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0일 화요일

배양숙, 삼성생명 FC명예사업부장, 수요인문학포럼, 프랑수아 슈네, 김홍신, 문정희 , 함민목, 혜민 스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29/2014122900095.html



연봉 13억 버는 '보험의 여왕'… 사비 3억으로 연 인문학대회

  • 김성현 기자



  • 배양숙 삼성생명 명예부장, '서울인문포럼' 위원장으로
    "배움에 대한 갈증이 내 성장 동력이었다"

    "감사합니다"를 거듭하는 짧은 전화 통화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직업적 습관이 묻어났다. 배양숙(50) 삼성생명 FC 명예사업부장은 한 해 연봉 13억원에 이르는 '보험의 여왕'이다.

    지난 1984년 부산여상을 졸업한 뒤 '고졸자 공채'로 입사해 보험 경력만 30년이다. 입사 직후 창구 업무를 볼 당시 첫 월급은 22만원이었지만, 지금은 연 매출 최대 3조원 기업인 400여명의 재무 설계를 담당한다. 3만명에 이르는 사내 자산관리사(FC) 중에서도 20명 안에 드는 직급이다. 재산을 묻자 그는 "보장 자산(사망 때 가족이 받는 보험금)만 100억원에 이른다"고 답했다.
    
 다음 달 서울인문포럼을 여는 배양숙 삼성생명 FC 명예사업부장.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설 뒷심을 키우는 데 인문학이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음 달 서울인문포럼을 여는 배양숙 삼성생명 FC 명예사업부장.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설 뒷심을 키우는 데 인문학이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보험의 여왕'이 이번엔 인문학에 손을 댔다. 배씨는 내년 1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인문포럼'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프랑수아 슈네 프랑스 소르본 대학 교수와 작가 김홍신, 시인 문정희·함민복, 혜민 스님 등 27명이 참가하는 이 인문학 행사의 개·폐회사를 맡은 건 물론이고, 포럼 예산 3억5000만원도 사비(私費)로 낸다.

    배씨가 인문학과 인연을 맺은 건 2009년 즈음. 서울대 미래지도자 인문학 과정을 다니면서 집안 형편 때문에 배움의 꿈을 접었던 10대 시절을 되돌아봤다고 했다. 부산에서 냉면집을 하던 집안은 동업하던 아버지 친구가 도망가면서 주저앉았다. 8녀 가운데 둘째인 배씨는 대학교수들의 책 원고를 부지런히 타이핑하면서 동생들의 학비를 벌었다. 그는 "배움에 대한 갈증이 평생 남았다. 결핍은 내 성장 동력이었다"고 했다.

    2011년쯤 재무 설계를 맡고 있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수요 포럼 인문의 숲'이라는 1년 과정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재무·인사 같은 기술적 능력을 가르치는 곳은 많았지만, 정작 부모 세대의 근성이나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인문학 프로그램은 적었다"면서 "고객을 위한 서비스이자 사회 공헌인 동시에 나 자신을 위한 재투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매년 1억여원 예산도 직접 부담했다. 술이나 골프를 하지 않는 그로서는 인문학 강좌가 '생존 전략'이기도 했던 셈이다. 지난 3월에는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직접 대표도 맡았다.

    이번 서울인문포럼은 '수요 포럼 인문의 숲'의 확장판인 셈이다. '일회성 행사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한 번 하고 끝낼 일이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규모나 형식은 변동이 있을지 모르지만, 매년 한 차례씩 연다는 원칙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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