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8일 금요일

서점 734곳 세계 최다… ‘熱讀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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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1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서점에서 점원이 책장에 진열된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책들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해줍니다. 마치 아르헨티나탱고처럼 말이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서점 ‘엘 아테네오’의 매니저는 아르헨티나의 뿌리 깊은 출판인쇄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세계적인 ‘서점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AP통신은 세계도시문화포럼(World Cities Culture Forum)의 최근 연구 결과 발표를 인용, 총 734개 서점이 성업 중인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주민 10만 명마다 25개의 서점이 있어 전 세계 각국의 도시 중 인구당 가장 많은 서점을 가진 도시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22개의 서점을 갖고 있는 홍콩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는 지난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의 여파로 지금까지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 조달이 어려운 경제 약소국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책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런던이나 파리, 뉴욕 같은 최부국 수도에서 많은 서점들이 점차 문을 닫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아르헨티나인들의 식지 않는 독서 열정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난 2011년에도 유네스코에 의해 책의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AP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 옛날 작가들의 중고 서적을 진열한 소박한 책방에서부터 여러 나라 언어들로 번역된 최신 동화집들을 갖춘 우아한 서점까지 다양한 수준의 서점들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출판인쇄업에 경의를 표하는 현장’이라는 찬사도 받고 있다. 특히 서점 ‘엘 아테네오’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존 K 킹 중고 희귀책 서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의 뵈칸델 도밍카넨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17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부촌 레콜레타 지역 인근에 위치한 ‘엘 아테네오’에는 매주 7000명에 가까운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서점의 도시로 우뚝 선 데는 문화와 경제의 결합이 한몫했다. 20세기 초 경제와 함께 성장한 아르헨티나 문화는 이후 경제가 위기에 봉착해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책 읽는 습관을 고수하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건축과 음악, 문학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관심 등을 가리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라틴 아메리카의 파리’라고 부른다. 아르헨티나 책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2만8000여 개의 작품들이 유통되고 1억2900만 개의 책이 출판됐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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