아닌, 특정세력의 정치 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촛불집회 참석자와 2012년 대선 지지후보를 교차분석하자 촛불 참석자 가운데 문재인 지지자가 61.7%였다. 박근혜 지지자는 18.1%였다. 촛불 참석자 중 박근혜 지지자가 적잖은 것이다. 특히 촛불에 불참한 박근혜 지지자에게 불참 이유를 묻자 '시간이나 여건이 안돼서'가 46.8%였다. 집회에 참가할 의사는 있지만 개인적 여건 때문에 불참한 사람이 절반에 가까운 것이다. '관심이 없어서' 14.8%, '목적에 찬성하지 않아서' 24.3%로 나타났다.
집회 참가와 정치이념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진보층의 39.1%가 촛불에 참가해봤다고 답했다. 중도층은 19.4%, 보수층은 17.3%로 나타났다. 중도와 보수층이 비슷한 비율을 보인 것이다. 이번 집회가 박근혜 반대시위의 성격이 강했다면 중도에 비해 보수층의 참여율이 확연히 낮았겠지만 비슷하게 나타난 것은 집회가 정치적 의미 이상이었다는 걸 뜻한다.
저자들은 앞선 사례를 들어 "촛불집회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정치적 비판의 성격을 넘어 도덕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가치를 위한 저항이었나
촛불집회는 '좌파가 조직적으로 만든 사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계기였다는 분석이다. 참가자들이 국정농단과 촛불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전인 2016년 6월과 촛불 뒤인 2016년 12월에 실시한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조사를 비교했다. '민주주의는 다른 어떤 제도보다 낫다'는 견해를 6월 조사에서는 52.7%가 선택했지만 12월에는 75.5%로 급등했다. '상황에 따라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낫다'는 견해는 28.6%에서 15.2%로 급락했다. '민주주의나 독재나 상관없다'도 12.9%에서 7.6%로 낮아졌다. 한국당 지지층에서도 '민주주의는 다른 어떤 제도보다 낫다'는 견해가 38.9%에서 57.9%로 뛰었다.
저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국민에게 권위주의로의 퇴행 혹은 민주주의 가치의 훼손으로 다가왔고, 촛불 국면에서 보수정당의 지지층까지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인식이 크게 고양됐다"고 설명했다.
인원수로 보는 촛불
촛불은 2016년 10월 29일 1차를 시작으로 2017년 3월 11일까지 20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주최측 추산에 따르면 20차례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참가한 집회는 7차례였다. 평균 83만명이 참가했고 최대는 2016년 12월 3일 232만명이었다. 20차례 집회에 참가한 누적인원은 1656만명에 달한다.
출처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4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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