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고령층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김병욱 의원

도서관 찾는 고령층 크게 늘었으나 관련 서비스 미미
"도서관 서비스 표준 가이드라인과 메뉴얼 제작 시급해"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도서관을 찾는 고령층이 크게 늘었지만 관련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27일 공개한 '최근 5년간 연령별 국립중앙도서관 이용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이하 9월 기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을 찾은 국민의 53.2%는 50대 이상이다. 60대 이상이 28.2%, 50대가 25.0%다. 30대(13.8%)와 20대(10.5%), 10대(1.0%)보다 월등히 많았다. 


2013년 대비 지난해 연령별 이용자 증감률에서도 10대와 20대가 감소한 반면 50대(41.3%)와 60대 이상(38.9%)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회도서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50대 이상의 비중이 2013년 32.6%에서 올해 45.4%로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은 이 기간 이용자가 43.3% 급증, 도서관의 고령화 추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여가와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낸 '고령자 여가활용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도서관 이용자 427명에서 50.4%는 도서관을 찾는 이유로 여가시간을 꼽았다. 자기계발은 24.4%. 대부분 혼자 도보나 버스를 통해 월 평균 4~5회 방문했다. 조사대상자의 99.3%는 다시 찾겠다고 답했다.

고령화 추세에도 도서관의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료실에 돋보기를 비치하고, 정보화 기초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정도다. 대활자본 책이나 오디오 같은 대체자료가 사실상 전무하고, 전담 사서나 보조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고령자 서비스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곳도 허다하다. 정부 차원에서 고령자를 위한 도서관 표준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에 따라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국내에서 고령자 서비스는 '도서관 이용에 장애가 있는 지식정보취약계층'이나 '생애주기별 평생학습 지원'의 한 영역으로 다뤄지고 있다. 대통령직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제1차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2009년~2013년)'에서 노인 서비스는 장애인, 수용자, 장병, 다문화가정 등과 함께 지식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도서관서비스 확대 사업의 하나로 설계됐다. 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 기준 또한 노인서비스를 '노인 및 장애인 등 특수 이용자 집단에 대한 서비스 기준'의 일부로만 다뤘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도서관의 고령자 서비스에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도서관협회(ALA)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부터 일곱 가지 고령자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세부 매뉴얼을 작성해 공공도서관들이 준용하도록 했다. 2008년에는 서비스의 대상 연령을 60세에서 55세로 확대하기도 했다. 문체부도 매년 공공도서관 통계 자료를 모은다. 그러나 이용자를 어린이, 청소년, 성인으로만 구분해 고령층의 이용 실태를 파악하는데 있어 한계를 드러낸다. 사서, 시설, 자료, 프로그램 등에 대한 효과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병욱 의원은 "여가와 자기계발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고령층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문체부와 국립중앙도서관이 고령층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표준 가이드라인과 메뉴얼을 만들고 각 도서관의 성격에 맞게 응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출처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10270842398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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